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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26화
PAYLUA ORIGINAL · 제126화

126화. 레온이 고른 파란 문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795자

오프라인 책장
내 아들이 문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옷장 문을 열고 들어가 숨기도 하고, 목욕탕 문을 닫아 놓고 혼자 왕국을 세우기도 했다. 문제는 문을 열 때마다 온갖 물건을 끌고 들어간다는 점이다. 지난주에는 옷장 안에서 바르톨의 군모 여섯 개와 숟가락 하나를 발견했다. “숟가락은 왜?” “밥 먹어야지!” 그날 이후 나는 아이가 문을 여는 이유를 섣불리 추측하지 않기로 했다. *** 제로 관측소에서 돌아온 뒤, 나는 레온의 놀이방에 작은 집 모형을 만들었다. 나무판으로 지붕을 얹고 문 두 개를 달았다. 하나는 붉은색, 하나는 파란색. 어떤 색을 고르든 안쪽에는 작은 장난감이 있었다. 문을 선택하는 놀이일 뿐, 관측소의 장치와 마력으로 연결하지 않았다. “아빠, 이거?” “네가 열어도 되는 문이다.” 레온이 파란 문을 열었다. 안에는 작은 목마가 있었다. “말!” “그래.” 다음에는 붉은 문을 열었다. 안에는 종이가 한 장 있었다. 내가 그린 못생긴 용이었다. “이거 오리!” “용이다.” “꽥.” 나는 장엄한 침묵을 지켰다. 미아는 뒤에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전하, 날개가 짧아서 그래요.” “용의 위엄을 색연필 몇 번으로 판단하지 마라.” 그런데 레온은 두 장난감을 나란히 세우더니 문을 활짝 열어 둔 채 작은 손으로 두드렸다. “다 나와.” 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어린아이에게 문은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버려야 하는 장치가 아니었다. 필요하면 둘 다 열면 됐다. 나는 그 생각을 일기장에 적으려다가 그만두었다. 아이가 하는 모든 말을 세계의 비밀로 해석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같은 날 밤, 파란 문에 그려 넣은 문양을 본 브람이 얼굴을 굳혔다. “전하. 이 선은 누가 그리셨습니까?” “내가.” “관측소의 동행자 출구와 똑같습니다.” “내가 본 것을 기억해서 그렸으니 당연하지.” “문제가 있는 건 문양이 아니라……” 브람이 모형 뒷면을 가리켰다. 나무를 뚫고 실선 하나가 솟아 있었다. 내가 새기지 않은 선이었다. “마력 반응입니다. 아주 약하지만 분명히 있어요.” 나는 모형을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옮겼다. “누가 연결했지?” “아직 모릅니다. 문양을 그린 것만으로 원격 장치가 반응했을 수 있습니다.” “그럼 똑같은 그림을 다른 나무에도 그려 봐라. 이 모형은 봉인하고.” 우리는 밤새 다섯 개의 모형을 만들었다. 같은 색, 같은 모양, 다른 재료. 붉은 문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파란 문 둘에서만 희미한 반응이 나타났다. “특정 재료의 문제가 아니군.” 마렌이 말했다. “관측소가 '동행'이라는 구조 자체를 듣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말이 불쾌했다. 누군가 내 성의 지붕 아래에서 아이의 놀이를 엿듣는 듯했으니까. *** 내가 작은 집을 봉인하자 레온은 무척 화가 났다. “내 거!” “알고 있다.” “줘!” 나는 놈의 눈높이에 맞춰 앉았다. “잠깐만 확인하고 돌려주마.” 그러나 확인이 끝나기 전에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레온은 내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미아가 옆에 앉아 물었다. “어느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드세요?” “파란 거.” “그럼 전하께 새 파란 문을 같이 만들자고 해 볼까요?” 레온은 내 얼굴을 올려다봤다. “아빠, 같이.” 마왕의 명령을 거스르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는 아이였다. 나는 한숨을 쉬고 새 종이를 가져왔다. 우리는 단순한 파란 사각형을 그렸다. 장치에서 보았던 문양은 넣지 않았다. 레온은 자신이 고른 노란 손잡이를 붙였다. “완성.” “열어도 돼?” “물론이다.” 레온은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웃었다. 나는 문득 중요한 차이를 느꼈다. 어린아이는 장난감이 위험한 까닭을 몰라도 다른 것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내가 그 이유를 설명하고, 대신 고를 수 있는 길을 준비해야 했다. 