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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62화
PAYLUA ORIGINAL · 제162화

162화. 야간 접수창 뒤의 사람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3,166자

오프라인 책장
직무 연속성 보호실은 제0경로 지도 한가운데에 있었지만, 실제 입구는 천계 북쪽 끝의 세탁소에 붙어 있었다. 낡은 세탁소는 야간 우편부가 작업복을 맡기는 곳이었다. 젖은 깃털과 잉크 묻은 소매가 줄에 걸려 있었고, 커다란 보일러에서는 미지근한 증기가 피어올랐다. 새벽 교대 근무자를 위한 수프 냄새가 섞여 있었다. 간판에는 ‘밤에는 분실물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안내가 있었다. “분실물이 여기로 들어오면 다시 나갈 수 없다는 소문이 있어.” 벤이 말했다. 토비는 피엘을 가리켰다. “사람이 분실물은 아니죠?” “그건 저 안의 장부에 물어야겠군.” 세탁소 주인인 중년 여성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이름은 휴나였다. 한쪽 손목에는 화상 자국이 있었고, 손가락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옷을 다루는 사람의 손이었다. 그녀는 하린이 보낸 임시 출입 허가서를 확인하자마자 문을 닫았다. “이 시간에 온 걸 보면 보호실에서 예고장을 받았겠군요.” “누가 보냈는지 알아야겠습니다.” 피엘이 말했다. “다들 그걸 물어요. 문제는 여기 오는 사람마다 발신인 칸에 자기 이름이 적혀 있다는 거예요.” 휴나는 벽 뒤의 작은 접수창을 열었다. 검은 철망 너머로 세탁소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복도가 드러났다. 바닥의 흰 타일에는 손때 묻은 발자국 대신 날짜가 찍혀 있었다. 내일, 모레, 사흘 뒤. 날짜가 앞으로 갈수록 타일이 새것처럼 반짝였다. “왜 미래 날짜들이죠?” 세아가 물었다. “예고 배송실이니까요. 여긴 과거의 편지를 보관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을 기다려요.” 휴나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야 밑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예고장이었다. [직무 중단 사유: 예정된 사고.] [중단 예정일: 17년 전.] [처리 결과: 미집행.] “전 그날 보일러가 터진다는 통지를 받았어요. 위험을 알아서 밸브를 잠갔죠. 목숨도, 일도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날부터 저는 열일곱 해째 ‘이미 중단된 노동자’로 장부에 남아 있어요. 보험도, 퇴직금도 없죠.” 세아가 종이를 살폈다. 피해자가 살아 있으니 기록이 잘못됐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제0경로 장부는 사고가 없었다는 사실을 수정하는 대신 ‘예정대로 종료됨’이라고 표시해 둔 상태였다. “누가 정정 신청을 받아 줍니까?” 세아가 물었다. 휴나가 웃었다. “아무도요. 정정하려면 중단된 업무의 담당자가 서명해야 하는데, 장부에서는 제가 이미 없는 사람이거든요.” 토비가 화를 참지 못했다. “살아 있는 사람을 보면서 없다고 쓰는 게 무슨 행정입니까!” “지금까지는 제가 그렇게 말했어요.” 휴나가 대답했다. “당신처럼 큰 소리로 말해 준 사람은 처음이네요.” 피엘은 휴나의 서류를 복사하려다 손을 멈췄다. 당사자가 보여 준 것과 외부에 공개해도 되는 것은 달랐다. “휴나 씨, 이 사례를 심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시겠습니까? 싫으시면 그럴 필요 없습니다.” “서류는 써도 돼요. 손목 흉터는 기록하지 마세요. 그날의 사고가 제 인생 전부인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아요.” 