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사 수를 세는 일에 익숙했다.
전쟁이 끝나면 살아 돌아온 사람과 돌아오지 못한 사람을 확인했다. 그 숫자가 맞지 않으면 부하를 다시 내보냈다. 사람을 숫자로밖에 보지 못한다는 비난을 들을 만한 시절이었다.
북부 관측소에서 돌아온 날, 나는 다시 사람 수를 세었다.
일곱 명이 출발했다.
일곱 명이 돌아왔다.
그런데 귀환 장부에는 여덟 명이라고 적혀 있었다.
“장부가 틀렸을 수 있다.”
마렌이 먼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지워 버리지는 마라. 왜 틀렸는지 확인할 때까지 남겨 둬.”
라기스가 관문 초소의 독립 장부를 가져왔다. 그곳에서도 귀환한 사람은 일곱 명이었다. 헤딘의 출발 명단과 로잘린의 인원 확인표가 일치했다.
“그럼 여덟 번째는 사람 숫자가 아니라 기록 한 건일 수도 있어요.”
브람이 말했다.
우리는 모두 그를 바라봤다.
브람은 어깨를 움츠렸다.
“기계는 가끔 물건을 사람처럼 세거든요. 제 대장간에서도 수레바퀴 수를 적으라니까 수레까지 세는 바보 같은 계수기가 있었습니다.”
나는 웃었다.
“좋은 지적이다. 실제로 무엇을 세었는지 먼저 확인하자.”
***
조사대가 안전한 마을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는 귀환 장부의 여덟 번째 항목을 따로 열어 보았다.
그곳에는 이름도, 나이도, 목적지도 적혀 있지 않았다.
오직 한 문장만 남아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날짜 한 건 반환 대기.]
마렌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람 여덟 명이 아니라 날짜 일곱 건과 미결 날짜 한 건을 합쳐 셌을 수 있겠네요.”
“그게 맞는지는 더 확인해야 해.”
나는 서둘러 결론 내리지 않았다.
북부 관측소는 없는 날을 보관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내 어린 시절의 기록이 남아 있었다.
그렇다면 반환 대기 중인 날짜가 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내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진 미끼일 가능성도 있었다.
“외부 접수실의 원본을 복사해 보관하자. 그리고 반환 대기 항목은 누구의 것도 아니라고 적어 둬. 주인이 확인되기 전까지.”
그때 통신석에 안내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날짜의 주인을 알고 싶습니까?”
나는 숨을 멈췄다.
“네가 연락한 건가?”
“당신이 길을 열어 놓고 나갔으니까요. 외부 접수실에 남은 신호가 연결됐습니다.”
“누구를 대표해 말하지?”
“저는 안내인입니다. 그 이상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렌오와 다른 대답이었다.
“알려 줄 수 있는 사실만 말해라.”
“당신이 '영'이라는 호칭으로 기록된 날, 흰 시계가 처음 멈췄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나 때문에 장치가 멈췄다는 뜻인가?”
“그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일어난 사건일 뿐입니다.”
나는 잠시 웃었다.
“아주 마음에 드는 대답이군.”
안내인은 조용했다.
“그날 당신을 데리고 있던 사람은 아르헨이었습니다. 그녀는 정식 관리자 대신 아이를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대답을 듣지 못한 채 문을 막았습니다.”
“왜 문을 막았지?”
“장치가 아기를 '미래의 자원'으로 등록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레온과 이안에게 벌어졌던 일을 떠올렸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누군가 나를 같은 방식으로 보았다는 말인가.
안내인은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가 당신의 어머니인지, 양육자인지, 구조자인지는 제 기록에 없습니다.”
“알고 있다.”
나는 천천히 말했다.
“그 말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머지는 아르헨 본인에게 물어야지.”
***
마왕성으로 돌아오자 레온이 복도 끝에서 달려왔다.
달린다고 해 봤자 몇 걸음마다 흔들리는 걸음이었다. 나는 두 팔을 벌렸다.
