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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118화
PAYLUA ORIGINAL · 제118화

118화. 문 안의 설계자

마법학교 야간 경비원의 정체 · 6,162자

오프라인 책장
병원의 정원 초과 경보는 열두 번째 문이 열리기 직전에 발생했다. 케스는 먼저 병원 담당자와 통화해 실제 환자 수를 확인했다. 담당자는 밤새 입원한 사람이 없고 퇴원도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정상 근무 중이었다. 그런데 병동의 침대 하나가 서류에서만 두 개로 늘어나 있었다. 침대 번호를 따라가 보니 병실 벽에서 낯선 문이 발견됐다. 원점 관리실의 도면에 그려진 열두 번째 문과 같은 문양이었다. 민규는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원점으로 불러 모으지 않았다. 병원에는 병원의 안전과 의료 절차가 있었고, 사람을 이동시키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었다. 대신 의료진이 직접 병실을 확인하고, 마법 장치가 만들어 낸 추가 침대의 실체를 살펴보도록 했다. 셀레나는 원격으로 마력의 연결을 측정했다. 병실에 사람이 실제로 더 있는 것이 아니라, 기록망이 빈 병상을 임시로 ‘원점 통로’에 연결한 상태였다. “이번엔 실제 사람이 아니라 빈자리를 가져왔네요.” 셀레나가 말했다. “그 빈자리가 사람을 뜻하게 되는 순간이 위험하겠죠.” 민규가 답했다. 병원은 정원표를 별도로 관리하고 중앙 연결을 잠시 끊었다. 문양은 흐려졌고 경보가 사라졌다. 사람을 희생하지 않고 오류를 해결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였다. 그러나 그때 원점의 금속문에서는 규칙적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커졌다. 하셀의 목소리가 이전보다 가까이 들렸다. 기침 사이로 그는 바닥을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고 알렸다.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느라 제대로 걸을 수 없지만 손잡이 가까이까지는 왔다고 했다. 구조팀은 원점의 문을 열기로 했다. 단, 문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고 안전 장치가 작동하는 폭으로 먼저 열어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바르트는 문틀의 압력을 측정했고, 셀레나는 마력의 흐름이 출입하는 사람을 다른 시설로 보내지 않는지 살폈다. 케스는 외부 통신이 끊길 경우 어떤 경로로 도움을 요청할지 다시 읽어 주었다. 민규는 참석자들로부터 위험을 이해했는지 확인했다. 누구도 관리자 승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첫 잠금쇠를 풀자 통로 안의 공기가 차갑게 흘러나왔다. 유리와 먼지 냄새가 섞인 바람이었다. 두 번째 쇠를 돌렸을 때 얇은 흰 안개가 문턱 위에 맺혔다. 셀레나는 안개가 환기구를 지나가면서 마력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 쇠는 잘 움직이지 않았다. 바르트가 힘을 주려 했으나 민규가 멈춰 세웠다. 문 반대편에서 누군가 손으로 잠금쇠를 잡고 있었다. “하셀 씨입니까?” 민규가 물었다. “그렇습니다. 기다려요. 지금 열면 안 됩니다.” 하셀의 목소리는 바로 문 너머에서 들렸다. 그는 설명했다. 문턱에 깔린 장치가 실제 사람보다 ‘출입 기록’을 먼저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했다. 사람이 나오기 전에 이름이 밖으로 나가면 안쪽의 몸은 실종 처리되고, 남은 자리는 새로운 사람의 기록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출입 카드를 안쪽 잠금쇠에 걸어 두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민규가 물었다. “카드를 빼지 않고 문을 열면 됩니다. 아마 꽤 어렵겠지만.” 바르트는 문을 더 벌리지 않고 작은 점검구로 내부를 살폈다. 문 안쪽에는 낡은 쇠사슬이 걸려 있었고, 그 사슬 끝에 반쯤 찢어진 출입 카드가 달려 있었다. 카드는 하셀의 것으로 보였지만 이름 부분은 이미 지워져 있었다. 대신 사진이 남아 있었다. 아주 젊은 남자가 작업복 차림으로 미소 짓고 있었다. 민규는 사진을 서리나루의 다른 기록과 대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문을 열기 위해 사슬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사슬의 고리를 유지하면서 문틀 압력을 빼면 됩니다.” 바르트가 말했다. 작업은 조심스러웠다. 철사 하나를 잘못 건드리면 사슬이 떨어질 수 있었다. 민규는 점검용 가는 막대를 가져와 사슬 아래를 받쳤다. 셀레나는 외부 마법이 금속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차폐막을 넓혔다. 케스는 작업의 매 단계와 시간을 기록했다. 한 명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와도 같은 이름이 다른 시설에 등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문이 열리기 직전 은희는 의료진과 함께 급수탑에 도착했다. 그녀는 하셀이 젊은 시절 다쳤던 손목에 관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구조의 유일한 단서가 되지 않게 했다. 