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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82화
PAYLUA ORIGINAL · 제182화

182화. 마왕성의 새벽 회의는 죽으로 시작된다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114자

오프라인 책장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칼보다 숟가락이 더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 사실을 깨닫는 데 나는 몇백 년이 걸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 우리 군사회의를 시작한 것은 지도도, 적의 전령도 아닌 호박죽 한 그릇이었다. *** “전하, 지금은 회의실이 아닙니다.” 미아가 말했다. “알고 있다. 식당이지.” “그럼 사람들을 식탁에 앉히신 이유는요?” “앉아서 회의하면 다들 아침을 먹을 수 있지 않겠나.” 미아는 잠시 내 얼굴을 보더니 말없이 숟가락을 나눠 주었다. 그녀의 눈에는 분명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런 당연한 말을 이제야 하다니.' 식탁에는 별난 얼굴들이 모였다. 천계 심사관 리엔, 성왕국의 로잘린, 시계 기술자 노엘, 기록관 마렌, 그리고 스무 해 뒤의 레온이었다. 바르톨은 의자를 끌고 와 내 바로 옆에 앉았다가 미아의 눈치를 보고 갑옷을 벗었다. 반면 어린 레온과 이안, 영은 식탁 끝에서 빵을 나눴다. “아빠 회의야?” 레온이 물었다. “그렇다.” “나도?” “너는 죽을 먹는 임무다.” “임무!” 아이는 기세 좋게 숟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정확히 한 숟가락을 떠서 자기 옷에 쏟았다. 바르톨이 즉시 일어났다. “전하, 호박죽의 공격입니다!” “앉아라.” 회의는 그런 식으로 시작됐다. *** 마렌이 먼저 관측 기록을 펼쳤다. “푸른 별의 빛은 붉은 별과 달리 외부 명령 신호를 보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미 발송된 신호에 대한 응답에 가깝습니다.” 리엔이 기록을 대조했다. “천계의 천문 장부에는 푸른 별이 없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현상을 발견하면 보통 위반으로 분류하겠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근거가 없어요.” “성장했군.” 내가 말했다. “심사관을 아이 취급하지 마세요.” “레온도 제법 빠르게 성장한다. 나쁜 뜻이 아니다.” 미래의 레온이 작게 웃었다. 그가 자신의 왼쪽 어깨를 만지며 물었다. “별이 제가 죽인 날의 성검과 연관되어 있습니까?” 나는 손끝을 멈췄다. 그는 여전히 자기 입으로 그날을 '내가 죽인 날'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대신 다른 말을 골라 강요할 수는 없었다. “아직 모른다. 세린이 그날 내가 기억하는 것을 듣고 싶어 한다.” “그럼 제가 본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네가 원한다면.” 레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최후의 전투에서 성검을 내 가슴에 꽂은 순간, 내 뒤에 파란 빛이 비쳤다고 말했다. 자신은 성검의 반사광이라고 생각했지만, 빛의 방향은 그 검과 달랐다고. “그리고 누군가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누구였지?” “모릅니다.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저를 부른 게 아니라, 당신을 말리려 했던 것 같아요.” 나는 손을 깍지 끼었다. 세린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증거는 아니었다. 노엘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쟁 기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마지막 전투가 있던 성의 종루에는 전투 시각을 보존하는 수정판이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기계는 아니지만, 원리를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그 기록이 남아 있겠나?” “시간의 먼지는 의외로 오래 갑니다.” “멋있는 말이군. 무슨 뜻이지?” “지워지지 않은 시계바늘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하지 그랬나. *** 점심 무렵 북쪽 종루의 옛 도면이 도착했다. 마왕성에는 두 개의 시간이 겹쳐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스무 해 전의 성, 그리고 내가 죽은 날의 성. 회귀 전 전투의 기록은 더 이상 현재의 성벽에 그대로 붙어 있지 않았다. 접근하려면 지난번에 발견한 원점 저장고의 '관측 창'을 사용해야 했다. 문제는 그 창이 사람의 기억을 읽어 형태를 만든다는 점이었다. 라기스가 경고했다. “모르는 것을 보여 달라고 하면 장치가 누군가의 상상을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럼 모르는 부분은 비워 두면 되겠군.” “그렇게 하려면 관측자 셋의 독립 기록이 필요합니다.” 나는 미래의 레온, 바르톨, 그리고 내 기록을 떠올렸다. 세 명은 그날 같은 장소에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도움이 될 것이다. 서로 보지 못한 것을 함부로 채워 넣을 수 없으니까. 그날 오후 우리는 관측 신청서를 작성했다. 신청서의 첫 장에는 '접근 목적'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펜을 들었다. [사라진 사람의 위치 확인. 단, 당사자의 거절과 기억 보호를 우선한다.] 리엔이 그 문장을 읽더니 말했다. “천계 서류에서는 본 적 없는 문장입니다.” “그럴 만도 하지. 지금껏 서류를 만드는 자들이 상대의 거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미아가 식탁 끝에서 아이들을 불렀다. “이제 손 씻을 시간이에요.” 레온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아빠도!” “나는 손이 깨끗하다.” “아빠는 잉크 묻었어.” 내 손등에는 진짜 검은 잉크가 묻어 있었다. 천계의 미등록 별을 조사하는 계획보다, 그 손을 씻으러 가는 일이 먼저였다. 나는 씻으러 일어났다. 복도에 나오니 레온이 세면대 앞에서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있었다. 물을 틀자 아이가 손을 적신 뒤 곧장 내 손등을 붙잡았다. “여기도.” “그건 잉크다. 전쟁 중에도 씻지 않은 적이 있는 손이다.” “더러워.” 더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 미아가 옆에서 수건을 건넸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말을 믿고 싶어지는 순간이군.” “전하의 기록관들도 가끔 그러시죠.” “내 기록관들은 대개 말을 삼킨다.” “전하가 화를 내실까 봐요.” 나는 수건으로 손을 닦다 멈췄다. 내가 어떤 표정을 짓느냐에 따라 누군가의 증언이 달라진다면 그건 이미 공정한 회의가 아니다. 그래서 오늘 회의에서는 질문 하나를 더하기로 했다. 혹시 말하기 어려운 사실이 있으면 내가 없는 자리에서 마렌에게 전달하도록. 아이의 잔소리가 나라의 회의 규칙을 바꾸었다. 이것만으로도 오늘은 꽤 바쁜 아침이었다. *** 그날 밤 관측 창에 들어가기 전에 메시지 하나가 더 왔다. [발신자: 미상] [내용: 죽은 날의 세 번째 목격자를 찾지 마라. 그는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기억한다.] 나는 화면을 오래 바라보았다. 세린이 보낸 메시지는 아니었다. 그녀의 글에는 늘 발신 동의 문양이 있었고, 이 메시지에는 그것이 없었다. 기록실 문이 천천히 닫혔다. 누군가 우리가 관측 창을 열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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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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