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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41화
PAYLUA ORIGINAL · 제141화

141화. 발송하지 않은 첫 번째 봉투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3,510자

오프라인 책장
우편마차 종점의 새벽은 조용했다. 아침 우편을 나누는 종도, 미수령 화물을 재촉하는 안내 방송도 들리지 않았다. 대신 누군가 밤새 쓰다 지운 듯한 가느다란 연필 소리가 승강장 아래에서 올라왔다. 피엘은 전날 서온이 공개한 리오의 쪽지를 펼쳤다. 폐쇄된 설계 열람실. 첫 발송보다 이틀 전. 발송하지 않은 신탁의 기록까지 보존된 장소. 주소란은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방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니까 위치는 있는데 지도에는 없고, 문은 있지만 발신 권한으로 열면 안 된다는 겁니까?” 토비가 물었다. “정확합니다.” “제 고향에 이런 창고가 있었으면 도둑보다 마을 이장이 먼저 화를 냈을 겁니다.” 벤이 그를 흘겨봤다. “이장에게 분명한 사용 설명서가 있다는 가정부터 꽤 대담한데.” 피엘은 출발하기 전에 종점의 일지를 다시 한 번 읽었다. 에다가 남겨 놓은 짧은 문장들 사이에는 새벽을 기다렸던 사람들의 흔적이 있었다. 늦게 도착한 어부는 생선 대신 빈 어망을 놓고 갔고, 길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는 이름을 묻기 전에 따뜻한 물부터 내주었다고 했다. 마지막 장에는 리오의 낡은 필체가 섞여 있었다. '짐이 없다고 빈손인 것은 아니다. 답장을 전하러 온 사람도 있다.' 피엘은 자기 가방 속의 발신 목록을 만져 보았다. 거기에는 오래도록 자신이 배달한 물건만 적혀 있었다. 그 편지를 받았을 사람들이 어떤 얼굴을 했는지, 명령을 읽고 무엇을 잃었는지는 목록의 어느 칸에도 없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세아가 물었다. “예전에 저는 배송 실적이 낮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토비가 웃으며 끼어들었다. “그래도 제게 잘못 보낸 신탁 덕분에 만나긴 했잖아요.” “그것을 좋은 배송이라고 기록할 수는 없죠.” “좋은 실수라는 것도 가끔 있죠. 하지만 실수를 일부러 내라는 말은 아닙니다.” 토비는 뒷말을 덧붙이고 머쓱해했다. 벤은 한참 그를 바라보다가 웃었다. 농부가 말할 때마다 복잡한 도덕 문제를 아주 쓸데없는 농담으로 정리하려 드는 모습이 어쩐지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는 길이 아니라 목적부터 확인한 뒤 가죠.” 세아가 말했다. “나엘이라는 사람이 정말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니까요.” 피엘은 출입 권한을 받기도 전에 누구를 구조했다고 보고서에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전 사건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그들은 필요한 물과 약품을 챙겼고, 에다는 오랫동안 닫힌 지하 공간에 들어갈 때 필요한 오래된 등불을 꺼냈다. 등불의 심지는 다 타 있었지만, 누구도 시간을 재촉하지 않았다. 역무원 에다는 창고 바닥에서 오래된 벽돌 하나를 들어 올렸다. 그 밑에는 계단이 아니라 반듯하게 접힌 도면이 있었다. 도면에는 창고에서 북쪽으로 열세 걸음 걸은 다음 '없는 벽에 기대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서 열세 걸음이면 선로 위인데요.” 세아가 말했다. “그래서 이 방을 닫은 거야.” 에다는 도면 귀퉁이에 찍힌 붉은 손자국을 보여 줬다. “설계자들이 실제 건물보다 먼저 서류를 완성해 버린 뒤, 남은 방들을 종이 속에 넣었거든. 한때 이곳에 일하러 왔던 사람이 세 명이나 길을 잃었지.” 토비가 손가락으로 바닥을 짚으며 걸음을 셌다. 열세 번째 걸음에서 그는 선로 끝의 빈 공간에 발을 내디뎠다. 발밑에 돌이 없었다. 몸이 기울어지자 피엘이 망토를 붙잡았다. “어, 저는 없는데요!” “눈을 감지 마세요. 발이 떨어지는 위치를 봐야 합니다.” “떨어지는 걸 보면서 떨어지라는 말씀이십니까?” 서온의 화면에 글씨가 떴다. [도면에 '없는 벽'이라고 쓰여 있지, '없는 바닥'이라고 하지는 않았어. 열세 걸음 뒤 돌아보라는 뜻일 수도 있어.] 토비는 한발 물러섰다. 