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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6화
PAYLUA ORIGINAL · 제16화

16화. 작은 손이 흔든 마왕의 법정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5,087자

오프라인 책장
내가 만든 법은 간단했다. 힘이 있는 자가 명령하고, 힘이 없는 자는 따른다. 그 덕분에 마왕성에는 분쟁이 거의 없었다. 분쟁을 제기한 놈들이 대부분 곧장 지하 감옥으로 갔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훌륭한 통치라고 믿었다. “전하. 오늘은 재판이 있습니다.” 바르톨이 공손하게 말했다. “누구를?” “전하를 고발하겠다는 자들입니다.” 나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뭐라고?” “노역대의 이름을 돌려준 뒤, 과거 처우를 문제 삼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내가 직접 명령을 내렸는데도?” “바로 그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바르톨은 화가 난 얼굴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가 고발인들을 체포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왜 잡아 오지 않았느냐?” “전하께서 사람을 함부로 번호로 부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 명령이 다른 명령까지 다시 보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충직한 부하에게 불편한 질문을 받는 일은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변화를 명령했다면, 그 결과도 감당해야 한다. “재판을 열어라.” “정말입니까?” “다만 군사를 둘러세우지 마. 증언할 수 있는 자가 있어야 재판이지.” *** 법정은 대전 옆의 작은 홀에 마련되었다. 한때는 포로들에게 최후통첩을 하던 장소였다. 천장에는 거대한 검이 매달려 있었고, 바닥에는 흑요석으로 만든 마왕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그 검을 떼어 내도록 했다. “전하, 권위가 약해 보일 수 있습니다.” 바르톨이 걱정하자 나는 대답했다. “두려워서 진실을 말하지 못하면 듣는 의미가 없지 않느냐.” 첫 번째로 나온 이는 돌거인 채석장이었다. 그의 이름은 도르였다. 전쟁에서 잡혀 온 뒤 십칠 년 동안 제28노역자로 불렸다고 했다. “내 형이 죽었을 때, 우리에게는 장례를 치를 시간이 없었습니다.” 도르는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관리자는 28번의 가족 따위는 없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가 내 손을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전쟁 때 수천 명의 적을 베었던 손. 나는 주먹을 펴서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 명령은 내가 만들었다.” 홀에 정적이 흘렀다. “핑계를 대지 않겠다. 네 형의 이름은 무엇이냐?” “모르십니까?”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기록에 없더군. 그래서 네게 묻는 거다.” “도반입니다.” 나는 마렌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반. 그 이름을 적어라. 사망 경위도 조사해. 가족이 원한다면 추모할 자리를 마련하라.” 도르는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뒤돌아섰다. 용서한 것도 아니고,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 편이 정직하다고 생각했다. 사과 한마디로 과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 재판은 예상보다 더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갔다. 두 번째 증인은 하급 관리 카실이었다. 그는 포로들의 작업 시간을 관리하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바르톨은 처음에 그를 증언대에 세우는 것을 반대했다. “전하. 저자는 과거의 지시를 왜곡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 증거로 확인하면 된다.” 카실은 손가락을 떨며 말했다. “저는 그저 위에서 내려온 명령을 따랐습니다. 하루에 돌 몇 덩이를 옮겼는지, 몇 명이 병들었는지 적으라고 해서 적었습니다.” “기록은 어디 있느냐?” 그가 낡은 가죽 장부를 내밀었다. 장부에는 하루에 쓰러진 노동자의 수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쓰러짐' 옆에는 금전적 손실만 계산되어 있었다. 나는 그 숫자를 한참 바라보았다. 도르의 형 도반도 그 숫자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이 기록을 보고 왜 아무 일도 하지 않았지?” 카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매일 목표량을 못 채우면 저도 처벌받았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즉시 화를 내지 않았다. 내 명령은 아래로 내려가며 또 다른 명령이 되었다. 어느 사람은 감독관이 되었고, 어느 사람은 포로가 되었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었지만 둘 다 자기 선택을 잃었다. “그렇다고 네가 사람을 다치게 한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가 어깨를 떨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내린 명령 때문에 그랬다는 부분도 조사해야 한다.” 나는 바르톨에게 말했다. “관리 책임자에게도 증언할 기회를 줘라. 그리고 다친 사람에게 손해를 보전할 방법을 찾아라.” “전하, 사람마다 주장이 다를 텐데…….” “그래서 듣는 것이 재판이지.” 홀 밖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있었다. 나는 문을 닫지 않았다. 다 듣는 데 며칠이 걸리더라도 내가 만든 규칙의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첫날 밤, 법정이 끝난 뒤 손이 떨렸다. 나는 칼을 들고도 떨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서명했던 오래된 명령서 앞에서는 조금도 당당할 수 없었다. 옆에서 바르톨이 조용히 말했다. “전하. 제가 그 문서를 전령에게 전달했습니다.” 나는 그를 보았다. “그래.” “저도 제 잘못을 증언해야겠습니다.” 