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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0화
PAYLUA ORIGINAL · 제60화

60화. 엄마, 늦어져도 알려 줄게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738자

오프라인 책장
정은희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확인한 사람은 나디아였다. 그녀는 민규가 가져온 녹음과 유리관을 살펴보고, 말소리 사이의 호흡과 종이 아래에 남은 손자국을 비교했다. 목소리를 흉내 내는 마법은 존재했다. 필체를 옮겨 쓰는 기록망도 존재했다. 그러나 여러 신호가 같은 시각에 다른 장치를 거쳐 남겨졌다면, 적어도 그 공간에서 누군가 실제로 반응하고 있다는 가능성은 높아졌다. “아직 완전한 확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나디아가 말했다. “그렇다고 더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상태를 확인하고 신속히 구조할 계획을 세워야 해요.” 민규는 그녀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그러나 그는 밤새 차분히 공구를 정리했다. 손전등의 충전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줄의 매듭을 다시 묶고, 바르트가 만든 임시 발판의 나사를 조였다. 그런 일들이 그의 마음을 덜 흔들리게 했다. “아저씨.” 루카가 새벽에 찾아왔다. “어머니를 데리고 나오면 다 끝나는 거죠?” 민규는 한참 생각했다. “내가 오래 기다린 일 하나는 끝나겠지. 하지만 안에 남은 사람들이 더 있다면 그들을 확인하는 일은 계속해야 해.” 루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누나를 찾아냈을 때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올 줄 알았다. 실제로는 누나가 밤마다 악몽을 꾸었고, 둘이 함께 살아가는 생활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그래도 누나가 돌아온 건 분명히 좋은 일이었다. 그 기쁨을 부정할 필요는 없었다. 두 번째 진입 계획은 전날과 달랐다. 치료실 문을 바깥에서 열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옛 보건실의 북쪽 창문과 연결된 환기 통로를 임시 출구로 사용하기로 했다. 바르트는 제분소의 수압을 이용해 환기구 안의 공기를 바깥으로 일정하게 흘리게 만들었다. 셀레나는 통로의 시간차를 관찰했고, 케스는 중앙 소거 명령이 구조 작업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검증 보류를 연장했다. 오르반은 회의에서 한 번도 말하지 않은 사실을 털어놨다. 삼십 년 전 그는 동쪽 문을 닫은 뒤 아래쪽 환기 통로로 구조대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보고서를 수정하라는 총국의 압박을 받았고, 구조 인원 세 명만 확인했다는 잘못된 숫자를 믿었다. 그 뒤로 그는 수동 열쇠를 목에 걸고 있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오늘은 밖에서 문을 붙잡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필요하면 평의회에 내 책임을 밝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네.” “이미 밝히셨습니다.” 민규가 대답했다. “오늘은 책임을 행동으로 보여 주세요.” 문을 열기 전, 민규는 안쪽의 정은희에게 계획을 설명했다. 종이를 환기구로 보내고, 상대가 직접 읽은 뒤 동의하면 작은 신호를 돌려보내도록 했다. 그 문장에는 ‘반드시 나오라’는 명령이 없었다. 안쪽에 환자가 있다면 함께 살펴보고, 우선순위를 다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은희는 짧게 답했다. [아이 하나는 이미 나갔어요. 다른 아이는 아직 제 옆에 있습니다. 셋째는 환자가 아니라, 사람을 지키라고 붙여 둔 기록이에요. 그 아이도 그냥 두고 싶지 않아요.] 민규는 문장을 셀레나에게 보여 주었다. 셀레나는 눈을 감았다가 뜨며 말했다. “어린 민규의 모습이 사람이 아니라 기록에서 생긴 역할일 수 있어요.” “그 아이가 사람처럼 말하고 무서워한다면, 누군가의 역할이라는 이유로 버릴 순 없죠.” “맞아요. 