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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180화
PAYLUA ORIGINAL · 제180화

180화. 대낮의 실종 신고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379자

오프라인 책장
기록탑 보호실에서 다섯 번째 방울이 울렸을 때, 민규는 제어반에 적힌 숫자를 먼저 지우지 않았다. '다섯 번째'라는 표시가 곧 실종자의 숫자라고 단정하면 또 다른 잘못된 출석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방울은 다섯 번 울렸지만 보육 시설의 기록에는 네 아이가 있었고, 북쪽 통신실에서는 다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로 다른 현상을 한 사람의 정보로 합쳐 버리는 순간 누군가가 기록 속에서 또 사라질 수 있었다.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입니까?” 케스가 물었다. “신호를 분리하고 현장 안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저 아이의 신원은 더 조사해야 해요.” 민규가 대답했다. 기록탑 밖에서는 현장 보고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모였다. 오래된 탑에서 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누군가 카메라를 들고 왔고, 다른 사람은 위험한 시설을 당장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케스는 수사 내용 가운데 공개할 수 있는 사실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구분했다. 건물의 안전 점검이 진행 중이며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다는 사실부터 알렸다. 아이가 실제로 안에 갇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규는 주민들의 불안을 탓하지 않았다. 그들 입장에서는 밤마다 정체 모를 소리가 나는 건물이 위험할 수 있었다. 그는 보행로의 통행을 막지 않도록 울타리 위치를 조정하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임시로 바꿨다. 그 작업을 하는 동안 경비실의 두 시 십칠 분과 관련된 명찰이 몇 번이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도 실제 사람들의 움직임을 먼저 확인해야 했다. 현장 근처의 가게에서는 주민들에게 따뜻한 차를 나눠 주었다. 바르트는 작업을 돕던 직원에게 컵을 건네받고 잔뜩 젖은 장갑을 벗었다. 민규는 그 장갑을 보며 사고 당시 서가원이 사용하던 절연장갑을 떠올렸다. 똑같이 장갑을 끼고 일하던 사람이라도 어떤 일은 책임 있게 끝냈고, 어떤 일은 끝내지 못했다. 장비와 직업의 이름만으로 사람의 선택을 평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오늘 작업의 종료 조건을 명확히 적었다. 그는 북쪽 회선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가 꺼지지 않도록 임시 전원을 유지했다. 반면 교실 모형을 통해 자동으로 근무자를 지정하는 회선은 수동 차단했다. 바르트는 전선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한 가지를 발견했다. 건물 옆 배수로로 연결된 통로에서 이상하게 깨끗한 새 접합부가 있었다. 누군가 최근에도 이 시설을 손봤다는 뜻이었다. “이건 삼십 년 전 자재가 아닙니다.” 바르트가 말했다. “공장 출하 번호가 몇 년 안 된 거예요.” “누가 관리했다고요?” 케스가 물었다. “그건 출입 기록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하준은 그동안 학교의 제0대 아이와 다시 연결했다. 그의 방문증을 이용하지 않고 독립 회선을 통해서만 통화했다. 아이는 이상하게도 이제 어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안도했다. 그렇지만 혼자 문을 지키는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른 방 아이가 아직 울고 있거든요.” “너는 그 아이를 봤니?” 하준이 물었다. “본 적은 없어요. 선생님이 나한테 항상 마지막이라고 했는데, 나보다 먼저 울고 있었어요.” 하준은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도 열일곱 번의 반복 속에서 무언가를 직접 본 적 없이 누군가가 남아 있다는 말을 믿었다. 그 말이 거짓이었을 가능성과 진짜 구조 요청이 섞여 있었다는 가능성은 모두 무서웠다. 그는 통신기에 대고 말했다. “우리가 확인하러 갈게. 네가 대신 거기 남아서 증명하지 않아도 돼.” “그럼 저는 지금 뭘 하면 돼요?” “쉬어도 돼. 아니,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봐도 돼.” 아이의 대답은 한참 오지 않았다. 민규는 통신으로 그 말을 들었다. 자신이 처음 하준에게 했던 말과 비슷한 말이었다. 또 다른 자신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도록 돕는 일이,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도 중요했다. 보존실에 남은 서가원의 원본 설계를 검토하자 한 가지 방법이 드러났다. 제0대 확인자의 음성과 경보 기능은 애초에 별도로 설계되어 있었다. 그 뒤에 누군가 '이름이 없는 확인자가 항상 대기'하도록 연결하면서 어린 민규의 목소리를 그 자리에 붙였던 것이다. 