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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27화
PAYLUA ORIGINAL · 제27화

27화. 모든 경보가 울린 날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127자

오프라인 책장
열쇠를 찾아낸 다음 날 학교의 경보 장치가 한꺼번에 울렸다. 교실마다 다른 소리가 났다. 어떤 곳에서는 화재 경보, 어떤 곳에서는 홍수 경보, 또 어떤 곳에서는 알 수 없는 행정 경고가 울렸다. 셀레나는 마법학교의 모든 경보를 끌 권한이 있었지만 선뜻 손을 대지 못했다. “전부 가짜라는 보장이 없어요.” 민규는 교실마다 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학생회는 가장 먼저 어린 학생들이 복도에 몰리지 않도록 교실 밖으로 안내했고, 교사들은 각자 맡은 구역의 창문과 출입문을 확인했다. 큰 재난이 닥쳤을 때보다 여러 작은 경보가 동시에 울릴 때 사람이 더 쉽게 혼란에 빠질 수 있었다. “다들 같은 계단으로 몰리면 위험합니다.” 루카는 학생회장과 함께 복도에 서서 학생들을 구역별로 나눴다. 전날 밤까지 종이 별을 접던 손으로 이번에는 대피 경로를 그렸다. “서쪽 실습동은 뒷문으로 나가세요! 동쪽 기숙사는 안 뜁니다! 여기 계단 손잡이 붙잡고 천천히!” 고학년 학생이 루카를 보고 웃었다. “네가 언제부터 모범생이었냐?” “모범생이 아니라 살아남고 싶은 학생이거든요!” 그 말에 주변에서 짧은 웃음이 났다. 긴장이 조금 누그러졌다. 루카는 자기 목소리가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어색해하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첫 번째 경보가 울리자 식당에서는 점심 식사 준비가 멈췄다. 큰 솥의 뚜껑이 저절로 들썩였고 바닥을 닦던 수습생들이 출입문 쪽으로 달려갔다. 급식 책임자 리안은 한 사람도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복도에 쏟아져 나온 아이들이 같은 계단에 몰리면 더 큰 사고가 생길 수 있었다. 민규는 무전기로 식당 상황을 확인했다. “연기나 열이 있습니까?” “아뇨. 다만 솥 위에 검은 글자가 떠요.” “무슨 글자죠?” “재고 부족. 미배식 인원 스물아홉. 그런데 오늘 결석자는 둘뿐이에요.” 숫자는 그들이 찾고 있는 실종자 수와 일치했다. 식당의 급식 기록이 지하 피난 인원과 연결돼 있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음식을 곧바로 아래로 보내서는 안 됐다. 배식 창구가 기록망에 걸려 있다면 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새 명부로 옮겨질 위험이 있었다. “현재 식사하는 학생들은 식당 안쪽으로 모아 주세요. 명부 확인을 요구하는 장치는 사용하지 마시고, 수동 문만 열어 둡니다.” “밥은요?” 리안이 물었다. “먹어도 됩니다. 밥까지 멈출 필요는 없죠.” 리안은 웃으며 수습생을 진정시켰다. 그는 마법 조리기 대신 손으로 솥을 저었고, 수습생들은 접시를 세어 식사를 나눴다. 복잡한 장치가 멎어도 사람의 식사를 멈추게 할 이유는 없었다. 민규는 경비일지에 식당 경보는 행정 계통, 실제 위험 없음이라고 적었다. 동시에 별관 기숙사에서는 벽에 물자국이 번졌다. 2학년 학생 하나가 복도 끝에 서서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저 위에서 물소리가 나요. 우리 방인데 갑자기 지하실 같아요.” 셀레나는 기숙사 벽을 조사했다. 마나 표식은 홍수를 가리켰지만 실제 바닥은 마른 상태였다. 그러나 천장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은 진짜였다. 그녀는 탐지 주문이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고 아이들을 아래층 강당으로 안내했다. 민규가 도착해 물을 받아 보니 달콤한 냄새가 났다. 수로 물이 아니라 오래된 냉각수였다. “온도가 올라가면 가스를 내뿜을 수 있습니다. 방이 아니라 배관부터 격리해야겠군요.” 그는 교직원과 함께 수동 밸브를 잠갔다. 몇 분 뒤 누수는 멎었다. 물이 고작 한두 방울 떨어진다고 위험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작은 위험을 찾아 처리하는 과정이야말로 실제 안전 점검이었다. 문제는 기숙사 열쇠였다. 관리인에게서 열쇠꾸러미를 받아 문을 열려고 하자 손잡이에 붉은 문장이 떠올랐다. [해당 공간의 거주자가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입실 허가 대기.]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멀쩡히 눈앞에 서 있는데 기록망은 그들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한 여학생은 자신의 이름표를 찢으며 울었다. “내가 여기 살았는데 왜 아니라고 해요? 어제도 잠들었고, 침대에 옷도 있어요.” 