하지만 데려오는 방법은 별도로 확인해야 해요.” 그들은 구조 대상 세 가지를 구분했다. 정은희는 실제로 접촉된 성인, 치료실 안쪽의 어린이는 신분 미확인 대상, 그리고 기록망에 연결된 ‘근무 중인 아이’는 의식 있는 존재인지 아직 알 수 없는 대상이었다. 세 존재를 하나의 이름 아래 합치지 않았다. 사람이라고 부를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시하지도 않았다. 오후 두 시, 학교 복도에는 필요한 인원만 남았다. 나디아는 따뜻한 침대를 준비했고, 미라는 밖의 상황을 기록했다. 루카는 무전기 앞에 앉아 목소리가 끊기면 어디로 먼저 달려가야 하는지 표를 붙였다. 하른은 수동 열쇠 아래의 흠집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바깥 경비대에게 문이 닫힐 때의 신호를 설명했다. 민규와 셀레나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환기 통로는 전날보다 넓어져 있었다. 바닥에는 붉은 실로 묶은 매듭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타났다. 누군가 안쪽에서 밖으로 길을 표시해 놓은 것이다. 민규는 그 실을 알아봤다. 어머니가 오래된 장갑을 꿰맬 때 쓰던 색이었다. 치료실 문 앞에서 그가 말했다. “정은희 씨. 밖에서 오신 분들이 준비됐습니다. 원하시면 같이 나갈 수 있어요.” 문 안쪽에서 가볍게 발걸음이 났다. 문은 이번에는 걸리지 않았다. 조금 열린 틈 사이로 여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머리카락에는 은빛이 거의 없었고, 목소리도 기억 속의 그대로였다. 그러나 눈가에는 며칠을 잠들지 못한 사람의 피로가 깊게 내려앉아 있었다. 민규는 어머니를 바로 끌어안지 않았다. 안쪽의 시간과 바깥의 시간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없었다. 어머니도 문 앞의 어른을 낯설게 바라봤다. 그 시선이 그의 왼쪽 눈썹 끝 작은 흉터에 멈췄다. “민규야?” 그는 어릴 때의 자신이 듣던 목소리로 대답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그의 목소리는 낮아졌고 손도 훨씬 커졌다. “네, 엄마. 늦어져도 알려 주겠다고 했잖아요.” 정은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몇 번이나 아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마치 꿈속에서 너무 오래 찾던 사람을 깨울까 봐 조심하는 듯했다. 민규는 손을 내밀었다. 어머니가 그 손을 잡자 손바닥의 체온이 전해졌다. 따뜻했다. “그런데 안쪽에 아이가 하나 더 있다고 하셨죠?” 그가 물었다. 은희는 뒤를 돌아봤다. 침대 끝에 열 살짜리 소년이 앉아 있었다. 소년은 민규와 닮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눈동자는 희미한 잿빛이었고 오른손에 붉은 실이 묶여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엄마, 저는 이제 어떻게 해요?” 은희는 소년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혔다. “네가 뭘 하고 싶은지 말해 줘. 다른 누군가를 대신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야.” 소년은 한참 망설이다 대답했다. “저도 밖의 하늘을 보고 싶어요.” 셀레나는 마력 측정기를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소년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분석하는 일보다 지금 그가 문을 건널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급했다. 그녀는 소년에게 간단한 종이별을 건넸다. 소년이 그것을 손으로 잡자 별이 잠깐 흐려졌다가 다시 모였다. “통로를 지나갈 수는 있어요.” 셀레나가 말했다. “다만 바깥에서도 같은 상태를 유지할지는 모릅니다.” 민규는 구조 순서를 바꿨다. 어머니를 먼저 안전한 출구로 안내하고, 자신과 셀레나는 소년을 뒤따라 데려가기로 했다. 은희는 한때처럼 마지막에 나가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민규가 고개를 저었다. “엄마, 다른 사람이 확인하고 있어요. 혼자 마지막까지 남을 이유가 없어요.” 