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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84화
PAYLUA ORIGINAL · 제184화

184화. 종을 훔친 관리자는 누구인가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2,899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규칙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규칙을 핑계로 사람을 지우는 놈들이 싫을 뿐이다. 그래서 죽은 날의 복도에서 만난 관리자라는 자를 보고도 곧바로 검을 뽑지 않았다. 먼저 물을 것이 있었다. “네놈은 누구지?” *** 관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낡은 종을 안은 채 불타는 복도를 걸었다. 발소리는 나지 않았다. 이상한 점은 그가 지나간 자리의 화염이 조금씩 꺼진다는 것이었다. 과거의 기록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덮은 재를 걷어 내는 것처럼. “저건 사람이 아닙니다.” 노엘이 통신 수정판 너머에서 말했다. “증거가 있나?” “발밑에 시간 그림자가 없어요. 이 기록을 보는 장치의 일부입니다.” 나는 관리자를 쫓아갔다. 그 순간 그가 종을 쳤다. 땡. 머릿속이 울렸다. 보육관 복도에 서 있는 어린 내가 보였다. 두 손으로 문고리를 붙들고 있었다. 문 안에서는 세린이 '싫어'라고 외쳤다. 나는 급히 눈을 감았다. 다음 순간 현재의 복도가 돌아왔다. “장치가 관측자 기억을 건드렸군.” 라기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든 분, 한 걸음 물러나십시오. 본인의 기억과 기록에서 들어온 장면을 구분해 주세요.” 레온은 벽을 짚었다. “저는 어린 당신을 본 적이 없어요.” “나도 너에게 그 기억을 건넨 적 없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잠시 문 밖으로 나왔다. 바르톨이 자꾸 내 표정을 살폈다. “전하, 저 괴물의 목을 베면 안 됩니까?” “저건 목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그럼 종을 부수겠습니다.” “그 종이 유일한 증거라면?” 바르톨은 검집을 움켜쥔 채 입을 다물었다. *** 밖에서 기다리던 리엔이 관리자의 표찰을 확대했다. [제0기록고 원형 보존 관리자] [권한: 이의신청 처리 전까지 관측 자료 격리] “이상한데요.” 그녀가 말했다. “무엇이?” “관리자라는 명칭은 있지만 인격 주체를 표시하는 칸이 비었습니다. 누군가 오래전 담당자의 권한만 장치에 남겼을 수도 있어요.” “그러면 왜 우리를 바라봤지?” “그건 설명되지 않습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장치는 생전에 입력된 명령을 따른다. 그러나 관리자가 우리를 알아본 건 누군가 현재의 관측을 받고 있다는 뜻이었다. 먼저 사람인지 알아봐야 했다. 우리는 관리자의 경로를 복사해 다른 관측판 위에 펼쳤다. 시간이 거꾸로 흐르자 그가 나타나기 전 한 줄의 문장이 보였다. [동반자 증언 보호 모드 시작] 동반자. 나는 세린이 남긴 서명을 떠올렸다. “그 아이가 스스로 남긴 보호 장치인가?” 리엔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가능성은 있어요. 다만 동반자가 누구인지 아직 확정할 수 없습니다.” 그때 보육관 출구에 오래된 낙서가 나타났다. 꽃 하나, 종 하나, 문 두 개. 내가 어렸을 때 세린과 그렸던 그림이었다. 세린은 종이 울릴 때마다 복도로 뛰어나와 정원을 보고 싶어 했다. 보육관 창문에는 철창이 있었으니까. 어느 날 우리는 종 대신 입으로 소리를 흉내 내며 놀았다. “땡, 땡, 문 열렸다.”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왔다. 바르톨이 놀라 물었다. “전하, 새로운 주문입니까?” “아니다. 어린 시절에 쓰던 말이다.” 나는 그때의 박자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한 번, 두 번, 잠시 쉬었다가 세 번째. 재현 공간 안에서 관리자의 종도 같은 박자로 흔들렸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화면에 새 글자가 떠올랐다. [당사자 요청 없는 기억 재생 금지] [외부 관측자 제한 승인] 나는 깨달았다. 저 관리자 형상은 우리를 공격하려던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억지로 세린의 기억을 들추려 하면 차단하는 문지기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고마워해야겠군.” 리엔이 말했다. “문제는 보호 장치가 설치된 뒤에도 누군가 안쪽을 계속 두드렸다는 겁니다.” “누가?” “아직 남은 접근 기록이 있습니다.” 기록의 마지막에는 서명 하나가 찍혀 있었다. [쿠렌 사후 명령: 동반자 기억 강제 추출] [수신 거부로 실패: 47회] 나는 턱에 힘을 줬다. 죽은 관리인의 명령이 또다시 살아 있는 사람을 괴롭히고 있었다. *** 우리는 보호 모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관측 창을 닫았다. 닫히기 직전 관리자 형상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 모습이 인사인지 단순한 종료 동작인지 판단하지 않았다. 대신 관측판에 남은 권한 구조를 복사했다. 담당자가 사라진 뒤에도 보호 규칙이 작동한다면 앞으로도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노엘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쁜 자동 명령만 살아 있는 줄 알았습니다. 누군가를 지키는 명령도 남을 수 있었군요.” “그런데 그 보호가 당사자를 또 가두면 안 된다.” “그렇습니다. 안에서 나올 수 있는 권한은 당사자에게 남아 있어야 해요.” 그것이 중요한 차이였다. 관리자 장치는 세린 대신 선택하지 않았다. 외부의 침입만 막았다. 나는 문을 다시 바라봤다. 잠긴 문과 지켜지는 문은 겉모양이 같아도 전혀 다른 것일 수 있었다. 그날 저녁 레온은 서재 바닥에 종 모양 장난감을 늘어놓았다. 내가 잠깐 멈춰 서자 아이가 말했다. “아빠, 울리는 종이랑 안 울리는 종이 있어.” “왜 다르지?” “안 울리는 건 자는 애 깨우면 안 돼.” 그것은 뜻밖에 좋은 설명이었다. 나는 레온이 조용히 놓아 둔 나무 종을 보며 세린에게 편지를 썼다. '네 기억을 지키는 문을 보았다. 억지로 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쿠렌의 낡은 명령이 아직 그 문을 건드리고 있다.' 답장은 그날 밤 도착했다. '알아. 그래서 너에게 마지막 날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 곧이어 문장이 하나 더 나타났다. '그 관리자는 내게 종을 훔쳐 간 사람이 아니야. 종이 울리지 않을 권리를 처음 알려 준 사람이야.' 나는 편지를 다시 읽었다. 세린은 보호 장치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누가 그것을 만들어 줬는지도. 그러나 그 이름을 말할지는, 여전히 세린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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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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