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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185화
PAYLUA ORIGINAL · 제185화

185화. 손을 놓을 수 없는 아이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063자

오프라인 책장
조하린의 손은 보이지 않는 문을 붙잡고 있었다. 교실에서 아이들은 마법구를 쥐고 있는 법을 배우지만, 하린이가 붙잡은 것은 마법구가 아니었다. 작은 철제 손잡이와 그 옆의 멈춤 스위치였다. 손잡이에 걸린 끈은 젖어 있었고 손바닥에는 빨갛게 쓸린 자국이 있었다. 하린이는 처음에 괜찮다고 말했으나 마철우가 부드럽게 묻자 자신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렸다. “저 여기서 못 나가요?”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 철우가 말했다. “선생님들이 바깥에서 준비하고 계셔.” “그런데 제가 손을 놓으면 친구들이…” “너 혼자 지켜야 할 일이 아니야.” 철우는 아이 대신 손잡이를 잡아 보려 했다. 그러나 장치는 손을 바꾸는 순간 새로운 근무자의 이름을 요구했다. 철우는 자신의 이름을 쓰고 싶어 했지만 손끝이 멈췄다. 오래전 그는 비슷한 방법으로 대피소에 남았고, 삼십 년 동안 사람들의 이름을 돌려보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는 것은 쉬웠지만 그렇게 하면 같은 구조가 반복될지 몰랐다. 바깥에서 민규는 구조 현장에 쓸 판을 만들었다. 그는 '절대로 손을 놓지 마'라는 문장을 적지 않았다. 대신 [통증이 심해지면 즉시 알려 주세요 / 힘이 빠지기 전에 교대 방법을 확인합니다]라고 적었다. 안내문은 목소리가 끊겨도 하린이에게 전달되도록 통신 회선으로 보냈다. 루카는 도면에 적힌 장치 구조를 보고 말했다. “누군가의 손이 계속 닿아 있어야 작동하는 장치는 무조건 위험한 거 아닙니까?” “소화전이나 비상 스위치 중에도 사람이 직접 눌러야 하는 건 있어. 문제는 혼자만 누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부분이야. 교대 장치가 있으면 교대할 수 있어야지.” “이 장치는 교대하면 이름을 빼앗잖아요.” “그러니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장치의 기능을 바꿔야지.” 바르트는 두 가지 회로를 분리했다. 첫 번째는 방수문을 열린 상태로 유지하는 기계식 잠금장치였다. 두 번째는 열차의 출석 기록을 회송 장치에 넘기는 마법 회선이었다. 둘은 원래 독립돼 있었지만 몇 년 전 설치된 부품이 하나의 손잡이에 연결해 놓았다. 하린이가 손을 떼면 잠금장치가 움직이고, 그 움직임을 출석 보정 명령으로 해석한 것이다. “얇은 금속핀을 빼면 됩니다.” 바르트가 말했다. “그걸 빼는 순간 손잡이가 돌아가진 않습니까?” 민규가 물었다. “그럴 수 있어요.” “그럼 물리적으로 손잡이를 고정하는 받침대를 먼저 설치합시다.” 철우는 안쪽에서 아이의 손과 손잡이 사이에 얇은 천을 끼웠다. 하린이가 오래 버틸 수 있도록 손바닥 압력을 분산하려는 방법이었다. 그는 예전 철도 교육 때 배운 매듭을 다시 썼다. 자신의 기술이 누군가를 가두는 데 쓰였다는 사실이 괴로웠지만, 이번에는 아이가 손을 뗄 수 있도록 도울 차례였다. 바깥에서는 빗방울이 몇 개 떨어졌다. 하늘은 맑은데 제11시설 입구 주변만 젖었다. 셀레나는 장치가 과거 침수 당시의 환경을 복제하는 중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비가 아니라 통로 사이로 물과 차가운 공기가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민규는 기이한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바닥의 미끄럼 정도를 확인했다. 구조대를 위해 미끄럼 방지 매트를 놓았다. “손잡이를 기계로 잡으면 자동으로 근무자가 생성됩니다.” 케스가 말했다. “총국의 해석에 따르면 사람이 아닌 기계도 근무 인원으로 계산됩니다.” “그 해석을 그대로 쓰면 또 하준 같은 사람이 만들어질 수 있겠군요.” 민규가 답했다. 하준은 곁에서 조용히 듣고 있었다. 과거 그는 얼굴과 이름을 빌린 대체 근무자로 취급받았다. 그래서 기계 하나를 대신 세우는 방법이 왜 위험한지 잘 알았다. 하준은 억지로 손을 들지 않았다. 민규가 묻기 전까지 자기 차례라고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나도 도울 수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 대신 남아야 한다면 그건 도움이라고 부르기 싫어요.” 민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누구도 대신 남기지 않을 겁니다. 다른 방법이 없으면 지금 단계에서 멈추고 다시 계산하죠.” 케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출석 보정 회선의 입구를 잘라 낼 수 없다면 먼저 명단을 읽지 못하도록 차단막을 설치하자는 것이었다. 방수문의 기계식 기능은 그대로 두되 이름을 불러오는 마법 신호만 흡수시키는 방식이었다. 