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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48화
PAYLUA ORIGINAL · 제48화

48화. 미라의 세 번째 문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188자

오프라인 책장
오래된 우물은 마을 광장 남쪽에 있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람들은 우물을 덮고 그 위에 작은 화단을 만들었다. 봄이면 꽃이 피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흙이 마르고 잡초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바르트는 화단 가장자리를 살피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 아래는 텅 비어 있을 가능성이 크오. 그렇다고 판을 치우자마자 사람이 내려갈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는 진동계를 땅에 놓고 작은 망치로 주변의 돌을 두드렸다. 진동이 돌아오는 시간을 비교하자 화단 아래에 둥근 공간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깊었다. 셀레나는 마법으로 아래를 비추려 했지만 그 빛이 반쯤 내려가다가 옆으로 꺾였다. “길이 두 개로 갈라져 있어요.” “하나는 실제 우물이고, 다른 하나는 날짜가 겹치는 통로겠군요.” 민규가 말했다. 그들은 화단을 통째로 뜯지 않았다. 작업 허가를 받은 뒤 한쪽 작은 판만 들어 올렸다. 그 안에 오래된 금속 고리가 있었다. 고리에는 세 번 두드리고 두 번 멈추는 구조 신호가 새겨져 있었다. 하른은 그 모양을 보자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기억납니다. 이 우물은 피난동 바깥의 환기구였어요. 누군가 안쪽에서 도움을 청하면 경비원이 여기로 와서 바람이 통하는지 확인했지요.” “왜 폐쇄했습니까?” “사고 후에 제가 맡았던 근무표에서 사라졌습니다. 명부에 없는 시설은 점검하지 않아도 된다고 들었어요.” 하른은 자기 말을 끝내고 얼굴을 붉혔다. 더 빨리 기억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운 듯했다. 민규는 그에게 책임을 몰지 않았다. 삼십 년 동안 누군가의 이름으로 일하게 만들었던 시스템이 가장 먼저 고쳐져야 했다. 우물 아래로 카메라를 내리자 둥근 벽을 따라 작은 문 세 개가 나타났다. 첫 번째 문은 녹슬어 움직이지 않았고, 두 번째에는 '어제'라는 글씨가 있었다. 세 번째는 아무 표식도 없었다. 하지만 작은 구멍 둘이 문 가장자리에 나란히 뚫려 있었다. 공기실에서 보았던 피리 구멍과 비슷했다. “누나가 보낸 지도의 세 번째 문이에요!” 루카가 외쳤다. 민규는 그 흥분을 이해했다. 그러나 곧바로 문을 열지는 않았다. 우물 아래에 독한 가스가 고였을 수도 있었다. 바르트가 공기를 채취하고 마레가 사람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했다. 정상 수치가 나올 때까지 모두가 기다렸다. 루카는 기다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친구들은 마을 광장으로 대피해 있었고, 학교 종탑만이 검은 안개 속에서 조금씩 흐려졌다. 시간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주머니에서 누나의 편지를 꺼내 여러 번 읽었다. “누나는 우물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안쪽에서 바람의 방향을 따라가 봤을 수도 있겠지. 네 누나는 위험한 곳에서도 사람들을 챙기고 있었어.” “제가 밖에 나와서 누나만 그런 일을 하는 것 같아요.” “미라가 네게 바라는 일이 꼭 같은 곳에 있는 건 아닐 거야.” 루카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우물 아래에서 조그만 소리가 났다. 쇠를 두드리는 소리였다. 세 번, 두 번. 이어서 두 번 빠르게, 한 번 길게, 다시 두 번 빠르게. 미라의 비밀 박자였다. “누나!” 루카가 외쳤다. 민규는 작은 스피커를 통해 물었다. “안쪽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 주세요. 이름을 말하기 어렵다면 지금 안전한지부터 말씀해 주세요.” 잠시 뒤 어린 여자 목소리가 흘렀다. “우리는 셋이에요. 한 사람은 다리가 아파요. 물은 조금 있고, 바람은 들어와요.” “지금 이동할 수 있습니까?”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이 자꾸 바뀌어요. 어제의 문은 세 번 열렸고, 오늘의 문은 아직 안 열렸어요.” 셀레나는 손에 쥔 피리와 녹음 장치를 연결했다. 피리에서 구조 신호를 내보내자 세 번째 문 위에 작은 등이 켜졌다. 하지만 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아래에 익숙한 글씨가 떠올랐다. [관리인 교대 확인 필요.] 하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가 다시 갇혀야 문이 열린다는 뜻일지도 몰랐다. 민규는 즉시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현재 근무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문을 열지 않겠습니다. 대신 구조 신호와 응답이 오가는지 확인하고 다른 장치를 조사하겠습니다.” 그는 통로 안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짧게 설명했다. 