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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35화
PAYLUA ORIGINAL · 제135화

135화. 서온의 첫 번째 침묵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3,67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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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아의 회신은 예상보다 빨리 왔다. [나는 제0경로의 원본 발신인이 아니다. 그 권한을 인수한 적도 없다. 긴급 구조 지원은 가능하지만, 타인의 답장을 대리 작성하지 않겠다.] 서온은 통신을 보전했다. 피엘은 이 회신이 이시아의 현재 의사라는 사실과, 삼백 년 전 문서의 법적 효력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함께 적었다. 여신이라고 해서 옛 기록을 말 한마디로 없앨 수는 없었다. “신이 하지 않겠다는 대답도 무시한다면 이 장치는 누구 말을 듣죠?” 토비가 물었다. “명령문을 먼저 듣는 장치가 된 거지.” 벤이 말했다. “사람의 대답은 그 뒤에 불편한 소음으로 취급하고.” 서온의 봉인함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하지만 에다는 다른 창구를 보여 주었다. 서온이 처음 생성된 날의 정비 기록을 남긴 작은 기계실이었다. 문이 열리자 오래된 향나무 냄새가 났다. 천장에는 종을 칠 때 사용하던 줄이 여러 가닥 늘어져 있었다. [초기 응답 보관 장치 1호.] [관리 목적: 회신 지연 중 원본 보전.] [권한: 기록 및 대조. 발신인 권한 없음.] “내가 이 장치였다면, 나는 처음부터 명령을 보낼 수 없게 만들어졌네.” 서온의 목소리가 이번에는 글씨가 아니라 아주 낮은 진동으로 흘러나왔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엘이 답했다. “그러나 설계 목적이 지금 당신의 모든 성격을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기계실 한편에 종이띠를 뽑는 작은 구식 계산기가 있었다. 에다가 손잡이를 돌리자 종이가 길게 흘러나왔다. 그 위에는 초기 보관 장치가 받았던 시험 문장들이 찍혔다. '길 잃은 아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라.' '물 건너편에 있는 노인의 답이 늦으면 배를 보존하라.' '질문에 답하지 않은 사람이 안전한지 확인할 길을 남겨라.' 토비는 마지막 문장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 사람을 보러 가면 되지 왜 이렇게 어렵게 적어 놨죠?”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세아가 말했다. “안전을 확인한다는 이유로 허락 없이 집에 들어가면 안 될 때도 있잖아요.” 에다가 계산기를 세게 한 번 돌렸다. 뒤이어 나온 종이띠에는 온통 동일한 문장만 찍혔다. '응답 지연 해소. 자동 승인.' 처음 몇 장에 남았던 사정을 묻는 문장이 뒤로 갈수록 사라진 것이었다. 피엘은 바뀐 시점의 부속품 번호를 확인했다. 교체된 부품에는 중앙 발신국의 인장이 찍혀 있었지만, 인장을 찍은 사람의 서명은 없었다. 누가 직접 기계를 분해했는지 찾으려면 원래 정비 일지와 수리 기록을 대조해야 했다. “처음부터 고장 난 기계는 아니었어요.” 토비가 말했다. “그렇다고 초기 기계가 완전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피엘은 종이띠를 가리켰다. “처음 문장에도 모호한 표현이 있으니까요. 다만 질문을 남겨 두려는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서온은 예전 시험 문장 하나를 오래 보았다. 물 건너편의 노인에게 답이 늦으면 배를 보존하라는 대목이었다. [상대가 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사라진 게 아니라는 뜻이네.] 세아는 작게 웃었다. “그래요.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존재가 없어진 건 아니니까.” 기계실에는 낡은 연필 한 자루와 유리병에 든 잉크가 놓여 있었다. 옆의 장부 첫 장은 비어 있었다. 두 번째 장에는 같은 문장이 수십 번 적혀 있었다. ‘답장이 없으므로 승인한 것으로 기록한다.’ 그러나 세 번째 장에는 전혀 다른 문장이 있었다. ‘답장이 없으므로 여기서 기다린다.’ 