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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40화
PAYLUA ORIGINAL · 제40화

40화. 이름 없이 돌아온 첫 번째 아이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413자

오프라인 책장
작은 문을 열어도 되는지에 대한 답은 누구도 대신 내릴 수 없었다. 첫 번째 두드림은 분명히 ‘나가고 싶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뒤이어 들린 수십 개의 두드림이 모두 같은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너무 오래 좁은 공간에 갇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문이 열리는 순간 모두가 밀려 나오면 구조가 아니라 또 다른 사고가 벌어진다. 민규는 사람들을 모아 공기실 앞에 작은 작업대를 만들었다. 바르트는 압력계를 맡았고, 셀레나는 마법이 아닌 물리적 통로의 너비를 먼저 확인했다. 마레는 어린아이와 부상자를 돌볼 공간을 준비했다. 루카는 통역 역할을 맡겠다고 했지만 민규는 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않았다. “네가 누나의 신호를 잘 아는 건 맞아. 그러나 네가 모든 소리를 맞혀야 할 이유는 없어.” “그럼 저도 구조대예요?” “지금은 신호를 확인하는 증인이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그만둬도 돼.” 루카는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손바닥에 종이 별 하나를 펴서 올려 두었다. 글씨가 작게 적혀 있었다. [나 여기 있어.] 민규는 먼저 그 말을 문 안으로 전달했다. 안쪽에서 두 번의 두드림이 돌아왔다. 첫 번째 구조 신호가 살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문을 여는 손잡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문틀 한쪽에 작은 붉은 숫자가 떠올랐다. [통행 인원 1. 귀환 인원 0.] “통행 인원이 하나로 고정돼 있네요.” 셀레나가 말했다. “그 아래에 있는 아이가 첫 번째로 확인된 대상이라는 뜻일 수도 있어요.” “그럼 다른 사람은?” 루카가 물었다. “다른 통로를 준비해야 하겠지.” 마레는 공기실 벽을 두드려 안쪽에서 반응하는 위치를 확인했다. 위치는 생각보다 넓게 흩어져 있었다. 열 명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작은 공간에서 서로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민규는 무리하게 하나의 출구로 모으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구역마다 신호를 보내 살아 있는 반응이 있는지 확인했다. 학교에서는 오르반이 학생들을 돕기 위해 다시 수업을 열었다. 마법 수업 대신 안전 신호를 익히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렸고, 교사들은 소리를 듣고 알맞은 대답을 했다. 세 번은 ‘찾았다’, 두 번은 ‘확인해 달라’. 교실 바깥에는 루카가 쓴 큰 글씨가 붙었다. [모르는 소리가 들리면 겁내지 말고 어른과 함께 확인하기. 혼자 따라가지 않기.] 하른은 그 문구를 오래 바라봤다. 자신이 삼십 년 동안 했어야 할 일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교대자를 모집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소리를 내면 응답하고 위험한 통로를 함께 확인하는 것. 그의 오래된 근무 시간이 한 줄씩 짧아질 때마다 몸의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 저녁 무렵 첫 번째 문틀의 압력이 안정됐다. 바르트가 수치를 읽으며 말했다. “천천히 한 뼘씩 열 수 있소. 필요하면 즉시 닫을 수 있게 손잡이에 걸쇠를 달아 뒀지.” “안쪽에서 사람이 밀면요?” “밀어도 갑자기 크게 열리지 않아. 그 대신 바깥에서 걸쇠를 쓸 때 손가락을 다치지 않게 감아 뒀소.” 민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손잡이 앞에 엎드려 있지 않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줄을 당겼다. 처음 열렸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먼지 냄새도, 오래된 바람 소리도 없었다. 마치 문 안쪽의 공간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들리십니까?” 민규가 말했다. “밖은 안전합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낮은 신발 끄는 소리가 났다. 이윽고 작은 손이 문틈으로 나왔다. 손에는 종이 별 하나가 있었다. 별의 끝은 젖어 있었고, 손가락 끝에는 검은 잉크가 묻어 있었다. 민규는 손을 뻗다가 멈췄다. 끌어당기면 손목을 다치게 할 수 있었다. 그는 바닥에 작은 널빤지를 밀어 넣었다. 안쪽의 아이가 올라설 수 있도록 평평한 발판이었다. “여기까지 나오면 됩니다. 힘들면 잠깐 앉아 있어도 괜찮아요.” 그 아이는 한 발, 또 한 발 움직였다. 나이는 일곱 살쯤으로 보였다. 낡은 외투를 입었고 머리카락에는 종이 조각이 붙어 있었다. 얼굴은 민규가 본 어린 시절의 사진 속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 아이는 빛이 두려운 듯 눈을 감았다. 