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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47화
PAYLUA ORIGINAL · 제147화

147화. 성검은 닻이 아니다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2,483자

오프라인 책장
스무 해 뒤의 레온은 내게 성검을 보여 주었다. 정확히는 유리 너머에서 그 검의 그림자를 보여 주었다. 검은 여전히 그의 오른손에 들려 있었다. 손목에는 희미한 빛의 줄이 감겨 있었고, 칼끝에서는 물방울과 비슷한 푸른 빛이 떨어졌다. 그것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복도 어딘가에서 종이 울렸다. “아직 놓지 못했나?” '손을 펴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청년은 고개를 숙였다. '처음엔 제가 움켜쥐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반대인 것 같습니다.' 나는 침묵했다. 그 검은 나를 죽였다. 그리고 죽어 가던 내가 '레온을 보내 달라'고 말했을 때 무언가를 잘못 받아들였다. 그 결과 나는 과거에 돌아왔고, 레온은 잔류 구역에 남았다. 지금 등대는 동쪽 섬을 도착지로 표시하고 있었다. 이 연결을 강제로 끊으면 레온이 사라질 수 있었다. “검을 먼저 분리해야 할까?” 브람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분리한 순간 귀환 경로가 끊어질 수도 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시험 없이 손대지 않는다.” 레온이 물었다. '제가 검을 가지고 나오면 안 되는 건가요?'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네가 검을 쥐었다는 이유만으로 돌아올 자격이 없어진다는 건 아니다.” 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네가 검을 놓고 싶지 않다면, 그 이유도 듣겠다.” 긴 침묵이 흘렀다. '저는 검을 놓으면 누군가 또 다칠까 봐 두려웠습니다.' 청년의 목소리가 떨렸다. '마지막 전투가 끝난 뒤에도 소리가 계속 났어요. 그때 검을 놓지 않으면 제가 문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죠. 하지만 저는 문을 열지 못했어요.' 나는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나 역시 한때 모든 전쟁을 직접 끝내야 한다고 믿었다. 그 생각으로 너무 많은 사람을 잃었다. *** 브람은 섬의 등대와 바깥 바다의 시간을 비교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해변에는 독립 시계가 여섯 개 있었다. 두 개는 실제 물때를 기록했고, 두 개는 두 번째 밀물의 변화를 감지했다. 나머지 두 개는 아무 연결 없이 사람들의 손목에 남겨 두었다. “왜 연결하지 않은 시계가 필요하지?” 내가 물었다. “다른 시계가 잘못된 시간을 보여 줄 때 비교할 기준이 필요해서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한때 사람의 시간을 하나의 시계에 맞추느라 귀환을 늦추거나 존재를 지워 버렸다. 이제는 누구의 시간이 달라지는지부터 따져야 했다. 이브라가 커다란 쇠닻을 가져왔다. “선박용 닻입니다. 바닥이 깊어 쓰지 못했던 물건이지요. 하지만 바다에 던지지 않고 해안의 바위에 고정하면 구조선을 묶을 수 있어요.” 브람이 손뼉을 쳤다. “좋습니다. 통로를 지탱할 힘은 성검에서 끌어올 필요가 없겠습니다.” “닻 하나로 시간을 붙잡겠다는 건가?” “시간이 아니라 몸을 붙잡으려는 겁니다. 사람이 도착했을 때 물에 빠지지 않도록요.” 나는 이브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마법이 모자라면 밧줄을 더 쓰면 되지요.” 참으로 인간다운 지혜였다. *** 실험용 나무 인형을 만들었다. 키는 성인보다 조금 작았고, 속에는 무게추를 넣어 실제 사람과 비슷하게 만들었다. 머리에는 모자를 씌웠으며 가슴에는 귀환 주소를 적었다. 누군가의 이름이나 기억을 마력에 담지 않은 물건이었다. 우리는 나무문 앞에 인형을 세운 뒤 통신석으로 잔류 구역의 두 사람에게 설명했다. “오늘은 사람을 옮기지 않는다. 물건으로 문턱과 도착지만 확인한다.” 미래의 레온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줄을 잡을 필요는 없겠지요?' “그럴 필요 없다. 네 검도 쓰지 않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레온은 잠깐 웃었다. '이상하군요. 어렸을 때 저는 세상을 구하라는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지금은 나무 인형 하나 때문에 모두가 이렇게 의논하고 있네요.' “그 인형이 잘못 도착하면 자네도 위험하니까.” 나는 웃음을 참았다. '맞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죠.' “살아 있는 동안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내 말에 유리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 그날 저녁 마왕성에서 레온의 그림이 도착했다. 이번에는 바다가 아니라 커다란 칼이 그려져 있었다. 칼끝에는 작은 파란 매듭이 묶여 있었다. “이게 무엇이지?” 미아에게 묻자 그녀가 말했다. “레온이 아빠의 검에 끈을 묶어 두면 잃어버리지 않을 거래요.” 나는 웃었다. “검은 잃어버려도 된다. 사람이 돌아오면 되지.” 그 말을 한 뒤 통신석을 통해 미래의 레온에게 다시 물었다. “네가 바깥에 오면 무엇부터 하고 싶지?” 청년은 오래 생각했다. '검을 내려놓고 싶습니다.' “그다음은?” '아마…… 잠을 자고 싶습니다. 종이 울리지 않는 방에서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방부터 마련해 두마.” 그날 내가 준비한 것은 왕좌도, 개선식도 아니었다. 작은 침대와 조용한 방 하나였다. 용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구할 다음 전쟁이 아니라, 아무도 깨우지 않는 하룻밤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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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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