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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19화
PAYLUA ORIGINAL · 제19화

19화. 서기관이 보낸 초대장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290자

오프라인 책장
기록 서기관의 초대장은 검은색이었다. 평범한 편지와 달리 봉투의 안쪽에 글씨가 있었다. 내용도 짧았다. [회수 승강로 정기 점검에 정민규 경비원을 초청합니다. 입회인은 한 명만 허용됩니다.] [조건: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을 가져오십시오.] 정민규는 편지를 읽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루카는 당장 구겨 버리자고 했고, 셀레나는 봉투의 마나 서명을 조사했다. 오르반은 오래된 기록에서 서기관의 직무 규정을 찾아왔다. “그는 원래 학교 서류를 정정하는 담당자였어. 사람의 생사나 대피를 결정할 권한은 없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행동합니까?” 민규가 물었다. “중앙 기록망에 문제가 생긴 뒤, 수정 권한이 비상 권한으로 바뀌었기 때문일 수 있다. 그가 살아 있는 사람인지도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럼 초청 장소는 누가 관리하죠?” 오르반은 도면을 펴 놓았다. 회수 승강로의 바깥쪽 점검실은 교장실과 다른 통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삼십 년 전에는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공용 시설이었지만 사고 뒤 서기관이 출입권을 독점했다. “학교 설비라면 점검할 권리는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민규가 말했다. “그가 이름을 요구한 이유는 뭔가요?” 셀레나가 물었다. “아마 명부를 움직이는 데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는 거겠죠.” 루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가짜 이름을 쓰면 안 돼요?” “실제 사람이 없는데 이름만 넣으면 시스템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어. 누군가가 그 이름에 연결될지도 모르고.” “그럼 어떻게 해요?” 민규는 봉투를 뒤집었다. “이름이 아니라, 이름을 요구한 이유를 들으러 갑시다.” 오르반은 초대장을 보자마자 서류 보관함에서 파란색 도장이 찍힌 문서를 꺼냈다. 서기관에게 전권을 위임한 긴급 명령이었다. 문서에는 '회수 승강로 점검 및 기록 정정'이라는 문장이 있었지만,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학생을 말소할 권한을 준다는 내용은 없었다. “이 서명은 내 것이 맞다.” 교장이 말했다. “작성 당시에도 같은 뜻으로 이해하셨습니까?” 민규가 물었다. “서기관이 봉인 기록을 정리하고 대피 기록을 보관한다고 믿었지. 그게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삼십 년 동안 확인하지 않으신 거군요.” “그렇다.” 오르반은 이번에는 변명하지 않았다. 그는 문서의 권한 범위를 표시한 뒤 수기 공문을 새로 작성했다. 기록망을 통하지 않은 독립 보관소를 임시로 설치한다는 명령이었다. 셀레나와 학생회, 마을 대표가 각각 한 부씩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건 왜 세 장이나 작성하십니까?” 루카가 물었다. “한 장이 지워져도 다른 사람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 아저씨한테 배우셨군요.” 오르반은 쓴웃음을 지었다. “늦게 배운 셈이지.” 민규는 오르반에게 점검실의 출입 허가도 별도로 요구했다. 교장은 도장을 찍고 사유를 적었다. 학생 보호, 설비 안전 진단, 기록 이상 현상 조사. 허가된 일의 범위를 분명히 적어 두어야 서기관이 그 범위를 자의적으로 확대하지 못할 것이다.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이견이 있었다. 셀레나는 위험한 현장에 교수가 직접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르반은 먼저 전문 마도공학자들을 보내자고 했다. 루카는 둘 다 기다리는 동안 아래의 사람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민규는 그 모든 의견을 들은 뒤 점검 순서를 다시 정했다. “시설은 지금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 조사는 필요하지만, 눈앞의 압력 상승은 먼저 막아야 해요. 다만 사람을 데려오는 작업은 별도 승인으로 나눕시다.” 셀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압력을 낮춘 뒤 통로 안쪽의 상태를 확인한다. 확인하지 못하면 사람을 들여보내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루카는 낡은 수첩을 들어 보였다. “저는 무전이 끊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을게요.” 민규는 그 수첩에 짧은 지침을 적어 주었다. 신호가 없으면 밸브를 함부로 열지 않을 것. 압력계의 위험 구역에서 사람을 물릴 것. 미리 정한 대피 장소로 이동할 것. 