세 번째 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바깥에서는 환기를 확보하고 있으며, 준비되는 즉시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 안쪽의 여자 목소리는 조금 떨렸지만 또렷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우리도 여기서 서로를 확인할게요.” 두 번째 문과 세 번째 문을 조사하던 중 작은 문제가 생겼다. 카메라에 비치는 우물 벽의 색이 계속 달라졌던 것이다. 바르트는 모니터가 고장 난 줄 알고 케이블을 새것으로 바꿨다. 그러나 흰 벽은 회색으로, 회색 벽은 갑자기 녹슨 철판으로 바뀌었다. 카메라를 완전히 꺼 두었다가 다시 켜도 마찬가지였다. 민규는 여러 장비를 바꿔 보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그는 벽의 특정 지점에 작은 금속 고리를 비추고, 그 고리가 움직이는지 살폈다. 벽의 색이 달라져도 고리의 위치는 그대로였다. 건물의 표면만 다른 날짜의 모습으로 바뀌고, 고정된 부분은 남아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리에 줄을 걸 수 있겠군요.” 바르트가 말했다. “그 전에 고리가 하중을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바르트는 작은 무게추를 달아 시험했다. 고리는 처음엔 잘 버텼지만 조금씩 앞으로 밀려났다. 벽 안쪽이 단단한 돌이 아니라 얇은 판으로 돼 있는 듯했다. 이 상태에서 사람이 줄에 매달리면 벽이 뜯겨 나갈 수 있었다. “아깝군.” 바르트가 입맛을 다셨다. “위험한 걸 미리 알게 됐으니 아깝지 않습니다.” 민규가 답했다. 그들은 대신 화단 아래의 단단한 기초에 별도의 고정점을 만들기로 했다. 작업은 느렸지만, 미라가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길이 생길 경우 필요할 준비였다. 바르트는 볼트를 조이면서 루카에게 말했다. “땅속 길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몸이 먼저 위험을 알 때가 있지. 그래서 나는 늘 줄을 두 개 묶는다네. 하나는 사람을 지키고, 하나는 첫 번째 줄이 끊어졌을 때를 위해서지.” 루카는 자신이 누나에게 보낸 편지들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누나를 빨리 데려오라고만 적었다. 이제는 나가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고 길을 준비하는 어른들의 손을 지켜보았다. 빨리 구조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였지만, 무리하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아저씨는 왜 이렇게 많은 걸 확인하세요?” 루카가 물었다. “예전에 확인하지 않아서 다친 사람이 있었거든.” 민규가 답했다. “학교에 오기 전에도요?” “응. 내가 일하던 공장에서 한 번은 자동문이 갑자기 닫혔어. 센서만 믿고 있던 사람이 크게 다칠 뻔했지. 그 뒤로 나는 문을 고칠 때 손잡이와 바닥까지 다 보게 됐어.” “그래서 마법학교에서도 경비원을 하는군요.” “사실 그때는 여기가 이런 곳인 줄 몰랐어. 공고에 숙식 제공이라고 적혀 있더라고.” “아저씨가 속았네!” 루카가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민규도 피식 웃었다. 자신이 이곳으로 오게 된 이유를 생각하면 터무니없기도 했다. 경비원 채용 공고 하나가 삼십 년 전의 수수께끼로 이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마레는 우물 아래에서 들리는 목소리들을 조심스럽게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미라의 편지를 통해 실종자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는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녹음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녹음하지 않았다. 그 대신 들은 내용과 확인 시각만 적었다. “안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몸이 아픈 곳이 있는지 물어보세요.” 마레가 말했다. 민규가 그 질문을 전하자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답이 왔다. 다리가 아픈 아이가 있고, 다른 한 명은 며칠째 잘 먹지 못했다는 말이었다. 무리하게 이동하면 위험할 수 있었다. 마레는 필요한 약품을 작은 방수 통에 담았다. 그 통이 문 아래로 들어갈지 확인하기 위해 같은 크기의 나무 상자로 먼저 시험했다. 시험 상자는 반쯤 들어갔다가 멈췄다. 틈이 생각보다 좁았던 것이다. 바르트는 통의 크기를 바꾸었다. 두 번째 상자는 무사히 통과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안쪽에서 상자가 움직인 속도와 바깥에서 관찰한 속도가 일치하지 않았다. 단순히 좁은 문 때문은 아닌 듯했다. “안쪽의 시간은 아직 우리와 다르게 흐르는군요.” 셀레나가 말했다. “그렇다면 약을 보낼 때도 조심해야겠네요.” 마레가 답했다. “우리가 보낸 시간이 안쪽의 복용 간격과 같지 않을 수 있으니까.” 마레는 사람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약을 함부로 보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상처를 고정할 수 있는 붕대와 깨끗한 물, 보온용 천부터 보냈다. 