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점검은 실제 사람 한 명을 남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시작됐다.
원점 관리실에는 세 개의 안전선이 설치돼 있었다. 첫 번째 선은 오래된 구조 요청을 보존하는 회선이었다. 두 번째 선은 각 학교의 실제 인원 확인 결과를 받아들이는 회선이었다. 세 번째 선은 근무자를 자동으로 지정하던 회선이었다. 셀레나는 세 번째 선 위에 붉은 봉인 마법을 걸었다. 바르트는 그 옆에 물리식 차단기를 달았다. 둘 중 하나가 실패해도 다른 하나가 그대로 작동해야 했다.
“우리가 이걸 끊으면 중앙이 누군가를 대신 불러오려 할 겁니다.” 바르트가 말했다.
“그래서 빈칸을 견디게 만들어야 해요.” 셀레나가 대답했다.
민규는 원래 설계서에 있던 네 단계 점검표를 펼쳤다. 출입 통로가 실제로 비었는지 확인한다. 사람을 다시 세어 기록과 대조한다. 미확인 신고는 미확인으로 남겨 추가 구조를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확인자가 안전 구역 밖으로 돌아왔는지 확인한다. 어디에도 마지막 사람이 현장에 영원히 남으라는 문장은 없었다.
“그걸 실제로 시험해 보죠.” 민규가 말했다.
시험을 맡을 사람들은 각자 자기 역할을 선택했다. 오르반은 제7시설에서 교사들의 대피를 감독했다. 벨라는 백종 학원에서 수동 문을 확인했다. 흰등성이에서는 난방실 담당이 지하 배관의 비상 차단기를 지켰다. 케스는 모든 보고가 원본을 덮어쓰지 않도록 보존 절차를 관리했다. 학생들은 위험한 장치에 직접 접근하지 않았다. 루카와 미라는 안전한 지휘소에서 연락을 받아 적었다.
장치가 작동하자 열한 개의 작은 불이 하나씩 들어왔다. 첫 번째 시설에서는 전원 안전. 두 번째는 대피 통로 비어 있음. 세 번째는 미확인 구역 추가 점검 요청. 네 번째부터 열 번째까지 각각 다른 보고가 올라왔다. 민규는 모두에게 같은 형식의 완료 표시를 요구하지 않았다. 미확인 구역이 남아 있다면 그것도 중요한 정보였다.
마지막 제11시설의 불이 켜진 순간 경보가 터졌다.
[현장 최종 확인자 미지정. 대체 대상 검색 중.]
옛 회선이 자동으로 켜지며 수정통 가운데 흉터 없는 정민규의 얼굴이 나타났다. 하준이었다. 그러나 실제 하준은 지휘소에서 무전기를 쥐고 있었고, 눈앞에 나타난 것은 누군가의 얼굴을 빌린 자동 근무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
“또 내 얼굴을 쓰려고 하네요.” 하준이 말했다.
“실제 당신을 데려가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명령이 살아 있는 한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일을 할 수 있겠죠.” 셀레나가 답했다.
민규는 차단기 뒤에 작은 종이 한 장을 끼웠다. 새 규칙이 마법 명령으로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종이에는 [대체 대상 없음. 미확인 항목은 열린 신고로 유지]라고 적었다. 바르트는 신호를 재입력하지 않고 차단기를 조절했다. 붉은 경보가 한 번 더 울렸지만 이번에는 화면에 이름이 나타나지 않았다.
“됐습니다!” 루카가 외쳤다.
하지만 셀레나는 기뻐하지 않았다. 수정통 안쪽의 열기가 더 올라오고 있었다. 자동 회송이 실패하자 장치가 모든 기록을 한 번에 원본 저장소로 밀어 넣으려 했다. 기록을 없애는 것과 다르지 않은 동작이었다. 수십 년 동안 풀리지 않은 신고가 그 속에 남아 있었다.
“기록이 넘치면 보존실이 손상될 수 있어요.” 케스가 말했다.
“우회 저장 공간은?” 민규가 물었다.
“제7시설 원본실에 예비 판이 있어요.” 셀레나가 대답했다. “하지만 여유 용량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바르트가 회선 사용량을 계산했다. 일부 과거 기록은 이미 독립 사본으로 보존돼 있었고, 일부는 원점 관리실이 유일한 출처였다. 그는 옮겨도 되는 기록과 그대로 유지해야 할 기록을 나눴다. 한꺼번에 전송하지 않고 용량이 작은 구간부터 순서대로 넘기는 방법을 택했다.
“지금부터는 한 명의 영웅이 뛰어들 필요 없습니다.” 민규가 말했다. “각자 맡은 확인만 하세요.”
첫 번째 시설에서 보고가 올라오기 전에 제7시설 학생회는 별도의 작은 훈련을 했다. 학생들은 한 줄로 늘어선 뒤 이름이 적힌 종이를 앞사람에게 넘기지 않았다. 대신 각자 자기 위치를 말하고, 뒤에 사람이 남아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 미라는 일부러 교실 끝의 빈 의자 하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자리에 누가 앉았는지 기억 안 나면 어떻게 할까?”