그 말에 은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좁은 환기 통로를 지나 바깥으로 나가자 나디아가 먼저 손을 잡았다. 의료진은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도왔고, 오르반은 문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는 오래된 사과를 꺼내려다 참았다. 지금은 은희가 바깥의 공기를 마시는 시간이 먼저였다. 민규는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소년은 그 손을 잡기 전에 물었다. “아저씨도 정민규예요?” “응.” “그럼 제가 나오면 아저씨 이름이 없어지나요?” “아직 모르겠어.” 민규가 말했다. “그래서 우리 둘 다 확인하면서 나가려는 거야. 누군가의 이름을 빼앗아서는 안 되니까.” 소년은 깊이 숨을 쉬었다. 그는 밖으로 걸어 나왔다. 문턱을 넘는 순간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쳤다. 하지만 민규의 이름표도, 소년의 종이별도 사라지지 않았다. 밖에서는 루카가 손으로 들어온 사람의 수를 세고 있었다. 하나, 둘, 셋. 셀레나와 민규, 소년이 차례로 돌아왔다. 먼저 나온 은희까지 포함하면 구조 대상은 둘이었다. 나디아가 곧바로 모두의 상태를 확인했다. 은희는 탈수와 극심한 피로가 있었지만 의식이 명료했다. 소년은 체온을 잴 수 없었고 햇빛 속에서 모습이 옅어졌다. 그래도 소년은 자기 발로 서서 창밖을 바라봤다. “하늘이 진짜 움직여요.” 그가 말했다. 은희가 민규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얼마나 지났니?” 민규는 숨을 고르고 대답했다. “삼십 년이요, 엄마.” 그녀는 입술을 벌렸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민규는 그 침묵을 억지로 채우지 않았다. 수많은 계절이 지나갔다는 사실을 사람 하나가 한순간에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어머니가 손을 놓을 때까지 기다렸다. 저녁 무렵, 학교 종탑에서 모든 시계가 동시에 움직였다. 삼십 년 동안 멈췄던 두 시 십칠 분의 바늘이 다음 분으로 넘어갔다. 바깥에서는 사람들이 작은 박수를 쳤다.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피로한 얼굴로 웃었다. 케스는 그 장면을 보며 소거 명령서에 취소 표시를 했다. 그러나 명령서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검은 우산 속에서 작은 편지가 한 장 떨어졌다. 여동생이 어린 시절 쓰던 글씨였다. [오빠, 그 문이 열린 건 알아. 하지만 나를 찾으러 오기 전에 누가 처음 학교를 옮겼는지부터 확인해.] 케스는 편지를 서둘러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민규에게 보여 주었다. 편지의 끝에는 낯선 학교 문양이 있었다. 그동안 누구도 보지 못했던, 국화 꽃잎이 아홉 장 달린 문양이었다. 구출 뒤 처음 열린 저녁 식사는 평소보다 조용했다. 학생들은 대피소에서 돌아오는 중이었고, 마을 주방에는 나디아가 끓인 수프와 미라가 가져온 빵이 놓여 있었다. 정은희는 수프를 천천히 떠먹었다. 스푼을 드는 동작이 어색한 건 아니었다. 다만 창밖의 자동차와 낯선 간판, 성인이 된 아들이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알려 주고 있었다. “정말 삼십 년이니?” 그녀가 다시 물었다. “네.” 민규가 대답했다. “그동안 바깥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어요. 천천히 얘기해 줄게요.” 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버지는…” 민규는 대답하기 전에 잠깐 물을 마셨다. 어린 시절 가족의 일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없었다. 그는 지금 말할 수 있는 사실만 짧게 전했다. 누가 어디에서 살았는지, 누가 그를 도왔는지,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며 지냈는지. 은희는 중간중간 질문했지만 서둘러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놓친 세월을 하루 만에 되찾을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듯했다. 