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증언을 듣는 일을 늦게 배웠다.
과거에는 죄인을 불러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할 때까지 심문했다. 상대가 침묵하면 유죄라고 했고, 말이 길어지면 변명이라고 했다. 참으로 효율적인 제도였다. 진실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점만 빼면.
북부에서 살아 돌아온 짐꾼이 마왕성으로 오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바르톨은 즉시 말을 준비했다.
“전하, 호송해 오겠습니다.”
“호송이라니?”
“증인을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
“그 사람이 오기 싫다고 했지?”
“예.”
“그럼 우리가 가든가, 그가 믿는 사람을 보내든가 해야지.”
바르톨은 잠시 내 얼굴을 살폈다.
“전하께서 이렇게까지 사람의 말을 기다리실 줄은 몰랐습니다.”
“나도 그렇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
짐꾼의 이름은 오렌이었다.
그는 북부 교역로의 작은 여관에 머물고 있었다. 왼쪽 다리를 절었고, 눈 위에 뿌려지는 소금 냄새를 유난히 싫어했다. 헤딘이 그를 찾아갔을 때 오렌은 자신이 미친 사람 취급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통신석을 통해 먼저 목소리만 전했다.
“나는 마왕 카르딘이다. 네가 말하지 않을 권리도 존중하겠다. 다만 북쪽에서 누군가 다칠 수 있다면 확인할 단서를 알고 싶다.”
오렌이 말없이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났다.
“마왕은 원하는 걸 빼앗는다고 들었는데요.”
“대체로 그랬다.”
“지금은 아닙니까?”
“적어도 오늘 네 이야기에는 그러지 않겠다.”
그는 한참 뒤 여관 주인의 입회하에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우리는 통신석을 탁자 중앙에 놓고 서로의 얼굴을 비추지 않기로 했다. 오렌이 먼저 요구한 조건이었다.
“관측소로 짐을 날랐습니다.”
오렌은 입을 열자마자 차갑게 말했다.
“무슨 짐이었지?”
“식량과 장작. 그리고 빈 요람 한 개요.”
나는 손끝에 힘을 주었다.
빈 요람.
그 물건 때문에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북쪽의 요람이 시각시 장치와 같은 기능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왜 빈 요람을 실었나?”
“배달 문서에 적혀 있었으니까요. 제가 확인한 건 나무가 단단하다는 것뿐입니다.”
오렌의 대답은 좋았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실을 꾸며 내지 않았다.
“그럼 관측소까지 갔느냐?”
“계곡의 입구까지만요. 흰 외투를 입은 관리가 마차를 인수했습니다. 그 사람은 요람을 보더니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자리를 마련했군’이라고 했어요.”
가슴속에서 오래된 분노가 끓었다.
나는 목소리를 낮췄다.
“돌아오는 길에는?”
“눈보라가 쳤습니다. 말 두 마리가 넘어졌고, 저는 장작을 떨어뜨렸어요. 그런데 마차가 갑자기 계곡 바깥에 있었습니다. 해가 뜬 줄 알았더니 해는 전날 위치에 있었고요.”
“시계가 거꾸로 갔다는 건가?”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가 있었던 하루가 다른 사람들한테는 없는 것처럼 됐어요.”
나는 그 차이를 기억해 두었다. 경험을 들은 사람의 언어가 기록자의 언어로 바뀌는 순간부터, 진실은 다른 모양이 된다.
“계곡 안에서 누굴 보았나?”
오렌이 침묵했다.
“말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 목소리를 들었어요.”
그는 거의 속삭였다.
“하지만 울음소리는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아이에게 계속 이름을 읽어 줬어요. 한 번씩 읽고, 다시 지우고, 다시 읽었습니다.”
“어떤 이름?”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카르…… 같은 소리였고, 나중에는 영이라고 들렸어요.”
내 심장이 뛰었다.
바르톨이 곁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나는 손바닥을 들어 막았다. 증인이 말하기 전에 우리의 추측을 주입할 필요는 없었다.
