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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149화
PAYLUA ORIGINAL · 제149화

149화. 마지막 시험 감독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307자

오프라인 책장
제0기록관의 마지막 시험은 세 개의 시계를 나란히 놓는 일로 시작됐다. 하나는 터널 밖 현재 시각을 가리켰고, 하나는 보존 수업이 시작된 오후 다섯 시 십삼 분에서 움직이지 않았으며, 나머지 하나는 백이준의 졸업장에 찍힌 날짜를 하루씩 되풀이했다. 세 시계 중 어느 것을 진짜라고 선언하라는 안내가 떴다. “세 개 다 다른 걸 재고 있는 거겠죠.” 민규가 말했다. “같은 눈금이라고 같은 뜻은 아닙니다.” 그는 시계를 고르지 않고 세 개의 측정 목적을 기록했다. 실제 복귀에 사용할 현재 시계, 사고 당시의 기준 시계, 기록 오류를 조사할 대상 시계. 어느 것도 다른 사람의 시간을 통제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 장치의 안내등은 한참 깜박이다가 새로운 질문을 띄웠다. [시험 감독을 영구 지정해야 비교가 완료됩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립니까.” 태훈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팔을 걷어 올렸다. 첫 사고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셀레나와 케스는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한 사람이 자신을 희생한다고 해서 강제로 빼앗긴 시간이 실제로 돌아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민규도 태훈의 결심을 칭찬하지 않았다. “책임을 진다는 건 그 안에 평생 갇히는 게 아닙니다. 증언하고, 바로잡고, 피해를 입은 사람 앞에 서는 일이죠.” 태훈은 팔을 내렸다. 자꾸 자신을 가두려 하는 시설 때문에 피해자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건 또 다른 도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강당에 열쇠를 놓고 떠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날 이후 오랫동안 제대로 끝내지 못한 일을 자신이 남아 버티는 것으로 대신하려 했다. 문 너머의 시험 감독이 말했다. “그러면 누구도 나가지 못합니다. 이 시스템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민규는 수첩을 펼쳤다. 일곱 번째 창구에서도 같은 말을 들었다. 대기자가 빠지면 다른 사람이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는 명령. 그러나 실제 원본에는 빈칸을 허용하는 수동 절차가 있었다. 그것이 있었기에 리안을 구조할 수 있었다. 새로운 시설의 장치도 사람이 만든 것이라면 결국 다른 선택이 있을 것이다. 하셀은 최초 설계 문서를 검토했다. 보존 수업의 종료 조건은 [학생 본인 회복 확인, 안전한 복귀 경로 확보, 임시 기록과 원본 차이 보존] 세 가지였다. 최종 시험 감독의 영구 지정은 개정 때 덧붙은 조항이었다. 그나마 장치의 기계적 안정성을 위해 붙인 규칙이지, 개인을 시설 안에 가둘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 개정 조항을 끄면 되겠군요.” 셀레나가 말했다. “그 조항에 의존하는 다른 장치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셀이 답했다. “그 기능을 무조건 없애면 기록관의 내부 환기 제어까지 불안정해질 수 있어요.” 민규는 태훈과 함께 통로의 실제 공기 흐름을 측정했다. 내부에 사람이 있다면 먼저 살아서 나올 수 있어야 했다. 기록관의 서가 사이에 걸린 초침들은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흔들렸다. 일부 벽에는 오래된 화재로 검게 변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어딘가 과거에 타버린 강당의 공기가 그대로 갇혀 있는 듯했다. 셀레나는 장치의 시험 회선을 둘로 분리했다. 하나는 출입과 환기를 통제하고, 다른 하나는 졸업생의 시간을 회수하도록 만든 회선이었다. 지금까지 둘이 같은 경보를 사용해 사람들이 원하지 않던 선택을 강요했다. 안전 장치가 멈출까 봐 시간 회수를 막을 수 없게 만들어 둔 것이다. “그럼 첫 번째는 유지하고 두 번째만 격리합시다.” 민규가 말했다. 케스는 원본을 보존할 외부 장치를 준비했다. 누군가 제0기록관에 들어가 증거를 지우거나 조작했다는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기록 절차를 명확히 했다. 현장에서 작성한 시험 결과는 각각 다른 시간대로 표시됐지만 함께 촬영한 물병과 수동 시계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상호 대조할 수 있었다. 마침내 내부의 수문이 열렸다. 기록관의 긴 서가가 실제 모습을 드러냈다. 빛을 비추자 사람 그림자로 보였던 것들은 책 사이에 붙은 영상의 잔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잔상에는 귀중한 단서가 있었다. 누군가 학교에 다니지 못한 날, 가족을 위해 일한 날, 혼자 어두운 방에서 병을 앓던 날이 기록돼 있었다. 그것들이 수업을 못 들은 날이라고 해서 가치 없는 시간은 아니었다. 