마레가 먼저 담요를 덮어 주었다. 아이는 놀라 어깨를 움츠렸지만 도망치지는 않았다. 아이가 손에 쥔 종이 별을 내려놓지 못하자 마레는 그 물건을 빼앗지 않았다. 담요 밖으로 손이 나올 수 있도록 접어 주었을 뿐이었다. “이름을 말할 수 있니?” 오르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민규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이름을 묻지 마십시오. 본인이 편할 때 말하면 됩니다.” 아이는 몇 번 입을 움직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도 내 이름을 못 읽었어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여기서는 네가 보이고, 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아이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 아이는 담요에 얼굴을 묻은 채 오래도록 울었다. 마레는 아이의 등을 두드리지 않았다. 아이가 싫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옆에 앉아 조용히 따뜻한 물을 건넸다. 구조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문 안쪽에서 또 다른 소리가 났다. 미라의 비밀 박자였다. 루카가 눈을 크게 떴다. “누나!” 두 번 빠르게, 한 번 길게, 다시 두 번 빠르게. 그리고 멀리서 돌아오는 한 번의 길고 두 번 짧은 대답. 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미라는 아이를 밖으로 보냈지만 자신은 다른 사람들 곁에 남아 있었다. 민규가 나무판을 가져다 두드렸다. [첫 번째 아이 도착. 안전. 나머지도 차례대로 준비하겠습니다.] 답은 예상보다 빨리 왔다. [알았어요. 그런데 서기관을 믿어도 되나요?] 민규는 서기관을 돌아봤다. 그는 눈에 띄게 창백했다. 손에는 피리 열쇠가 들려 있었다. 열람회에서 그가 말한 것처럼, 자신은 문서에서 시작된 존재였다. 그런데 오늘은 자신이 만든 명단에 없던 아이 한 명이 그의 앞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미라가 당신을 믿어도 되냐고 묻습니다.” 민규가 말했다. 서기관은 입술을 움직였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는 자신을 믿으라는 말을 요구했다. 그러나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규칙을 사람들에게 따르라고 해 온 시간이 너무 길었다. “지금은…… 믿지 말라고 하십시오.” “왜요?” 루카가 물었다. “제가 아직 원래 명령을 누가 썼는지 모릅니다. 무엇을 지워야 하는지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도 완전히 모르겠습니다.” 민규는 그 대답을 미라에게 전했다. 잠시 뒤 새로운 문장이 돌아왔다. [좋아요. 그러면 함께 확인할 수 있겠네요.] 서기관은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민규는 그 변화를 알아봤다. 과오를 인정하는 일은 누군가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만큼이나 힘들 수 있었다. 다만 과오를 인정했다고 바로 신뢰를 돌려받는 것은 아니었다. 다음 행동이 필요했다. 구조된 아이가 처음으로 따뜻한 음식을 먹을 때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마레가 가져온 수프를 보자 아이는 숟가락을 잡지 못했다. 손가락을 오므리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손을 굽혔다 폈다 하더니 갑자기 접시를 밀어 버렸다. 뜨거운 수프가 바닥에 쏟아졌다. 주변의 어른들이 동시에 몸을 움직이자 아이는 더 크게 움츠러들었다. “괜찮아.” 마레가 먼저 말했다. “뜨거운 곳에 손 대지 말고, 잠깐 그대로 있어도 돼.” 민규는 아이가 던진 접시를 바로 치우지 않았다. 접시가 움직인 이유를 먼저 확인했다. 수프가 싫어서일 수도 있고 뜨거운 음식을 오랜만에 봐서 놀랐을 수도 있었다. 마레는 새로운 접시에 조금 식힌 수프를 담아 가까이에 놓았다. 손에 쥐어 주지는 않았다. 아이는 오랫동안 접시를 바라보다가 마침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먹으면 누구 대신 일해야 해요?” 모두의 얼굴이 굳었다. 아이는 음식을 받으려면 노동이나 교대를 약속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어쩌면 안쪽에서 실제로 그렇게 배웠을 수도 있었다. 마레는 숨을 고른 뒤 대답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돼. 배가 고프면 먹는 거야.” 아이는 믿지 못하는 눈이었다. 루카가 옆에 앉아 자기 빵을 한입 먹었다. 아무도 그에게 무언가를 시키지 않았다. 아이는 루카를 한참 지켜보더니 마침내 숟가락을 들었다. “그럼 이걸 먹고 나서 자도 돼요?” “응. 졸리면 자도 돼.” 그 대답을 듣고 아이는 수프 한 숟가락을 조심스럽게 입에 넣었다. 무슨 대단한 마법을 성공시킨 것처럼 어른들은 말을 잃었다. 민규는 먹는 것조차 허락받아야 했던 시간을 생각하며 손을 움켜쥐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장치가 어떻게 사람을 지웠는지 조사했지만, 아이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는 거의 알지 못했다. 아이의 몸 상태를 확인하던 마레는 이상한 표식을 발견했다. 