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100화
PAYLUA ORIGINAL · 제100화

100화. 마왕의 두 손

회귀한 마왕의 육아일기 · 4,163자

오프라인 책장
나는 백 번째라는 숫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마왕이 되던 날에는 백 명의 신하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고, 첫 전쟁에서 백 개의 깃발을 빼앗았다. 그때 나는 숫자가 커질수록 위대해진다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 마왕성의 식탁에는 초 하나가 꽂힌 작은 빵이 놓여 있었다. 레온이 내 앞에서 손뼉을 쳤다. “아빠! 후!” “왜 불을 끄라는 것이냐?” 미아가 웃었다. “전하, 레온이 요즘 촛불 끄는 걸 좋아해요. 생일도 아닌데 벌써 다섯 번째로 하고 있어요.” “그럼 초를 매일 새로 사야 하나?” “그럴 필요는 없어요. 다시 켜면 되죠.” 레온은 작은 입술을 모았다. “후우!” 불꽃이 흔들렸지만 꺼지지 않았다. 나는 도와주려고 숨을 들이켰다가 멈췄다. 녀석은 스스로 해 보고 싶어 한다. 조금 기다려 주었다. 두 번째 시도에 불꽃이 꺼졌다. 레온은 세상을 정복한 것처럼 환호했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잘했다.” 그 순간 내가 본 것은 영웅의 승리도, 예언의 성취도 아니었다. 단지 자기 힘으로 촛불 하나를 끈 아이였다. 그런데도 나는 그 어떤 개선식보다 기뻤다. *** 중계탑 분리 작업이 끝난 지 사흘이 지났다. 관문과 시장, 시각시에서 매일 확인 보고가 올라왔다. 엘다는 제빵소에서 또 빵을 태웠고, 에데는 그녀와 다음 장날을 준비했다. 이안은 다리아와 집에서 지냈고, 나딘은 아이의 상처를 자주 확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치거나 열이 나는 등 이유가 있을 때만 진료하기로 했다는 뜻이었다. “전하, 아이가 안전합니다.” 바르톨은 기분 좋은 얼굴로 보고했다. “확인된 범위에서 그렇겠지.” 내가 답하자 그는 웃었다. “전하께서는 요즘 좋은 일에도 늘 말을 조심하십니다.” “좋은 일을 좋다고 말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어디까지 확인한 좋은 일인지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바르톨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그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 중이었다. 나는 마왕이니까. 마음만 먹으면 세상의 진실을 선언하는 권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선언이 얼마나 쉽게 남의 삶을 틀어쥐는지 여러 번 보았다. “그런데 전하, 이상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이지?” “시민들이 관문 쉼터에 색깔 다른 담요를 보내고 있습니다.” “좋은 일 아닌가?” “어떤 것은 노란색이고, 어떤 것은 분홍색입니다. 규격도 제각각입니다.” 나는 한참 바르톨을 바라보다 웃었다. “네가 그걸 불편해할 줄 알았다.” “군수 물품은 통일돼야 합니다.” “그건 군수 물품이 아니라 사람이 쓸 담요다. 씻을 수 있고 안전하면 됐다.” 바르톨은 종이에 적었다. '품목: 담요. 색상: 자유.' 나는 그 장부를 보며 생각했다. 이 작은 변화가 나에게는 대륙 하나를 정복한 것보다 어렵다. *** 오후에는 시각시에서 회의가 열렸다. 마렌과 로잘린, 라기스, 세브, 나딘이 차례로 보고했다. 후보 자동 등록 출력은 멈춰 있었다. 그러나 장치의 원본 관리자가 누구인지, 제8경로의 관찰창에 나타나던 존재가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세라크는 자신이 승인한 초기 설계의 사본을 제출했다. 우리는 원본과 차이를 대조하기로 했고, 그가 과거에 어떤 결정을 했는지 조사하는 일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럼 이제 귀환자들을 모두 집으로 보내면 되는 겁니까?” 새로 온 관리가 물었다. “누가 원해서 돌아가려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나는 대답했다. “돌아오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길이 필요하고, 아직 기다리겠다는 사람에게는 안전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관리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그럼 언제 완료되는 건지 알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럴 수도 있다.” 나는 창밖을 바라봤다. 시각시의 광장에서는 아이들이 작은 나무 수레를 밀며 뛰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며칠 전까지 귀환 대상 번호로만 기록되었던 아이도 있을 것이다. “남의 삶을 완료했다고 도장 찍는 일이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 그 말을 끝내자 회의장이 잠시 조용해졌다. *** 회의 후, 나는 일곱 번째 문의 관찰창 앞에 섰다. 