기능을 분리해도 음성 응답의 변화와 기억을 별도로 보존할 수 있는 전원 회로가 남아 있었다. 다만 독립 회로의 안정성이 충분한지는 검증해야 했다. “즉시 해방됐다고 말하면 안 되겠네요.” 셀레나가 말했다. “그래도 선택지를 보여 줄 수는 있죠.” 민규가 대답했다. 셀레나는 독립 공간을 만들기 위해 먼저 실험실의 손상된 전선을 모두 점검했다. 회로에 새 전원을 연결하기 전에 감전이나 과열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했다. 바르트는 소형 전원을 두 개 준비해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으로 안전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케스는 원본 대화 기록을 복제해 서로 다른 장소에 보관하도록 했다. 누군가 잘못된 명령을 보내더라도 아이의 목소리가 곧바로 사라지지 않게 만드는 조치였다. 루카와 미라는 작은 방을 꾸미는 일에 참여했다. 미라는 창가에 그림 종이를 세 장 놓고 색연필을 마련했다. 루카는 자신이 아끼던 종이비행기 접기 설명서를 가져왔다. 하준이 다온에게 종이비행기를 접어 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부터 이런 물건이 누군가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셀레나는 방의 장식이 아이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 아직 모르니 지나치게 많이 꾸미지 말자고 했다. 아이가 원하면 스스로 바꿀 수 있게 공간을 남겨 두자는 것이다. “그럼 책상에는 아무것도 올리지 않을까요?” 미라가 물었다. “종이하고 연필은 둬도 되겠지.” 민규가 말했다. “하지만 저 아이가 뭘 그릴지 우리가 정할 필요는 없어.” 오르반은 방문 규칙을 마련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찾아와 질문을 퍼붓지 않도록 하고,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대화를 중단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언제 통신이 불안정해지면 누가 확인할지도 명시했다. 경비실의 원래 업무를 모두 민규 혼자 맡고 있었던 때와 달리 지금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제 역할을 나눠 맡았다. 하준은 작은 방 밖에서 한동안 서 있었다. 누군가에게 방을 준다는 일이 얼마나 낯선지 알고 있었다. 자신에게는 수십 번의 출근지가 있었지만 살 집은 없었다. 이제 막 책장을 조립한 그는 작은 화분 하나를 가져와 창가에 놓았다. “식물이 싫으면 다른 데로 옮기세요.” 그는 그렇게 적힌 쪽지를 남겼다. 그 짧은 문장은 다른 사람이 선택할 수 있도록 남겨 둔 여백이었다. 학교에서는 작은 방 하나를 준비했다. 외부의 출입·근무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은 조용한 공간이었다. 책상에는 종이와 연필, 블라인드를 올릴 수 있는 창이 있었다. 원한다면 아이가 말할 수 있도록 독립 회선을 연결할 예정이었다. 반대한다면 억지로 옮기지 않을 것이고, 이후 아이의 상태를 누가 어떻게 확인할지 따로 정해 놓았다. 한편 기록탑의 낡은 전등은 꺼지지 않았다.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교대하도록 준비한 담당자가 새 배터리를 연결했고, 보호실의 신호가 어디로 향하는지도 계속 추적했다. 민규는 창 밖 마을의 불빛을 바라보며 오래전 자신이 보았을지 모를 풍경을 떠올렸다. 어두운 길에서 누군가가 마지막까지 불을 들고 있던 모습. 하지만 그 사람이 반드시 아이여야 할 이유는 없었다. 독립 회선의 구조를 확인하는 마지막 시험은 세 단계로 나뉘었다. 먼저 아이의 목소리가 기록으로 보존되는지 확인하고, 다음으로 외부에서 잘못된 출근 명령을 보내도 영향을 받지 않는지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스스로 응답을 중단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 민규는 셋째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말을 할 수 있는 것과 말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것은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셀레나는 신호판 앞에 앉아 아이에게 시험을 설명했다. 아이는 일부러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출근 누락이라는 경보가 울렸겠지만 이번에는 아무 경고도 나타나지 않았다. 일 분이 지나고 이 분이 지나도 화면에는 [응답 선택 없음]이라고만 표시됐다. 민규는 이 침묵이 실패가 아니라 처음으로 생긴 자유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준은 조금 떨어진 의자에서 그 장면을 보았다. 자기 손목의 숫자 17이 빛날 때는 잠깐 쉬려고 해도 다시 일어나야 했다. 지금 아이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 하준은 그런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다. 그는 시험이 끝난 뒤 아이가 말하기 전까지 먼저 질문하지 않았다. 잠시 후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들,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괜찮아요?” “네가 원해서 쉬는 거라면.” 