안쪽에서는 상자에 감긴 작은 실을 당겨 잘 받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바르트는 우물 옆에 앉아 땀을 닦았다. 그는 생각보다 침착하게 작업을 이어 갔다. 하지만 민규는 그의 손이 종종 떨리는 것을 알아챘다. 바르트의 부인이 얼마 전 집을 잃어버릴 뻔했었다. 그때의 두려움이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쉬실 수 있습니까?” 민규가 물었다. “조금만 더 하면 되오.” “지금 쉬는 게 작업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바르트는 고집을 부리려다 자신의 손을 보았다. 장갑 아래에 물집이 잡혀 있었다. 그는 도구를 내려놓고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나디아가 따뜻한 차를 건네자 입술이 조금 풀렸다. “이상하군. 누구 하나 구하겠다고 모여서 하는 일이 자꾸 쉬라는 말뿐이오.” “쉬지 않으면 구조하다 다치니까요.” 나디아가 답했다. “저희도 사람이에요.” 그때 학교 쪽에서 큰 시곗바늘 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던 종탑의 그림자가 우물 옆까지 길게 뻗어 있었다. 그림자는 해가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로 자랐다. 바르트는 즉시 작업을 멈추고 그림자의 끝을 표시했다. “이게 우리에게 도착하면 어떻게 됩니까?” 루카가 물었다. 민규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손전등을 켜고 그림자의 끝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잰 뒤 작업대에 시간을 적었다. 예측할 수 있는 일이 하나라도 늘어나면, 막연한 공포보다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생긴다. 그때 미라가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었다. 편지보다 한층 성숙한 목소리였다. “루카, 나 들리니?” “누나!” “엄마한테 내가 늦는다고 말해 줘. 그리고 너 혼자 내려오지 마.” 루카는 울먹이며 웃었다. “알았어. 나도 지금까지 참았거든. 근데 누나, 누나가 왜 문을 열어 주는 사람이 됐어?” “누군가는 길을 그려야 하니까.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 먼저 그려 놓은 길이 있더라.” “정민규 아저씨?” “그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 안쪽에는 그 이름에 반응하는 장치가 있어.” 민규는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이 많았지만 남매가 처음 목소리를 듣는 순간을 빼앗고 싶지 않았다. 미라는 루카에게 사과 파이를 먹고 싶다고 말했고, 루카는 꼭 직접 구워 주겠다고 했다. 민규가 아무 말 없이 웃자 루카는 얼른 그에게 등을 돌렸다. 통화가 끝날 무렵 미라가 조용히 말했다. “아저씨. 거울 속 아이를 봤죠?” “봤어. 너도 알고 있니?” “그 애가 우리한테 계속 종이를 보내 줬어요. 그런데 그 애는 자기가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해요.” 민규는 답을 서두르지 않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울면 눈물은 나는데 배가 고프지 않대요. 잠도 자지 않는데 매일 밤 근무가 끝나길 기다리고요. 종이가 찢어지면 몸이 아프다고 했어요.” 민규는 서기관을 돌아봤다. 문서에서 시작된 존재라는 그의 설명이 떠올랐다. 거울 속 아이도 누군가를 대신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미라가 보내온 정보는 아이가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했다. “그 애가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싶다고 하니?” 민규가 물었다. “집에 가고 싶대요. 그런데 집을 모른대요.” 안쪽 통로에서 바람이 강해졌다. 우물 아래의 등이 붉게 바뀌었다. 글씨가 새로 나타났다. [교대 미완료. 대체 관리인 탐색 중.] 민규는 카메라 화면을 확대했다. 세 번째 문 앞에 비친 그림자가 두 개였다. 하나는 미라와 동료들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 안쪽에서 바깥으로 길게 뻗어 나왔다. 그 그림자에는 모자가 없었다. 대신 작은 아이가 쓴 후드가 보였다. “하른 씨.” 민규가 말했다. “한 번만 확인해 주세요. 저 그림자의 자세가 당신이 근무하던 때와 비슷합니까?” 하른은 오래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저건 경비원이 아닙니다. 누군가 경비원을 기다리던 아이예요.” 그 말이 끝나는 순간 문 아래에서 흰 종이 한 장이 나왔다. 아이의 글씨였다. [저는 근무를 끝내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퇴근하면 학교가 없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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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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