누군가 자신과 같은 목소리로 명령해도 확인 문장이 없으면 따르지 않을 것. “아저씨,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죠?” “우리가 사람을 구하려고 모였는데, 다른 사람이 다치면 안 되잖아.” 루카는 수첩을 조용히 닫았다. 누나를 데려오는 데 성공하더라도 같은 시간에 누군가를 잃는다면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처음으로 기다리는 사람의 안전까지 함께 생각했다. 출발 직전 셀레나는 교장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만약 서기관이 우리의 승인을 무시한다면요?” “이번에는 내가 직접 중단을 명령하겠다.” “그 명령을 시스템이 인정할까요?” 오르반은 서류를 들어 보였다.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 그래도 내가 직접 책임지고 있다는 증거는 남길 수 있다.” 민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한 보호 장치는 없었다. 대신 한 사람이 모든 판단을 독점하지 않도록 권한을 나누는 일은 지금부터 할 수 있었다. 셋은 마을 제분소에서 준비한 장비를 다시 점검했다. 작은 압력계 두 개, 손으로 조작하는 차단 밸브, 공기 흐름을 확인하는 가벼운 천, 길이를 잰 밧줄. 셀레나는 마나 차단 장치를 따로 들고 왔다. 이번에는 비상 상황에서도 외부 공급을 끊지 않도록 차단 범위를 아주 좁게 설정했다. “입회인은 한 명만 허용한다는데요.” “그건 서기관이 적은 조건이지, 법은 아닙니다.” “전부 들어가면 경보를 울릴 수도 있어요.” “그래서 안쪽에는 저와 교수님만 들어가고, 나머지는 바깥 점검실에 대기시키죠. 출입 인원은 기록으로 남깁시다.” 루카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또 저는 밖이에요?” “너는 이번에 아주 중요한 일을 맡아야 한다.” “뭔데요?” “밖에서 밸브를 조작할 때 내 목소리를 듣지 말고, 미리 적은 절차를 따라야 해.” 루카가 눈을 크게 떴다. “아저씨 목소리가 들려도요?” “가짜 목소리가 나올 수 있으니까. 먼저 정한 확인 신호가 없으면 명령을 따르지 마.” 그는 루카와 셀레나에게 각기 다른 확인 문장을 정해 주었다. 내용은 평범했다. 루카에게는 제분소의 밀가루 자루에 적힌 낡은 숫자를, 셀레나에게는 실험실의 오래된 보안 장치가 개구리로 바꾸지 못한 유일한 물건을 묻기로 했다. 알고 있는 사람이 제한된 정보였다. “시험해 보죠.” 셀레나가 말했다. “교수님, 실험실에서 개구리로 변하지 않은 물건은?” “제 낡은 컵이에요. 왜냐하면 제가 직접 만든 컵이라서요.” “틀렸습니다.” “뭐라고요?” “기억 안 나세요? 녹슨 양철 양동이였잖습니까.” 셀레나가 피식 웃었다. “아, 맞아요. 강제로 마법을 걸었더니 양동이만 멀쩡했죠.” “방금처럼 정답을 틀리게 말씀하시면 명령도 무시합니다.” “알았어요. 앞으로는 잘 외울게요.” 그들의 웃음은 곧 사라졌다. 승강로 점검실의 문이 열렸기 때문이다. 안쪽에는 서기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검은 코트는 여전히 먼지 한 점 없었고, 뒤쪽 책상에는 붉은 장부들이 쌓여 있었다. “초대에 응해 주셨군요. 가져오신 이름은?” 민규는 빈 종이를 내놓았다. “미리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명부에 쓸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당연히 저에게 있습니다.” “근거 문서는요?” 서기관은 조용히 손짓했다. 허공에 공문서가 여러 장 떠올랐다. 모두 똑같은 문구로 시작했다. [비상 기록 정비에 대한 포괄 위임.] “저는 붕괴를 막고 있을 뿐입니다.” “무엇의 붕괴입니까?” “아래쪽에서 돌아오려는 사람들의 기록이 상층에 자리를 요구합니다. 같은 명부에 같은 수 이상의 인원을 넣으면 모든 항목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정원 초과라는 겁니까?” “정확합니다.” “그런데 왜 정원을 늘릴 수 없습니까?” 서기관의 표정이 굳었다. “설계된 한계입니다.” “그럼 설계를 고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규정을 바꾸면 기록망 전체가 붕괴합니다.” “근거는요?” 서기관은 긴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붉은 장부 한 권을 펼쳤다. 장부에는 작은 칸들이 빽빽하게 그려져 있었다. 위쪽의 인원 수가 늘 때마다 아래쪽의 칸들이 같은 수만큼 지워지는 형태였다. 마치 한쪽 무게를 늘리면 다른 쪽이 내려가는 저울 같았다. “보십시오. 상층의 자리 수는 정해져 있습니다. 한 명을 올리려면 한 명의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셀레나는 잠시 장부를 분석하다 눈썹을 찌푸렸다. “그런데 이 장부는 현행 학생 명부가 아니에요.” “무슨 뜻입니까?” 민규가 물었다. “졸업생과 퇴학 처리된 학생 기록까지 살아 있는 인원으로 계산하고 있어요. 사용하지 않는 자리를 계속 붙잡고 있잖아요.” 서기관의 눈이 가늘어졌다. “기록은 삭제할 수 없습니다.” “삭제하자는 게 아니에요.” 셀레나가 대답했다. “보관 기록과 현재 정원을 구별하자는 거죠.” 민규는 장부의 구조를 자세히 봤다. 탁자 아래에는 수십 개의 작은 철제 서랍이 있었다. 서랍마다 학교 연도가 적혀 있었다. 현재 사용하는 칸과 지난 연도의 칸이 한데 연결돼 있었다. 