셀레나는 독립 기록판을 이용하면 일시적으로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대신 연결이 불안정하므로 시험 없이 실전에 쓰지는 못했다. 시설에 들어가기 전 민규는 루카와 하준을 따로 불렀다. 둘 다 위험한 일을 돕고 싶어 했지만 이유가 달랐다. 루카는 자신이 배운 기술이 실제로 쓸모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고, 하준은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과거처럼 대체 근무자가 되는 것을 막고 싶어 했다. 민규는 두 마음을 모두 이해했지만 누구에게도 혼자 문을 붙들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겠네요.” 루카가 아쉬워했다. “안전한 회로를 밖에서 시험하는 일이 있어. 그건 사람이 안쪽에 있어도 필요한 작업이야.” 하준은 웃으며 말했다. “전선이 끊기면 제가 먼저 확인할까요?” “그럴 때도 담당자를 부르고, 위험 여부를 확인해야지. 네가 먼저 다치는 건 계획이 아니야.” 실험에 사용할 빈 통학 차량은 원래 창고 옆에서 부품을 기다리던 차량이었다. 바르트는 차량 전원을 열차 운영망과 분리하고 독립 배터리를 달았다. 시험 도중 이상 신호가 다른 학교에 전달되지 않도록 실제 출석명부 대신 빈 판만 사용했다. 셀레나는 진동 감지 장치를 설치하고 문이 갑자기 닫힐 때 멈추도록 기계식 고정대를 준비했다. 첫 번째 시험을 시작하기 전 루카가 갑자기 물었다. “선생님, 이게 잘되면 정말 사람을 구할 수 있나요?” “문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건 확인할 수 있어. 사람을 구하는 건 그다음 문제지.” 루카는 실망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을 크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민규는 결과 보고서의 첫 줄을 미리 적었다. [무인 시험. 사람이 있는 현장의 결과와 다를 수 있음.] 그 한 줄은 일이 잘 풀린 뒤에도 남을 것이다. 구조 방법은 증명된 범위만큼만 믿어야 했다. 그들은 빈 통학 차량 한 칸을 이용해 장치를 시험했다. 사람 이름 대신 '빈의자 1'이라는 가짜 항목을 넣었지만, 장치는 항목을 근무자로 등록하려 했다. 두 번째 시험에서는 가짜 항목 대신 연결을 끊은 문서만 남겼다. 그러자 근무자 등록이 실패하자마자 문이 스스로 잠겼다. 세 번째 시험에서 바르트는 금속 받침대로 잠금장치만 고정했고 셀레나는 명단 회선을 분리했다. 그제야 문이 열린 상태로 남았고 어떤 이름도 생성되지 않았다. “이제 될 것 같습니다.” 루카가 말했다. “시험 환경에서는 성공했습니다.” 민규가 정정했다. “현장에도 같은 부품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세 번째 시험이 끝났을 때 작업자들은 잠시 손을 놓았다. 금속판의 온도가 올라가 있어 바로 현장에 가져가면 손을 데일 수 있었다. 바르트가 식히는 동안 미라는 학생들에게 온 음료수를 나눠 주었다. 교직원들은 각자 할 일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지만 모두 지친 기색이었다. 오르반은 조금 전 자신이 성급하게 마법 봉인을 요구했던 일을 돌아보며 민규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학생을 빨리 구하고 싶은 마음만 앞섰습니다.” “마음은 같지요. 교장님이 보호자 연락을 맡아 주셔서 우리가 현장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 말에 오르반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사실이 조금 위로가 된 듯했다. 그는 이번 사고가 끝난 뒤 통학 차량의 정기 점검에 실제 학생 대피 연습을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마법이 제대로 돌아간다는 확인과 사람이 위험할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였다. 하준은 대피실 창문에서 별이를 보았다. 아이는 아까 받은 노란색 상의를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 이유는 오래된 교복 차림만 보다가 다른 옷을 입은 아이를 처음 봤기 때문이다. 하준은 자신도 처음 자기 이름을 골랐을 때 새 옷 하나를 사는 것이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누구의 허락 없이 색깔을 고르는 일이 익숙하지 않았다. 미라는 그 기억을 억지로 더 말하게 하지 않았다. 루카는 그 사이 실제 현장에 필요한 물품을 확인했다. 고정대 두 개, 예비 핀 네 개, 방수 장갑, 랜턴, 구조 동선 도면. 항목을 읽는 목소리가 조금씩 차분해졌다. 그는 용감한 마법사가 아닌 보조 작업자라는 자리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빠뜨리지 않게 확인하는 것도 누군가를 구하는 방식이었다. 그때 안쪽에서 하린이가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다. 철우가 아이에게 의자를 가져다주었지만 자세가 편하지 않았다. 