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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65화
PAYLUA ORIGINAL · 제165화

165화. 시장통에 떨어진 은빛 깃털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050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마왕이 된 뒤 시장에 가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변장을 해도 사람들은 알아본다. 내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내가 물건 값을 물으면 긴장한다. 한 번은 사과 세 알을 샀는데 상인이 마차째로 가져가라고 내밀었다. 사과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하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오늘은 다른 이유로 시장에 갔다. 레온과 이안의 신발을 사야 했고, 영에게도 자신이 고를 수 있는 옷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아는 내가 아이들만 데리고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해 동행했다. 바르톨도 따라왔다. 결과적으로 내가 아니라 그들이 눈에 더 띄었다. “전하, 상인들이 전부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갑옷을 벗으라고 했지 않나.” “벗었습니다.” “그럼 왜 머리에 투구를 썼지?” “정복군 제일의 장군이라는 정체성은 잃을 수 없습니다.” “정체성은 좋으니 얼굴이라도 보이게 해라.” 그 순간 레온이 바르톨의 손을 잡았다. “큰 삼촌, 사탕.” 장군의 표정이 해군 함대의 항복 문서를 받아 들었을 때보다 환해졌다. “예! 즉시 확보하겠습니다!” “한 개만.” 내가 덧붙였다. “전하. 사탕 보급 작전의 효율을 위해서는 예비 물자를…….” “한 개.” 미아가 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돌렸다. *** 영은 천 가게에서 오래 서 있었다. 진열된 옷감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아이의 눈이 따라 움직였다. 노란 천, 바다색 천, 눈송이가 수놓인 흰 천. “무엇을 고르고 싶지?” 내가 물었다. 영은 흰 천을 만지다가 손을 거두었다. “이건 비싸 보여요.” “가격은 내가 확인하겠다.” “아저씨 돈으로요?” “그래.” “그럼 나중에 갚아야 해요?”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누가 그렇게 말했지?” “옛날 방에서요. 공짜로 나가면 누가 대신 들어와야 한다고 했어요.” 나는 허리를 굽혀 아이와 눈높이를 맞췄다. “이 옷은 네가 갚을 빚이 아니다. 필요한 물건이라 사 주는 거다. 네가 나중에 누군가에게 주고 싶다면 그건 또 네 선택이지.” 영은 천을 다시 잡았다. “그럼 파란색.” “방금은 흰색을 보고 있지 않았나?” “파란색은 바다 같아요. 등대에서 처음 밖으로 나왔을 때 보던 바다요.” 나는 상인에게 파란 천을 달라고 했다. 어쩐지 가격을 흥정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 일은 빵집 앞에서 터졌다. 시장 북쪽의 오래된 오븐이 갑자기 식었다. 불씨가 사라졌는데도 나무는 타들어 가는 모습 그대로 멈춰 있었다. 문을 열어 보니 반죽이 허공에 떠 있었고, 빵집 주인의 손에서 떨어지던 밀가루가 바닥에 닿지 않았다. “시간 정지입니다!” 라기스에게 연락을 보내려던 찰나, 바르톨이 검을 뽑았다. “공격입니까?” “검부터 넣어라.” 나는 가게 문턱에 선 상인을 끌어냈다. 그의 옷자락 끝에는 멈춘 밀가루가 붙어 있었다. “언제부터 이랬나?” “방금 전입니다. 누가 은빛 깃털 하나를 두고 갔어요.” 바닥에는 날개에서 떨어진 듯한 작은 깃털이 있었다. 리엔의 것과 모양은 비슷했지만 끝이 검게 물들어 있었다. 깃털 아래 작은 문자가 떠올랐다. [예언 미귀속 인구와 접촉한 물자: 재분류 대기] 나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사람을 심사하겠다더니 이번엔 빵까지?” “접촉한 물자는 전부 정지시키겠다는 뜻인가요?” 미아가 물었다. “그렇게 보이는군.” 나는 손가락을 뻗어 마력을 흘려보냈다. 검은 불꽃이 깃털을 둘러쌌으나 반죽은 움직이지 않았다. 단순한 저주가 아니었다. 외부에서 한순간의 시간 자체를 붙들고 있었다. 그때 영이 상점 옆문으로 다가갔다. “아저씨. 밀가루가 아직 바람에 날려요.” “무슨 말이지?” “문 앞쪽은 멈췄는데, 뒤에 쌓인 포대에서는 가루가 떨어져요.” 나는 가게 안팎을 살폈다. 멈춘 것은 가게 전체가 아니었다. 깃털과 연결된 물건과 그 물건을 만진 손의 경로만 정지되어 있었다. “상인, 이 반죽을 누가 만졌나?” “내가요. 그리고 저기 제자 녀석이요.” “제자는?” 뒷문에서 소년 하나가 겁먹은 얼굴로 손을 들었다. “여기요.” 그는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왼쪽 소매만 허공에 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다. 나는 미아에게 아이들을 시장 바깥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다. 영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아저씨 빵을 제가 골랐어요.” “그렇다고 네가 잘못한 건 아니다.” “알아요. 그래서 도울 수 있으면 돕고 싶어요.” 나는 아이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안전한 곳에서 본 것을 말해 다오.” *** 우리는 정지된 부분을 억지로 깨지 않았다. 먼저 사람과 물건의 접촉 기록을 그렸다. 영이 처음 발견한 뒷문 쪽 밀가루를 경계로 삼았다. 상인과 제자의 팔이 묶인 방향은 모두 깃털로 이어졌다. 라기스가 도착해 말했다. “깃털은 천계 재심사의 임시 표식입니다. 원래라면 물자를 식별하는 데만 써야 하는데, 누군가 시간을 정지하는 명령에 연결했군요.” “누가?” “서명이 없습니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익명의 신은 편리하다. 책임질 사람이 없으니까. 라기스는 동결 범위 밖의 오래된 모래시계를 가져와 깃털 아래 두었다. 모래는 계속 흘렀다. 그 흐름을 별도 기준으로 삼아 정지된 시간에 외부 시각을 연결하자 밀가루 한 알이 바닥에 떨어졌다. 상인이 숨을 들이켰다. “움직인다!” 제자의 소매도 풀렸다. 그는 울먹이며 스승에게 달려갔다. 나는 바닥의 깃털을 집어 봉투에 넣었다. 증거로 남겨 둘 생각이었다. 그때 리엔의 목소리가 깃털 안에서 흘러나왔다. '마왕 카르딘. 그 표식을 파손하지 마세요. 심사국의 승인 범위를 벗어난 명령입니다.' 나는 눈썹을 올렸다. “네가 보낸 것이 아니란 말인가?” '저는 조사관입니다. 이건 심사 결과를 미리 확정하는 집행 명령이에요.' “그럼 누가 집행했지?” 통신이 잠시 끊겼다. 다시 들린 리엔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낮았다. '저도 알고 싶습니다.' 시장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빵집의 오븐에서는 따뜻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레온이 멀리서 내게 빵을 흔들었다. 영은 파란 천 꾸러미를 품에 안고 있었다. 하늘을 보니 붉은 별 아래에서 은빛 깃털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하나가 아니었다. 마을 곳곳에 내려앉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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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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