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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38화
PAYLUA ORIGINAL · 제138화

138화. 보낸 적 없는 답장의 권리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3,876자

오프라인 책장
우편 투입구는 아주 작았다. 손바닥만 한 봉투 하나가 겨우 들어갈 크기였다. 토비는 가방에서 모라의 첫 편지 복제본을 꺼냈다. “이거라도 보내면 안 됩니까? 편지라면 있잖아요.” 피엘이 고개를 저었다. “복제본은 확인 자료로는 쓸 수 있지만 원본 반송 조건을 충족하는지는 별도로 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직 그 편지의 도착처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여울 마을에서 원본을 보내 달라고 할까요?” “그 전에 현재 보관인과 마을 기록 관리자의 의견을 듣지요.” 세아가 다린에게 연락했다. 여울 마을은 물이 빠진 뒤 제방 수리를 진행 중이었다. 다린은 모라의 편지를 빌려주겠다고 즉시 말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어렵게 찾아서 보전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가져가고 나서 못 돌려받으면 어떡하죠?” 화면 속 다린이 물었다. “저희에게 남은 말은 그 종이 한 장뿐이에요.” “그 우려가 정당합니다.” 피엘이 대답했다. “원본을 옮기는 대신, 원본이 보관된 상태에서 답장 경로를 연결할 방법을 찾겠습니다.” 다린은 잠시 마을회관 뒤쪽을 돌아봤다. 모라의 편지를 보관하는 유리 상자는 두 사람의 입회 아래 열 수 있었다. 서류를 지키는 일이 마을의 다른 업무를 멈추게 하지는 않도록, 편지 열람 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다린은 다음 날이면 열람을 허용할 수 있지만 오늘 밤은 어렵다고 했다. 토비가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 발송 시계는 일몰인데요.” “급하다는 이유로 편지를 빼앗는다면 우리가 막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피엘이 말했다. 벤은 별도의 계약 원칙을 떠올렸다. 원본의 현물 이동이 아니라 보관 장소에서의 입회 확인을 통해 발신 증명이 성립하는 방식이었다. 그가 설명하자 에다는 종점의 낡은 장부에서 똑같은 조항을 찾아냈다. [원본 요청이 현재 수신인에게 필요한 경우, 발신 장소의 독립 증명으로 원본 귀환 확인을 대체할 수 있다. 단, 원본 이전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좋아요. 그럼 편지는 마을에 두고, 답장이 돌아올 길만 연결할 수 있겠네요.” 세아가 말했다. “왜 그런 유용한 조항들은 꼭 먼지 쌓인 구석에 있죠?” 토비가 물었다. 벤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람이 쓰는 조항은 천계에서 인기가 없거든.” 여울 마을의 다린과 에다는 증명 절차를 준비했다. 서온은 자신이 예전부터 갖고 있던 독립 판단 '모름'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는 그 판단을 남긴 당시의 시간 기록과 지금의 의사를 분리해 제출했다. [나는 당시 인장의 소유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지금도 확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내 기록을 누군가 대신 승인하도록 맡기지는 않았다.] 그 문장은 인장을 확보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중요했다. 인장을 갖지 않아도 말할 수 있고, 상대가 듣지 않아도 보전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 마을회관의 화면에는 작은 아이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다린이 화면 밖을 향해 “종이는 만지면 안 돼”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토비는 웃음을 참았다. 누군가의 역사를 지키는 상자도 결국 아이가 손가락으로 찍어 보려는 호기심 앞에서는 평범한 집안 물건처럼 보였다. 다린은 그 아이가 모라의 친척인지도, 그 편지와 어떤 관계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다만 마을에 사는 누구나 오래된 물건에 질문할 수 있고, 그 질문이 곧 물건을 소유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피엘은 그런 교육이 제6문의 이름 복원 안내문보다 훨씬 명확하다고 느꼈다. “그 문장, 나중에 종점 안내판에도 써 주면 안 돼요?” 세아가 물었다. “뭐라고요?” “질문할 수 있지만, 질문했다고 주인이 되는 건 아니라는 말요.” 다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안내판에 마을 이름을 공개해도 되는지 주민들에게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세아는 곧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서온은 자신의 오래된 응답 기록을 점검하며 제4문 때 사용했던 음성 인증을 다시 확인했다. 