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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23화
PAYLUA ORIGINAL · 제123화

123화. 미래에서 온 두 장의 편지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452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편지를 쓸 때 첫 문장을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항복하라.' 지난 삼백 년 동안 가장 자주 쓴 문장이다. 그 다음에는 대개 날짜와 인장을 붙였다. 종종 상대가 항복하지 않아 전쟁이 벌어졌지만 적어도 내 의도만큼은 분명했다. 그런 내가 지금 두 장의 편지를 앞에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둘 다 레온의 이름으로 왔다. 하나는 북부 제로 관측소에서, 다른 하나는 성왕국의 무너진 신전에서 발견되었다. 봉투가 같았고 글씨도 거의 같았다. 그런데 내용은 정반대였다. 첫 번째 편지. '나를 구하려고 다른 아이를 보내지 마십시오. 그 문은 돌아오는 문이 아닙니다.' 두 번째 편지. '나를 되돌리려면 어린 레온의 자리를 비우십시오. 하나의 이름은 한 시대에 두 번 머물 수 없습니다.' 나는 두 번째 종이를 읽다 찢어 버릴 뻔했다. “누구 좋으라고 아이를 비우라는 거지?” 마렌이 손을 내밀었다. “전하, 진정하세요. 찢으면 비교할 수 없어요.” “알고 있다. 그래서 참는 중이다.” 브람이 확대 렌즈를 종이에 들이댔다. “두 번째 편지에는 글씨를 새긴 압력이 일정합니다. 손으로 쓴 게 아니라 판에서 찍힌 것 같군요.” “첫 번째는?” “불규칙합니다. 문장 끝에서 필압이 약해져요. 손이 떨렸을 수도 있지요.” “그럼 첫 번째가 진짜인가?” “그것까지는 모릅니다. 기계가 일부러 불규칙하게 쓸 수도 있으니까요.” 이 대장장이는 요즘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말과 사실을 구별하는 데 상당히 익숙해졌다. *** 바르톨은 서재 문을 잠그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먼저 열쇠를 보여 달라고 했다. “왜 그러십니까?” “누가 이 방을 잠글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그는 허리춤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냈다. 궁정 경비대, 기록실, 내 서재. 세 개가 한 고리에 매달려 있었다. “내 명령만으로도 열 수 있나?” “예, 전하.” “그럼 누가 나 몰래 같은 명령을 흉내 내면?” 바르톨의 얼굴이 굳었다. 우리는 기존 열쇠를 폐기하지 않았다. 대신 봉투를 다루는 자리마다 두 명이 함께 확인하게 했다. 기록에 접근하는 권한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는 장치는 시각시에서 배운 교훈이었다. 첫 번째 편지는 로잘린이 맡고, 두 번째 편지는 마렌이 맡았다. 나는 원본을 갖지 않았다. 세 장의 독립 사본만 남겨 두었다. “전하께서 원본을 갖고 계셔야 안전하지 않습니까?” “나를 속이면 모두를 속이는 구조가 더 위험하다.” 바르톨은 잠시 생각하다가 장부에 새 규칙을 적었다. [왕의 명령이라도 기록을 확인한다.] 녀석은 그 문장을 쓰고는 한동안 종이를 바라보았다. 삼백 년 동안 내가 들어 본 명령 중 가장 이상한 명령이라는 표정이었다. *** 우리는 두 편지를 서로 다른 방에 보관했다. 로잘린은 신성 마력을, 라기스는 시간의 잔여량을, 마렌은 원문과 위조 가능성을 기록했다. 한 시간 뒤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 첫 번째 편지의 종이는 스무 해 뒤의 성왕국에서 쓰는 재질이었다. 그런데 잉크에는 오래된 마계의 탄가루가 섞여 있었다. 마지막 전쟁의 불꽃과 닮은 성분이었다. 두 번째 편지는 종이 자체가 새것이었다. 북부 관측소가 어제 제작한 봉투와 섬유가 일치했다. “누군가 우리를 지금 설득하려고 두 번째 편지를 만든 거군.” “가능성은 높습니다.” 나는 다시 첫 번째 편지를 읽었다. '다른 아이를 보내지 마십시오.' 누가 누구를 보내려는 것일까. 시각시는 사람을 수신처와 귀환 대상으로 나누었다. 나를 이 시대로 돌아오게 한 기록에는 레온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 잘못 보낸 편지처럼, 도착한 사람과 보내려던 사람이 달랐다. 