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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129화
PAYLUA ORIGINAL · 제129화

129화. 겨울 경로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080자

오프라인 책장
흰등성이의 눈은 새벽이 되어도 멎지 않았다. 학교에서 빠져나온 학생들은 급식동을 거쳐 안전한 기상관측소로 옮겨졌다. 그곳에는 산악 구조대가 보온 담요와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민규는 아이들을 세는 사람을 한 명으로 정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나온 사람과 관측소에 도착한 사람, 의료진에게 인계된 사람의 수를 각자 기록하게 했다. 숫자가 일치하지 않으면 한 번 더 찾았다. 이곳에서 수십 년 동안 반복된 오류를 되풀이할 수 없었다. 이솔은 진료용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 눈꺼풀 아래로 피로가 깊게 남아 있었다. 정은희는 통신을 통해 심박과 체온 측정 결과를 확인했다. 임시 교원이라고 불리던 여자가 실제로 얼마나 오랫동안 일했는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신원을 확정하려고 그녀를 깨우는 일이 아니었다. 충분히 쉬게 하고, 깨어났을 때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일이었다. 소년은 책을 품고 창가에 앉았다. 자신을 '온결'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예전 이름이 생각나지 않더라도 지금 자신이 고른 이름은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구렌은 그 이름을 조심스럽게 발음했다. “온결. 좋은 이름이구나.” 소년은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대피를 마친 직후 분교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아이들이 누구의 보호를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오래전 기록은 사라졌고 몇몇 아이는 부모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현지 담당자는 모든 학생을 임시 보호소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설아는 무작정 다른 곳으로 보내지면 또 이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민규는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아무 약속이나 하지 않았다. 대신 보호소의 담당자가 직접 와서 절차를 설명하도록 했다. 원하는 물건을 가져갈 수 있는지, 형제나 친구와 계속 연락할 수 있는지, 가족을 찾는 과정에서 이름을 어떻게 기록하는지. 아이들의 질문을 먼저 모아 전달했다. 담당자는 모든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나 한 아이의 이름을 다른 사람의 자리로 채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구렌은 아이들 가방을 정리하면서 오래된 실내화 한 짝을 발견했다. 누군가 이름을 적어 놓은 부분이 해져 있었다. 그는 그것을 쓰레기통에 넣으려다 멈췄다. 지금 누구 물건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것이지 쓸모없는 물건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봉투에 넣어 분실물 목록에 남겼다. 민규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을 기록하는 방식이 바뀌면 물건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질 수 있었다. 이솔은 의료진에게 자기가 잠시 아이들과 떨어져 쉬어도 되는지 물었다. 의료진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그 쉬운 대답이 그녀에게는 낯설었다. 그는 누군가의 동의 없이 자기 자리를 비우면 큰일이 날 거라고 배웠다. 침대에 누운 채 창밖을 보던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이들이 잘 지낼 수 있다면 나도 하루쯤 쉬어도 되겠네요.” 은희는 통신으로 그 말을 듣고 미소 지었다. 자기가 돌아왔을 때 민규가 겪던 두려움을 떠올렸다. 누군가가 돌아온 뒤에도 다시 떠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솔과 아이들이 서로 떨어지는 연습을 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케스는 종탑에 남은 문장을 조사했다. [기록 보관소에 남은 이름을 회수하라.] 이것은 아이들의 신원을 복구하라는 명령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과거 총국의 용어로 '회수'는 권한을 얻기 위해 이름의 원본을 가져가는 절차였다. 신분을 되찾는 것과 사람의 이름을 장치에 넘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누가 우리를 기록 보관소로 유인하는 것 같습니다.” 케스가 말했다. “안 갈 수는 없나요?” 민규가 물었다. “보관소가 이미 다른 시설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석 교원 지정에 실패했으니 그쪽 기록을 사용하려는 것일 수도 있어요.” 민규는 원점 관리실에서 보낸 최신 통보를 확인했다. 