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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39화
PAYLUA ORIGINAL · 제139화

139화. 자정에 출발하는 빈 마차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4,188자

오프라인 책장
자정이 가까워지자 종점의 바닥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강장의 돌이 양옆으로 갈라지더니 오래된 우편마차 한 대가 떠올랐다. 검은 나무로 만든 차체는 실물처럼 보였지만, 바퀴는 바닥에 닿지 않았다. 차체의 옆면에는 하얀 원 네 개가 찍혀 있었다. 토비는 마차를 향해 다가갔다가 문을 보고 멈췄다. [수령인을 알 수 없어도 배송은 가능합니다.] “이 세상에선 그걸 배송이라고 부르지 않아요.” 토비가 말했다. 마차 안에는 편지 대신 작은 서랍이 수백 개 있었다. 각 서랍에는 미확인 주소와 복원되지 않은 신탁 번호가 적혀 있었다. 1,006건의 미해결 오배송이 모두 여기에 실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목록의 어느 한 장을 강제로 발송해도 그 기록은 새로운 피해의 시작이 될 수 있었다. 피엘은 서온이 준비한 문의처 안내 문구를 에다에게 보여 주었다. '현재 보관 중인 문서에 대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령 여부와 공개 범위는 본인이 결정합니다.' 발송하지 않는 대신 안내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본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사람, 주소가 없는 사람,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의 문서에 대해서도 어떻게 접근할 길을 열어 둘 것인지 정해야 했다. “제6문처럼 이름이 지워진 분들은?” 세아가 물었다. “이름만으로 확인하지 않는 절차를 마련합시다. 직접 남긴 표식, 증언, 당시 문서의 관계를 함께 대조하고요.” “상속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열어 보면 안 되겠죠?” “맞습니다. 보관된 문서의 성격에 따라 공개 범위를 심리해야 합니다.” 토비가 얼굴을 긁었다. “우체통 하나를 만드는 게 전쟁보다 어렵네요.” “전쟁은 상대를 제압하면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지.” 벤이 말했다. “반면 편지는 상대가 자유롭게 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시작돼.” 마차의 중간 칸에는 우편물이 쏟아져 내리지 않도록 잡아 주는 나무 칸막이가 있었다. 토비는 그 칸막이 위에 사람 이름 대신 수신인 확인에 필요한 상태를 표시해 보기로 했다. '주소 재확인 중', '당사자 연락 필요', '안전상 공개 범위 제한'. 정리하다 보니 한 장도 곧바로 발송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 우리가 막지 않아도 마차는 텅 빈 거나 마찬가지네요?” 그가 물었다. “마차에는 서류가 가득해.” 벤이 말했다. “하지만 누가 받아야 하는지 확인된 편지가 없을 뿐이지.” 세아가 작은 서랍 하나를 열어 보려다가 멈췄다. 거기에는 예전에 목소리를 빼앗겼던 아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아린이 제4문에서 자신의 녹음 파일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던 사실이 떠올랐다. 세아는 서랍을 닫은 채 표찰의 보관 번호만 기록했다. “내용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열어 봐도 되는 건 아니네요.” 피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적법한 경로를 먼저 찾겠습니다. 그 자체가 조사 기록입니다.” 그들은 마차 안의 종이와 원래 보관소 기록을 비교할 목록을 작성했다. 복원이 끝난 여섯 건도 별도의 칸에 넣었다. 잘못된 자동 발송이 그것들까지 다시 뒤집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피엘은 수첩에 숫자를 적은 뒤 밑줄을 그었다. 미해결 1,006건. 복원 6건. 오늘의 임시 정지 결정이 그 수를 줄여 준 것은 아니었다. 토비가 한숨을 쉬었다. “모험담이라면 이쯤에서 수천 건이 한꺼번에 해결됐다고 발표하고 싶을 텐데.” “그렇게 발표하면 나중에 당사자들이 자기 사건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모르게 됩니다.” “알아요. 그래서 오늘은 여섯 건이 여섯 건인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에다는 마차의 맨 뒤쪽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작은 탁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오래된 종 한 개가 매달려 있었다. 종은 다른 세 개보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리오가 만들었던 네 번째 종의 복제품이었다. 진짜 종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걸 치면 열차가 멈춥니까?” 피엘이 물었다. “아니. 질문을 할 시간이 생길 뿐이야.” 