의료진은 실제 환자의 상태를 우선 확인하기 위해 들것과 보온 담요, 수분 공급 장비를 준비했다. 은희는 그들이 준비하는 동안 한 걸음 뒤에서 기다렸다. 오랜 세월 기다린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앞서 달려가는 일이 아니라 안전한 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었다. 민규는 어머니에게 현장 상황을 짧게 설명했다. “안쪽 사람과 대화가 됩니다. 하지만 문을 바로 열면 출입 기록이 먼저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슬을 고정하고 있어요. 아직 실제 사람을 꺼내지 못했으니 구조 완료는 아닙니다.” 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이렇게 설명해 주니 좋다. 모르는 것까지 아는 척하지 않아서.” 그녀는 서리나루에서 구조된 아이들을 생각했다. 누군가 한 사람을 찾았다고 모든 사람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지금 눈앞에 사람 하나가 있다고 해서 원점에 남은 다른 사람이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됐다. 은희는 하셀의 구조가 끝난 뒤 추가 반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의료진과 의논했다. 한편 바르트는 입구의 오래된 고리를 고정하면서 젊었을 때 배운 작업 원칙을 떠올렸다. 시설을 수리할 때 문을 처음 열어 보는 사람은 내부가 비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문 뒤에는 작업 중인 사람이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노크하고, 답을 듣고, 작업 구역을 확인했다. 원점의 마법은 그 평범한 원칙을 쓸모없어 보이게 만들려 했지만, 실제로는 더 필요하게 만들고 있었다. “문을 열면 기록이 따라 나온다고 했지.” 바르트가 말했다. “그 기록 때문에 누가 다른 곳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거고.” 셀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출입 카드의 마력 연결을 분리해야 해요. 분리하지 못하면 안쪽에 남은 이름과 밖에 나온 사람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실험용 작은 나무 상자를 문 근처에 놓고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확인했다. 상자를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가 꺼내자 표면에 적힌 번호가 달라졌다. 실제 상자는 하나였지만 기록에는 두 번 입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 오류라면 사람에게 적용했을 때 얼마나 위험할지 알 수 있었다. 민규는 마법을 한 번 더 써서 상자를 원래대로 만드는 대신 어떤 조건에서 번호가 달라졌는지 먼저 확인했다. 시험을 반복하자 출입 카드의 사슬이 접촉한 순간에만 번호가 바뀌었다. 카드가 출입자의 신원을 대신한다고 판정되는 구조였다. 셀레나는 카드가 작동하지 않도록 마력 차폐를 더했고, 바르트는 사슬을 유지할 지지대를 준비했다. 작은 상자를 다시 시험했을 때 번호는 바뀌지 않았다. 민규는 그 결과를 보고서에 적었다. 하지만 상자에서 성공한 방법이 사람에게도 안전하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의료진과 현장 기술자의 확인이 더 필요했다. 그때 문 너머에서 하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 발이 움직입니다. 아주 조금이지만요.” “무리해서 일어나지 마세요.” 은희가 가까이에서 말했다. “정은희 선생님입니까?” “네. 저예요. 이번에는 먼저 나오셔야죠.” 하셀은 잠깐 웃다가 곧 기침했다. 민규는 무전으로 의료진을 불렀다. 단순한 재회가 아니라 환자의 상태가 변하는 순간이었다. 의료진은 증상을 확인하고 하셀에게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자세를 유지하라고 했다. 바깥의 공기가 유입된 뒤 내부 온도가 변화하고 있었으므로 급격한 이동은 피하기로 했다. “그럼 지금 몇 분이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 케스가 물었다. “정해진 시간은 없습니다.” 의료진이 답했다. “실제 상태가 안정되는지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그 말은 민규에게 익숙했다. 제0설계국은 모든 작업을 정해진 시간 안에 완료하려 했다. 그러나 사람의 안전은 시계가 가리키는 숫자만으로 결정할 수 없었다. 그는 의료진의 판단을 작업 기록에 명확히 남겼다. 누군가 나중에 왜 문을 빨리 열지 않았느냐고 묻더라도, 그 사이에 무엇을 확인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조금 뒤 셀레나의 장치가 안정 신호를 보냈다. 사슬의 연결이 고정됐고, 문 안쪽의 압력이 바깥과 비슷해졌다. 바르트는 들것이 들어갈 폭을 다시 계산했다.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기다렸다. 그때 은희가 문 쪽으로 조용히 말했다. “그날 보건실 문을 고쳐 주신 일, 아직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못 했어요.” 하셀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이번에 밖으로 나오면 들을게요.” 