이준의 이름이 붙은 서가 앞에서 민규는 한동안 걸음을 멈췄다. 책등에는 열아홉 해가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었다. 그중 일부는 비어 있었다. 빈칸에는 '미사용'이 아니라 '타인 대체 사용'이라는 작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 이준의 시간이 전부 온전히 보관된 게 아니었다. 다른 기록의 구멍을 메우는 데 일부가 쓰였다. “그럼 저는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겠군요.” 원격 통화로 화면을 보던 이준이 말했다. “그 가능성을 숨기진 않겠습니다.” 민규가 답했다. “하지만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제0기록관은 그 대화를 듣고 다시 경고를 띄웠다. [당사자에게 불완전 결과를 알리면 복구 의욕 저하.] 민규는 고개를 저었다. 정보를 감추는 것은 보호가 아니라 통제였다. 그는 이준의 동의를 확인하고 각 구역의 원본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내부 서가를 열어 본 순간 민규는 예상보다 많은 물건을 발견했다. 보관된 것은 책과 마법 기록뿐이 아니었다. 조각난 손목시계, 오래된 운동화, 이름이 지워진 점심 도시락, 한 번도 보내지 못한 편지들이 있었다. 누군가의 세월이 단순한 숫자였다면 이런 사물들이 남아 있을 이유는 없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물건에 손을 대려다 멈췄다. 각자의 소유권과 개인사가 붙은 물건이었다. 케스는 현장에서 확보할 자료의 범위를 좁히자고 했다. 사건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모든 사람의 편지를 읽거나 추억을 가져갈 수 없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제 회수 회선의 작동 방식과 당시 승인 기록이었다.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사물은 별도로 보존하고, 본인 확인이 되는 경우에만 돌려주기로 했다. 태훈은 오래된 도시락 하나를 알아봤다. 피난 당시 강당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아이에게 밥을 갖다 주던 교사의 것이었다. 교사는 문이 잠긴 뒤 도시락을 전달할 수 없자 문 앞에 놓고 갔다. 그 안에는 아직 비어 있는 그릇이 있었다. 태훈은 그릇을 보고 한참 침묵했다. “아직도 아무도 먹지 못한 밥이구먼.” 민규는 물건을 기록하며 말했다. “지금은 그 일이 있었던 기록을 남기는 게 먼저입니다.” 태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의 도시락을 보고 무리하게 죄책감을 표현하는 것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당시 사실을 증언하는 게 필요했다. 그는 교사의 이름과 마지막으로 본 시각을 기록했다. 정확하지 않은 시각은 '추정'이라고 표시했다. 기록관의 전송 회선을 분리하려는 순간 갑자기 서가 하나가 흔들렸다. 책장이 넘어지는 걸 막기 위해 시설팀이 임시 버팀대를 세웠다. 일부 기록의 시간이 빠르게 진행되며 종이가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셀레나는 서가 자체가 과거와 현재 사이에 걸쳐 있어 한쪽 마법진을 제거하면 물리적 노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아야 합니까?” 케스가 물었다. “위험한 회선과 보존 회선이 분리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민규가 말했다. “사람을 더 가두는 장치를 멈추려고 증거를 망가뜨리면 그 피해자가 자기 시간을 찾을 길도 사라집니다.” 팀은 보존용 마력 공급을 안전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강제 회수 명령만 별도 격리했다. 흔들리던 책장이 멈추자 모두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법진을 분리한 일을 누군가는 대단한 승리라고 느꼈겠지만 민규는 임시 안정이라는 표현을 썼다. 여러 차례 확인하고 난 뒤에야 실제 안전을 선언할 수 있었다. 백이준은 원격 화면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장을 보았다. 거기에는 그가 그림을 그렸다고 기록된 시간뿐 아니라 가족과 함께 있지 않았던 생일도 보관돼 있었다. 그는 모든 영상을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지만 갑자기 겁이 났다. 자신이 누리지 못한 삶이 화려하게 재생된다면 지금 자신이 더 초라해질 것 같았다. “제 영상은 오늘 다 보여 주지 마세요.” 그가 말했다. 민규는 재생 장치를 즉시 멈췄다. 기록관은 '검사 완료를 위해 시청 필수'라는 경고를 띄웠다. 하지만 이준의 영상이 끝까지 재생돼야 현장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장치는 종이에 적힌 검사 규칙을 앞세웠지만, 그의 사생활을 강제로 열어 볼 권한은 없었다. 루카는 외부 회선에서 이준에게 말했다. “형, 저도 학교에서 누가 제 이름을 읽으면 사라질까 봐 아무한테도 말 못 한 적 있어요. 나중에 제 얘기를 언제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됐을 때 좀 나아졌어요.” 이준은 한참 뒤에 고맙다고 답했다. 