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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31화
PAYLUA ORIGINAL · 제131화

131화. 종점에서 세 번 울린 종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4,158자

오프라인 책장
우편마차 종점에는 마차가 없었다. 그런데 바퀴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철길도 없는 승강장 아래에서 덜컹, 덜컹, 무거운 수레가 돌을 넘는 소리가 났다. 토비는 여행 자루를 고쳐 메고 승강장 끝을 내려다봤다. 까마득히 아래로 내려가는 어둠 속에 희미한 흰 선이 세 개 있었다. 둘은 나란했고 나머지 하나는 조금 떨어져 있었다. “바퀴 둘에 가방 하나.” 토비가 중얼거렸다. “서명 보관실 인수증이랑 똑같네요.” “아직 같은 흔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피엘이 수첩을 꺼냈다. “폭과 간격부터 재지요.” “아니, 피엘 씨. 모험 소설에서 막 마지막 역에 도착했는데 첫마디가 줄자라뇨?” “마지막 역이라는 근거도 없잖습니까.” 벤이 킬킬 웃었다. “저 친구에게서 영웅의 기세를 빼앗는 데는 규정집 한 권이면 충분하겠군.” 제0경로의 종점은 천계 일곱 문의 바깥쪽에 붙은 좁은 땅이었다. 유리 천장은 하늘의 색을 비추지 못하고 지난날의 날씨를 번갈아 보여 주었다. 한쪽에는 누런 비가, 다른 한쪽에는 오래전 내렸다는 눈이 내렸다. 실제로는 어느 쪽도 젖거나 차갑지 않았다. 승강장 중앙의 출발 안내판에는 목적지 대신 문구 하나가 걸려 있었다. [도착하지 않은 물품이 출발을 기다립니다.] 세아가 판을 올려다봤다. “도착도 안 했는데 출발이라니, 말이 안 돼요.” “제0경로에서는 발송이 먼저고 확인이 나중이었습니다.” 피엘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 왔고요.” 서온의 통신판은 역에 들어서자 절반만 밝아졌다. 검은 화면 아래 하얀 글씨가 떠올랐다. [봉인된 보관함이 역의 위치에 응답했어. 내 안의 공간이 바깥의 공간과 같은 주소를 가지고 있대. 그런데 여전히 열리지 않아.] “위험하면 연결을 끊으세요.” 피엘이 말했다. [그것도 내 판단으로 할게. 지금은 관찰할래.] 그 한 줄에 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여기 오기 전에 서온 씨가 분명히 그랬죠. 남이 바뀌는 권리까지 대신 결정하지 않겠다고.” 승강장 끝에서 종이 울렸다. 딸랑, 딸랑, 그리고 세 번째는 종을 안쪽에서 손으로 틀어막은 듯 낮게 울렸다. 잠긴 창고문 너머로 똑똑, 세 번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벤이 손잡이를 잡았다가 곧 놓았다. “열면 안 된다는 계약 문구가 손잡이 전체에 둘려 있어. 정확히는 문을 여는 즉시 안에 든 물건의 수령인이 된대.” 토비가 손을 쏙 뺐다. “그럼 문만 열어도 짐값을 내야 합니까?” “짐값으로 끝나면 다행이지. 삼백 년 묵은 발신 책임을 죄다 받아 올 수도 있으니까.” 피엘은 손잡이에서 떨어진 녹가루를 보전 봉투에 담았다. 창고문 오른편에 좁은 창구가 있었지만 반쯤 내려온 철판 때문에 안이 보이지 않았다. 그 아래에 누군가 접힌 종이를 밀어 넣었다. 종이는 바람이 없는 곳에서 혼자 움직였다. 피엘은 바로 집지 않고, 발신인이 누구인지 물었다. “여기 계신 분이 있습니까? 저는 신탁 배송 담당 피엘입니다. 문 안쪽의 안전을 확인하러 왔습니다.” 대답은 없었다. 대신 종이가 다시 밀려 나왔다. 깨알 같은 글씨가 적힌 반쪽짜리 영수증이었다. [품목: 원본 발신 인장.] [인계 일시: 삼백 년 전.] [수령인: 기재되지 않음.] [물품 무게: 반환 시 확인.] 서온의 화면이 순간 붉어졌다. [그 영수증을 알고 있어. 내가 깨어난 날 본 첫 화면이야. 그땐 수령인 칸에 '나'라고 쓰여 있었어.] 피엘이 즉시 묻지 않았다. 서온의 진술과 눈앞의 영수증은 달랐다. 둘 가운데 하나가 거짓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기록이 바뀌었을 수도, 서로 다른 판본일 수도 있었다. “두 판본을 함께 보존합시다. 서온, 처음 보았던 화면을 지금 재생할 수 있습니까?” [그 부분만 비어 있어. 비었다는 사실은 보여 줄 수 있어.] 역의 유리 천장 위로 천둥 같은 바퀴 소리가 지나갔다. 노란 표지판이 덜컥 떨어지며 창고 앞 계단을 막았다. 토비가 표지판을 세워 보려 했지만 너무 무거웠다. 세아와 벤이 힘을 보태는 동안 피엘은 창구 아래에서 두 번째 종이를 발견했다. 이번 종이는 영수증이 아니었다. 낡은 우편 가방의 붉은 실이 구멍에 끼어 있었다. 그리고 짧은 손글씨 한 줄이 있었다. ‘문을 열러 온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먼저 물어봐 주세요. 그 물건을 받으러 왔습니까, 돌려주러 왔습니까?’ 