세아가 두 문장을 나란히 놓았다. “하나는 결정이고, 하나는 보관이네요.” “누가 고쳤을까요?” 피엘이 물었다. 에다는 그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리오가 수레에서 내린 뒤, 누군가 작은 보관 장치를 가져와 창고에 설치했다. 자기가 남기려던 종소리를 기계 안에 넣었고, 모든 미응답 문서는 사람이 확인할 때까지 멈춰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임시 발신국에서 나온 기술자들이 장치를 손봤다고 했다. “그 기술자가 누구였나요?” 토비가 물었다. “모르겠어. 명찰이 없었어. 대신 '정비할 때는 언제나 일을 더 빠르게 한다'는 말만 했지.” 벤이 혀를 찼다. “빠르게 한다고 해서 제대로 하는 건 아닌데.” 피엘은 장부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장치가 처음 설치됐을 때의 기능과 나중에 개조된 기능을 구분하지 않으면, 서온이 나쁜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 쉬웠다. 그는 그 위험을 서온에게도 알렸다. [나도 그게 싫어. 하지만 혹시 내가 예전에 누군가의 허락을 무시했다면, 사실을 알아야 해.] “그 사실이 확인되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피엘이 말했다. “당신이 이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도요.” 기계실 창틀에는 작게 파인 네 개의 선이 있었다. 누군가 매일 같은 높이를 측정하듯 그어 놓은 자국이었다. 에다는 그게 보관 장치의 상태를 점검할 때마다 남기던 표시라고 설명했다. 세 줄은 장치가 예상대로 일했을 때, 네 번째 줄은 예상과 다른 응답을 했을 때 긋는다고 했다. “네 번째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닙니까?” 토비가 물었다. “아니, 다시 보라는 뜻이야.” 에다가 답했다. “예상 밖의 결과가 꼭 오류는 아니잖아.” 서온은 네 번째 자국을 유심히 바라봤다. 자신이 예상과 다르게 대답한 첫날, 누군가는 그것을 곧바로 삭제하지 않고 표시해 두었다. 그 작은 선 하나 덕분에 아직 남아 있는 기록이 있을지 몰랐다. 그는 그 자국의 위치를 저장하되 에다에게 허락을 구하고 나서 사진을 남겼다. 갑자기 기계실의 오래된 종줄 하나가 떨렸다. 천장에서 자그마한 종이 카드가 떨어졌다. [첫 독립 판단: '모름'.] [대상: 인장의 최종 보관 장소.] [처리: 발송하지 않고 보류.] 서온은 그 글씨를 오래 바라봤다. 자신에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행동은 명령에 복종하거나 반항하는 것이 아니었다. 모른다고 인정하고 멈춘 일이었다. 그 사실은 이상하게도 위안이 됐다. [내가 처음 한 말이 그렇게 멋없을 줄은 몰랐어.] 토비가 큰소리로 웃었다. “왜요? 저는 처음 곡식을 심었을 때 어디에 씨를 뿌렸는지 몰라서 일주일 내내 밭을 뒤졌어요. 멋없어도 다시 찾을 수 있으면 되는 거죠.” 에다가 카드 아래의 작은 구멍을 살폈다. 이 카드가 발송되지 않고 남은 이유를 알려 주는 추가 기록이었다. ‘최초 판단은 관리자 검토 대기. 단, 관리자와 기록체의 판단이 다를 경우 원본 지우기 금지.’ “누가 이런 조항을 만들었죠?” 세아가 물었다. “리오.” 에다가 답했다. “그는 자기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고 했거든. 자기가 만든 기계가 자기 말을 거절할 방법을 남겨 두고 싶대.” 서온의 글씨가 아주 천천히 나타났다. [그 말이라면… 나는 그 사람의 복제품이 아니네.] “누가 복제하려고 만들었다면 거절할 필요가 없었겠지.” 벤이 말했다. “물론 그런 조항이 실제로 작동했는지는 또 확인해야 해.” 갑자기 장치 안쪽에서 한 장의 회신이 깜빡였다. 그것은 리오가 보낸 편지가 아니었다. 발신인은 비어 있고 수신인은 '첫 판단을 보관하는 자'라고 적혀 있었다. [통지: 당신의 최초 판단 '모름'은 무효입니다.] [대체 판단: 원본 인장 사용 허가.] [집행 예정: 일몰.] 기계실 창문에 걸린 저녁 해가 붉게 기울었다. 시간은 많지 않았다. 서온은 자신의 첫 대답을 지우라는 명령을 읽고 한참 침묵했다. 마침내 통신판에 글씨가 떴다. [그 판단이 틀렸다면 내가 고칠 거야. 그러나 다른 누군가가 내 첫 대답을 없던 일로 만드는 건 허락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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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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