한 학생이 대답했다. “담임 선생님한테 물어요.”
“선생님도 모르시면?”
“다른 교실을 찾아요. 그리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써요.”
루카는 그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는 모르는 항목이 있으면 무조건 이름을 만들어 넣는 장치가 있었다. 이제 학생들까지 빈자리를 빈자리로 두고 확인하는 습관을 배우고 있었다. 그는 누가 첫 번째로 나왔는지보다 마지막 사람이 바깥에 도착했는지를 확인하는 연습을 했다.
흰등성이 분교에서는 추위 때문에 체육관 출입을 실험하기 어려웠다. 대신 선생님들은 작은 교실에서 문을 두 개 열어 놓고 대피 동선을 확인했다. 난방실 직원이 실물 온도계를 들고 학생들의 자리를 지나갔다. 중앙 화면은 난방기가 정상이라고 표시했지만 한쪽 구석의 온도는 낮았다. 직원은 그 사실을 보고하고 임시 난방기를 이동시켰다. 기계가 정상이라고 해도 아이가 추우면 문제는 남아 있었다.
백종 마법학원의 벨라는 별도의 시험지를 만들었다. '학생 다섯 명이 들어왔는데 기록에는 네 명이라고 적혀 있다.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학생들은 마법진을 새로 그리자는 의견부터 기록 담당자를 부르자는 의견까지 다양하게 냈다. 벨라는 실제로 다섯 명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자는 답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은 과거에 중앙 기록 때문에 학교에서 사라졌던 경험이 있었다.
“이번에는 제가 손을 들어도 숫자가 그대로죠?” 학생이 물었다.
“그래. 네 손을 직접 보고 있으니까.”
학생은 안도한 듯 웃었다. 벨라는 이 장면을 시험용 회선에 전송했다. 중앙에서 다른 숫자를 내더라도 실제 수업은 계속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원점 관리실에는 서가원이 만든 작은 보조 안내 장치가 있었다. 그는 그 장치를 시험하던 시절 대피훈련에서 누군가 한 명이 남아 있어야 질서가 유지된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여러 번 반대했었다. 그러나 사고가 난 뒤 장치를 고치는 과정에서 결국 그들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그의 손으로 바뀐 기능 중에는 아무도 마지막에 남지 않아도 되는 독립 완료 회선이 아직 살아 있었다.
“나는 그 회선을 끝까지 지켰어야 했소.” 서가원이 말했다.
민규는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원래 기능을 증명해 주세요. 아무도 남지 않고 문이 닫히는지 실제로 확인해야 합니다.”
서가원은 시험 패널을 켰다. 작은 사람 모형 세 개를 출구로 이동시킨 뒤 마지막 문까지 닫았다. 정상이라면 '현장 확인 완료'라는 표시가 나와야 했다. 그러나 개조된 회선에서는 [확인자 한 명 부족]이라는 글자가 나왔다. 서가원은 독립 회선을 연결하고 같은 시험을 다시 했다. 이번에는 [대피자 전원 이탈. 통로 비어 있음. 확인자 복귀]라고 나타났다.
“그렇게 되는 게 맞았군요.” 바르트가 말했다.
서가원은 손을 떨면서도 패널을 끄지 않았다. 원래 기능을 확인한 뒤 문제의 구간을 기록으로 남겼다. 누군가 나중에 이 시험을 재현할 수 있도록 설정값과 물리적 연결 상태를 모두 보존했다. 마법식 문자뿐 아니라 실제 전선과 차단기 위치도 포함했다.
이때 하준이 지휘소로 메시지를 보냈다. 앞으로 자신이 배워 볼 수리공방의 견습 면접이 다음 주에 예정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구조 상황이 끝난 뒤에야 연락해도 된다고 했지만 민규는 짧게 답했다.
[면접 잘 보세요. 이번에는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꼭 확인하시고요.]
하준은 웃는 얼굴 표시 하나를 보냈다. 그 이모티콘을 본 민규는 고리의 빛이 다시 붉어지는 걸 확인하고 장비 앞으로 돌아갔다. 구해야 할 사람들의 내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그가 지금 잘못된 회로를 고쳐야 하는 이유였다.
원점 관리실의 작은 창문 밖으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바르트는 방수포가 제자리에 묶여 있는지 확인한 뒤 안쪽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고친 기계가 잘 돌아가더라도 물이 새면 기록이 망가질 수 있었다. 그는 모든 장비 옆에 담당자를 표시하되 그 담당자가 쉬는 동안 누구에게 넘길지도 적었다. 그 표에서 빈칸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일이었다. 바르트는 그 빈칸을 사람 이름으로 억지로 채우지 않고, 다음 회의에서 함께 결정할 항목으로 남겼다.
