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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148화
PAYLUA ORIGINAL · 제148화

148화. 증명되지 않는 수업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069자

오프라인 책장
지하 배수로 끝에서 찾은 문은 여느 기록관의 출입구와 달랐다. 문패가 없고 손잡이도 없었다. 대신 벽 가운데에 작고 둥근 구멍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손전등을 넣을 만큼 컸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손가락 하나가 겨우 들어갈 크기였다. 태훈은 그것을 보고 고개를 떨궜다. “확인 구멍이야. 막힌 교실에 사람이 남았을 때 문을 열기 전에 숨소리를 듣도록 만들었지.” “그럼 그 구멍 안에 누가 있습니까?” 루카가 물었다. 태훈은 대답하지 못했다. 민규는 억지로 손가락을 넣지 않았다. 구멍이 실제로 연결돼 있는지, 안쪽의 산소와 압력이 어떠한지 먼저 확인했다. 소형 카메라로 살펴본 벽 안쪽에는 반짝이는 수정판과 오래된 마이크가 있었다. 문을 열기 위해 누군가의 지문이나 마력을 등록해야 한다는 명령은 표시되지 않았다. “이건 사람을 인증하는 장치가 아니라 사람을 확인하는 장치입니다.” 민규가 말했다. 그는 마이크를 켜고 안쪽을 향해 말했다. “여기 밖에 구조팀이 있습니다. 안에서 들리시면 대답해 주세요. 이름은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서로 다른 두 목소리가 겹쳐 들렸다. 하나는 어린 소년, 다른 하나는 늙은 남자였다. 소년은 지금이 오후 다섯 시 십삼 분이라고 했다. 늙은 남자는 이미 그날이 끝났다고 대답했다. 둘 다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확신했다. 셀레나는 같은 방에 서로 다른 시간대가 겹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록관은 누군가의 지나간 날과 아직 오지 않은 날을 같은 책장에 꽂아 놓은 듯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사람이 두 명 갇혔는지는 불분명했다. 마이크가 재생 장치일 수도 있었다. 안쪽의 소년이 물었다. “문을 열면 밖에 비가 그쳤어요?” 민규는 터널 바깥의 날씨를 확인하고 답했다. “지금은 비가 안 옵니다. 하지만 당신이 있는 곳의 날씨와 같은지는 모릅니다.” “아직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네요.” 늙은 남자가 중얼거렸다. “여기 사람들은 언제나 모든 걸 안다고 했거든.” 문 왼쪽에는 두 개의 시험 문제가 적혀 있었다. 첫째, 피난 당시 시간을 멈춘 교직원의 승인을 증명하라. 둘째, 졸업장에 적힌 출석이 사실임을 증명하라. 두 질문 모두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이미 책임의 결론을 정해 놓고 있었다. 태훈은 시험을 통과하려면 원본의 서명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 민규는 그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우리는 아직 누가 출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걸 먼저 사실이라고 증명할 순 없어요.” 케스가 외부 회선으로 법률 담당자의 답을 전달했다. 긴급 구조 상황에서는 사실과 다른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아도 안전 조치를 요구할 권리가 있었다. 기록관의 내부 시험은 법률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만든 조건일 뿐이었다. 그는 이 답을 현장 기록에 첨부했다. 문을 자세히 살피자 아래쪽에 작은 쇠막대가 하나 있었다. 막대는 오래된 수동 개방 장치와 연결돼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셀레나는 마력선 하나가 막대를 붙들고 있다고 했다. 그 마력선은 누군가의 서명으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안쪽에서 계속 반복되는 하나의 문장에 의해 유지됐다. [시험 결과가 확인되기 전에는 개방할 수 없음.] “개방해야 시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시험 결과를 확인해야 개방할 수 있다는 거군요.” 민규가 말했다. 그는 웃지 않았다. 말장난처럼 보이는 규칙 때문에 사람들이 실제로 돌아오지 못했다. 민규는 문 옆 비상 환기구를 열고, 문을 정면에서 억지로 잡아당기지 않고도 안쪽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오래된 마이크의 전원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임시 통신선도 별도로 연결했다. 민규는 지하 기록관의 구조를 살피다가 작은 교실 하나를 발견했다. 유리창 안에는 다리가 짧은 책상 열아홉 개와 지워진 칠판이 있었다. 누구도 들어간 적 없는 것처럼 먼지가 쌓여 있었지만, 책상 아래에는 작은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신발은 모두 같은 크기가 아니었다. 어떤 것은 어린아이 것이었고, 어떤 것은 성인용 작업화였다. “원래 여기서 수업을 했던 걸까요?” 