셀레나는 여자아이의 이름을 재빨리 불러 주려다가 민규의 손짓에 멈췄다. 현재 시스템에서 이름을 강조할수록 기록망이 그 이름을 포착할 수 있었다. 대신 학생회장이 손바닥으로 벽을 두드렸다. “네가 어제 나한테 빌려준 책 돌려줄게. 우리 같은 방 쓰잖아.” 다른 학생도 맞장구쳤다. “침대 옆에 손톱만 한 파란 돌도 네가 올려놨잖아.” 그들은 이름 대신 서로 기억하는 사소한 사실로 존재를 확인했다.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지만 여학생의 울음은 조금 잦아들었다. 그날 민규는 이 방법을 모든 임시 대피소에 쓰기로 했다. 출석번호를 읽어 주는 대신, 눈앞의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말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오르반이 예외 조항을 승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교직원 회의실은 크게 술렁였다. 일부 교사는 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외쳤다. 다른 교사는 원래 규정대로 돌아가면 학교 보안이 무너진다고 걱정했다. 민규는 회의에 끼어들어 누구 편을 들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현재 잠긴 출구 목록을 붙였다. “여기 열두 곳 중 여섯 곳은 사고가 나도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책임 문제는 조사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먼저 아이들이 빠져나올 길이 필요합니다.” 젊은 교사가 고개를 들었다. “학교 전체에 새 마법진을 새기려면 한 달도 부족해요.” “당장 새길 필요 없습니다. 기존 문에 있는 수동 손잡이를 살리고, 대피 시 잠금 해제를 우선하도록 절차를 바꾸는 겁니다.” 그는 초크로 아주 단순한 그림을 그렸다. 빨간색은 생명 위험, 노란색은 기록 이상, 파란색은 수로 압력. 서로 다른 경보를 같은 종소리로 울리지 말자는 제안이었다. 셀레나가 각 색을 작은 결정으로 바꾸었다. 학생들은 창가에서 보면 어느 구역이 위험한지 구분할 수 있었다. 루카는 교실마다 같은 말을 열 번 넘게 반복했다. “빨간색이면 선생님 따라 나가요. 노란색이면 이름부터 말하지 말고 현장 확인하고요. 파란색이면 지하 계단으로 가지 마세요.” 복도를 뛰던 1학년 학생이 물었다. “선배는 안 무서워요?” 루카는 솔직하게 말했다. “무섭지. 근데 무서울 때도 해야 하는 게 있더라.” 학생은 그의 손에서 안내 그림을 받아 들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경보 소리에 가려졌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민규는 그 소리를 들으며 가장 중요한 변화가 마법 수정 안이 아니라 복도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민규는 경비실에서 들어온 경보를 분류했다. 실제 물 연기 열을 감지한 경보와, 장부의 이름이 달라졌다는 경고를 섞어 놓은 것이 문제였다. 전자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즉시 움직여야 하지만 후자는 확인과 정정이 필요했다. “경보끼리 충돌합니다.” 셀레나가 붉은 글씨로 덮인 대형 수정을 가리켰다. [동쪽 복도 화재 / 해당 인원 미등록 / 대피 허가 불가] 실제 화재인지 확인되기도 전에 명부가 학생들의 대피를 막고 있었다. 민규는 오르반에게 물었다. “교장님, 원래 경보 설계가 어떻게 되어 있었습니까?” “생명 위협이 우선이오. 어떤 행정 명령도 대피를 막을 수 없게 했지.” “그 원칙이 문서로 남아 있습니까?” 오르반은 오래된 규정집을 꺼냈다. 민규가 조항을 읽자 셀레나는 주문으로 경보 수정에 투사했다. [제1원칙: 생명 보호 신호는 기록 정정 대기 상태에 우선한다.] 마법 장치가 잠깐 밝아졌다. 그러나 바로 아래 새로운 글씨가 떠올랐다. [적용 보류. 재정비 기간 중 예외 조항 우선.] “예외 조항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민규가 물었다. 오르반은 말이 없었다. 그 침묵으로 민규는 적어도 교장이 이 규정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 “교장님, 지금 말하지 않으시면 대피가 늦어집니다.” “내가 승인했소.” 오르반이 낮게 말했다. “삼십 년 전 사고 이후 기록망을 분리할 비용이 없었어. 당시에는 행정 확인이 먼저 되어야 문이 열리게 하면 무단 출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 “위험을 막으려다 탈출까지 막은 겁니다.” “그래.” 민규는 오르반을 비난할 시간을 아꼈다. 자신의 판단을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사람에게는 이제 수정할 행동이 필요했다. “교장님 명의로 예외 조항 중지 명령을 내리십시오. 셀레나 교수님은 실제 센서 경보만 학생회에 보내고요. 