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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97화
PAYLUA ORIGINAL · 제197화

197화. 서로의 우편함이 잠기는 밤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2,979자

오프라인 책장
제8문 앞 우편함의 불빛이 하나씩 꺼졌다. 저녁부터 불어오던 바람이 담장을 때렸고, 반송 창구의 창문에는 흰 서리가 내렸다. 서로가 첫 번째 경고를 받은 지 십 분도 지나지 않아, 대기 중이던 답장 수백 통이 발송대로 거꾸로 밀려 나왔다. [수취인 확인 불가.] [반송권 일시 정지.] “제 이름을 안다고 해서 제가 모두의 편지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에요.” 서로가 말했다. 그 목소리는 예전의 대리 피엘을 떠올리게 할 만큼 비슷했지만, 말끝에는 자신의 결심이 담겨 있었다. 서온이 광장으로 급히 연결됐다. [상대가 네 이름을 새 운영 주체로 등록하려고 해. 원래 피엘의 대리였다는 기록을 근거로 삼고 있어.] “대리가 아니라 서로입니다.” 검은 글씨는 그 이름을 두 번 지웠다. 세 번째에는 반송 창구의 출입문이 잠겼다. 안에 있던 두 명의 직원이 당황해 손잡이를 흔들었다. 토비가 복도의 비상문으로 달려가 잠금쇠를 확인했고, 로마가 안쪽 직원들에게 창문을 열지 말라고 소리쳤다. 밖은 너무 높았다. 문 옆에 있는 수동 해제 장치를 찾는 것이 안전했다. 사일은 오래전 경첩실에서 가져온 작은 쇠열쇠를 내밀었다. “여기 제8문을 지키는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려고 만들었던 열쇠네. 나 혼자 쓸 수 없게 하려고 서로 다른 모양 두 개를 만들어 놨지.” “나머지 하나는요?” “지금은 서로가 가지고 있지.” 두 열쇠를 동시에 돌리자 문이 열렸다. 안쪽 직원들이 나와 숨을 골랐다. 그중 한 사람은 오래된 제8문 명부를 붙들고 있었다. 그 명부에는 삼백 년 전 반송 거절자의 이름을 대신해 ‘받지 않음’이라는 단어만 남아 있었다. 그날 밤 반송 우편이 폭주했다. 제3문의 하루가 수어로 남긴 대답, 제4문의 아린이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보낸 글, 제5문의 기억 보관을 다시 결정하겠다는 신청서가 모두 제8문으로 몰려왔다. 누군가 반송할 권리를 막기 위해서였다면, 반대로 그 권리가 얼마나 많이 필요했는지도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피엘은 서로에게 물었다. “잠시 임시 접수를 중지하시겠습니까? 당신의 안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계속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안 하겠어요.” 피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우편함 앞에 자신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 서로가 접수 주체인 곳에서 책임을 다른 사람의 서명으로 빼앗고 싶지 않았다. 대신 하린은 임시 창구를 두 곳 더 열었고, 미나와 로마가 각자의 근무 시간을 정해 연결했다. 외부 기록은 벤이 감정했다. 세아는 교대할 사람들의 식사와 휴식을 배치했다. 제8문 뒤쪽의 작은 휴게실에는 이미 몇 명이 교대 근무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나는 자신의 근무 시간이 끝나자 다음 직원에게 봉인 번호와 미확인 접수 수를 하나씩 넘겼다. 지난날의 관리실은 한 번 맡은 직무를 내려놓으면 무책임하다고 판정했지만, 이곳에서는 인계를 하지 않고 무리하게 버티는 편이 더 위험했다. 서로는 잠시 휴게실에 들어가 따뜻한 물을 마셨다. 창구가 닫히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의자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처음 스스로 고른 이름을 썼던 메모지가 있었다. 누군가 그것을 보관해 둔 모양이었다. '서로.' 예전에 대리 피엘로 불릴 때 그는 누군가 잘못 받은 편지를 대신 열어 주는 데 익숙했다. 그것이 친절한 일이라고 배웠다. 그때는 자신의 이름이 필요한지조차 묻지 않았다. 이제 이름을 갖게 된 뒤 처음으로, 답장을 받지 않는 시간도 자기 삶의 일부임을 배웠다. 문밖에서 종이 울리자 서로는 일어섰다. 그러나 곧 바깥 직원이 교대할 테니 더 쉬라고 말했다. 서로는 그 말을 받아들였다. 잠깐의 휴식은 제0경로가 가장 이해하지 못했던 수신인의 답장 중 하나였다. 자정이 지나자 마르켈이 제8문으로 찾아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자신이 승인했던 공용 권한의 등록 절차와 보안 문구를 알고 있었다. 피엘은 그를 권한자로 대우하지 않고, 알고 있는 사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접수했다. “원본의 질문 종료 장치를 멈출 마지막 검증 조항이 있습니다.” 마르켈이 말했다. “삼백 년 전 내가 보고서에서 뺀 문장입니다.” 에르다가 놀라 눈을 들었다. “그 문장을 지금까지 기억했습니까?” “잊으려고 했기 때문에 기억했습니다.” 그가 적은 문장은 간단했다. ‘수신 확인은 실제 수신인의 답장과 분리해 검증해야 한다. 답장을 확인하지 못한 기록은 그 자체로 미확인 상태를 유지한다.’ 하린이 그 문장을 읽었다. “왜 미확인 상태를 보존하는 일이 그렇게 두려웠습니까?” 마르켈은 오래전 폭설 이야기를 다시 꺼내지 않았다. “완결되지 않은 일을 보는 게 두려웠습니다. 일이 끝났다고 찍어야 내가 계속 일할 수 있었으니까.” 서로는 차가운 물 한 컵을 마시고 펜을 들었다. “저는 당신의 말이 진심인지 대신 증명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오늘 그 말을 기록으로 남기는 건 제 일이에요.” 그들은 삭제된 제한 조항의 존재를 독립된 자료 세 곳에서 확인했다. 에르다의 초안, 첫 번째 피엘의 사직서에 남은 인용문, 사일이 보관했던 야간 근무 규정이었다. 셋 모두 원본에 같은 문장이 있었다. 하린은 최종 심리에 그 조항을 제시하기로 했다. 새벽 두 시, 제8문의 문틈에서 붉은 종이가 뽑혀 나왔다. [답장을 받는 자 강제 대리 지정 실패.] [최종 완결 신탁 실행 시각 고정: 05:17.] 이제 자정과 새벽 사이의 몇 시간만 남았다. 제1문에서 제7문까지 모든 현장에 마지막 연락이 갔다. 자동 발송이 멈출 수 있음을 알리고, 정해진 근무자가 긴급 우편을 직접 전달하도록 했다. 피엘은 서로에게 말했다. “당신 이름을 지키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서로가 대답했다. “내일 아침, 우리가 창구를 다시 열면 첫 번째 손님으로 와 주세요. 제가 직접 당신의 답장을 받아 보고 싶어요.” “그러겠습니다.” 창밖의 시계가 세 시를 가리켰다. 피엘은 약속을 잊지 않으려고 자신의 작은 수첩에 시간을 적었다. 제0경로가 원하던 약속과는 정반대였다. 누구에게도 강제하지 않았고, 내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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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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