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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79화
PAYLUA ORIGINAL · 제179화

179화. 그날 내가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2,997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검을 오래 쥐어 왔다. 적의 갑옷이 두꺼우면 더 센 검을 찾았고, 성벽이 높으면 더 큰 마법을 썼다. 그렇게 문제를 해결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보육관 12호실의 문을 붙잡고 있던 어린 영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힘이 아니었다. 그 아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한 명의 어른이었다. 문이 열릴 때 같이 '그만하라'고 말해 줄 어른. *** 회색 언덕의 냉각로에는 한 시간도 남지 않았다. 노엘은 놋쇠판의 닳은 부분을 조심스럽게 닦았다. 리엔은 자동 승인 회로의 변조 내역을 역순으로 펼쳤다. 처음 기록은 간단했다. [인계 예정: 아동 세린] [본인 거절: 접수] [현장 보호자 영의 이의: 접수] [인계 승인: 보류]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다음 줄에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보류 사유 재분류: 보호자 능력 부족] [아동 의사: 판단 불가] [인계 승인: 자동 재개] 나는 그 줄을 두 번 읽었다. 아이의 거절은 접수돼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그 기록을 읽는 장치가 '판단할 수 없다'고 고쳐 버린 것이다. “누가 바꿨지?” 리엔이 변조 이력을 열었다. [수정자: 쿠렌] [승인 목적: 예정된 이송 완료] “쿠렌이 직접 바꿨군.” “맞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을 제0기록고 회귀 계약에도 복사했어요.” “그럼 내가 보호를 포기한다고 판정하는 조항도…….” “이 원형 규칙에서 나왔습니다.” 내 손이 떨렸다. 오래전에 어린 영의 말을 무시한 규칙이, 지금은 레온의 삶까지 건드리고 있었다. *** 냉각로에서 기억의 잔향이 새어 나왔다. 문이 열린 직후의 풍경이었다. 회색 외투의 감시관이 세린의 손목을 붙들었다. 어린 나는 그의 팔에 매달렸다. 작은 손톱이 외투를 긁었지만 어른은 멈추지 않았다. '안 돼요! 싫다고 했잖아요!' 감시관이 나를 밀쳤다. 어린 나는 돌바닥에 넘어졌다. 그때 복도 끝에서 간호인 헤스가 달려왔다. 그녀는 세린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다른 감시관이 길을 막았다. '명령서를 보세요!' 헤스가 소리쳤다. '아이는 거절했어요!' 쿠렌은 대답하지 않았다. 세린은 나를 돌아보았다. 놀랍게도 울지 않았다. 그 아이는 나를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들었잖아.'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기억 속의 나도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세린은 문 바깥으로 사라졌다. 남겨진 나는 나무 바닥에 엎드려 종이를 찾아 글씨를 적었다. '세린은 싫다고 했어요. 나는 들었어요.' 그다음 누군가 그 종이를 치우려 하자 나는 품에 안고 버텼다. 이것이 내가 지키려고 했던 마지막 것이었다. 사람을 붙잡을 힘은 없었지만, 그 사람이 분명히 거절했다는 사실을 남기는 일. 나는 그 기억을 따라 숨을 내쉬었다. *** 냉각로의 창문에 세린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날의 문을 찾았네.' 나는 자리를 고쳐 앉았다. “그렇다.” '나를 보여 달라고 하지 않았어.' “네가 싫다고 했으니까.” '그럼 내가 한 말을 기억해 줘.' “네가 이송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네가 그걸 들었다는 것.' 나는 목이 메었다. “미안하다. 문을 지키지 못했다.” 한참 정적이 흘렀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우리는 어렸어.' 내 입술에서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어른이 된 뒤 나는 수많은 성을 점령하고 군대의 지휘관을 처벌했다. 하지만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날 문을 연 책임은 문 앞에 선 아이가 아니라, 명령을 집행한 어른들에게 있었다. 세린의 목소리가 한 번 더 들렸다. '내 얼굴은 아직 보여 주고 싶지 않아.' “그러면 보여 주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네가 약속을 기억해 줘서 고마워.' 그 말을 끝으로 창문은 조용해졌다. 모든 기록이 맞아떨어진 뒤에도 나는 잠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가 찾은 것이 나를 변호할 증거이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다. 다른 사람에게 유리한 기록이라면 덜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전하, 더 무엇을 확인하셔야 합니까?” 마렌이 물었다. “우리가 불편해서 빼놓은 증언이 있는지.” 헤스의 진술에는 자신이 문 앞으로 달려왔지만 너무 늦었다는 대목이 있었다. 노엘의 장부에는 당시 이송 명단이 일부 실제로 처리되었다고 기록돼 있었다. 나는 그 두 내용도 빼지 말라고 했다. “결국 세린이 끌려갔다는 사실도 함께 공개된다는 뜻입니까?” “그렇다. 아이가 살아남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전하에게 불리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사실이니까.” 나는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어린 나는 분명 문을 막았다. 그러나 문은 열렸다. 그 사실까지 지워 버리면 나는 쿠렌처럼 내게 유리한 결말만 남기게 된다. 리엔은 마지막에 작은 주석을 넣었다. [문이 열렸다는 사실은 아동 보호자의 과실을 뜻하지 않는다. 기록 수정 권한과 집행 권한은 당시 감시관에게 있었다.] 이 문장은 나를 영웅으로 만들지 않았다. 대신 누가 선택을 빼앗았는지 가리켰다. 나는 그 편이 훨씬 좋았다. *** 우리는 기억의 원형을 전부 복원하지 않았다. 세린의 의사는 거절로 남겨 두었다. 그 대신 헤스의 진술, 현장 놋쇠판, 쿠렌의 변조 이력, 어린 영의 글을 서로 다른 보관망에 기록했다. 리엔이 마지막 선언문을 읽었다. “보육관 12호실 사건에서 '보호 실패'는 아동 영의 행위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원래 기록은 이의를 접수하고 이송을 보류했으며, 추후 쿠렌이 동의 없는 이송을 재개하도록 변조했습니다.” 라기스가 문장을 시스템에 입력했다. [원형 기록 검증: 성공] [변조 판정 분리: 성공] [보호 실패에 따른 기억 회수 조건: 효력 정지] 나는 탁자에 손을 짚었다. 한 가지는 해결했다. 그러나 마침내 자유로워졌다는 안도감 대신 다른 질문이 남았다. 회귀 계약의 원본 자체는 누가 신청했는가? 그 기억은 왜 굳이 담보로 맡겨졌는가? 그리고 세린의 목소리는 왜 지금도 이곳에서 들리는가? 답은 여전히 창고 어딘가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은 아니었다. 내 허리춤의 주머니에는 아이들이 준 물건이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확인하고 성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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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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