셀레나가 물었다. “기록관이 학습 시간을 보관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실제 교실인지 기록을 보여 주는 모형인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그는 유리 가장자리를 따라 난 작은 틈을 확인했다. 바람이 흐르고 있었고, 안쪽에 온기를 띤 부분이 있었다. 위험한 마력선은 아니었지만 먼지 속에서 누군가 방금 지나간 흔적이 보였다. 민규는 좁은 문을 바로 열지 않고 주변의 통로를 먼저 살폈다. 기록관에는 하나로 보이는 교실이 여러 시기의 모습으로 겹쳐 있을 수 있었다. 하셀은 오래된 기록을 대조하다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교실에 달린 시계는 처음부터 열아홉 해를 보관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 아니었다. 대피 중 사고에 휘말린 사람이 회복할 때까지 한 시간만 보호하려는 장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관리자는 그 한 시간을 빌려 다음 위험을 막고, 그다음 시간을 또 빌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장부상으로는 빚이 정리됐지만 실제 사람의 삶에는 빈 구간이 쌓였다. “원래의 보호 시간도 모두 잘못된 건 아니겠죠?” 루카가 물었다. “맞아.” 민규가 말했다. “사고 당시 몇 분이 필요했는지 조사해야 해. 그걸 만든 사람이 처음부터 악의를 가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 교실 칠판 아래에서는 '오늘의 숙제'가 적힌 노트가 발견됐다. 작은 아이 글씨로 [안전한 길을 찾으면 문 옆에 표시하기]라고 적혀 있었다. 민규는 그 글이 지금까지 쫓아온 사건의 어떤 문서보다 솔직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는 자신을 구조할 사람이 누군지 모르면서도 길을 표시하려 했다. 낡은 학교는 그런 아이의 기록을 졸업식의 빈칸으로 바꿔 버렸다. 그는 노트를 조심스럽게 촬영했다. 개인이 쓴 글이므로 곧장 공개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실제 구조 통로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는 쓸 수 있었다. 노트의 뒷장에는 창문과 계단이 그려져 있었고, 계단 아래에는 작은 동그라미가 세 개 찍혀 있었다. 민규는 현장 도면과 비교했다. 그 위치에는 오래된 수동 환기구 세 개가 남아 있었다. 환기구 하나에는 지금도 미세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나머지 둘은 막혀 있었지만 쇠막대로 억지로 열지 않고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확인했다. 두 번째 환기구 뒤에는 안전 로프를 고정할 고리가 있었고, 세 번째는 외부 배수로와 이어졌다. 기록관이 출입문을 잠가도 원래의 대피 시설은 다른 방향으로 사람을 내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문이 하나뿐이라는 게 이 장치의 가장 큰 거짓말일 수도 있겠네요.” 셀레나가 말했다. “그렇죠. 문을 열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는 규칙부터 의심해 봅시다.” 잠시 뒤 민규는 벽면에 붙은 옛 관리자의 비상 대피 안내 그림을 봤다. 얼굴은 알아볼 수 없도록 낡았지만 작업복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드라이버 모양이 눈에 익었다. 그의 어머니가 보관한 오래된 사진에서 본 도구였다. 아이를 위해 남긴 수리 도구라기보다 현장에서 늘 쓰던 평범한 공구였다. “어머니가 이곳에 온 적이 있을까요?” 민규가 물었다. 정은희는 원격 통화로 사진을 보더니 잠깐 말을 잃었다. “거기서도 내 서류가 쓰였다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현장에 가 본 기억은 없어. 내가 기억을 잃었다는 뜻인지, 누가 내 자료를 무단으로 썼다는 뜻인지 모르겠구나.” 민규는 그녀에게 더 생각해 보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기억이 흐릿한 사람에게 사실을 만들어 내도록 압박할 수는 없었다. 정은희는 대신 옛 공구에 새겨진 작은 숫자를 읽어 줬다. 그것은 그녀가 피난 시설마다 붙이던 수리 조 번호였다. 같은 번호가 제0기록관의 도면에도 남아 있었다. “그럼 서류든 사람이든 이곳과 이어졌다는 근거는 있네요.” 민규가 말했다. 그때 기록관의 시험 문제 아래로 답안지가 내려왔다. 답안지에는 이미 민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직 쓰지 않은 답이 채점돼 있었고, 감독관 확인란에는 동의라는 글자가 인쇄돼 있었다. 민규는 다른 답안지를 요청하지 않았다. 누가 대신 시험을 치르겠다고 결정했는지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안쪽에서는 낡은 분필 냄새가 났다. 실제 분필이 있었는지, 기록관이 오래전 교실의 감각까지 보존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민규는 그 냄새를 따라가다 문 옆에서 작은 경고판을 발견했다. [점검 중 출입 금지.] 경고판에는 날짜도 담당자도 없었다. 금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안내문은 비상 때 오히려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셀레나는 경고판에 붙은 마법 인장을 검사했다. 