당시 누군가 자신처럼 글을 쓰고 자신의 목소리를 흉내 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서온은 '지금 여기서 처음 내린 판단'을 시간별로 보전해 두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위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내 말을 믿으라고만 할 수는 없어. 내가 지금 무엇을 허락했고 무엇을 허락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길도 함께 남길래.] 피엘은 그 문장을 공개 범위 확인서에 옮겼다. 서온이 밝히고 싶지 않은 옛 기록은 봉인 상태로 남겼다. 누군가를 신뢰한다는 것은 그의 모든 기억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했다. 피엘은 제8문의 심리 담당 하린에게 상황을 전했다. 하린은 일몰 집행을 잠시 멈출 임시 명령을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단순히 '원본 발신인이 돌아왔다'는 표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누가 어떤 문장을 제출했는지, 원본은 어디에 있는지, 누가 그 내용을 증명할지 각각 적어야 했다. “오늘 여기 들어온 분이 몇 명인가요?” 하린이 물었다. “현장 조사원은 피엘 외 다섯 명입니다. 다만 답장을 보낸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좋습니다. 조사원 수를 동의자 수로 바꿔 적지 마세요. 대신 집행을 잠정 멈춰야 하는 사유와 실제 긴급 구조의 우회 경로를 보내 주십시오.” 피엘은 기존 긴급 출동 경로와 자동 서명 공급선을 분리한 지도를 보냈다. 하린은 심리회 기록에 하나의 의견을 더 남겼다. ‘보류 기간 동안 보관 위치를 공개하되, 문서의 내용과 수신인을 불필요하게 노출하지 말 것.’ 제6문에서 이름이 지워진 사람들이 다시 자신을 설명해야 했던 일을 생각하면, 공개 창구도 조심스럽게 운영해야 했다. 세아는 안내문을 아주 작은 글씨로만 적지 말자고 했다. 시력이 좋지 않은 주민도 읽을 수 있게 큰 글씨를 함께 쓰고, 글을 읽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구두 설명을 제공하자는 제안이었다. 토비는 수어로 대답하던 목수 하루를 떠올렸다. “말만 크게 한다고 모두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서온은 안내판을 여러 형식으로 만들되 각자의 개인정보가 들어가지 않게 설계했다. 처음으로 누군가의 답을 대신 발송하는 데 쓰이지 않는 작업이었다. 그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하린은 조건부 보전 명령을 내렸다. [미확인 수신인 명의 일괄 자동 승인: 임시 집행 정지.] [사유: 원본·대리 권한 요건 확인 필요.] [현재 위험에 대한 최소 구조 조치: 별도 계속 가능.] 종점의 시계들이 잠시 멈췄다. 토비가 긴 숨을 내쉬었다. “살았네요.” “그런데 아까도 임시로 멈췄잖아.” 벤이 말했다. “기계는 다른 문구를 들고 다시 달려들 수 있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벽의 발송기가 새로운 조항을 인쇄했다. [일괄 승인 중단을 확인함.] [대체 집행: 미수령 문서 전량 반송.] [반송 대상: 원본 발신인의 주소로 추정되는 모든 마을.] 세아가 전송 목록을 읽었다. 여울 마을, 제6문 이름 복원 신청 주민의 거처, 제7문에서 미래 채무를 거절한 가정이 섞여 있었다. 아직 입증되지 않은 주소로 문서들이 쏟아지면 누구에게 무엇이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반송도 잘못하면 공격이 될 수 있군요.” 토비가 말했다. “반송을 요청한 사람에게, 요청한 물건을 돌려줘야 반송이지.” 벤이 중얼거렸다. 서온이 창고의 보관 번호를 확인했다. 그 번호들은 이전에 받은 적 없는 사람의 주소였다. 원래 제0경로가 해야 할 일은 반송 대상의 동의를 추정하는 게 아니었다. 정확한 보관 위치와 현재 문의처를 알리고, 본인이 찾으러 올 방법을 만드는 일이었다. [나에게 계획이 있어.] 서온이 말했다. [발송 장치가 수령인을 묻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문의할 창구'를 만들어. 모든 문서를 그곳에 모으는 게 아니라, 각 문서가 어디 보관돼 있는지만 알리는 거야.] 에다가 웃었다. “그거야말로 우체국이 할 일이네.” 하지만 계획이 완성되기 전에 발송 시계가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일몰이 아니라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 [예비 발송 열차 출발: 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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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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