하린이는 눈앞에 뜬 숫자를 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제 이름 옆에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요.” 화면에 나타난 것은 [조하린: 잔여 대기 12분]이라는 문장이다. 민규는 심장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지만 말투는 유지했다. 서두르지 않으려는 태도가 절박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었다. 시간을 아끼려면 잘못된 시도로 시간을 잃지 않아야 했다. “하린아, 네가 지쳐 가는 걸 알고 있어. 바깥 장치가 준비됐어. 내가 하나씩 확인하면서 들어갈게.” “선생님 목소리 들리니까 괜찮아요.” “괜찮다고 하지 않아도 돼. 힘들다고 말해도 돼.” 하린이는 울음을 삼켰다. 철우가 대신 말했다. “여기서는 늘 괜찮다고 말해야 했소. 그래야 기계가 고장이라고 표시하지 않았으니까.” 민규는 그 말을 들으며 오래된 수첩의 첫 페이지를 떠올렸다. 시설에는 고장 신고가 필요했다. 그러나 사람이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시설의 고장으로 취급해서는 안 됐다. 그가 준비한 것은 새 이름표가 아니라 작은 금속 받침대와 독립된 차단막이었다. 시험 장치를 현장으로 옮기기 직전 바르트는 작은 문제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금속 받침대의 발이 오래된 바닥에 닿으면 미세하게 흔들렸다. 실험실의 반듯한 바닥에서는 찾지 못했던 문제였다. 그는 받침대 아래에 맞춤형 판을 추가해 높이를 조정했다. 민규는 그 모습을 보며 실험 결과가 현실에서 언제나 똑같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를 떠올렸다. 사람은 흔히 큰 변수만 신경 쓰지만 작은 바닥의 차이 하나가 결과를 바꿀 수 있었다. 셀레나도 마법 차단막의 두께를 바꾸었다. 처음에는 명단 전송이 완전히 끊기는 줄 알았으나 오래된 회선에서 약한 잔여 신호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 신호가 사람의 이름을 읽을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험 문서를 세 번 흘려보냈다. 단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자 차단막이 기능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통신 회선은 따로 유지했다. 하린이와 말할 수 있는 길까지 끊어 버리는 것은 허용할 수 없었다. 하준은 작업복 주머니에서 작은 노트를 꺼냈다. 과거 자신이 강제 근무자로 등록됐을 때 사용했던 노트였다. 그는 그 안에 오늘의 시각을 적고, 끝나는 시간을 비워 두지 않았다. 현장의 위험을 보고 필요한 만큼 도와준 뒤 대기실로 돌아가 쉬겠다는 계획을 적었다. 그 문장을 쓰는 일은 그에게 아직 조금 낯설었다. “잘 돌아왔다는 말, 이번엔 제가 먼저 듣고 싶어요.” 하준이 말했다. “그럼 돌아오면 그렇게 말해 줄게.” 민규가 답했다. “아니요. 제가 스스로 말할 겁니다. '오늘은 내가 돌아왔다'고.” 민규는 미소 지었다. 하준이 바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허락보다 자신의 의사를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는 장비 점검표 마지막에 모두가 현장에서 나오는 확인 절차를 추가했다. 하린이를 구한 뒤에 작업자가 또 남는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셈이니까. 현장에 가져갈 작은 표지판에는 '구조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루카가 뒷면에 '사람이 없어도 자동으로 완료되지 않음'이라는 문장을 더했다. 민규는 문장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비상 구조의 종료는 시간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실제로 나왔는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는 작업이 끝났을 때 누가 어디로 이동했는지도 함께 기록하도록 했다. 안전을 확인할 사람이 없으면 다음 교대자가 다른 기록에 의존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안전 확인이 끝나자 민규는 작업복의 팔을 걷었다. 이제 문을 여는 순서는 정해졌다. 먼저 출석 회선을 차단하고, 다음으로 손잡이를 고정하고, 마지막으로 사람에게 손을 놓아도 되는지 물을 것이다. 어떤 기계도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선언하기 전에, 하린이가 실제로 손을 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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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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