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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54화
PAYLUA ORIGINAL · 제154화

154화. 북쪽 종루의 마흔여덟 시간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2,957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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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루를 무너뜨린 적이 있다. 백 년 전 왕국 군대가 그 탑 위에서 마왕성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을 때였다. 화가 난 나는 종 하나를 떨어뜨려 부대를 흩어 놓았다. 나중에 보니 공격대의 절반은 실제 병사가 아니라 허수아비였지만, 굳이 그 사실을 군사 기록에 남기지는 않았다. 이번에 찾아간 종루는 그때 무너뜨린 탑보다 오래된 건물이었다. 마왕성 북쪽 끝, 검은 절벽 위에 세워진 회색 석탑. 층계마다 바닷바람이 아니라 마른 흙 냄새가 났고, 벽의 작은 창문은 모두 북쪽 산을 향하고 있었다. “전하, 시한은 사십팔 시간입니다.” 브람이 말했다. “시한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냈나?” “'원점 귀환'이라고만 쓰여 있습니다. 사람이 돌아온다는 뜻인지, 기록이 되감긴다는 뜻인지 확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대피 준비는 하되, 구출 성공 시각이라고 착각하지 말자.” 브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서두르는 대신 계단 하나씩 확인했다. 서두르다 발을 헛디딜 정도로 늙진 않았지만, 뒤따르는 사람들의 안전까지 내 마력으로 해결할 생각은 없었다. 반쯤 올라갔을 때 미아의 통신이 왔다. '전하. 레온이 요즘 계단을 혼자 내려가려 합니다.' “위험하지 않나?” '그래서 손잡이를 낮게 하나 더 달았어요. 그리고 어른이 옆에서 지켜봅니다.' 나는 눈앞의 계단을 바라보았다. 종루에도 낮은 손잡이는 없었다. 아이가 올라올 수 없게 만든 구조였다. “미아. 도대체 왜 그 얘길 지금 하는 것이냐?” '전하께서 제일 잘 들으실 때가 위험한 곳을 오를 때니까요.' 나를 너무 잘 아는 여자였다. *** 종루 꼭대기에는 종이 없었다. 대신 종이 걸렸어야 할 자리에 둥근 유리관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관 속에는 아주 작은 금속 종이 떠 있었고, 유리 바깥에는 손바닥 크기의 자리 두 개가 파여 있었다. [원점 귀환 감시] [증인 1: 아르헨] [증인 2: 영] 나는 파인 자리를 내려다보았다. 하나는 어른 손, 하나는 아이 손 크기였다. “또 손도장이군.” “그렇습니다.” 라기스가 말했다. “하지만 유리관 뒤에 보면 기록 장치를 되돌리는 손잡이가 있어요.” “돌리면 어떻게 되지?” “'현재 귀환자 승인'으로 처리됩니다. 중복 신원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는 손잡이에서 물러났다. “만지지 마라.” 바르톨이 창을 들어 올렸다. “그럼 장치를 베겠습니다!” “그것도 안 된다. 우선 실제 종의 소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찾아라.” 우리는 유리관 아래의 바닥을 뜯었다. 마법으로 석재를 녹이는 대신 바르톨이 지렛대를 들고 왔다. 힘을 줄 때마다 돌 틈에서 먼지가 뿜어져 나왔다. 마침내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작은 통로가 드러났다. 그곳에는 종을 울리는 줄이 아니라 수십 개의 얇은 종이띠가 매달려 있었다. 종이띠에는 사람 이름 대신 시간을 적는 숫자가 빼곡했다. 끝에는 단 하나의 문장이 달려 있었다. [원점 귀환 = 잔류 기록 봉인 재실행] 나는 그것을 소리 내 읽었다. “귀환이 아니잖아.” “예.” 라기스가 답했다. “시간이 되면 아이를 밖으로 보내는 게 아니라, 다시 읽을 수 없는 상태로 봉인하려는 겁니다.” 나는 창틀을 꽉 잡았다. 마흔여덟 시간은 아이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니었다. 누군가 우리에게 아이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럼 봉인을 다시 시작하는 신호는 끊을 수 있나?” 브람이 바닥의 홈을 살펴보았다. “신호선이 세 갈래입니다. 두 개는 외부, 하나는 내부에서 와요. 외부 두 개는 여기서 분리할 수 있습니다. 내부 신호는 잔류자의 공간 안에서만 멈출 수 있어요.” “안쪽 아이에게 위험하다는 사실부터 설명하자.” “아이가 직접 끊게 하실 겁니까?” “아이에게 작업을 떠맡기진 않는다. 다만 그의 공간을 멋대로 바꾸지도 않겠다는 뜻이다.” *** 오후에 잔류 구역과 통신했다. “영. 너희 방의 시계가 멈출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 조사하고 있어.” '시계는 원래 안 움직여요.' “그렇군. 네가 좋아하지 않는 소리가 있니?” '종소리요.' “종이 울리면 무슨 일이 생기지?” 아이는 한참 입을 다물었다. '아침이 없어져요.' “그게 무슨 뜻이냐?” '어제도 아침이었는데, 종이 치면 다시 똑같은 아침이에요. 제가 방에 남아 있는 것만 기억하고, 다른 건 다 헷갈려요.' 나는 그제야 숨이 막혔다. 한 번의 봉인이 끝날 때마다 아이는 기억을 잃어 왔던 것이다. 언제부터 그런 일이 반복됐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그 소리를 멈추려고 한다.” '멈추면 저 나가요?' “그건 아직 모른다. 다만 네가 같은 아침을 다시 겪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다.” 아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오늘을 기억하고 싶어요.' *** 우리는 종루의 외부 신호선 두 개를 분리했다. 그리고 분리했다는 사실과 정확한 시각을 기록했다. 내부 선에 억지로 마력을 밀어 넣지 않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원점 봉인 재실행: 외부 승인 누락] [시한 계산 중지] 마흔여덟 시간의 숫자가 사라졌다. 나는 기뻐하지 않았다. 봉인이 멈춘 것인지, 잠시 대기한 것인지까지 확인해야 했다. 브람은 종루에 남아 관측하겠다고 했고, 라기스는 등대로 돌아가 아이가 실제로 시간을 이어서 기억하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나는 성의 지붕을 내려다보았다. 검은 지붕 너머로 부엌 창문의 불빛이 보였다. 지금쯤 레온은 저녁을 먹고 있을 것이다. 이안은 또 숟가락의 크기를 두고 레온과 다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소한 저녁이었다. 하지만 저 아이에게는 사소한 저녁이야말로 한 번도 갖지 못한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통신석이 울렸다. '카르딘 아저씨.' 영의 목소리였다. “말해라.” '방에 그림자가 하나 더 생겼어요.' “무슨 그림자?” '문 앞에 서 있어요. 손에 검은 장갑을 꼈어요.' 나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시계와 싸울 때가 아니었다. 아이가 보지 않아도 될 사람을, 먼저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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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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