왼손목 안쪽에 희미한 원이 있었는데, 하른의 손목에서 보던 근무 횟수와 비슷한 위치였다. 다만 글씨는 없었다. 마레가 표식을 비추자 아주 작은 선이 한 번 움직였다. 민규는 즉시 관찰만 하고 기록을 남겼다. 아이에게 낯선 장치를 연결하지 않았고, 이름을 알아내려는 마법도 쓰지 않았다. 그날 밤 학교의 조용한 대기실에는 두 명의 교사가 교대로 남았다. 아이가 자다가 깨어나도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그러나 누군가 계속 지켜본다는 압박을 받지 않도록 커튼 뒤에 쉬는 자리를 마련했다. 창문 밖에는 학생들이 만든 작은 나무 신호판을 달았다. 필요하면 두드릴 수 있었다. 루카는 아이에게 종이 별을 하나 선물하려다가 멈칫했다. 손에 쥔 별은 미라와 주고받는 비밀 신호였기 때문이다. 그는 대신 아무 글씨도 없는 새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천천히 접는 법을 보여 주었다. 아이는 처음에는 손을 움직이지 않았지만, 루카가 실수로 꼭짓점을 삐뚤게 접자 아주 작게 웃었다. “다시 접으면 되지.” 루카가 말했다. “틀리면 혼나지 않아?” “아니. 그냥 이상한 별이 되는 거야.” 아이는 삐뚤어진 별을 오래 바라봤다. 그 뒤에 따라 접은 자신의 첫 번째 별도 비뚤어졌다. 루카는 멋지다고 말했다. 아이는 웃지 않았지만 별을 놓치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꼭 감쌌다. 오르반은 그 모습을 보며 학교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교과서에 쓰인 위대한 마법사의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했다. 누구도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문 앞에서 돌아서지 않는 학교, 실수한 학생이 겁먹지 않고 다시 해 볼 수 있는 학교가 되어야 했다. 서기관이 대기실 문 앞에 나타났을 때 마레는 그를 바로 들이지 않았다. 아이가 만나고 싶은지 먼저 물었다.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서기관은 문 밖에서 한참 서 있다가 돌아섰다. 문서상의 권한보다 아이의 뜻이 앞서는 순간이었다. 민규는 그 모습을 보았다. 서기관은 자기 잘못을 고치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를 만날 권리가 생겼다고 무작정 찾아가는 일은 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셈이었다. 그는 서기관에게 말했다. “오늘은 안 들어가는 게 돕는 일입니다.” 서기관은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에 쥔 피리의 국화 문양이 아주 조금 밝아졌다. 서기관의 얼굴은 그대로였지만, 그의 그림자에서 검은 종이 한 장이 떨어져 바닥에 놓였다. 거기에는 처음으로 아무 명령도 적혀 있지 않았다. 아이를 데리고 나와 처음 맞는 밤, 제방 밖의 작은 별들은 유난히 또렷하게 보였다. 민규는 구조 일지를 마지막으로 정리했다. 누구를 데려왔는지 확인할 때에는 이름이 아니라 외형과 발견 위치, 아이가 동의한 만큼의 진술을 적었다. 의무실의 기록은 다른 장소에 보관했다. 누군가 명단을 훔쳐 간다고 해도 아이의 모든 이야기가 한꺼번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루카가 작은 종이 별을 들고 옆에 왔다. “첫 번째 아이가 나왔으니까 앞으로도 다 나올 수 있겠죠?” “가능성이 훨씬 커졌지.” “꼭 다 나오게 해 주세요.” 민규는 루카의 얼굴을 바라봤다. 무조건 약속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아직 통로는 복잡했고, 안쪽에 몇 명이 남았는지도 몰랐다. “최선을 다할게. 그리고 안 되는 일이 생기면 혼자 결정하지 않고 같이 방법을 찾자.” 루카는 잠시 실망한 듯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들은 수많은 확답보다 그 말이 오히려 믿을 만했다. 무리한 약속 대신 어려운 순간에 함께 있겠다는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민규가 수첩을 덮을 때 제방의 작은 종이 멀리서 울렸다. 누군가 또 다른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 가지가 분명했다. 이름이 적혀 있지 않다는 이유로 문 안에 남겨 둔 아이를, 그들은 실제로 데리고 나왔다. 밤이 깊어지자 마레가 구조된 아이의 상태를 보고했다. 몸에는 큰 상처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간 흔적이 복잡하게 남아 있었다. 아이가 손에 쥔 종이 별에는 아주 오래된 한글이 쓰여 있었다. [기억을 돌려주러 온 사람에게는, 먼저 이름을 묻지 마.] 민규는 글씨의 모양을 알아봤다. 어머니의 필체였다. 그런데 그 아래에 전혀 다른 손으로 쓴 날짜가 있었다. 그 날짜는 삼십 년 전 사고 발생일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내년의 날짜였다. 그리고 마지막 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두 번째 경보가 울리면, 이번에는 마을이 아니라 학교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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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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