민규는 그 표를 보고 말했다. “우리도 모르는 걸 모른다고 적는 법을 이제 배우는군요.”
“그러게요. 기계는 오래 고쳐 봤는데 사람을 붙잡지 않는 고장은 처음 고칩니다.”
둘은 잠깐 웃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시험을 서두르지 않았다. 오늘의 성공은 기계가 녹색 불을 켜는 것보다 누군가 실제로 나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때 지하 구호소에서 연락이 끊겼다. 탐사 장치를 회수하던 정비기사 바르트의 보조원 리안이 문 안쪽에 갇힌 것이다. 원격 영상에는 리안의 안전모가 보였다. 그는 넘어져 다친 것은 아니었지만 뒤쪽 문이 잠기면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바르트가 문을 열려고 하자 장치는 리안을 [차기 확인자]라고 표시했다.
“리안, 지금 다친 데 있습니까?” 민규가 무전으로 물었다.
“없습니다. 그런데 문이 열리지 않아요. 아까 저 혼자 남지 않게 한다고 했잖아요.”
민규는 한 박자 숨을 골랐다. 말로만 약속한 원칙을 지켜야 할 순간이 왔다. 그는 우회 통로의 구조를 확인하고, 리안에게 서두르지 말고 안전한 벽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설명했다. 바르트는 위험하게 발로 문을 차지 않고 두 번째 경첩을 해제할 장비를 가져왔다.
셀레나의 봉인 마법이 갑자기 흔들렸다. 중앙에서는 리안이라는 실제 이름을 찾아 대체 근무자로 지정하려 했지만, 물리식 차단기가 아직 연결을 막고 있었다. 민규는 이때 비상 회로의 '출구 상태'를 확인했다. 모니터에는 문이 잠겼다고 나타났지만 출구 옆의 기계식 표시기는 걸쇠가 덜 내려갔다고 알려 줬다.
“문이 완전히 잠긴 게 아닙니다.” 민규가 말했다. “오른쪽 아래에 수동 해제핀이 하나 더 있어요.”
바르트는 긴 와이어를 해제핀에 걸었다. 리안이 안쪽에서 잡고, 바르트가 바깥에서 힘을 조절했다. 셀레나는 연결된 마법 회로가 움직임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보호막을 좁혔다. 세 사람이 서로의 위치를 확인한 뒤 핀이 빠졌다. 문이 조금 열리더니 리안이 몸을 숙여 빠져나왔다.
“밖에 나왔습니다.” 리안이 말했다.
“그럼 끝난 겁니까?” 무전기 너머에서 미라가 물었다.
“리안 씨가 안전 구역에 도착한 걸 다른 사람이 확인해 줘야 끝나지.”
루카는 지휘소의 실제 화면에서 리안이 사람들 사이로 들어오는 걸 보았다. 근무자가 아닌 현장 구조 담당자가 대피 완료에 표시했다. 중앙의 대체 근무 명령은 다시 한번 실패했다. 이번에는 아무도 그 자리에 새로 나타나지 않았다.
원점 관리실의 수정통에서 불빛이 약해졌다. 지나치게 많은 기록을 한꺼번에 밀어 넣으려던 속도가 낮아지고, 예비 판으로 옮긴 데이터가 안정됐다. 케스가 원본과 사본의 항목 수를 대조했다. 손실이 없음을 확인한 뒤에야 그는 공식 중지 명령을 발송했다.
[강제 대체 배정 기능 중단. 구조 요청 회선 보존. 현장 확인 모드 전환.]
그 문장이 뜬 순간 모든 시계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흰등성이에는 여전히 고장 난 난방기가 있었고, 제11시설에는 물이 새는 계단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중앙은 더 이상 누군가의 이름을 빈칸에 채워 넣으려 하지 않았다.
작은 스피커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 이번에는 내가 끝까지 남아 있지 않아도 됐지?”
“그래. 누군가 한 명을 남겨 두는 대신 모두가 나왔는지 확인했으니까.”
“그럼 진짜 끝난 거예요?”
민규는 솔직히 대답했다. “이 장치의 잘못된 근무 배정은 멈췄어. 하지만 남은 기록을 찾아야 하는 사람도 있고, 고쳐야 하는 문도 있어.”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의외로 기뻐했다. “그럼 이제 나한테 일하라고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일하면 되네요.”
민규는 웃었다. “맞아. 이번엔 어른들이 할 일이야.”
그날 처음으로 새벽 두 시 십칠 분에 경비실의 프린터가 아무 종이도 출력하지 않았다. 대신 현장 전화기가 울렸다. 통화한 사람은 흰등성이 분교의 선생님이었다. 아이들 방의 온수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범한 보고였다. 민규는 그 소식부터 근무일지에 적었다. 모든 아이가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는 밤이 비상 시스템의 거대한 성공 표시보다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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