돌아보니 역의 벽돌 담벼락에 방금 전까지 없던 얕은 홈이 생겨 있었다. 홈의 높이는 그의 손바닥 정도였다. 그 위에 쓰인 문장은 놀라울 만큼 일상적이었다. '무엇을 찾으러 오셨습니까?' 피엘이 원본 발신 인장에 관한 조사라고 말하려다 멈췄다. 발신 권한으로 문을 열지 말라는 경고가 생각났다. “보내지 않은 신탁이 왜 보존됐는지 확인하러 왔습니다.” 벽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토비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위험하다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부터 안전한 곳에 모시려고요.” 마지막 말이 끝나자 홈 옆에 두 번째 질문이 나타났다. '열람할 수 없는 기록을 발견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무조건 열진 않겠습니다.” 피엘이 말했다. “보전하고, 누가 열람을 허락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습니다.” 벽돌 틈에서 먼지가 한 줄기 떨어졌다. 문 모양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바로 열리지 않았다. 대신 얇은 안내지가 나왔다. [대답은 기록하되 출입 권한으로 환산하지 않습니다.] [문을 열 열쇠는 별도로 확인하십시오.] “적어도 정직한 문이네.” 벤이 말했다. 세아는 안내지 뒷면에 오래된 글씨가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제5문 기억 보관소에서 본 필체와 닮았지만, 이름은 없었다. '확신이 들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 있다.' 그녀는 종이를 빛에 비춰 보다가 작은 구멍 셋을 발견했다. 검게 그을린 세 구멍은 종점에서 찾은 네 번째 종의 유리 조각과 같은 간격이었다. 에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리오가 종을 만들 때 설계 열람실의 주형을 썼다는 소문은 들었어. 하지만 이 안내지는 처음 봐.” 서온은 자신의 보관함에서 네 번째 종의 기록을 꺼냈다. 실제 유리 조각을 보내는 대신 울림의 음형만 공유했다. 문 안쪽에서 아주 가느다란 소리가 대답했다. '당신에게 대답할 시간이 더 필요합니까?' 문이 반 뼘 열렸다. 그러나 문 너머에 보인 것은 텅 빈 방이 아니라 빽빽하게 쌓인 서류 상자의 뒷면이었다. 상자마다 서로 다른 색의 끈이 묶여 있었다. 어떤 끈은 '발송 완료', 어떤 끈은 '보류', 어떤 끈은 '당사자에게 반환'이라고 적힌 표를 달고 있었다. 피엘은 먼저 천장에 매달린 안전 표지판을 확인했다. 구조물 붕괴 위험 없음. 다만 기록 자동 이동 장치 작동 중. 그는 일행에게 문턱을 넘지 말고 입구에서 관찰하자고 제안했다. 벤은 문 틈에 검은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누군가 손목을 잡아당기는 기분이군. 마력 문제가 아니라 기분 나쁜 행정 절차의 냄새가 나.” 안쪽 서가에서 상자가 하나 미끄러져 내려왔다. 저절로 열린 뚜껑 속에는 흰 봉투 한 장이 있었다. 붉은 글씨로 ‘미발송 신탁 제1호’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그 밑에 작은 문장이 덧붙어 있었다. '발송이 금지된 것이 아니다. 보내지 않겠다고 판단된 것이다.' 피엘은 그 차이를 수첩에 적었다. 외부에서 명령을 막은 것과, 책임을 지고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은 달랐다. 그가 기록을 마치자 안쪽에서 낮은 노크가 세 번 들렸다. “거기 누구 있습니까?” 토비가 물었다. 상자 뒤에 붙은 작은 접수창이 열렸다. 먼지 묻은 안경 너머로 한 여자가 일행을 살폈다. 두꺼운 작업복 소매에는 설계실 직원 표식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다행이군요. 이번에도 도장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 왔네요.” 여자는 잠시 숨을 골랐다. “저는 나엘입니다. 삼백 년 동안 이 방을 지킨 게 아니라, 삼백 년 동안 이 방에서 나갈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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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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