아예 모든 문을 빼앗는 것은 쉬웠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레온은 세상에 문이 있다는 사실까지 두려워할지 모른다. 미아는 내 생각을 짐작한 듯 말했다. “전하, 보호한다고 세상 전체를 잠글 필요는 없어요.” “알고 있다.” “요즘은 그래도 좀 나아지셨어요.” 나는 칭찬받은 듯 아닌 듯한 기분으로 접착제가 마르길 기다렸다. *** 다음 날 우리는 파란 모형을 관측소 외부 실험실로 옮겼다. 미아는 레온과 성에 남았다. 나는 아이를 위험한 문 앞으로 데려와 선택을 시키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라기스가 원격 장치를 차단한 뒤 모형의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안에 작은 나무 인형 둘을 나란히 놓자 벽의 시계가 한 칸 움직였다. [동행자 수: 2.] [도착 확인 대상: 1.] 나는 장치 앞에 섰다. “두 명이 함께 나가는데 왜 하나만 도착했다고 하지?” 마렌이 신속하게 값을 대조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의 도착을 세는 게 아닙니다. 한 사람의 도착만 기록하고, 다른 사람은 경로를 유지하는 역할로 잡아 놓았어요.” “그러면 누군가는 항상 문 안에 남아야 하겠군.”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오래된 기록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졌다. 아르헨이 어린 영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지만 돌아오지 못한 이유. 마지막 전투에서 레온이 나를 돌아오게 하고 자신은 남은 이유. 한 사람이 걷기 위해 다른 한 사람이 문턱이 되어야 하는 잘못된 장치. “그걸 '동행'이라고 불렀다니.” 나는 이를 악물었다. 브람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원래 설계는 달랐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도착 확인을 한 사람만 남기도록 바꿨을지도요.” “좋아. 그렇다면 바뀌기 전 회로를 찾자.” *** 관측소를 떠나기 전에 라기스에게 실험실 문을 다시 확인하라고 했다. “동행자 출구의 움직임이 마왕성 놀이방까지 닿는다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나는 지도를 펼쳤다. 어린이 쉼터, 학교, 사람들 집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곳부터 살펴보자. 무조건 모두를 수색하지 말고 각 시설 관리자에게 위험의 특징을 설명해라. 발견하면 만지지 말고 연락하라고.” 브람이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평범한 집 모형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죠?” “문틀에 우리가 쓰지 않은 선이 나타나는지 보면 된다. 다만 아이가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하지는 마라.” 우리는 검사용 얇은 종이를 만들었다. 문제가 되는 마력 회로가 닿으면 종이가 짙은 회색으로 변했다. 외부 사람들은 전문 기술 없이도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작업이 끝났을 때는 해가 저물어 있었다. 나는 마왕성이 저녁을 준비할 시간임을 깨달았다. “바르톨. 가장 빠른 귀환로를 열어라.” “예, 전하. 긴급 군사 상황입니까?” “아이가 내일 그릴 문 색을 정하자고 했거든.”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대단히 중요한 협상입니다.” “그래. 오늘은 네 말이 맞다.” *** 집에 돌아와 레온에게 새 장난감을 보여 주었다. 이번에는 마력이 닿지 않는 평범한 종이집이었다. 파란 문도 붉은 문도 마음껏 열어도 됐다. 레온은 나무 목마를 안고 파란 문을 열었다. “아빠도 와.” “내가 들어가면 집이 무너진다.” “그럼 커져.” 아이는 아주 쉬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나는 웃었다. “언젠가는 그렇게 만들어 주마.” 레온이 잠든 뒤 브람에게서 연구 결과가 도착했다. [동행자 출구 원설계 일부 복원. 변경된 항목: '동시 도착'이 '대체 도착'으로 바뀜.] [변경 서명: 오르세 계정.] 나는 종이를 두 번 읽었다. 우리가 찾는 적은 문을 닫은 사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함께 나가던 문을, 한 사람만 살아남는 문으로 바꾼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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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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