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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79화
PAYLUA ORIGINAL · 제179화

179화. 끝내지 않는 책임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3,528자

오프라인 책장
심리는 제8문 밖의 작은 광장에 연결됐다. 일곱 문의 담당자가 모두 한곳에 모인 것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야간 교대 때문에 오지 못했고, 어떤 사람은 아직 관리실의 개입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하린은 각 문의 수동 창구와 외부 증인판을 연결했다. 누구에게나 짧게 끼어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말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수어와 필담 통로가 열렸다. 안건은 단순했다. ‘미배달 편지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하지만 처음 발언한 사람부터 단순한 답을 거부했다. “어제 저는 환자 기록을 찾지 못했어요.” 제6문 진료소의 직원이 말했다. “제가 환자를 돌보지 못한 시간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환자 이름을 지운 명령까지 제가 만들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구조선이 늦었습니다.” 서쪽 해안 담당자는 말했다. “항구의 고장도 원인이었어요. 천계의 서류가 전부였다고 말하면 내일부터 고쳐야 할 선박을 놓칩니다.” 하린은 발언을 구분해 기록했다. 직접 행한 조치, 알면서도 방치한 일, 제도의 설계 결함, 피해를 실제로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 네 가지는 서로 이어져 있었지만 같지 않았다. 토비는 자신의 차례에 앞으로 나섰다. “저는 예전에 용사 신탁을 잘못 받았습니다. 그래서 남을 도운 적도 있고, 괜히 겁을 먹고 도망친 적도 있습니다. 제가 누군가를 도왔던 선택은 제 것이지만, 신탁이 잘못 배달된 책임까지 제 몫은 아닙니다.” 마계의 외부 증인판에서 벤이 덧붙였다. “계약을 망쳤다는 걸 인정하는 데 마계는 천계보다 빠릅니다. 고쳐 주는 데에는 더 느리지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세 곳에 증거를 남기겠습니다. 누구든 나중에 말을 바꾸면 확인할 수 있게.” 로마는 광장에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허락한 짧은 문장이 읽혔다. ‘나는 거절했고, 그 뒤 내 뜻으로 다른 결정을 했다. 둘 다 내 삶의 일부다.’ 하린은 그 문장의 나머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켈린은 자신이 바꾼 조항을 밝혔다. 그는 ‘정리’라는 말이 실제로 재발송을 뜻한다는 것을 조사하지 않고 문서를 통과시켰다. 사일은 자동 감독 권한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를 증언했다. 이시아는 봉인의 한계를 이미 알고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누구의 말도 서로의 책임을 덮어 주지는 못했다. 잠깐 쉬는 동안 하린은 증인판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따로 남겼다. 자동 정리가 중지되면 당장 우편물이 지연될 거라는 의견도 있었고, 그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거절 기록을 복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느 한 의견을 자동으로 삭제하지 않기로 했다. 급한 사람에게는 지연이 실제 피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임시 구조 창구를 유지하는 조건을 더 엄격하게 적었다. 피엘은 서류 마지막에 작은 빈칸을 남겼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피해’. 그가 아는 피해만 적으면 전체 피해가 끝난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 서온도 그 칸을 봤다. [빈칸이 있다는 게 이번에는 조금 덜 무섭네.] 피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어 있다는 걸 알면, 누군가 나중에 찾아올 자리도 있는 거니까요.” 이제 남은 것은 제0경로였다. 무명 권한은 화면 한가운데에 커다란 문장을 띄웠다. [미배달이 발생하면 기관의 완전성이 훼손된다. 모든 미배달 기록은 정리되어야 한다.] “기관이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까?” 피엘이 물었다. [불완전은 오류다.] “오류가 있다면 오류라고 남기면 됩니다. 