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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35화
PAYLUA ORIGINAL · 제135화

135화. 매듭 네 개의 뜻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295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암호를 좋아하지 않는다. 전쟁에서는 암호가 필요했다. 적이 우리의 계획을 알면 안 되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암호는 정작 지켜야 할 사람도 알아듣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걸 충성심의 증거라고 여겼다. 아르헨이 내게 가르친 매듭은 달랐다.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도 손으로 만져 뜻을 알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녀는 관측소의 탁자에 앉아 하얗게 바랜 실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네 개면…….” 나는 숨을 죽였다. “모르는 사람에게 따라가지 말라는 뜻인가?” “아니.” “위험하니 멈추라는 뜻입니까?” “그것도 아니야.” 그녀가 실을 내게 돌려주었다. “'문을 닫지 마.'” 나는 탁자에 손을 짚었다. “왜 그런 매듭을 만들었습니까?” “돌아오는 사람이 있을 때, 닫힌 문이 제일 무섭거든. 특히 아이에게는.” 그녀는 잠시 웃었다. “영은 어릴 때 집에 늦게 오면 문 앞에서 한참 서 있었어. 문을 두드리면 안에 있는 어른들이 화낼까 봐.” 나는 기억 속 깊은 곳에서 작은 발소리를 찾았다. “그래서 항상 문을 열어 두셨습니까?” “아니. 겨울에는 문을 닫았지. 대신 네가 안에서 문을 열 수 있게 손잡이를 낮췄어.” 그 말이 좋았다. 문을 닫지 말라는 것은 누구나 들어오게 하라는 뜻이 아니었다. 돌아오려는 사람이 자기 손으로 열 수 있는 길을 남겨 두라는 뜻이었다. *** 우리는 관측소의 나무문을 다시 조사했다. 기술자들은 문 표면에 네 매듭의 배열을 새겼다. 하지만 마력을 흘리지 않았다. 그 문양이 작동 명령인지, 그저 낡은 메시지인지 아직 몰랐기 때문이다. “매듭만으로 문을 열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라기스가 말했다. “그래서 오늘은 열지 않는다.” “그럼 무엇을 합니까?” “누가 이 문을 닫았는지 묻지.” 나는 아르헨에게 허락을 구한 뒤 유리 쪽으로 통신을 연결했다. '아르헨.' 회색 유리 너머의 목소리가 천천히 들려왔다. '네.' “우리가 매듭을 발견했습니다. '문을 닫지 마'라는 뜻이라고 들었습니다.” 잠깐의 침묵. '그 말을 아직 기억하는 사람이 있군요.' “당신이 묶었습니까?” '그랬을 수도 있어요. 오래 기다리다 보면 한 일을 모두 기억할 수 없게 돼요. 다만 내가 그 매듭을 좋아했다는 건 알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대신 확정할 이유는 없었다. “당신이 그곳에서 나가고 싶은지도 묻고 싶습니다.” '나는…….' 바랜 목소리가 흔들렸다. '모든 문이 열리면 누군가가 없어질까 봐 무서워요.' “누가?” '아이요. 그때의 영. 그리고…… 그 뒤에 들어온 청년도.' 미래의 레온이 저 안에서 같은 복도를 걷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볼 수 있을 때도 있고, 종이 울리면 서로의 이름조차 잊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 나가지 않으시겠습니까?” '나가고 싶어요. 다만 혼자 먼저 나가는 건 싫어요.' 나는 대답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 말은 무조건 함께 나가겠다는 계약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을 남겨 두고 자신만 도망치는 것이 두렵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각각의 출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누가 먼저 움직일지는 나중에 정해도 됩니다.” '정말 그게 되나요?' “안 된다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녀가 조용히 웃었다. '그런 대답은 오랜만이에요.' 아르헨은 잠깐 쉬겠다고 했다. 나는 그녀를 관측소의 작은 부엌으로 안내했다. 화덕에는 죽이 끓고 있었다. 누가 준비했느냐고 묻자 미아가 보낸 식재료를 현장 당직자가 조리했다고 했다. “저 아이가 사람을 참 잘 챙기더구나.” 아르헨이 말했다. “미아 말씀이십니까?” “그래. 너는 어릴 때 밥을 먹이려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저는 잘 먹었습니다.” “그랬으면 내가 이런 말을 하겠니?” 그녀는 웃으며 숟가락을 내게 건넸다. 나는 군말 없이 죽을 한 숟갈 먹었다. 이상했다. 군대 전체의 식량을 관리하던 때에는 밥 한 숟갈을 내 입에 넣는 일조차 누가 챙겨 주는지 몰랐다. “그 목소리는 무서웠습니까?” 내가 묻자 아르헨은 잠시 생각했다. “무서웠지. 그런데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긴 것도 사실이야.” “저 사람을 데려오면 기억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확인해야지.” 그녀가 내게 빈 그릇을 내밀었다. “예전에 너는 집으로 돌아온 뒤 계속 문을 바라봤어. 밖에 누군가 남아 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물어보지는 못했지.” 나는 그 장면을 기억하지 못했다. “저는 왜 묻지 않았을까요?” “무서워서일 수도 있고, 그날 너무 어렸기 때문일 수도 있어. 그건 이제 네가 알아가면 돼.” 우리는 잠시 말없이 앉아 있었다. 어떤 기억은 마법으로 복구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같은 탁자에 앉아 천천히 듣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 *** 우리는 통신을 끊고 옛 기록을 펼쳤다. 오르세 계정으로 개정된 출구 설계의 마지막 줄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도착 완료 조건: 이동 대상 한 명 확정, 잔류 대상 자동 귀속.] 그 앞의 원본은 달랐다. [귀가 완료 조건: 각자의 출구에서 각자의 응답 확인.] 나는 두 문장을 보았다. 이건 단순히 기계가 고장 난 게 아니었다. 함께 살 수 있는 선택지를, 반드시 한 명이 남아야 하는 절차로 바꿔 놓은 것이었다. “오르세는 왜 이런 짓을 했지?” 마렌이 물었다. “알 수 없다. 다만 그에게 이유가 있다고 해서 정당해지는 건 아니겠지.” 나는 뒷장을 넘겼다. 수정 이력에는 관리자 승인란이 있었다. 오르세 계정의 서명 아래, 두 번째 서명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예비 승인: 귀환자 본인.] 그리고 옆에 작게 적힌 이름. [카르딘.] 나는 한숨을 삼켰다. 또 내 이름이었다. 그러나 기록의 시각은 내가 스무 해 뒤에 죽은 날보다 훨씬 이전이었다. 내가 아직 영이라 불리던 날. 그때 나는 글도 쓸 줄 몰랐다. “위조다.”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마렌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원본에 어떤 방식으로 표시됐는지 확인해야 해요. 손도장일 수도, 장치가 대신 채운 이름일 수도 있으니까요.” 나는 손을 내려놓았다. 옳은 말이었다. 분노한다고 해서 사실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날 저녁, 레온이 문을 두드렸다. “아빠! 열어!” 나는 급히 일어났다. 문을 열자 아이가 작은 손을 내밀었다. “내가 열래.” 나는 몸을 비켜 주었다. 레온은 두 손으로 손잡이를 붙잡고 천천히 문을 움직였다. 문은 아주 쉽게 열렸다. 나는 그 광경을 오래 지켜보았다. 우리가 찾고 있는 답도 어쩌면 그렇게 단순해야 했다. 문 안의 사람이, 자기 손으로 열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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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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