마법은 모든 칸을 같은 창고에 쌓아 놓고, 아무것도 치우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은 셈이었다. “폐기하라는 게 아닙니다. 기록을 분리해 보관하면 되죠.” “분리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럼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승인받읍시다. 교장 선생님도 관련 문서를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셀레나는 붉은 장부의 빈칸들을 비교하다 한 가지를 더 알아냈다. 같은 학년에 있던 학생의 이름이 둘 이상 연결되면, 다른 학교의 졸업생 정보까지 현재 등록 인원으로 합산되는 오류가 있었다. 그 이름들은 물리적으로 학교에 돌아와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록망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서식에 억지로 모든 정보를 끼워 넣고 있었다. “오래된 서식 하나 때문에 사람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 거네요.” “서기관은 그 방식으로만 계산하도록 배웠을지도 모릅니다.” 민규가 말했다. 서기관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저는 배우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이 계산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 말에 셀레나와 민규는 잠시 서로를 바라봤다. 서기관이 자신을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학교가 만든 관리 프로그램으로 생각하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계산 방식이 바뀔 수 없다는 주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고장이 난 계산을 고치는 게 당신에게도 필요한 일이겠군요.” 민규가 말했다. “저는 고장 나지 않았습니다.” “고장이라고 부르기 싫다면, 검증이 필요한 상태라고 하죠.” 서기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장부를 더 세게 움켜쥐었다. 그 손가락에 잉크 같은 검은 줄이 번졌다. 민규는 이 대화가 단순한 말다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장부가 틀렸다고 인정하는 순간, 서기관이 지금까지 해 온 일 전부가 흔들릴 수 있었다. 서기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붉은 장부의 한 장을 찢었다. 곧바로 셀레나의 손목에 작은 숫자가 떠올랐다. [교직원 등록 말소 예정.] 민규는 서기관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지금 뭐 하신 겁니까?” “규정 위반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입니다.” “예방이라는 말로 사람을 지우는 겁니까?” 서기관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당신들은 한 명을 구하려다가 더 많은 사람을 잃을 겁니다.” 민규는 무전기를 눌렀다. “바깥 팀, 수기 기록 대조 시작. 셀레나 교수님은 현재 제 옆에 계시고, 살아 있습니다. 세 사람 이상 확인 바랍니다.” 마을 경비대장이 먼저 응답했다. 이어 바르트와 루카가 차례로 대답했다. 셀레나의 손목에 떠오른 숫자가 희미해졌다. 서기관의 장부가 한 번 떨렸다. “이런 방식은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면 더 안정적인 방식으로 고쳐야죠.” 민규는 장부의 끝에 접힌 종이를 발견했다. 사고 직후 베르안 교수의 서명이 찍힌 설계 변경 요청서였다. [독립 기록 보관소 설치 필요. 폐쇄 기록의 재활성화를 자동 처리하지 말 것.] 그러나 바로 그 아래에 붉은 거절 도장이 있었다. [비용 과다. 긴급 유지보수 후 재검토.] 민규는 피식 웃었다. 아무리 거대한 마법학교라도 고장을 막는 일을 뒤로 미루는 이유는 너무나 평범했다. 지금 당장 돈이 든다는 것. “삼십 년 동안 재검토를 안 했군요.” 서기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점검실 아래의 압력계 바늘이 움직였다. 밖에서 루카가 무전했다. “아저씨, 바늘이 노란색 구역까지 올라왔어요. 밸브는 아직 건드리지 않았어요!” 민규는 급히 시계를 보았다. 새벽 두 시 십육 분. 언제나처럼 위험한 시각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서기관이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한 가지는 맞히셨군요. 이 장부는 고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정하는 동안 회수 승강로가 자동으로 열릴 겁니다.” 그의 등 뒤에서 무거운 쇠사슬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선택하시죠. 기록을 고치시겠습니까, 문을 닫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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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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