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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69화
PAYLUA ORIGINAL · 제169화

169화. 붉은 별 아래에서 우리는 숫자가 아니었다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07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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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별 제단은 하늘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하늘과 땅 사이, 구름보다 높고 달보다는 낮은 곳에 걸린 원형 석판이었다. 그 위에는 수많은 의자가 원을 이루었고, 가운데에는 커다란 빈 저울이 놓여 있었다. 저울에는 두 접시가 있었다. 하나는 '예언의 안정', 다른 하나는 '귀환자의 존속'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내가 그 구조를 보자마자 웃었다. “천계는 여전히 저울질을 좋아하는군.” 심사관 리엔이 내 곁에서 낮게 말했다. “원래는 서로 충돌하는 선택을 표시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런데 왜 두 접시 중 하나에 사람을 올리나?” “그것이 문제였겠지요.” 나는 그녀를 돌아봤다. 리엔은 지난 며칠 동안 많이 변한 듯했다. 적어도 오늘은 질문을 받았을 때 장부부터 보지 않았다. 영이 내 손을 잡았다. “저기 올라가야 해요?” “저울이 아니라 저 앞의 의자에 앉으면 된다.” “그 의자는 다른 사람이 앉아도 돼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빈 의자라면 누구나 앉을 수 있다. 오늘 네 자리는 네가 고를 수 있어.” 영은 저울에서 가장 먼 자리를 골랐다. 그 옆에 미아가 앉았고, 미래의 레온과 두 아르헨도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로잘린은 우리 뒤에서 기록할 준비를 했다. *** 심사가 시작되자 종소리가 울렸다. 하늘에서 내려온 건 얼굴 없는 빛이었다. 인간의 몸을 갖지 않았고, 천사의 날개도 없었다. 그저 수많은 작은 문자들이 서로 겹쳐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있었다. [아르카 기록원 대행 심사 체계.] [예언 귀속 불가 대상 세 건.] [기존 세계선의 안정 보존을 위한 선택을 요구함.] 나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부터 잘못됐다. 세 건이 아니라 세 사람이다.” [문구 변경은 심사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음.] “그럼 굳이 숫자로 부를 이유도 없겠지.” 문자의 형상이 나를 향해 돌아섰다. [비인가 보호자 발언.] “나는 아직 질문받지 않았다. 하지만 보호자라는 말이 나온 김에 하겠다. 이 아이는 심사에 동의한 만큼만 말할 것이다. 대답하기 싫으면 그만둘 권리가 있다.” [절차 지연 우려.] “기다리는 일에는 익숙하다. 밤마다 한 아이가 우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몇 시간씩 버텼거든.” 제단 끝에서 누군가 웃음을 삼켰다. 바르톨이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 먼저 미래의 레온이 일어섰다. [질문. 예정된 마왕 토벌을 완료한 뒤 다른 시간에 잔류하는 이유는?] “그 세계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도 소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의 미래를 선택하라.] “저는 둘 다 살겠다는 게 아닙니다. 돌아갈 길을 고민할 시간을 달라는 겁니다.” [선택 미완료.] 레온은 조용히 말했다. “그렇다면 미완료라고 적어 주세요. 저는 아직 살아 있고, 살아 있는 동안에는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울의 바늘이 떨렸다. 그러나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 다음은 아르헨이었다. [원본 아르헨과의 인적 중복을 해소하라.] 잔류 아르헨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곁에 있던 또 다른 아르헨도 함께 일어섰다. “우리는 서로의 기억을 지울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둘 다 서로에게 모르는 일이 있습니다.” [동일 인적 기록의 병존은 계산 오류를 발생시킴.] “계산이 틀렸다면 다시 계산하세요.” 나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내 어릴 적 스승들은 종종 나를 꾸짖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둘이 동시에 나를 대신 꾸짖어 주는 기분이었다. *** 영이 자리에서 일어설 때, 나는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아이의 어깨가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내가 대신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신원 영. 기존 인원 카르딘과 기록 출발점 중복.] [둘 중 하나의 신원을 선택하라.] 영은 나를 한 번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영이에요.” [불충분.] “저는 파란 옷을 좋아하고, 오늘 아침에 빵 두 개를 먹었어요.” [신원 확인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 “그리고 어제는 친구들이랑 놀았어요. 어제 한 걸 오늘도 기억해요.” 영은 잠시 숨을 골랐다. “그게 제가 사는 거예요. 아저씨가 저하고 같은 사람이었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아저씨가 없어지는 것도 싫고, 저도 없어지는 게 싫어요.” 제단의 모든 의자가 조용해졌다. “누구를 지워야 하는지만 묻지 말고, 왜 꼭 지워야 하는지 말해 주세요.” 나는 손가락을 꽉 쥐었다. 기특해서가 아니다. 아이가 저런 질문을 하게 만든 세상이 너무 화가 났기 때문이다. 문자의 형상이 잠시 꺼졌다 켜졌다. [근거: 예언 안정 수치 유지.] 영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수치는 누가 아파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 그때 붉은 별 아래에 새로운 문구가 나타났다. [기존 세계선 안정 수치 하락.] [대상 세 건 중 한 건 이상 삭제 권고.] 저울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왼쪽 접시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제단 가장자리에 균열이 일었다. 미아가 영을 안쪽으로 물렸고, 미래의 레온이 의자를 붙들었다. 나는 검집을 잡았다. 하지만 검을 뽑기 전에 로잘린이 소리쳤다. “잠깐! 저울에 아무것도 올려져 있지 않아요!” 우리는 모두 멈췄다. 정말 그랬다. 빈 두 접시가 멋대로 기울고 있었다. 리엔이 뛰어나와 심사 기록판을 열었다. “누군가 사전에 무게를 입력했어요! 사람의 진술을 듣기 전부터 삭제를 예정해 둔 겁니다!” [심사 체계 오류 없음.] “오류가 없다면 공개해요.” 리엔이 자신의 심사관 인장을 깨뜨렸다. 은빛 조각이 저울 위로 흩어졌다. 숨겨진 숫자들이 공중에 펼쳐졌다. [삭제 권고: 1] [사전 설정 일시: 세 귀환자의 도착 전]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누구 하나는 지울 생각이었군.” 저울이 다시 흔들렸다. 이번에는 제단 전체가 기울었다. 영이 내 손을 잡았다. “아저씨, 우리가 떨어져요?” 나는 아이를 뒤로 감싸 안으며 웃었다. “걱정 마라. 떨어지는 것쯤은 막을 수 있다.” 그렇게 말한 뒤, 나는 검을 뽑지 않고 발밑 석판에 손을 댔다.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제단을 붙드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들 앞에서 마왕 체면을 잃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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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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