루멜은 창 너머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무릎에는 낡은 인형이 올려져 있었다. “카르딘 아저씨.” “잘 지냈니?” “네. 지난번에는 잠깐 무서웠어요.” “작업 전에 위험을 설명하긴 했지만, 그 말을 들었다고 덜 무서워지는 건 아니지.” 루멜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번에는 제가 계속 여기 있고 싶다고 했을 때 아무도 문을 억지로 열지 않았어요.” 나는 그 말을 마음에 새겼다. “세라크는 아직도 네게 말을 걸고 싶어 한다.” “알아요.” “네가 원하면 편지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어. 지금 싫다면 그러지 않고.” 루멜은 한참 생각했다. “그럼 아빠가 쓰는 편지를 여기 맡겨 두기만 해 주세요. 제가 읽고 싶을 때 읽을게요.” “그렇게 하자.” 나는 그녀에게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보관 절차를 설명하고, 기록에 남겼다. 세라크가 편지를 썼다는 이유로 편지가 자동 전달되지 않도록 했다. 관찰창을 떠나려는데 루멜이 다시 불렀다. “아저씨.” “왜?” “밖에 나가게 되면 가장 먼저 뭘 해야 할까요?” 나는 잠깐 생각했다. 좋은 아버지는 어떤 말을 할까. 자유로운 세상이니 뛰어놀라고 해야 할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런 말도 결국 내가 정하는 일이었다. “네가 하고 싶은 것부터.” 루멜은 웃었다. “그럼 수프를 먹어 볼래요. 아주 천천히.” “나쁘지 않군.” 나는 그녀에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 마왕성으로 돌아온 밤, 나는 오래된 일기장을 꺼냈다. 처음 장에는 한 가지 목표만 적혀 있었다. '레온을 찾아내어 미래의 죽음을 막는다.' 그때 나는 아이를 없애면 내가 살아남으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숲에서 발견한 아기를 안고 돌아온 순간부터 계획은 바뀌었다. 다음 장에는 엉망이 된 기저귀 재고가 있었고, 그다음 장에는 우유를 식히는 방법이 적혀 있었다. 어느 날에는 아이가 처음으로 '아빠'라고 부른 사건을 왕국의 중대사처럼 기록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한 페이지에 이렇게 적었다. '예언의 후보 자동 등록을 중단했다. 귀환자의 기록을 확인된 범위에서 지켰다. 그러나 제8경로의 원본 관리자와 미래의 얼굴을 한 존재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레온은 오늘 촛불을 스스로 껐다.' 나는 두 문장을 나란히 놓고 바라봤다. 하나는 세계의 일이고, 하나는 우리 집의 일이다. 이상하게 이제는 둘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묻고 싶지 않았다. 레온이 내 곁으로 기어왔다. 푸른 곰의 귀가 또 풀려 있었다. “아빠. 고쳐.” 나는 실과 바늘을 꺼냈다. “이번에는 네가 잡고 있을래?” 녀석은 곰을 꼭 붙들었다. 나는 바늘이 아이 손에 닿지 않게 천천히 꿰매었다. 한 번 매듭을 잘못 묶어 다시 풀었다. 레온은 지루했는지 하품을 했다. “끝났다.” 녀석은 곰을 안고 내 무릎에 기대었다. “아빠, 좋아.” 그 짧은 말에 나는 한참 대답하지 못했다. 위대한 마왕에게 바치는 충성 맹세보다 훨씬 무거운 말이었다. “나도.” 나는 겨우 대답했다. “나도 네가 좋다.” *** 레온이 잠든 뒤 새로운 보고가 도착했다. 동쪽 관문에서 발견한 후보 등록 단말은 출력이 정지된 상태였다. 그러나 봉인된 회로 안쪽에는 이전까지 보이지 않던 주소 하나가 나타났다고 했다. [미등록 수신처: 북부 제로 관측소.] [처음 기록된 날: 카르딘 회귀 이전.] [보관 상태: 미확인.] 나는 종이를 다시 읽었다. 그 주소는 내가 알던 지도에 없었다. 내 회귀 이전에 기록됐다고 해서 그곳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오래된 이름 하나가 마음에 걸렸다. '제로.' 내 출생 기록에서 번호 영으로 불렸던 바로 그 숫자였다. 나는 아직 잠든 레온의 방문을 열지 않았다. 아이가 편안하게 자고 있다는 사실은 미아의 확인으로 충분했다. 대신 서재의 지도에 빈 종이 한 장을 붙였다. 나는 마왕이다. 그리고 이제는 아버지다. 누군가 나를 다시 예언의 가운데로 끌고 가려 한다면, 이번에는 혼자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동행할 사람에게 묻고, 다칠 사람에게 먼저 설명하고, 돌아가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기록할 것이다. 창밖의 두 달 아래, 붉은 별이 잠시 흐려졌다. 나는 일기장의 마지막 줄을 썼다. '백 번째 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행이다. 우리가 함께 살 내일이 남아 있으니까.'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00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00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