피엘은 동의 범위를 적었다. 그가 기록하는 동안 휴나는 접수창 안으로 길게 늘어진 줄 하나를 가리켰다. 오래된 벨줄이었다. 이 줄을 당기면 예정된 사고에 대비해 담당자를 깨우는 경보가 울렸다. 그러나 지난 삼백 년간 벨을 당긴 횟수보다 ‘담당자 교체 성공’이라고 찍힌 영수증 수가 훨씬 많았다. “이상하네요.” 서온이 말했다. 이번에는 글자 대신 작은 음성으로 말을 끝냈다. 타인의 목소리를 흉내 내지 않는, 조금 어색하고 맑은 음성이었다. “경보를 울린 적도 없는데 사람이 교체됐다는 건...” “위험을 해결하지 않고 위험을 당할 사람만 바꾼 거지.” 벤이 끝맺었다. 세탁소 뒤편에는 다림질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하나에는 셔츠가, 다른 하나에는 수선하지 못한 작은 외투가 있었다. 휴나는 외투의 어깨에 천을 덧대고 있었다. 어느새 한쪽 소매가 너무 짧아져 여러 번 늘린 옷이었다. “아이 옷입니까?” 토비가 물었다. “내 손자 옷이었죠. 지금은 키가 저만큼 컸으니까 입지 못해요.” 휴나는 벽에 붙은 가족사진을 가리켰다. 벽 너머 복도에는 미래의 날짜가 매달려 있었지만 사진 속 아이들은 너무나 평범하게 웃고 있었다. “보험을 못 받아도 세탁소는 계속했어요. 손자에게 새 옷을 사 줄 수 있을 만큼은 벌었죠. 그런데 등록 장부에는 제가 열일곱 해 전에 일하다 사라졌으니까, 제 손자가 장학금을 신청할 때 보호자가 없는 아이로 처리됐어요.” 세아는 수선된 외투를 보았다. 시간은 휴나의 손끝을 통해 천에 남았지만, 장부는 그 시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가 묻자 휴나는 손자의 현재 사정을 상세히 이야기하기보다 수선표만 증거로 내놓겠다고 했다. “그 애가 남의 심리에서 자기 사정을 다 밝히고 싶어 하는지 아직 물어보지 않았어요. 제 일을 증명하는 데 그 애의 인생을 끌어들이지는 않을래요.” 피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신인의 삶을 증거로 삼을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사적인 문장이 함부로 공개될 수 있는지 이미 보았다. 그는 휴나가 허가한 서류만 기록 보관함에 넣었다. 토비는 자기 외투 단추가 느슨해진 것을 발견했다. 휴나가 실을 가져와 달아 주려 하자 그는 재빨리 바느질 도구를 받아 들었다. “저도 할 줄 압니다. 어머니가 어릴 때 가르쳐 주셨어요.” 그러나 첫 바늘은 비뚤어졌다. 벤이 곁에서 작은 코웃음을 쳤다. 토비는 얼굴을 붉히며 다시 실을 끼웠다. 두 번째 바늘은 훨씬 곧았다. 휴나는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며 오랜만에 웃었다. “기계는 제 일이 끝났다고 했지만, 이렇게 아직 할 일이 있네요.” 그 말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었다. 다림질판 위에 따뜻한 천을 놓아 두는 사람의 짧은 사실이었다. 피엘은 그 사실이 어떤 공문보다 확실하다고 느꼈다. 접수창 안에서 종이 한 장이 미끄러져 나왔다. 휴나의 것이 아니었다. 날짜는 내일, 대상자는 피엘이었다. 한쪽 구석에 붉은 도장이 찍혀 있었다. [대체 인력 선발 완료.] 그 옆에 적힌 이름을 본 토비가 먼저 숨을 삼켰다. [대리 피엘.] 피엘은 서온을 돌아봤다. “저 사람이 지원했다고 했습니까?” [아니. 그는 아직 독립 심리를 기다리고 있어.] 서온이 답했다. [대리 피엘은 이곳에 온 적도 없어.] 복도 끝에서 기계가 낡은 벨줄을 스스로 당겼다. 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누군가 목이 메는 듯한 숨소리만 세 번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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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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