나머지는 별도 수첩에 기록해 둡시다.” “그렇게 하면 누군가 기록망에 다시 들어올 수 있어요.” 셀레나가 말했다. “사람이 나가는 문을 막는 것보다 나은 위험입니다. 출입 통제는 다른 방식으로 보완하면 됩니다.” 오르반은 인장을 꺼냈다. 붉은 도장에 찍힌 문자가 수정 위에서 천천히 돌았다. 마지막 줄이 지워지는 순간 실습동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화재 아닙니다! 마법 촛대의 연기 센서가 오래된 장부의 날짜를 읽고 있었어요!” 다른 곳의 경보도 하나씩 정리됐다. 동쪽 기숙사의 홍수 경보는 학교 밖 제분소 수압과 연결돼 있었고, 경보를 분리한 뒤 학교에는 이상한 정적이 찾아왔다. 방금까지는 모든 복도가 위험하다고 소리쳤는데, 이제 진짜 위험한 곳을 찾아야 했다. 학생회장은 계단 앞에 선 아이들을 다시 세어 보고, 각 담당 교사에게 빠진 사람이 없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민규는 그 수가 마법 명부와 다를 경우 오늘 눈으로 본 사람부터 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다 명부에 없는 사람이 끼면 어쩌죠?” 한 교사가 물었다. “지금 대피하는 사람에게 먼저 물을 건 이름이 아니라 다친 곳이 있는지입니다.” 교사는 한동안 그 말을 생각하더니 어린아이 하나를 품에 안고 내려갔다. 아이는 팔에 긁힌 상처가 있었다. 사람 수를 확인하는 데 정신이 팔렸다면 지나쳤을 작은 상처였다. 경비실 창가에 돌아온 루카는 주머니에서 찢어진 안내문을 꺼냈다. 아이들이 대피하면서 밟은 종이였다. 루카는 새 종이를 달라는 대신 모서리를 펴서 책상에 올렸다. “이번엔 다들 나갔어요. 이름이 잠긴 애도요.” “잘했어. 이제 우리 쪽이 실수한 것부터 적어 두자.” 루카는 눈을 깜박였다. “성공한 날에도요?” “성공한 날이라서. 다음에는 같은 운이 없을 수 있거든.” 서쪽 연구실의 괴수 경보는 예전에 사용한 생물 표본 번호를 학생의 출석 번호로 착각한 것이었다. 실제 위험은 단 하나. 도서관 지하의 환기실에서 공기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민규는 즉시 환기실의 출입문을 열지 못하게 했다. 내부 공기압 차가 크면 문이 안쪽으로 급격하게 열리며 사람을 넘어뜨릴 수 있었다. 셀레나가 마법 관측창으로 안쪽을 살폈다. “교사 한 분이 안에 있어요. 의식은 있습니다.” “바깥에서 대화할 수 있습니까?” 마법 통신이 연결됐다. 갇힌 교사는 서기관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고장 난 경보를 고치러 들어가라’고 했어요. 안에서 버튼을 누르자 출입문이 잠겼습니다.” 민규는 환기실 평면도를 살폈다. 버튼은 비상 환기 장치를 정지하는 스위치였다. 정상적인 출입문이었다면 스위치를 누르는 것만으로 잠겨서는 안 됐다. 누군가 단자를 바꿔 놓은 것이다. “사람이 있는 곳부터 공기를 넣겠습니다.” 그는 임시 호스를 연결했고 셀레나는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했다. 오르반은 수동 잠금 장치를 해제했다. 문이 열리자 교사는 스스로 걸어 나왔다. 큰 상처는 없었지만 한동안 말하지 못했다. 밖으로 나온 교사가 낡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버튼 아래에 숨겨져 있던 것이었다. [비상 경보 통합 전환 시험. 승인자: 베르안.] “베르안이 이런 장치를 만들었나요?” 셀레나가 물었다. “설계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연결한 사람이 누군지는 더 봐야죠.” 민규는 종이 뒤에 선을 그어 붙인 연필 표시를 찾았다. 숫자 옆에 아주 작은 글씨가 있었다. [경보가 울리면 기록 관리자는 불가피하게 원본실을 열어야 한다.] 그날 밤 마레가 또 하나의 보고를 가져왔다. 하른이 경보 소리를 듣자 손목의 숫자가 다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곳에는 이제 교대 횟수가 아니라 붉은 경고가 적혀 있었다. [무단 대피 허가. 책임자 소환 예정.] “누구를 소환한다는 거죠?” 루카가 물었다. 민규는 손에 쥔 금속 열쇠를 바라봤다. 교대하지 않는 출구. 그 열쇠로 열 수 있는 문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소환될 사람이 우리인지, 이 경보를 잘못 연결한 사람인지 확인해야겠지.” 그때 경비실 전화가 울렸다. 전화선을 분리해 둔 뒤 처음 울리는 소리였다. “기록 원본실입니다.”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말했다. “지금부터 학교의 첫 번째 경보를 정정하겠습니다. 원본을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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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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