민규는 그 말을 들으며 고개를 숙였다. 수십 년 전의 고마움을 전할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뭉클했다. 하지만 그는 그 감정이 절차를 앞지르도록 두지 않았다. 신호를 확인한 뒤에야 동료들과 함께 마지막 고리를 잡았다. 마침내 문이 손바닥 하나가 들어갈 만큼 벌어졌다. 안쪽은 생각보다 평범한 작업실이었다. 낡은 공구함과 나무의자, 물이 든 통, 벽에 매달린 도면. 누군가 오랫동안 살아남으려 애쓴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의자 옆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있었고 머리는 희었다. 그는 문이 열리는 것을 보면서도 급히 일어나지 않았다. 천천히 손을 들어 자신이 거기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은희가 통신관 너머에서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삼십 년 전의 하셀과 꼭 같지는 않았다. 수십 년을 견딘 사람에게 변화가 없을 리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눈썹 끝에 남은 작은 흉터와 도면을 놓는 손짓을 알아봤다. “하셀 씨, 저 은희예요.” 남자는 한참 뒤에야 웃었다. “수도꼭지 높이는 아직 괜찮습니까?” “그건 벌써 다른 사람이 다시 고쳤어요.” 은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번엔 나와서 직접 보세요.” 의료진은 하셀이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는 일어섰다가 곧바로 주저앉았다. 너무 오래 같은 공간에 갇혀 있어 근육이 약해진 상태였다. 민규는 출구가 열린 걸 기뻐하면서도 하셀에게 서둘러 걸어 나오라고 하지 않았다. 들것을 통과시킬 만큼 문을 넓히는 방법을 검토한 뒤, 내부 상태를 확인하고 구조 순서를 정했다. 그런데 구조팀이 들것을 준비하는 동안 작업실 벽의 날짜가 조금씩 바뀌었다. 어제의 날짜가 오늘이 됐다가, 다시 삼십 년 전의 날짜로 돌아갔다. 셀레나는 시간의 방향이 바뀌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기록 층이 겹쳐 보이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공기와 중력은 유지되고 있었다. 문제는 문이 한 층에만 연결되어 있어 하셀을 움직일 때 어느 층이 따라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하셀은 벽의 날짜가 바뀌자 의자 아래의 철제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얇은 수첩 여러 권이 있었다. “제가 지키고 있던 건 이겁니다.” 그는 기침을 가라앉히고 한 권을 꺼냈다. “원점의 기록 장치가 사람을 대신 승인자로 세우기 시작한 날부터 모든 변화를 적었어요. 자동 문서는 계속 고쳐졌지만 손으로 쓴 수첩은 이상하게 남았습니다.” 민규는 수첩을 받기 전에 하셀에게 물었다. “이걸 밖으로 가져가도 되는 겁니까? 이 안에 다른 사람들의 개인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셀이 대답했다. “정보를 열쇠로 쓰지 않고 증거로 다룰 사람이요.” 민규는 그 말에 답하지 않았다. 칭찬을 듣는 순간에도 구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하셀에게 수첩을 봉인해 보관하겠다고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하셀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첩은 안전 용기에 담겨 바깥으로 전달됐다. 한 권도 사라지지 않았고 다른 기록과 섞이지 않았다. 문 안쪽에 남은 사람은 하셀 한 명인 것으로 보였지만, 민규는 마지막 확인을 해야 했다. 방 안에 다른 출입구가 없는지 물었고, 하셀은 자신이 모르는 층이 있다고 답했다. 작업실 뒤편에 원래 없던 문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그 문 너머에서는 때때로 어린아이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실제로 있는지, 오래된 녹음이 재생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민규는 출입대장에 [하셀 구조 진행 중. 문 안쪽의 추가 인원 미확인]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들것이 들어갈 통로를 다시 점검했다. 그 순간 작업실의 모든 수첩이 같은 방향으로 펼쳐졌다. 마지막 장에 한 줄의 글씨가 나타났다. [원점 승인 기록의 최초 오류: 검사자가 검사 대상을 대신하여 서명함.] 하셀은 그 글씨를 보자 눈을 감았다. “드디어 그 페이지까지 왔군요. 저 문을 열 때가 됐습니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작업실의 뒷벽이 있었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없던 벽에 열두 번째 문과 똑같은 문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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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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