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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91화
PAYLUA ORIGINAL · 제191화

191화. 빈칸 앞으로 온 사람들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2,836자

오프라인 책장
제1문 광장에 설치된 시계는 열흘 뒤의 새벽 다섯 시 십칠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시각을 향해 거꾸로 가는 두 번째 바늘이 생겼다. 정오의 햇빛 아래서도 바늘 끝은 차가운 은빛으로 번쩍였다. 토비가 천막 줄을 고정하던 망치를 멈췄다. “저건 시계가 아니라 협박인데요. 정확하게 만들어 놓은 게 더 기분 나빠요.” “날짜가 다가오는 것을 보이게 하는 장치겠죠.” 세아가 답했다. “두려워서 서둘러 서명하게 하려는 거예요.” 피엘은 우편함 옆의 작은 책상을 닦았다. 그 위에는 190화에서 찾아낸 최종 수신 확인서의 복제본이 놓여 있었다. ‘수신인의 실제 답장.’ 그 글자 아래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공용 권한은 이미 ‘수신인 전체’가 동의했다고 말했지만, 그 중 누구도 답장을 쓰도록 요청받은 적이 없었다. 하린은 빈칸을 가리키며 말했다. “법적으로 이 한 칸이 유일한 출입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쓴 한 문장을 모든 사람의 의사라고 제출하면, 우리가 지금껏 막으려 했던 일을 반복하는 셈이죠.” “그럼 빈칸을 천 개로 만들면 되지 않아요?” 토비가 말했다. 벤이 헛기침했다. “농부 양반, 천 개로는 부족해. 신탁에 한 번도 등록되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 서온은 종이 가장자리의 오래된 금형 자국을 읽었다. [수신인의 실제 답장은 원본 장치가 필수 검증 항목으로 인정해. 그런데 형식이 지정되지 않았어. 누군가 일부러 남겨 둔 틈 같아.] 피엘은 그것을 기적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형식이 비어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적을 수 있다는 뜻이면서, 관리실이 그 빈칸에 또 다른 자동 서명을 넣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광장으로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름이 복구되지 않은 제6문의 노인, 자기가 거절한 기억을 되찾고 싶어 하는 제5문의 젊은 여자, 아직 구조 요청을 직접 받겠다는 제7문의 수문 관리인. 모두 다른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구제 절차를 원했고, 어떤 사람은 당장 오늘밤 홍수 경보가 제대로 도착하는지만 확인하고 싶어 했다. 피엘은 종이에 큰 글씨로 세 줄을 적어 세웠다. ‘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움을 받는 일과 명령에 복종하는 일은 다릅니다.’ ‘원문 공개 여부는 당사자가 정합니다.’ 로마가 읽다가 웃었다. “예전엔 이 정도가 당연한 줄 알았죠. 지금은 이게 있는 창구를 보려고 일부러 멀리서 옵니다.” 한 노인이 빈 봉투를 들고 피엘 앞에 섰다. 그는 글자를 읽지 못했다. 몇 번이나 종이를 뒤집어 보던 노인은 종이 끝을 손톱으로 누르고 있었다. “내가 글을 못 읽는다는 걸 남이 알면 또 속일까 봐 겁나네.” 피엘은 노인의 손에서 봉투를 빼앗지 않았다. 대신 읽어 주기를 원하는지 물었다. 노인은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고, 세아가 첫 줄을 천천히 읽었다. 노인은 마지막 신탁을 받겠느냐는 질문에서 손을 저었다. 이어서 자신의 거절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로는 구두 답장을 확인한 뒤, 노인이 고른 물건의 모양을 작은 표식으로 남길 수 있는 별도 절차를 설명했다. 노인은 주머니에서 씨앗 세 알을 꺼냈다. 그 모양을 그린 접수표 한 장은 노인에게, 또 한 장은 봉인된 창구에 남았다. “처음으로 편지가 내 말을 물어보는구먼.” 노인이 말했다. 그는 답장한 사실조차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주름진 손을 폈다. 피엘은 그 씨앗이 이른 봄에 피는 꽃의 씨앗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늘의 명령이 아닌, 손으로 심고 기다려야 하는 꽃이었다. 오후에는 제1문의 기록 직원 미나가 찾아왔다. 그녀는 서랍에서 오래된 시험 발송표 한 장을 꺼냈다. 시험을 받았던 어린 자신이 수신 확인을 하지 않았는데도 ‘확인 완료’라고 찍힌 바로 그 양식이었다. “이 문서가 저를 대신한 적이 있어요. 이번엔 저 자신이 다른 사람을 대신하지 않을래요.” 미나는 시민 협의회에 한 사람당 한 표 같은 쉬운 방식마저 신중히 다루자고 제안했다. 신탁을 거절하는 권리는 다수결로 없앨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재난 구조망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정할 권한을 얻는 것은 아니었다. 그날 오후 피엘과 하린은 답장을 세 칸으로 나누는 임시 접수 양식을 만들었다. 첫째는 마지막 신탁을 받겠다는 뜻인지, 둘째는 기존의 구조 연락망을 어떻게 유지하고 싶은지, 셋째는 그 문서를 타인에게 공개해도 되는지. 사람은 세 질문 모두에 답하지 않아도 됐다. 서로가 제8문의 반송 창구에서 양식을 처음 시험했다. 한 여자는 손가락에 묻은 밀가루로 첫째 칸에 큰 엑스를 그었다. 둘째 칸에는 ‘병든 어머니의 구조 연락은 계속 받겠습니다’라고 썼다. 셋째 칸은 빈칸이었다. 서온이 화면을 띄웠다. [접수 시험: 거절과 구조 요청이 서로 다른 기록으로 분리됨.] 모두가 안도의 숨을 쉬려던 순간, 광장 시계의 두 번째 바늘이 한 칸 뛰었다. 하린의 통신판에 붉은 통지가 나타났다. [최종 수신 확인 자동 입력 예정.] [발신인: 수신인 전체.] [대리 작성자: 현재 피엘.] 토비가 종이를 낚아채려 했다. 피엘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찢으면 기록이 사라질 뿐입니다.” “그럼 뭐라고 쓰실 건데요?” 피엘은 아직 자신의 서명을 넣지 않았다. 광장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한 번 둘러본 뒤 검은 펜으로 종이 옆에 작은 문장을 적었다. ‘나는 전체가 아니다.’ 서온이 놀란 듯 빛을 흔들었다. [그 문장은 자동 입력값이 아니야. 원본 장치가 첫 번째로 읽은 실제 답장이야.] 시계의 바늘은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피엘의 이름으로 전체 수신인을 대리하려던 줄이, 그날 처음으로 오류를 표시했다. [대리 서명 충돌. 별도 검증 요구.] 그 오류를 알아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광장에는 다음 날의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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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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