하준이 말했다. “누군가 시켜서 붙잡혀 있는 것과는 다르니까.” 아이의 대답은 작은 웃음이었다. 기록판에는 처음으로 출근 시간이 아니라 '대화 재개: 본인 선택'이라는 문장이 남았다. 민규는 그 줄을 확인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 오래전 자기 얼굴을 빌린 아이가 처음으로 자기 시간을 정했다는 사실이 그 어떤 복잡한 마법보다 중요하게 느껴졌다. 며칠 뒤 학교 경비실에서 작은 시험이 이루어졌다. 아이의 목소리에서 자동 근무 배정 명령을 분리하는 작업이었다. 셀레나는 기억이 손상될 위험이 생기면 즉시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는 한동안 조용히 듣다가 물었다. “이제 그 시간에 꼭 출근하지 않아도 되나요?” “그래. 이제 두 시 십칠 분에 꼭 나타나야 하는 규칙은 네게 적용되지 않아.” 민규가 말했다. “그럼 내일은 오후에 말해도 돼요?” “물론이지.” 아이는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좋아요. 그럼 저는 내일 비가 오는지 물어볼래요.” 그날 밤 두 시 십칠 분, 경비실 출입 기록에는 새 방문객이 생기지 않았다. 전등은 여전히 두 박자 늦게 꺼졌지만 누구의 이름도 강제로 적지 않았다. 민규는 서식 아래에 [자동 교대 중단. 독립 신호 보존. 보호실 회선 조사 계속]이라는 세 줄을 적었다. 그것은 완전한 종료 보고서가 아니라 다음에 해야 할 일이 남은 점검 기록이었다. 다음 날 오전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이 열렸다. 공이 본관 창문 아래로 굴러가자 아이들이 달려와 주웠다. 경비실 근무자는 안전 구역을 넘어가지 않도록 안내했고, 민규는 창가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어제까지 모든 시각이 두 시 십칠 분으로 돌아가던 아이에게도 이제 이런 평범한 오후가 찾아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 아이가 바깥에서 뛰어놀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됐다. 미라는 학교 운동장을 그린 그림을 아이에게 보내고 싶어 했다. 셀레나는 그가 그림을 받고 싶은지 먼저 물어보자고 했다. 미라는 작은 편지에 '오늘 운동장에서는 누가 공을 놓쳤어. 모두 웃었지만 아무도 혼자 남기지 않았어'라고 썼다. 루카는 문장이 너무 감상적이라며 웃다가 자기 실습 일지에 같은 말을 적었다. 학교에서 한 사람을 못 세면 반드시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민규는 경비실 방문 명찰을 보며 자신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느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는 마법 진입 차단 장치를 어떻게든 고쳐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제는 고장 난 장치 옆에 누가 서 있는지, 그 사람에게 선택지가 남아 있는지를 먼저 묻게 됐다. 그런 변화가 자신을 특별한 마법사로 만들지는 않았다. 여전히 손전등을 충전하고 잠긴 문을 점검하는 경비원이었다. 다만 그 일을 제대로 한다는 뜻이 조금 넓어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 아이가 처음으로 자신이 정한 시각에 말을 걸었다. “아저씨, 생각해 봤어요. 나는 계속 경비원이라고 불리고 싶지는 않아요.” “그럼 어떻게 불리고 싶은데?” “지금은 이름을 고르는 중이에요. 조금만 더 생각할래요.” 민규는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사람은 어떤 이름으로 살아갈지 하루 만에 정하지 않아도 됐다. 그는 아이에게 종이 위에 그리고 싶은 그림이 있는지 물었다. 작은 손의 모습이 비친 창에는 별 두 개 대신 네모난 창문 하나가 그려졌다. 그 안에는 낮에 내리쬐는 햇빛이 있었다. 그러나 같은 시각 북쪽 기록탑에서는 다른 편지가 출력됐다. 케스는 종이를 읽고 바로 민규에게 전송했다. 발신지는 기록탑도 제0복귀과도 아니었다. 몇 년 전 새 자재가 들어갔던 배수로 끝,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제11시설이었다. [다섯 번째 아이가 확인 요청을 보냅니다. 실종 날짜: 오늘. 주소: 현재 운행 중인 통학열차.] 민규는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네 시 삼십 분. 통학열차가 학교로 돌아올 시간이었다. 사고는 삼십 년 전 기록 속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누군가 오래된 장치를 현재의 학생들에게 다시 연결하고 있었다. “오르반 교장님, 학생들 탑승 인원을 실제로 확인해 주세요. 종착역까지 기다리지 마시고요.” 통신기에서 오르반의 대답이 들렸다. “명부에는 스물여섯 명입니다. 그런데 기관사는 스물일곱 명이 탔다고 보고했군요.” 민규는 외투를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밤이 아니라 대낮에 출동해야 했다. 어깨에 걸린 열쇠가 짧게 부딪혔다. 경비원의 근무는 시간을 지키는 일이었지만, 지켜야 할 사람의 숫자를 틀리게 세는 순간에는 시계보다 발이 먼저 움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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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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