열한 시설의 자동 관리자 지정은 여전히 보류 상태였다. 그러나 명칭이 낯선 새 항목이 생겼다. [임시 교육 기관 목록 업데이트: 흰등성이 분교. 연결 시설: 제4보호소, 제8저장고, 미등록 한 곳.] 마치 한 시설에서 해결하지 못한 업무를 다른 시설에 넘기려는 체계였다. 하셀은 흰등성이 분교의 도면을 펴 놓고 이상한 공백을 가리켰다. 예비망이 연결될 때는 위험 종류만 넘어가야 했다. 산사태면 산사태, 화재면 화재. 그것이 원래 설계의 전부였다. 그런데 공백 뒤에 작은 글씨가 덧붙어 있었다. [연결 장애 시 유효 인원 할당.] 그는 자기 필체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이건 누가 나중에 덧붙인 겁니다.” “그럼 추가 공사 내역이 어딘가 남아 있겠죠.” 민규가 말했다. 하셀은 고개를 저었다. “바로 그게 문제예요. 공사 명령이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열한 시설 전체에 내려왔어요. 단순한 수리가 아니라 규칙의 변경이었습니다.” 그는 오래된 기술자 노트에서 어떤 날의 회의 일정을 찾았다. 제목은 '겨울 대비 공동 운영 점검'. 참석자 명단에는 이름 대신 직책만 적혀 있었다. 최종 검토자가 아니라 '명칭 배분 담당'이라는 낯선 직책이 있었다. 사람의 이름을 관리하려는 사람이 원래부터 있었던 듯했다. 케스는 그 용어를 듣고 표정이 굳었다. 기록보존총국에서 일할 때 가장 아래 등급의 교육 문서에 '명칭 배분'이라는 항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출생할 때 이름을 갖지만 시스템에는 승인된 이름으로 등록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케스는 당시 그 문서를 무의미한 고문서라고 넘겼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을 바꾸는 권한이 바로 그 문장 속에 숨어 있었다. “총국이 누군가의 이름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까?” 민규가 물었다. “그랬다면 지금까지 밝혀진 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바깥에서는 구조 차량이 경적을 한 번 울렸다. 케스는 잠시 문서를 덮었다. 지금 산 아래로 내려가는 아이들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이름을 배분한다는 낯선 직책은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셀이 무전으로 끼어들었다. “그건 겨울 경로입니다.” “겨울 경로라면 무엇입니까?” “전력이나 출입망이 끊겼을 때 각 시설이 서로 경보를 대신 받아 주는 예비망이었어요. 구조 요청이 전달되지 않도록 막기 위해 만든 장치입니다. 누군가 그 예비망을 사람의 이름을 가져오는 길로 바꾼 겁니다.” 민규는 오래된 설비도 위에 세 시설을 표시했다. 선들은 생각보다 넓게 뻗어 있었다. 사람을 직접 실어 나르는 길이 아니라 기록을 실어 나르는 길이었다. 그는 줄을 하나씩 끊고 싶다는 충동을 억눌렀다. 이곳에서 잘못 고치면 다른 시설의 환자나 학생에게 긴급 경보가 전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쓰지 말아야 할 기능만 끊는 게 중요하군요.” “맞습니다. 하지만 회로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아직 알 수 없어요.” 하셀은 오래된 설계 노트를 펼쳤다. “겨울 경로를 마지막으로 점검한 사람 이름이 비어 있습니다.” 학교의 책장을 조사하던 설아가 작은 질문을 했다. “어른들은 이름이 왜 그렇게 중요한 거예요? 저희가 여기 있다는 건 보이잖아요.” 케스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민규가 대신 답했다. “이름이 있어야 도울 사람을 찾기도 쉽고, 가족이 연락할 수도 있어. 하지만 이름만 있다고 그 사람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안 돼.” 설아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내밀었다. 열두 개의 종이 아니라, 그 아래에서 놀고 있는 학생들이 그려져 있었다. 아이는 이름을 잃지 않으려 종만 보고 살았지만, 자신이 학교에서 좋아했던 것은 종소리가 아니라 친구와 함께 눈사람을 만드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민규는 복구 작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원할 경우 학교를 잠시 방문해 자신의 물건을 챙길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단, 안전 점검이 완료된 이후에만. 다른 사람의 분실물을 증거라고 해서 모두 압수할 수는 없었다. 학생들이 가져가고 싶은 연필과 책, 사진이 있었다. 케스는 조사 자료와 개인 물품을 분리해 목록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규는 겨울 경로의 신호를 시험하기 전에 다른 시설 담당자와 순서를 협의했다. 어떤 시설은 마법이 끊기면 경보용 통신까지 사라질 수 있었고, 어떤 시설은 병실의 자동 난방이 일시적으로 멈출 위험이 있었다. 누구 하나가 멀리서 일괄 중지 버튼을 누르기에는 위험이 너무 넓게 퍼져 있었다. 제4보호소 담당자는 당장 모든 연결을 끊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병실에서 이름이 흐려지는 광경을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설의 예비 경보기가 다른 지역의 화재를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자 결정을 미뤘다. 