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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37화
PAYLUA ORIGINAL · 제137화

137화. 배선실에 숨은 작은 종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3,628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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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의 하부 배선실로 내려가는 계단은 열두 칸이었다. 그런데 열한 번째 계단에 닿을 때마다 한 칸이 더 생겼다. 토비는 세 번을 내려가다가 제자리에서 고개를 들었다. 위쪽의 에다가 손을 흔들었다. 아직도 같은 자리였다. “분명 열두 칸인데 왜 안 끝나죠?” “승강장에 누군가 도착해야 바닥에 닿게 만들어 놨군.” 벤이 계단 난간을 살폈다. “이런 식으로 통과 조건을 감춘 계약은 마계에서도 평판이 나빠.” 피엘은 제0경로 종점에 도착했을 때 받은 조회 영수증을 꺼냈다. 그 영수증에는 '수령인이 아닌 질문자'에게는 의자가 제공된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에다에게 연락해, 계단의 출입 조건이 수령인 승인과 연결돼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에다가 창구 뒤에서 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적혀 있네. 배선실에는 수령인만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뒤에 단서가 하나 있어. '시설 이상 및 구조 위험 확인 시 비수령인 동반 점검 가능.'” “시설 이상이 있습니다.” 서온이 말했다. “자동 서명이 외부에서 공급되고 있습니다.” 에다가 현장 점검 신청을 접수했다. 수령인 승인과 무관하게 발급되는 임시 출입표였다. 종점이 스스로 위험을 만든 뒤 해결하러 오는 사람에게 그 위험의 책임까지 넘기지 않도록 해 둔 오래된 예외였다. 출입표가 도착하자 열두 번째 계단이 제자리를 찾았다. 계단 밑에는 출입표를 회수하는 통이 놓여 있었다. 에다는 점검을 마치면 반드시 거기에 표를 반납하라고 했다. 토비는 '우리가 이 역을 고치러 왔으니 출입 권한을 계속 가지고 있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점검 권한은 점검하는 동안만 쓰는 거야.” 에다가 답했다. “다음에 다른 사람의 짐을 확인하려면 새로 이유를 제출해야지.” 토비는 허리춤에 표를 묶으려던 손을 멈췄다. 자기도 모르게 영웅 일행이라는 이유로 모든 문을 열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한참 표를 보다가 배선실 입구의 표찰을 읽었다. 표에는 출입자의 이름을 적는 칸 외에도 퇴실 시각을 적는 칸이 있었다. “나갈 때도 확인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게 당연한 거야.” 에다가 말했다. 피엘은 정비 사유와 출입 범위가 적힌 기록을 남겼다. 이 조치는 서온의 봉인함 열람이나 화물칸 수령 권한을 포함하지 않았다. 그 구분이 지금까지 밝혀낸 사건들과 똑같은 문제를 다시 일으키지 않기 위한 시작이었다. 세아는 계단 벽에서 오래된 아이의 낙서를 발견했다. 네 개의 종 그림 아래에 막대 사람 두 명이 그려져 있었다. 한 사람은 편지를 들고, 다른 사람은 손을 내밀지 않은 채 서 있었다. 아마 이 종점에 방문했던 누군가가 그린 그림일 것이다. 세아는 그 그림을 모라나 리오가 그렸다고 추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에 한때 편지를 받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오래 바라봤다. “전부를 받으라고 만든 역은 아니었나 봐요.” 그녀가 말했다. 바닥에서는 금빛 전선이 거미줄처럼 뻗어 있었다. 수많은 신탁 문구가 전선을 따라 흘러갔다. '받아들일 것', '따를 것', '승인할 것'. 그런데 전선 뒤에는 훨씬 오래된 종이 울림 장치가 있었다. 쇠로 된 아주 작은 종 세 개가 나란히 걸려 있었고, 네 번째 자리에 종을 매달던 흔적만 남아 있었다. “리오의 네 번째 종이 없어졌군요.” 세아가 말했다. “떨어진 건가요?” 토비가 바닥을 살폈다. 벤이 먼지 속 금속 조각 하나를 주웠다. 그 조각에는 작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상대가 대답할 시간을 남길 것.' 리오가 남겼다는 마지막 종의 문구와 같았다. “없어진 게 아니라 떼어 간 거야.” 