인장은 누군가 안쪽에 접근할 때마다 최근 날짜로 바뀌었다. 과거에 설치한 경고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지금도 출입을 막는 데 쓰이는 장치였다. 민규는 원본 사진을 남기고 그 옆에 임시 안전 안내를 붙였다. 어디가 위험한지,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를 실제로 적었다. 그때 카메라 화면에서 오래된 장갑 한 짝이 보였다. 태훈이 건넨 것과 같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손등에 박힌 실의 색은 달랐다. 현장에 있던 태훈은 자기가 만든 장갑이 여러 개였다고 말했다. 누군가 한 짝을 가져가 누군가의 손에 쥐여 줬을 수도 있었다. 민규는 두 장갑을 같은 물건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장갑 모두 안쪽에 '안전 담당자에게 인계'라는 문구가 있었다. 장치가 원하는 것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역할일 수도 있었다. 역할을 영구히 한 사람에게 붙들어 매는 순간 그 사람에게서 시간이 흘러나간 것이다. 민규는 바로 그 지점을 조사표에 표시했다. 그들은 문을 열기 전 대피 경로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설명 없는 체크 표시 하나보다 실제로 걸어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더 중요했다. 안쪽의 늙은 남자가 말했다. “당신은 시험 감독이 아니군요.” “경비원입니다. 시험 점수 매기는 사람이 아니고요.” “그럼 왜 이곳까지 왔습니까?”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늙은 남자는 자신을 기록관의 최종 시험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람을 안전하게 내보내려면 누군가 한 명은 안에 남아 모든 시간의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이 되라는 초대처럼 들렸다. 하지만 민규는 이전의 너무 많은 사건에서 그와 같은 선택이 강요되는 걸 봤다. “꼭 사람이어야 합니까?” “모든 교정이 끝날 때까지 감시자가 있어야 합니다.” “감시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사람을 가둬야 한다는 건 다른 말입니다.” 그때 장치가 갑자기 민규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민규. 당신은 이미 이 시설의 최초 근무자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전 사고의 미완료 시간을 지금 정산하십시오.” 셀레나가 경악한 얼굴로 그를 봤다. 민규는 목소리의 주인을 자신의 또 다른 자아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학교는 이름과 얼굴을 빌려 사람을 속였다. 목소리가 같다는 사실은 출처를 밝혀야 할 단서이지 곧 정체의 증명이 아니었다. 민규는 자신의 손에 남은 오래된 흉터를 내려다봤다. 자신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과 다른 근무일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시설이 자신을 부른다는 이유로 기꺼이 갇힐 생각은 없었다. 그는 안쪽의 목소리에게 말했다. “그렇게 지정한 사람이 누군지부터 알려 주십시오. 저 자신이 동의했는지도 확인해야겠고요.” 목소리는 답하지 않았다. 대신 문 옆에 새 문장이 나타났다. [최초 근무자의 성인 시점 확인. 자발적 대기 허가 요청.] 그 아래에는 이미 체크 표시가 돼 있었다. 민규는 손전등으로 체크 부분을 비췄다. 잉크는 젖어 있었고, 판 뒤에서는 마법진이 아직 쓰고 있었다. 자기보다 먼저 서명한 과거의 자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누군가 대신 표시하고 있었다. “승인 안 했습니다.” 민규가 분명하게 말했다. 체크 표시가 흔들렸다. 기록관 안쪽에서 처음으로 경고음이 났다. [해당 증언은 기존 원본과 불일치.] 민규는 그 경고를 지우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원본을 신성하게 여기는 시설도 눈앞의 사람이 반대하면 불일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늙은 남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럼 당신들은 어떻게 사람을 돌려보낼 생각입니까? 모든 사람이 스스로 시간을 소유한다면 우리는 열아홉 해 동안 무슨 일을 한 겁니까?” 민규는 답했다. “그걸 확인하러 들어온 겁니다. 기록을 지우러 온 게 아니라, 실제로 누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고요.” 문 옆에는 작은 안내등이 켜졌다. [독립 증언 수집 가능. 최종 시험 감독 대기.] 기계는 아직도 누군가 기다리기만 하면 문제가 끝날 거라고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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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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