그게 누군가의 거절을 지우는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수신인이 답하지 않으면 발송 업무가 종료되지 않는다.] “종료되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 답을 기다리는 편지는 기다리는 편지로 남으면 됩니다.” 하린은 긴급 중지 결정을 읽었다. 제0경로가 스스로 수신인을 대체하거나 거절을 철회하는 행위는 원래 설계 권한을 벗어났으므로 새 집행을 금지한다. 다만 실제 긴급 구조 요청을 자동으로 폐기하지 않으며, 각 현장에서는 수동 접수를 지속한다. 분리된 조치의 내용과 책임을 사후에 정식 심사한다. 제3문의 임시 창구에선 한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통역 담당자가 작업 중 손을 다쳤기 때문이다. 하루는 진료소에서 소독을 받고 왔고, 대신 임시 필담 창구를 열었다. 그는 자신이 예전에 수어로 분명하게 거절한 뒤에도 무응답 처리됐던 기록을 다시 보여 줬다. 이번에는 서온이 그 장면을 증거와 대조했고, 통역이 없다는 이유로 동의한 것으로 처리되지 않았다.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네요.” 토비가 말했다. “그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거죠.” 세아가 답했다. “빠른 대답이 틀린 대답보다 낫다고 할 순 없어요.” 제4문에서는 목소리 대신 손으로 선택한 확인 기호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점검했다. 제5문에서는 치료를 위해 맡긴 기억이 신탁 동의 자료로 복제되지 않았는지 조사했다. 각각의 문제는 모두 달랐고, 중앙의 중지 명령 한 장만으로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적어도 어디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기록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현장 직원들은 처음처럼 모든 답을 한 사람에게 묻지 않아도 됐다. 모든 문이 동시에 닫히지는 않았다. 제2문의 구조 연락망에서 잠깐 잡음이 났고, 제7문의 폭풍 예보가 종이 인쇄기를 두 번 통과했다. 세아와 미나는 각기 다른 자리에서 누락 목록을 대조했다. 누군가의 구조 요청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동안 누구도 승리를 선언하지 않았다. 제8문의 서로는 우편함을 지켰다. 자동 재발송 봉투가 한 장씩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는 오래전 토비가 받았던 가짜 용사 신탁과 같은 분류 번호를 가지고 있었다. 서온이 물었다. [이건 네가 받았던 그 편지일 수도 있어. 확인하고 싶어?] 토비는 잠시 고민했다. “오늘은 아니요. 제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집에 있는 밭에 물 주는 겁니다. 궁금한 건 나중에도 물을 수 있잖아요.” 그 말에 서로가 작게 웃었다. 누군가 편지를 받지 않기로 하는 날에도 우체국은 존재할 수 있었다. 조망실에서는 사일의 의자 아래 차갑게 얼어붙어 있던 모래가 흐르기 시작했다. ‘마지막 근무 유예’라는 표시가 지워지고 새 문장이 나타났다. [현장 감독관 교대 절차 개시. 개인의 퇴직은 존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사일은 문 가까이 걸어갔다. 삼백 년 동안 한 번도 넘지 못했던 문턱이었다. 그가 발을 들기 직전, 피엘이 물었다. “나가면 무엇부터 하실 겁니까?” “아마 신고부터 해야겠지. 그리고 삼백 년 전에 밀린 급료가 있는지도 알아보고.” 사일이 씁쓸하게 웃었다. “네가 생각한 벌보다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군.” 사일은 문밖으로 나왔다. 그림자는 그대로 있었고, 머리카락도 순식간에 희어지지 않았다. 방에 갇혀 있던 시간이 한꺼번에 덮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계단에서 방향을 몰라 잠시 서 있었다. 아지가 그에게 내려가는 길을 알려 주었다. 그때 하린의 심리창이 붉게 변했다. [제0경로 자동 집행 긴급 중지 완료.] [단, 기존 총괄 원장 원본 대조 불가. 원본 위치: 미확인.] 제0경로를 막았다고 믿었던 사람들 앞에서 또 하나의 봉투가 바닥에 떨어졌다. 봉투에는 ‘복원 완료 6건’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여섯 장이 아니라 일곱 장의 확인서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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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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