벤이 말했다. 전선들이 갑자기 흔들리며 검은 인주를 배선실 한가운데로 끌어왔다. 위층의 대리 피엘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도장에 필요한 명령은 자동으로 공급되고 있었다. 기계가 더는 사람이 읽는 문장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자동 발송량: 1,006건.] [보전된 기존 복원 완료: 6건.] [신규 승인 근거: 원본 발신인 부재.] 피엘은 수첩을 펼쳤다. 미해결 오배송 1,006건을 한꺼번에 '복원'하겠다는 제안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하지만 복원이라는 이름 아래 원본과 다른 새로운 명령을 보내면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었다. 그는 긴급 차단 요청을 작성하되 기존 의료·구조용 통신을 함께 끊지 않도록 공급선을 구분했다. 배선실의 공기는 금속이 과열된 냄새로 가득했다. 천장에 달린 온도계가 붉은 구간을 가리켰다. 피엘은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맨손으로 전선을 잡지 않도록 모두에게 주의를 줬다. 무언가를 빨리 막아야 할수록 실제 사람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했다. 에다는 배선실의 절연 장갑을 꺼냈다. 낡은 장갑이라 한쪽 끝이 갈라져 있었다. 토비는 자기 가방의 천을 떼어 감싸면 괜찮겠냐고 물었지만, 벤이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 다칠 가능성을 농부의 자신감으로 막지는 못해.” 피엘은 감전 위험이 없는 관찰 위치를 지정하고, 외부 점검 담당이 올 때까지 전선을 직접 분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통신판에서 전선의 경로만 추적했다. 느리지만 확인 가능한 방법이었다. 세아는 배선실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천계의 전선은 색으로 구분됐지만, 오래된 장치는 색이 바래 모두 비슷했다. 그녀는 새로운 인주가 연결된 부분을 찾기 위해 전선에 매달린 작은 종잇조각을 확인했다. 한쪽에는 현장 구조대의 실제 요청 시각이, 다른 쪽에는 '모든 수신인 동의 완료'라는 동일한 문장이 반복됐다. “여긴 실제 요청을 전달하고 있어요. 저쪽은 대답을 똑같이 바꾸고요.” 벤이 전선을 살짝 잡아당겼다. 문구가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검토자의 동의 확보'. 그는 재빨리 손을 떼며 혀를 찼다. “내가 뭘 허락하기라도 했나?” “벤 씨가 놀랐다는 사실만 기록하면 되겠네요.” 피엘이 말했다. “기록하지 마!” 토비가 웃으려다 손을 멈췄다. 전선 안쪽에서 작은 물방울이 흘러나왔다. 물방울은 보리밭의 이슬처럼 맑았다. 그러나 그 안에는 아주 작은 글씨가 떠 있었다. ‘그만 보내 주세요. 우리 집에 사람이 아직 있습니다.’ 모라의 요청이었다. 강제 대피를 명령하는 글자로 바뀌기 전의 문장이 오래된 배선 구석에 남아 있었다. 세아는 순간 말을 잃었다. 이것은 누군가의 거부권에 관한 이론이 아니었다. 수백 년 전 실제 사람이 집 앞에 서서 남긴 말이었다. 피엘은 모라의 말이 새로 발견된 사실을 보전했다. 이미 확인한 최초 편지와 대조할 기록도 남겼다. 그때 서온이 말했다. [네 번째 종의 위치를 찾았어. 그 종은 없어지지 않았어. 내 봉인함 안에 있어.] “어떻게 알았습니까?” [세 번 울리면 나에게 강제로 동의를 보내고, 네 번째 울림이 있을 때만 중단할 수 있게 돼 있어. 누군가 마지막 종을 다른 곳으로 옮겼어. 그런데 왜 나한테 맡겼는지는 여전히 몰라.] 배선실의 화면이 다시 바뀌었다. [봉인된 종의 반출 방법: 원본 발신인 확인.] [확인 실패 시 일괄 발송.] 토비가 위를 올려다봤다. “그럼 우리는 이제 답장 하나 때문에 천여 통이 또 나가는 걸 막아야 하네요.” “아직 아닙니다.” 피엘은 모라의 문장이 담긴 물방울을 바라봤다. “우선 이 장치가 무엇을 원본이라 부르는지, 그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때 배선실 벽이 열리며 좁은 우편 투입구가 드러났다. 아래에는 리오의 글씨와 닮은 문장이 있었다. ‘답장을 기다려라. 답장을 쓰지는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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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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