당사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방법을 찾는 것이 느려 보여도 더 안전했다. 민규는 각 시설별 위험 상태를 표로 만들어 공유했다. 그동안 설아는 관측소의 책상에서 친구와 함께 편지를 썼다. 아직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첫 문장은 '우리는 빈자리였던 적이 없습니다'였다. 아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색으로 작은 별을 그렸다. 자신이 어떤 이름으로 불릴지는 아직 불안해도, 자기 손으로 별을 그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이솔은 그 편지를 읽고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이 오랫동안 출석부의 숫자에 맞춰 아이들을 지키려 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녀는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고, 위험한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살아남기 위한 결정이었지만 어떤 날에는 아이들의 웃음까지 막아야 했다. 그는 이제 자신이 쉬는 동안 아이들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랐다. 민규는 아이들이 보낸 편지를 사본으로 남겨 두고 원본은 아이들이 갖도록 했다. 구조 증거로 쓰일 만한 글이더라도 그 편지의 주인은 아이들이었다. 누군가의 사연을 조사한다고 해서 그 사연 전체를 가져갈 권리는 없었다. 그날 저녁, 원점 관리실에서 새로운 경보가 왔다. 제4보호소의 기록이 '겨울 전환 완료'라고 바뀌었다는 통지였다. 현지 담당자는 아직 그런 조치를 한 적이 없었다. 보호소의 환자 명단 한쪽에서 이름이 하나씩 흐려지고 있었다. 민규는 즉시 보호소 측에 현장 확인을 부탁했다. 흰등성이에서 사람을 구했다고 해서 위험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제4보호소와 연결된 예비 경보선에서는 시험 신호가 두 번 흘러왔다. 첫 번째 신호는 정상적인 위험 보고였고, 두 번째 신호에는 누군가의 임시 이름이 붙어 있었다. 케스가 비교 자료를 펼치자 두 신호 사이의 차이는 아주 작은 승인 표식 하나뿐이었다. 미등록 시설에서 흘러온 신호가 그 표식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컸다. 민규는 지도 밖의 시설을 바로 찾으러 갈 수 없었다. 지금 분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안전한 곳에 도착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는 셀레나에게 원본 신호를 보존하되 자동으로 응답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기록망과 마법 장치는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다리는 기계를 달래려고 지금 눈앞의 사람들을 위험에 남겨둘 이유는 없었다. 관측소 창문에서 설아와 온결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눈사람은 아주 작았다. 아직 밖에 오래 있을 만큼 따뜻하지 않았고 구조대원의 허락을 받아 문 가까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온결은 눈사람의 눈으로 작은 돌멩이 두 개를 썼고 설아는 목도리를 그려 주었다. 이름을 잊을까 두려워 멀리서 종탑만 보던 아이들이 이제 눈으로 만든 작은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구렌은 그 모습을 보며 웃었다. “이분들은 아무거나 만들고도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하네요.” 민규는 창밖의 작은 눈사람을 바라봤다. 이름은 누군가를 구별하기 위한 편리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함께 부르며 마음을 나누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걸 통제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막아야 할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는 다음 경보의 방향을 수첩에 표시했다. 오늘 끝낸 수리가 내일의 질문을 새로 만들고 있었다. 그는 흰등성이 분교의 종탑을 바라봤다. 새로 발견한 글씨 아래에는 손가락보다 작은 날짜가 새겨져 있었다. 아직 오지 않은 내년 겨울의 날짜였다. 중앙이 단순히 오늘의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계절까지 미리 사람을 배정하려는 듯했다. 민규는 자신의 수첩에 썼다. [예비 경보망 유지. 인원 대체 명령만 별도 분리. 제4보호소 직접 상태 확인.] 펜끝에서 잉크가 번졌다. 난방으로 손을 녹였지만 마음은 여전히 산속에 남아 있었다. 창밖에서는 구조대원이 마지막 차량의 출발 신호를 보냈다. 관측소의 벽에는 누군가 새로 그린 그림이 붙어 있었다. 열두 개의 종이 작은 집들 위에 떠 있었다. 그 아래에 설아가 쓴 한 줄이 있었다. [종은 사람이 없어졌다고 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남아 있다고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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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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