그 얼굴은 전장에 처음 나가던 때보다 더 단단해 보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라. 나도 마지막에 증언하지.” 그날 저녁 북부 귀족들의 항의서가 도착했다. '노역제를 약화하면 마왕군의 보급이 무너집니다.' '전쟁 포로에게 이름을 돌려주는 것은 적에게 약점을 보이는 행위입니다.' 문서를 읽은 바르톨이 탁자를 쾅 쳤다. “전하! 저들은 전하께 불복하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즉시 군단을 움직이겠습니다.” “안 된다.” “그러나…….” “먼저 광산에서 누가 어떤 대가를 받고 일하는지 조사해라. 필요한 일이라면 계약을 맺고 임금을 지급하면 된다.” 바르톨이 숨을 들이켰다. “그 비용은 어디서 충당합니까?” 나는 생각했다. 정복 전쟁에 쓰려고 모아 둔 보물들이 있었다. 용의 비늘 장식, 황금 왕좌, 승리를 기념하는 대리석 기둥. 나는 그중 가장 불필요한 것을 떠올렸다. “서쪽 왕좌를 팔아라.” “전하의 즉위 기념 왕좌를 말입니까?” “의자는 하나면 충분하지 않나?” 그는 정말로 울 듯한 얼굴을 했다. “저는 전하를 모신 이래 이런 비극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웃음이 나왔다. “전쟁에서 팔을 잃었던 때보다?” “팔은 다시 자랐습니다. 왕좌는…….” “만들면 되지.” *** 항의서가 쌓이는 동안 나는 밤마다 회의실의 계산판 앞에 앉았다. 노역제를 없애면 광산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귀족들의 주장이 있었다. 그 말이 모두 거짓은 아니었다. 기존의 비용을 사람의 자유로 대신 지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렌은 임금과 안전 설비, 작업 시간이 적힌 표를 가져왔다. “전하, 처음 몇 달은 비용이 늘어날 겁니다. 다만 인부들이 오래 일할 수 있고 사고가 줄면 나중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확실하냐?” “추정입니다. 기록이 부족합니다.” 나는 펜을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추정으로 정책을 바꾸는 부하를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방식은 이미 사람을 다치게 했다. 비용이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 한 광산부터 해 보자. 일한 사람에게 정당하게 지급하고, 다친 사람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라.” “다른 광산도 같은 조치를 원할 겁니다.” “그럴 수 있지. 그때는 결과를 보고 넓혀 가자.” 마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문밖에서 하급 서기가 들어왔다. “전하. 도르가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에는 짧은 문장이 있었다. '우리는 아직 두렵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우리 이름으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싶습니다.' 나는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두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도르는 자기 이름을 쓰겠다고 했다. 예전의 나라면 충성 서약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계약서에 그의 이름이 적힐 자리를 남겨 두었다. 그것이 작아 보이더라도 시작은 시작이었다. 사흘 뒤, 나는 레온의 방에서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아이 앞에 작은 천 인형들이 늘어서 있었다. 미아는 인형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이것은 양입니다. 메에.” 레온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이것은 곰입니다. 어흥.” 레온은 양을 잡으려다 곰에게 손이 닿자 입을 벌리고 웃었다. 나는 팔짱을 꼈다. “왜 정해 준 인형을 잡지 않는 것이냐?” 미아가 웃었다. “레온이 고른 거죠.” “곰은 양보다 비싸다.” “아이는 가격을 모르잖아요.” 나는 곰을 집어 들었다. 부드러운 천에 손으로 꿰맨 눈 두 개. 그 눈은 우습게도 내 옛 왕좌의 보석보다 훨씬 작았다. “고른다는 것이 그런 거군.” “네. 우리도 매일 선택을 해요.” 아이에게 주어진 선택은 작았다. 양 인형인지 곰 인형인지. 누구에게 안길지. 언제 잠들지. 그런 작은 선택들이 쌓여 사람의 하루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가 고발인들에게 말할 자리를 주고, 유진에게 증언할지 묻고, 나이라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것도 같은 이유였다. 누군가 대신 결정하는 세상에서, 제 삶을 고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일. 그때 레온이 곰 인형을 내밀었다. “나에게 주는 거냐?” 아이는 웃었다. 나는 어색하게 인형을 받아 들었다. 마왕이 전쟁의 승리품 대신 천 곰을 받은 날이었다. *** 그날 밤 마렌이 급히 찾아왔다. “전하. 북부 노역 명단을 조사하다가 이상한 이름을 찾았습니다.” 그녀가 펼친 장부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반복되어 있었다. '나이라.' 이곳저곳 다른 시기에 같은 이름의 노역자가 등록되었다. 모두 신분이 달랐고 기록도 끊겨 있었다. 한 번은 포로, 한 번은 시녀, 또 한 번은 사망자였다. “동명이인일 수도 있지.” “그렇지만 서명은 같습니다.” 마렌이 낡은 문장을 가리켰다. 검은 버드나무 가지 모양. 무명탑에서 만난 나이라가 차 주전자의 바닥에 그려 놓은 문양이었다. “누군가 삼백 년 동안 나이라라는 이름을 수없이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나는 천 곰을 무릎에 올려놓았다. 나이라는 자신이 스스로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녀 역시 누군가의 장부 안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마렌에게 말했다. “그녀를 성으로 초대할 준비를 해라. 강제로 데려오지 말고.” “어째서요?” “내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나는 무명탑의 낡은 그림을 보았다. “그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지킬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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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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