두 번째 편지는 그 오류를 바로잡겠다는 명분으로 지금의 레온을 치우려 한다. 이보다 더 악랄한 계산이 있을까. “모든 출입문을 막아라.” 내가 말했다. 바르톨이 곧장 거수했다. “예, 전하!” “아니. 사람을 가두라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 아이를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장치를 찾아 막으라는 말이다. 아이들은 평소처럼 다녀야 한다.” “알겠습니다. 출입문이 아니라 강제 전송 기능을 점검하겠습니다.” *** 저녁에는 이안을 만나러 동쪽 관문에 갔다. 다리아의 빵집 앞은 따뜻한 밀 냄새로 가득했다. 이안은 나를 보자 밀가루 묻은 손을 내밀었다. 레온과 같은 달 모양 흉터가 있다는 이유로 한때 자동 등록 후보가 되었던 아이였다. “마왕님, 이거.” 그가 종이 봉투를 내밀었다. 안에는 모양이 제각각인 과자가 있었다. 가장 큰 것은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왜 부러졌지?” “혼자 먹으면 크잖아. 둘이 먹으면 좋아.” 나는 반쪽을 받았다. 다리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도 가끔 모르는 손님이 아이들 이름을 묻습니다.” “장부에 적어 두셨소?” “얼굴은 기억해요. 날짜도요. 이제는 누구든 아이에 관한 걸 묻는다고 다 알려 주지 않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호를 위해서라고 말하며 아이의 행방을 수집하는 자가 있었으니 조심할 만했다. 이안은 우리의 심각한 대화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말했다. “다음에 레온도 데려와요.” “녀석이 과자를 다 먹을 텐데.” “또 만들면 되지!” 생각해 보면 참 쉬운 답이었다. 아이들은 빼앗긴 자리를 억지로 서로에게 떠넘기지 않았다. 부족하면 다음 것을 만들었다. 나는 과자 봉투를 조심스럽게 접었다. *** 그날 저녁 다리아의 빵집에서 나와 걷는데, 이안이 다시 뒤따라 나왔다. “마왕님!” “무슨 일이지?” “이거 레온 줘요.” 손바닥 위에는 부서지기 쉬운 작은 별 모양 과자가 있었다. “네가 직접 전해 주면 좋을 텐데.” “내일은 엄마랑 시장 가요. 레온한테 안녕 말해 줘.” “그러마.” 나는 과자를 마법으로 단단하게 만들려다가 그만두었다. 나중에 먹을 수 없을 만큼 딱딱해지면 곤란하다. 대신 작은 종이 상자에 넣었다. 성을 향해 돌아오며 생각했다. 아이들은 미래의 운명을 나눠 갖지 않아도 서로 무엇인가를 건넬 수 있다. 과자 하나, 장난감 하나, 내일 만나자는 약속 하나. 그런데 어른들은 왜 아이들을 만나지도 않은 신들의 계약서에 올려놓는 걸까.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질문은 늘 그런 곳에서 생겨났다. 성에 도착하자 레온이 상자를 열었다. 과자 위에 별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녀석은 그것을 한참 바라보기만 했다. “안 먹느냐?” “반!” 녀석이 과자를 반으로 쪼개 내게 건넸다. “아빠도.” 나는 받았다. 갑자기 스무 해 뒤의 편지보다 지금 손에 든 부스러기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 마왕성으로 돌아와 첫 번째 편지의 뒷면을 다시 살펴보던 마렌이 외쳤다. “전하. 글씨가 더 있습니다.” 가느다란 불빛에 종이를 비추자 숨은 문장이 나타났다. '아빠는 나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한참 동안 숨을 멈췄다. 미래에 나는 레온을 죽이지 않았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용사 레온이 나를 죽였다는 사실 역시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왜 이런 말을 남겼을까. 그리고 왜 이 문장을 누군가가 보지 못하도록 숨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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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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