옆방에서는 열 살 소년이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밖에서 잠시 모습을 유지했다가 그림자가 흐려지곤 했다. 셀레나는 안쪽의 명령을 완전히 끊지 않는 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디아는 소년을 시험대에 올리지 않고 따뜻한 담요를 줬다. 소년의 어깨에는 담요가 걸렸다. 그가 물건을 잡고 있는 동안은 몸의 경계가 조금 더 분명해졌다. “저도 밥을 먹으면 되나요?” 소년이 물었다. “먹을 수 있는지 천천히 확인해 보자.” 나디아가 말했다. “못 먹는다고 이상한 건 아니야.” 소년은 수프를 조금 떠먹으려 했지만 숟가락이 입술을 통과했다. 그 순간 그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미라가 다른 방법을 제안했다. 종이별을 접으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손끝에서 종이가 움직이는 동안 소년은 불안해하지 않았다. “밥을 못 먹어도 같이 저녁을 보낼 수 있네.” 소년이 말했다. 루카가 옆에 앉았다. “나도 오늘은 파이를 못 먹어. 내가 구운 건 타 버렸거든.” 둘은 서툰 농담에 웃었다. 민규는 문밖에서 그 모습을 보았다. 자신을 닮은 아이에게 어떤 이름을 줘야 하는지 아직 몰랐다. 그러나 적어도 그 아이가 한 사람의 일을 대신하기 위해 다시 종탑에 갇히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에일라는 그날의 출입 기록을 두 벌로 만들었다. 하나는 공식 구조 보고서였고, 다른 하나는 실종자와 가족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사본이었다. 사고 당시처럼 설명 없이 사건을 종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은희는 서명하기 전에 ‘실제 출입 확인’이라는 문장을 두 번 읽었다. 그리고 옆에 작은 글씨로 덧붙였다. [구조 과정에서 동행한 아이의 신원은 계속 확인할 것. 그 아이가 스스로 원하지 않는 역할을 맡기지 말 것.] 민규는 어머니의 글씨를 읽고 조용히 웃었다. 삼십 년 전에도 같은 부탁을 했던 사람이라면, 오늘도 똑같은 곳을 먼저 바라보고 있었다. 케스는 해 질 무렵 동생의 사진을 다시 꺼냈다. 그는 별이 여덟 개 수놓인 손수건을 펼쳐 보였다. 아이들이 있던 학교에서 여덟 번째 별만 빠진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오늘 은희 씨를 구했다고 해서 총국의 사고 조사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그는 말했다. “내 여동생과 다른 실종자도 찾겠습니다.” “함께 방법을 찾읍시다.” 민규가 말했다. “다만 우선은 오늘 나온 사람들부터 쉬게 해야겠죠.” 케스는 손수건을 접었다. 그는 자신이 수십 년 동안 처음으로 하나의 구조 작업을 끝까지 지켜본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록을 봉인하고 돌아가는 대신, 실제로 문 밖으로 걸어 나오는 사람을 확인했다. 그 장면은 어떤 공식 도장보다 선명하게 남을 것 같았다. 그날 밤 민규는 어머니의 병상 옆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은희는 손끝으로 아들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어린 시절보다 거칠어진 머리카락이 낯설었지만, 피곤하면 입술을 조금 내미는 버릇은 같았다. 복도의 그림자 속에서는 열 살 소년이 종이별을 조심스럽게 접고 있었다. 소년은 이번에는 누구의 경비복도 입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별의 안쪽에 새 문장이 나타났다. [첫 번째 정민규 귀환 확인. 두 번째 정민규의 출생 기록 조회 시작.] 소년은 종이를 다시 접었다. 자기의 이름을 빼앗으려는 문구인지, 이제야 자신이 누구였는지 알려 주려는 문구인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는 병실 문밖에 서서 조용히 물었다. “아저씨, 저는 언제 태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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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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