“오렌. 이제 네 이야기 말고 몸 상태를 묻겠다. 다리의 상처는 언제 생겼지?”
“그날 마차가 미끄러지면서요. 아직도 아파요.”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 원한다면 기록에는 가명을 쓰자.”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말해라.”
“제 하루가 없었다고 적지 마세요. 저는 정말 그곳에 있었습니다.”
나는 즉시 대답했다.
“그렇게 적겠다.”
오렌의 말이 끝난 뒤 나는 그의 입원 여부가 마음에 걸렸다. 허리를 굽혀 짐을 나르던 시절에 다친 다리라고 생각했는데, 아픈 곳이 바뀌었다는 설명이었다.
“어떤 때 가장 아프냐?”
“종소리가 들릴 때요.”
“종소리와 상처가 관계있다는 뜻인가?”
“그런 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냥 그때 아프다고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가 자신의 몸을 설명하려고 애쓸수록 우리의 해석이 늘어났다. 여기까지가 실제로 겪은 일인지, 그 뒤부터가 조사단이 만든 이야기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
“마렌, 보고서는 세 칸으로 나누어라.”
“어떻게요?”
“오렌이 직접 겪은 것, 우리가 확인한 것, 아직 추측인 것.”
바르톨은 곧바로 기록했다. 몇 해 전의 나라면 '범인이 누구인지'라는 칸부터 만들었을 텐데, 지금은 다른 세 칸이 먼저였다.
통신을 끊으려던 순간 오렌이 낮게 불렀다.
“마왕님.”
“듣고 있다.”
“혹시 그 관측소에 가시게 되면, 제가 떨어뜨린 장작 꾸러미가 있는지 봐 주실 수 있나요? 끈이 빨갛거든요.”
나는 예상하지 못한 부탁에 잠시 멈췄다.
“왜 그게 중요한가?”
“다른 건 다 꿈이라고 할 수 있어도, 그 장작은 제가 직접 묶었습니다. 제가 거기 있었다는 게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알겠다. 그리고 없어도 네가 그곳에 없었다는 뜻은 아니라고 적겠다.”
오렌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고맙다는 말이 들렸다.
***
그날 저녁 마왕성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레온이 가장 아끼는 푸른 곰이 사라진 것이다.
“아빠, 곰!”
녀석은 울먹이며 내 바짓자락을 붙잡았다. 나는 시각시의 온 장부를 뒤지는 것보다 더 다급하게 방 안을 살폈다. 침대 밑에는 없었다. 장난감 상자에도 없었다. 바르톨은 순식간에 열 명의 병사를 불러 세우려 했다.
“무장 수색대를…….”
“필요 없다.”
미아가 내게 손짓했다.
“오늘 레온이 곰을 마지막으로 안고 있던 곳부터 생각하세요.”
오렌의 말을 들었을 때와 똑같은 질문이었다. 판단보다 먼저 마지막 확인 장소를 찾는 것.
나는 식탁 옆 의자를 들여다봤다.
곰은 거기에 있었다. 냅킨을 덮어 쓰고, 작은 숟가락을 품에 안은 채.
“찾았다.”
레온은 곰을 꼭 껴안았다.
“안 갔어.”
“그래. 여기 있었어.”
그 말이 내게도 위안이 될 줄은 몰랐다.
북쪽 계곡에서 없어진 하루도, 시각시에서 지워진 이름도, 어딘가에 단서가 남아 있을지 모른다.
다만 사람을 장난감처럼 찾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
나는 그날 일기장에 두 문장을 나란히 적었다.
'오렌은 북부 관측소로 가는 길을 기억한다.'
'레온의 곰은 식탁 옆에 있었다.'
아무도 두 문장이 같은 페이지에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내게는 둘 다 잃어버린 것을 찾는 연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오렌이 기억해 낸 물건을 덧붙였다.
'흰 외투의 관리가 왼손에 검은 장갑을 끼고 있었다.'
나는 그 장갑을 본 적이 있었다.
나의 첫 번째 기억 속에서.
제102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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