그들이 같은 일을 겪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로의 경험을 재촉하지 않아도 대화가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민규는 서가 뒤쪽에서 서류 묶음을 발견했다. 제목은 '응급 대기자 자동 선발 조건'이었다. 그 문서에는 본인의 동의가 어려울 경우 가족이나 동행인을 대신 선택하도록 하는 규칙이 있었다. 이준이 돌아오자 유정이 담보로 지정된 이유였다. 하지만 그 규칙은 처음 설계에는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추가된 것이었다. “개정 승인자를 찾았습니까?” 케스가 물었다. “아직 이름이 지워져 있습니다. 다만 언제부터 그렇게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그 시점은 최초 사고 후 십 년이 지난 때였다. 누군가는 여러 차례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시스템을 고치기는커녕 더 많은 사람을 회수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단순히 어쩌다 잘못됐다는 설명만으로 끝낼 수 없는 사건이었다. 케스는 개정 기록과 결재 경로를 정식 조사에 넘겼다. 장치가 모든 정보를 공개하려 할 때 민규는 다시 한 번 실제 사람을 먼저 떠올렸다. 서가에 보관된 기록 속에도 오늘 밤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시간은 증거로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어야 하고, 돌아간 뒤에도 삶은 계속돼야 한다. 그의 손전등 불빛은 책의 제목보다 바닥의 안전 통로를 먼저 비추고 있었다. 케스는 시간이 사용됐다는 기록이 다른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했다. 한 사람의 잃어버린 날이 누군가의 안전을 지키는 데 쓰였을 수 있다면, 그 혜택을 받은 사람을 새로운 가해자로 몰아세워선 안 됐다. 실제로 어떤 과정으로 사용됐는지 밝히고 책임을 진 사람을 찾아야 했다. 자동 장치의 출력값을 믿고 서로를 미워하게 만드는 것은 가장 나쁜 결말이었다. 그는 기록관의 보관 장부를 세 종류로 나눠 증거를 확보했다. 원래 작성된 장부, 누군가 고친 장부, 그리고 지금 장치가 출력하는 장부였다. 세 자료는 같은 이름과 날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곳곳에서 서로 달랐다. 어느 것이 유일한 진실이라고 말하기 전에 서로 다른 부분이 왜 생겼는지 확인해야 했다. 민규는 작업 중 잠시 쉬는 시간을 정했다. 서가에는 끝없이 많은 정보가 있었고, 한 사람이 오랫동안 바라보면 자기 기억까지 흔들릴 수 있었다. 밖에 있는 지원팀과 정해진 시간에 교신하고, 서로가 기억하는 사건 순서를 확인했다. 일을 멈추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그 한 걸음을 생략한 끝에 위험해지는 모습을 봤다. 하셀이 마지막 교신에서 말했다. “안전 회선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사람이 아닌 장치가 감시를 맡고 있지만 사람이 언제든 확인하고 교대할 수 있어요.” 민규는 그 말을 듣고 다시 작업 장갑을 꼈다. 이제 누군가 하나가 평생 여기 남을 필요는 없었다. 그때 기록관의 최종 시험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늙은 목소리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었다. 오래된 졸업식 진행기와 기록관의 보관 장부를 연결한 자동 응답 장치였다. 사람 얼굴을 흉내 낸 마법의 관찰자와 달리, 이 장치는 오래전 관리인의 목소리를 붙잡아 살아 있는 사람처럼 응답했다. 태훈은 그 목소리가 자신의 젊은 시절과 닮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남겼던 비상 안내 녹음이구나.” 녹음은 더 이상 과거의 태훈만을 흉내 내지 않았다. 수십 년간 개정된 명령이 쌓여 이제는 자신도 설명하지 못할 선택을 요구하는 장치가 됐다. 민규는 그 앞에서 영원히 머무를 사람을 고르지 않았다. 현장 밖의 독립 감시팀과 교대 운영 가능한 수동 감시 절차가 준비됐는지 확인했다. 장치의 표시등이 다시 바뀌었다. [감독자 교대 허용. 인원 구속 필요 없음.] 마법이 어둠을 뚫는 화려한 장면은 없었다. 다만 잠금쇠가 하나씩 풀렸다. 강당의 졸업식 영상에서도 열아홉 의자가 처음으로 아무도 앉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았다. 민규는 서가 끝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졸업생들의 기록과 별개로 보관된 작은 파일이 있었다. 분류 번호는 '최초 근무자'. 파일의 전면에는 현재의 민규와 똑같은 얼굴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목 옆에는 그가 기억하는 흉터가 없었다. 그는 손을 뻗기 전에 그 사실부터 사진에 남겼다. 파일 아래에 한 줄이 적혀 있었다. [시험 감독자 교대 완료. 다음 출근 예정 시각: 내일 새벽 0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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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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