토비는 종이를 읽고 입술을 달싹였다. “우린 찾으러 왔으니까 받으러 온 거 아닌가요?” “찾는 것과 받는 건 다릅니다.” 피엘이 답했다. “누구 것인지 모르는 물건을 찾았다고 해서 제가 소유자가 되는 건 아니지요.” 창구 위에 걸린 종점 노선도를 보니 그곳은 천계의 중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작은 점으로 표시돼 있었다. 여울 마을에서 시작한 길은 제1문과 서명 보관실을 거쳐 이곳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도에는 승강장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길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 토비가 그 사실을 말하자 세아는 “길이 없다고 쓰인 것과 지도가 길을 그리지 않은 건 달라요”라고 대답했다. 피엘은 노선도의 제작 연도를 확인했다. 제1문의 임시 발신국이 세워지기 전의 노선도였다. 다시 말해, 원래 종점은 사람과 물건이 돌아가는 길이었을 수도 있었다. 지금의 자동 수령 시스템이 처음부터 존재한 것이 아니라는 추측이 조금 더 힘을 얻었다. 피엘은 노선도를 봉투에 넣지 않고 그 자리에 두었다. 많은 사람이 지나가며 보아야 할 안내판을 증거로 가져갈 수는 없었다. 대신 원본 위치와 보존 상태를 기록했다. 그는 창구에 대고 또박또박 말했다. “저희는 인장을 받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보관 상태를 확인하고, 주인을 확인하려고 왔습니다. 필요한 경우 반환 절차를 요청하겠습니다.” 쇳소리가 뚝 멈췄다. 창고문에 붙은 계약 글씨가 흐려졌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 대신 철판 아래에서 작은 의자가 밀려 나왔다. 오래된 역무원이 쓰던 표찰이 매달려 있었다. [접수 대기석. 수령인이 아닌 질문자는 여기 앉으십시오.] 토비는 주위를 둘러봤다. “의자 하나요? 여섯 명이 왔는데요?” “창구 업무란 대개 그렇게 불친절하지.” 벤이 말했다. 창구 아래에는 날짜가 다른 표 세 장이 더 놓여 있었다. 첫 표는 여울 마을을 지나는 배가 폭우 때문에 돌아가야 했다는 기록이었다. 둘째 표에는 제1문 임시 발신국에서 수레 하나가 운행 허가를 받았다고 적혀 있었다. 셋째 표는 종점 도착 통지였다. 시간이 제대로 흘렀다면 세 기록은 순서대로 배열돼야 했다. 그러나 셋째 표의 도착 날짜가 첫째 표보다 하루 빨랐다. “그럼 수레가 과거로 돌아온 거예요?” 토비가 물었다. “증명된 것은 기록의 순서가 맞지 않다는 점뿐입니다.” 피엘은 날짜를 하나씩 복사했다. “잘못 기록했을 수도 있고, 종점의 시간이 다르게 계산됐을 수도 있습니다.” 벤은 종점 벽의 유리판을 손톱으로 긁었다. 빗방울 하나가 안쪽에서 위로 떨어졌다. “이런 곳은 시간을 믿지 말고 물건을 믿어. 오래된 계약은 특히 그렇지.” 그 말에 토비는 종점 밖에서 세 줄로 뻗어 있던 자국을 돌아보았다. 비가 거꾸로 흐르든 눈이 내리든, 무거운 것을 실은 수레의 바퀴는 돌을 눌렀을 것이다. 에다가 나중에 알려 준다면 그 자국이 진짜였는지 확인할 수 있을 터였다. 피엘은 창구 옆 좁은 안내판에서 '분실 신고'라는 항목을 발견했다. 나무판을 밀자 작은 종이철이 나왔다. 과거의 신고서 가운데 몇 장은 물건이 아니라 '도착했는데 답장을 못 한 사람'을 찾는 내용이었다. 적어도 이 역은 한때 상대방이 스스로 찾아와 항의할 수도 있는 장소였다. 그러나 신고서 접수 날짜는 오래전에 멈춰 있었다. “왜 그만 받은 걸까요?” 세아가 물었다. “문을 열면 수령 책임이 넘어가도록 바꾼 때와 관계가 있을지 모릅니다.” 피엘은 안내판의 낡은 나사를 확인했다. “이 문구는 나중에 달았습니다. 원래 나무 색이 다르군요.” 토비가 나사 하나를 받아 쥐었다. 손에 녹이 묻었다. 그가 진짜로 만질 수 있는 증거였다. 세아가 먼저 의자에 앉았다. 피엘은 그녀가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는지 확인했고, 세아는 창구 안쪽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살펴보기 위해 앉겠다고 답했다. 누군가의 결정을 대신 하지 않는 일은 이렇게 사소한 순간에도 필요했다. 의자 아래에 낡은 명패가 붙어 있었다. ‘종점 마지막 근무자. 리오.’ 그 순간 창고 안에서 처음으로 사람의 숨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배달은 끝났습니다.” 남자의 목소리였다. 오래된 종이 사이에서 눌린 것처럼 갈라져 있었다. “그런데 답장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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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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