에다는 종을 울렸다. 마차의 출발 시각이 삼십 초 늦춰졌다. 작은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첫 번째 정지였다. 두 번, 세 번 더 칠 수 있었지만 반복할수록 종의 쇠가 금이 갔다. 서온의 화면이 흔들렸다. [내 봉인함 안에 있는 진짜 종을 찾을 수 있다면, 이 임시 정지 대신 발송의 정당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 “조건은 여전히 원본 발신인의 귀환인데.” 세아가 말했다. “원본을 억지로 옮기면 안 됩니다.” 피엘이 답했다. “여울 마을의 보관인에게 우리가 찾은 절차를 알려 주고, 그들이 동의하면 원본이 현재 보관돼 있다는 증명을 받겠습니다.” 다린은 마을의 다른 보관인과 함께 화상 확인에 들어왔다. 유리 상자 안의 편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종점의 확인판은 모라의 첫 글씨와 물자국, 실로 꿰맨 봉투를 순서대로 읽었다. 다린은 이 확인에 동의하되 원본의 이동이나 소유권 이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명확히 했다. 그 조건이 기록되자 종점의 기계가 오래된 단어를 하나 되살렸다. [최초 요청 발신인: 모라. 원본 보관 장소 확인.] [요청 발신인의 권한을 대리 행사하지 않음.] 서온은 다시 자신의 판단을 제출했다. [첫 보관 판단: 모름. 현재 판단: 무단 발송을 승인하지 않음.] 피엘은 리오의 현장 전달 기록과 에다의 증언을 별도 자료로 실었다. 세 증거는 합쳐서 하나의 '원본 발신인'이 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자리에 놓인 채 서로의 빈칸을 증명했다. 마차의 출발 시각이 열 초 아래로 떨어졌다. 대리 피엘이 승강장으로 내려왔다. 인주는 이미 그의 손바닥 전체를 검게 물들였다. 그는 서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발신인을 한 명으로 합칠 수 없습니다. 그럼 제 업무는 종료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업무의 범위를 바꿔야 합니다.” 피엘이 말했다. “저는 업무 범위를 바꿀 권한이 없습니다.” 벤은 대리자의 표찰 밑에 손을 뻗었다. 외부 공급선이 이미 끊긴 듯 보였지만, 아직 남아 있는 예비 장치가 대리자의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에다는 출입 권한을 이용해 대리자의 표찰을 가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찰을 떼어 버리면 그가 남긴 기록까지 지워질 위험이 있었다. 서온이 말했다. [그 사람을 끄지 마. 먼저 왜 그 명령을 따라야 하는지 보여 달라고 해.] 피엘은 대리자의 눈을 바라봤다. “원본 발신인이 단일 인물이어야 한다는 조항의 근거를 보여 주시겠습니까?” “긴급 업무의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그 목적을 위해 실제로 필요한 범위가 무엇인지요?” 대리자는 한참 입을 열지 못했다. 움직이던 손가락이 멈췄다. 그가 제어하는 마차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를 움직이던 명령이 잠시 끊긴 순간, 그는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모릅니다.” 서온의 통신판이 밝아졌다. [그 대답을 기록해. 없던 일로 만들지 말고.] 피엘은 대리자의 답과 현재 명령의 불충분한 근거를 심리회에 전송했다. 하린의 긴급 집행 정지 명령이 내려왔다. 새로운 명령이 아니라, 다투고 있는 기존 자동 발송의 출발 자격을 다시 확인하라는 요청이었다. 종점의 종이 네 번 울렸다. 세 번째 종 뒤에 짧은 침묵이 생겼다. 이어 네 번째 종이 분명한 소리로 울리자, 빈 마차의 바퀴가 완전히 멈췄다. [자정 발송: 보류.] [보류 사유: 수령인 및 발신권한 미확인.] 하린은 임시 정지 명령의 범위도 확인해 주었다. 종점 열차의 자동 발송은 중지됐지만, 이미 다른 문으로 넘어간 문서는 각각의 담당자가 확인해야 했다. 피엘은 그 내용을 토비에게 쉽게 설명했다. “열차를 세웠다고 해서 편지가 전부 돌아온 건 아니야.” 토비는 스스로 말을 정리했다. “그래도 새로 날아갈 건 막았네요.” “맞습니다.” 벤은 멀리 선로도 없는 승강장 끝을 바라보았다. 마차가 다시 움직인다면 다음에는 그것이 자동으로 출발하는지, 누군가 정당하게 발송을 요청한 것인지 구분해야 할 터였다. 그가 “기계보다 증명하기 어려운 건 결국 사람이군”이라고 중얼거리자 세아는 “그래도 사람은 질문할 수 있잖아요”라고 답했다. 토비는 마차에 기대어 주저앉았다. “끝났어요?” “적어도 이 열차는 출발하지 않습니다.” 피엘이 답했다. 마차의 맨 앞에서 낡은 열쇠 하나가 떨어졌다. 네 번째 종의 형태로 깎인 열쇠였다. 서온의 통신판에 새로운 글자가 떠올랐다. [봉인된 보관함. 최초 요청의 반환이 확인되었습니다.] [개봉 결정은 현재 보관자에게 있습니다.] 모두가 서온을 바라봤다. 그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이번 침묵을 대신 채우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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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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