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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06화
PAYLUA ORIGINAL · 제106화

106화. 생일이 없는 마왕의 생일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3,294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내 생일을 모른다. 삼백 년 동안 그 사실이 불편했던 적은 없다. 내 제국은 내 즉위일을 축제로 삼았고, 신하들은 해마다 그날이면 금잔과 보석을 바쳤다. 나는 선물이 많으면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레온이 물었다. “아빠, 생일?” 녀석은 색색의 종이로 만든 작은 왕관을 머리에 쓰고 있었다. 미아가 시장에서 사 온 그림책에 케이크와 촛불이 있었던 모양이다. “생일은 태어난 날이다.” “아빠 생일?” 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모른다.” 레온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모르?” “그렇다.” “그럼 오늘!” 녀석은 내 머리 위에 종이 왕관을 얹었다. 종이는 마왕의 뿔에 걸려 삐뚤어졌다. 미아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아주 훌륭한 제안이네요.” “멋대로 날짜를 정해도 되는 것이냐?” “축하하기 위해서는 꼭 과거의 정확한 날짜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레온은 이미 답을 정한 얼굴이었다. “오늘! 아빠!” 나는 종이 왕관을 손으로 바로잡았다. 수백 년 동안 황금 왕관을 써 왔지만 이렇게 가벼운 왕관은 처음이었다. *** 그날 오후 우리는 북부 관측소의 외부 접수실에서 새로운 기록을 발견했다. 헤딘이 눈사태를 수습하는 동안 마렌은 종이 사이에 낀 얇은 천 조각을 발견했다. 거기에는 날짜를 적는 작은 눈금이 있었다. 보통 하루는 열두 칸인데, 한 페이지에 열세 칸이 그려져 있었다. “추가된 한 칸은 뭐지?” 내가 묻자 브람이 확대경을 들었다. “새로 끼워 넣은 눈금 같습니다. 나머지 열두 칸과 금속 색이 다릅니다.” 라기스는 장부의 각 날짜와 비교했다. “여기에는 영일이라는 표현이 있어요. 어느 날의 앞이나 뒤가 아니라, 그날에 속하지 않는 임시 보관 구간이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워진 하루를 그 칸에 넣어 둔 건가?” “그렇게 설계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 제대로 보존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북부에서 실종된 하루가 단순한 시간 여행이 아니라 사람을 기다리게 만드는 임시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기계의 목적이 착했다고 해서 결과까지 착하리라는 법은 없다. 우리는 관측소의 내부로 들어갈 방법을 새로 검토했다. 문을 열면 안에서 나올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브람이 작은 쇠줄을 꺼냈다. “제가 만든 기계에 연결하면 내부의 바퀴가 돌아가는 동안 길이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줄이 끊기면?” “바깥의 종이 울립니다. 안쪽에서도 같은 신호를 보낼 수 있고요.” 헤딘이 반대했다. “줄 하나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어요.” “맞다.” 나는 즉시 동의했다. 브람은 입을 벌렸다가 닫았다. 마왕이 기술자의 안전 계획에 반대했다고 예상했나 보다. “그럼 어떻게 하실 겁니까?” “작은 물건부터 보내라. 돌아오는지 확인하고, 가져온 기록이 변했는지 비교한다. 사람은 마지막이다.” 우리는 접수실에서 오래된 나무 인형 하나를 찾았다. 한쪽 팔이 부러진 작은 병정이었다. 브람이 인형에 종이표를 매달았다. [시험 물품 1호. 외부 접수실 출발.] 인형을 내부 문틈으로 밀어 넣자 작은 금속음이 들렸다. 찰칵. 그리고 잠시 뒤 반대쪽 문 아래에서 인형이 다시 나왔다. 팔은 여전히 부러져 있었고, 종이표도 붙어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가 달랐다. 인형 가슴에 없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생일이 확인되지 않은 자.' 나는 얼굴을 굳혔다. 안내인이 말했었다. 관측소는 이름을 기다리던 장소였다고. 그렇다면 왜 물건에 사람의 신상 정보 같은 것을 적어 놓았을까? “이 기록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판단하지 마라.” 마렌이 먼저 말했다. “우연히 전하의 정보와 연결됐을 수도 있고, 내부 기계가 아무 대상에게나 같은 말을 붙이는 것일 수도 있어요.” 나는 인형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 말이 맞았다. 누군가 내가 읽기를 바라는 문장을 보여 준 것만으로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 그날 오후 접수실 난로 앞에서 브람이 엉뚱한 제안을 했다. “생일이 없는 사람의 생일을 새로 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 장치에도 새로운 날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고개를 들었다. “무슨 뜻이지?” “기계가 예전 날짜만 읽고 있으니, 지금 날짜와 다른 표시를 만들어 두자는 겁니다. 외부에서 확인하는 분명한 날짜요.” 라기스가 곧바로 반박했다. “그렇게 함부로 날짜를 덧붙이면 기록 충돌이 일어날 수 있어요.” 브람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내가 기계 안의 날짜를 바꾸자고 했습니까? 바깥에 표지판을 세우자는 거지.”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둘 다 맞는 말이다. 원본을 건드리지 않고 외부의 시계를 별도로 두는 건 어떤가?” 마렌이 손뼉을 쳤다. “좋아요. 현재 시각을 사람이 직접 확인하도록 하고, 관측소가 반환하는 시각과 비교해 보죠.” 우리는 작은 모래시계 세 개를 서로 다른 위치에 놓았다. 하나는 접수실, 하나는 계곡 입구, 하나는 헤딘이 남긴 붉은 줄 옆이었다. 그날 저녁 세 시계의 모래 양은 일치했다. 그 작은 사실이 얼마나 안심되는지 누가 알겠는가. 세상을 통째로 흔드는 예언보다, 세 사람이 같은 시간에 손을 흔들었다는 기록이 더 믿음직하게 느껴졌다. *** 저녁이 되자 마왕성에서 연락이 왔다. 미아가 통신석 앞에 작은 케이크를 올려 놓았다. 생일을 알 수 없는 나를 위해 레온이 생일잔치를 열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아빠! 후!” 레온이 케이크의 초를 가리켰다. “내가 없는 곳에서 왜 내 생일잔치를 하느냐?” “전하, 레온은 오늘을 지나면 또 다른 놀이에 빠질 거예요. 그냥 같이 웃어 주시면 되죠.” 미아가 말했다. 통신석 앞에서 나는 조용히 숨을 불었다. 불꽃은 화면 속에 있으니 꺼지지 않았다. 레온이 깔깔 웃었다. “아빠 못 해!” “마법을 쓰면 한순간인데.” “안 돼!” “알았다.” 나는 웃었다. 내가 모르는 과거는 여전히 많다. 내 생일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어쩌면 앞으로도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오늘 저 작은 인간이 축하하려는 대상이 나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때 관측소 바깥에서 종소리가 들렸다. 땡. 눈밭의 빈 종탑에서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부의 빈 날짜 한 칸이 푸른 빛을 내고 있었다. [미결 날짜 한 건 확인. 기원 서명 요청.] 나는 손가락을 화면에서 떼었다. 기원이라는 말은 달콤하다. 누구나 자기 시작을 알고 싶어 하니까. 그러나 나는 오늘만큼은 그 유혹을 따르지 않았다. “내 생일을 정할 권리는 네게 없다.” 그리고 레온에게 다시 웃어 보였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직접 돌아가서 촛불을 불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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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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