“아빠!”
작은 몸이 내 무릎에 부딪혔다.
나는 아이를 안아 올렸다.
“약속대로 돌아왔다.”
레온은 내 주머니를 뒤졌다.
“곰 귀!”
“잊지 않았다.”
브람이 만든 푸른 실 귀마개를 꺼냈다. 조그만 솜덩이 두 개가 이어진 물건이었다. 솔직히 말해 솜뭉치 두 개가 귀마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웠다.
레온은 그것을 푸른 곰의 머리에 씌웠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내 머리에도 씌우려고 했다.
“안 된다. 내 뿔이…….”
레온이 입술을 내밀었다.
나는 결국 머리를 숙였다.
그날 마왕성의 하인들은 뿔에 파란 솜뭉치를 단 마왕을 보았다.
바르톨은 그 모습이 왕실의 새 의식인 줄 알고 기록하겠다고 했다.
“기록하지 마라.”
“하지만 역사적…….”
“바르톨.”
“알겠습니다.”
미아는 웃음을 참느라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생각했다. 나는 태어났던 날을 모르고, 누가 나를 처음 안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내 품에서 웃는 아이는 분명히 안다.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는 사실도.
***
늦은 밤, 아르헨에게 편지를 썼다.
시각시의 깊은 기록실에 아직 남아 있는 그녀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아르헨이 아직 긴 대화를 할 수 없으므로, 편지는 그녀가 원할 때 읽도록 맡겨 두기로 했다.
'북부 제로 관측소를 찾았습니다.'
'제 어린 시절을 기록한 종이가 있었습니다.'
'당신이 그곳에서 나를 지키려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나는 펜을 멈췄다.
'왜 나를 구했습니까?'라고 쓰려다 지웠다.
그 질문은 어쩐지 대답을 요구하는 명령처럼 느껴졌다.
대신 이렇게 적었다.
'언젠가 당신이 이야기하고 싶어질 때,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때 혼자였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나는 편지를 봉했다.
아르헨이 읽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이제 기다리는 것은 내게 무능이 아니었다.
***
편지를 맡기고 돌아왔을 때 서재의 흰 유리판에 새로운 글씨가 떠 있었다.
[제로 관측소 미결 날짜: 최초 요청자 확인 가능.]
[질문을 한 번만 허용합니다.]
나는 그 앞에 섰다.
이번에는 마렌과 미아, 바르톨을 불렀다. 혼자 보고 혼자 대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무슨 질문을 하시겠습니까?”
마렌이 물었다.
나는 이미 답을 정해 두었다.
“내가 누군지 묻지는 않겠다.”
“그럼요?”
“누가 이 날짜를 보관해 달라고 부탁했는지.”
나는 유리판에 물었다.
“영번의 날짜를 처음 맡긴 사람은 누구냐?”
문장이 번졌다.
[최초 요청자 인증 대기.]
이어 작은 소리가 들렸다.
오래전 내가 어릴 때 들었던 것 같은 목소리였다.
“카르딘.”
나는 숨을 삼켰다.
“네가 그날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에, 나는 문을 닫지 못했단다.”
아르헨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 직접 말하고 있는 것인지, 과거에 남긴 목소리가 재생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유리판에 마지막 질문이 나타났다.
[회귀 대상 카르딘. 당신은 자신의 회귀를 요청한 사실을 인정합니까?]
내 옆에서 미아가 가볍게 숨을 들이켰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과거를 누군가 대신 결정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리고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이 모든 시작에, 내가 잊어버린 나 자신의 선택도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지금의 나까지 그 선택에 묶일 필요는 없겠지.
나는 유리판을 향해 낮게 말했다.
“아직은 인정할 수 없다. 기록부터 보여 줘라.”
그 순간 북쪽 하늘의 붉은 별이 꺼졌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보이지 않던 별 하나가, 전혀 다른 위치에서 다시 켜졌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번에는 누구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날이기를 바랐다.
제110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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