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95화
PAYLUA ORIGINAL · 제195화

195화. 공용 직인의 주인은 누구인가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2,895자

오프라인 책장
마지막 신탁까지 닷새가 남은 새벽, 비라는 제1문 인쇄실의 봉인대 앞에서 밤새도록 기다렸다. 공용 직인은 여전히 상자 안에 있었다. 움직인 흔적은 없었다. 그런데 발신 기록은 어제도 오늘도 갱신되고 있었다. “직인을 훔치러 들어온 사람이 없다면, 왜 새로운 사용 내역이 생기죠?” 세아가 물었다. 비라는 상자의 잠금장치를 보여 주었다. “이건 도장을 보관하는 상자이지 권한을 보관하는 상자가 아닙니다. 권한은 예전에 복제됐어요. 그걸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절차가 누락된 겁니다.” “복제된 사용권이 세대를 넘어 계속 살아 있었던 거군.” 벤이 중얼거렸다. “마계라면 최소한 갱신료라도 받았겠어요.” 그들은 공용 권한이 처음 만들어진 설계 열람실의 지하실로 갔다. 낮은 천장에 수백 장의 시험 결과가 걸려 있었고, 발밑에는 사람 한 명이 지나갈 만큼의 목재 통로가 있었다. 에르다가 가져온 원래 도면은 수신인이 확인되지 않을 때 구조 요청을 잠시 보관하기 위한 기계였다. 보관은 전달의 실패를 메우려는 일이었다. 대신 서명하는 일은 아니었다. 피엘은 도면에 적힌 세 가지 상태를 읽었다. ‘확인됨, 거절됨, 확인할 수 없음.’ 세 번째는 원래 보관함으로 가야 했는데, 지금은 ‘확인됨’으로 이어지는 새 선이 그어져 있었다. 에르다가 분필로 그 선을 지운 뒤 아래에 적었다. ‘이 선을 추가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서온은 선 옆의 금형 흔적을 분석했다. [이건 한 사람의 서명이라기보다 여러 차례 복제된 도장 자국이야. 갱신은 자동이고, 시작을 승인한 행정 결정은 따로 남아 있어.] 비라가 오래된 회의록을 열었다. 일곱 문의 관료들이 임시 구조 명령을 승인한 날이었다. 참석자들의 명부에는 마르켈의 이름이, 기술 자문에는 에르다의 이름이, 운영 감시에는 사일의 이름이 있었다. 모두의 이름 아래 ‘긴급 시 한정’이라는 제한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페이지에는 누가 언제 긴급 상황이 끝났는지를 판정할지 정하는 칸이 비어 있었다. “끝나는 법을 만들지 않았네요.” 토비가 말했다. “처음에는 끝내는 일을 잊은 걸 수도 있어요.” 에르다가 말했다. “그 뒤에는 그 빈칸 덕분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마르켈은 임시 심리를 거쳐 별도의 좌석에서 자료를 열람하고 있었다. 하린이 그에게 회의록을 전달하자, 그는 눈을 감았다. “나는 저 빈칸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누가 했습니까?” 하린이 물었다. “첫 번째 피엘이요. 그는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에 '수신인 없는 권한은 수신인 없는 책임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보고서에도 넣으라고 했지요.” “왜 넣지 않았습니까?” “그때는 넣으면 구조 체계가 늦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피엘은 그 말을 듣고도 사과를 대신 받아 주지 않았다. 첫 번째 피엘의 이름이 현재 자신과 같다는 이유로 그의 감정이나 권리를 대신 주장할 수도 없었다. 다만 사직서가 기록에서 사라진 사실과 권한의 제한이 누락된 시점을 함께 제출했다. 그 무렵 기록실 청소를 맡던 노년의 직원이 조용히 들어왔다. 그는 수십 년 동안 권한 사용 로그를 버리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도장의 금속 분진이 바닥에 남는 시각만은 적어 두었다고 했다. 남에게 보일 기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작은 장부였다. “저는 책임자를 모르니까 적어 봤어요. 매일 같은 시각에 먼지가 떨어지지 않았거든요.” 서온이 그 장부와 원본 사용 기록을 대조했다. 일부 자동 갱신은 정각에 실행됐지만, 세 번은 사람이 관리실 문을 열던 시간과 정확히 일치했다. 비라는 그 시간을 담당자의 출입 기록과 비교해 별도 보전 대상으로 지정했다. 더 조사하기 전에는 아무 이름도 범인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노인은 자신이 오랫동안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며 미안해했다. 비라는 그에게 죄책감을 덜어 주는 판정을 약속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부터는 직원이 의심스러운 명령을 보전하고 외부 감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럼 다음에 이 먼지가 또 떨어져도 혼자 적을 필요는 없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날 저녁 비라는 공용 직인의 사용 열쇠를 세 개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한 개는 긴급 구조망 운영을 확인하고, 한 개는 수신인의 반송 가능성을 지키고, 한 개는 독립된 감사 기록을 보존하는 역할이었다. 어떤 하나의 열쇠도 다른 두 가지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었다. 철회 가능 기간과 담당자의 임기를 기록하는 절차도 함께 붙였다. “그렇게 하면 누구도 온 세상의 편지를 대신 받을 수 없겠네요.” 토비가 말했다. “바로 그게 목적입니다.” 하린이 답했다. 서온은 시험망에서 분리 절차를 가동했다. [대체 연락망 유지. 자동 승인 비활성. 거절 보관함 독립.] 시험 도중 사일이 작업실에 들어왔다. 그는 예전 명찰 대신 제8문 임시 보조원의 작은 신분증을 달고 있었다. 의자 앞에 선 그는 자신이 삼백 년 동안 사용한 야간 회수 명령 목록을 내려놓았다. “내 이름으로 집행된 일은 내가 조사에 답하겠네. 그렇지만 이제 다른 사람이 같은 일을 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아.” 모두가 첫 번째 분리 시험을 마쳤다고 생각했을 때, 서온이 화면을 확대했다. [경고. 총괄 원장에 기록되지 않은 예비 발신 회로 발견.] [분리된 열쇠들과 관계없이 실행 가능.] [대상: 제8문 반송 창구 및 수신인의 실제 답장.] 지하실 뒷벽이 느리게 갈라졌다. 그 안에는 검은 우편함 하나가 있었다. 사일이 색을 잃은 얼굴로 말했다. “그건 내가 지키던 회수기가 아니네. 내가 회수기를 멈추면 저것이 작동하도록 만든, 마지막 대비 장치야.” 우편함 뚜껑에 글자가 떠올랐다. [질문 종료 장치. 무응답은 동의로 본다.] 피엘은 빈 답장 칸을 떠올렸다. 원본 직인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아무도 끝내지 않았던 규칙이었다. 그 규칙을 끝내는 일은 이제 도장을 압수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 보였다.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95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95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