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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129화
PAYLUA ORIGINAL · 제129화

129화. 돌아오지 않은 수레의 세 번째 자국

신탁이 잘못 배송되었습니다 · 3,882자

오프라인 책장
철상자 속 장면은 저절로 움직이지 않았다. 인수증은 오래된 길 위에 남은 흔적을 보여 줄 뿐, 그날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엘 일행은 처음으로 검은 장부 밖의 물증을 얻었다. 누군가 원본 인장을 실제로 반출했고, 리오가 그 수레를 따라갔다는 사실이었다. “리오가 범인을 잡으러 간 겁니까?” 토비가 물었다. “목적은 모릅니다.” 피엘이 말했다. “다만 그가 마지막까지 수레의 행선지를 확인하려 했다는 건 기록할 수 있습니다.” 서온이 여행 가방 자국의 크기를 재자 누벨이 숨을 들이켰다. 그 가방은 오래전 배달부들이 쓰던 낡은 우편가방과 같은 폭이었다. 모라가 그린 리오의 그림에도 똑같은 가방이 있었다. 지워지지 않은 붉은 털실은 여울 마을에서 모라가 낡은 가방을 꿰매 준 흔적일 수도 있었다. 피엘은 다린에게 연락해 그림의 가방끈을 다시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린은 짧은 시간 뒤, 모라가 남긴 재봉 도구 상자에서 붉은 실 꾸러미를 찾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리오의 가방과 동일하다고 확정하지 않았다. 세아가 기록에 적었다. ‘유사한 실 확인. 소유자 미확인.’ 벤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너희들은 아주 작은 차이 때문에 싸움을 덜 하는군.” “벤 씨가 가르쳐 준 계약서 읽는 법 덕분이죠.” 토비가 말했다. “내 업적이라고 말하지 마. 듣기 민망하니까.” 일행은 원본 서명의 보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종료일 관리실로 돌아왔다. 미루는 그사이 여전히 모든 계약의 마감일을 내일로 연장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 일이 줄어든 것을 보고 처음으로 두려워했다. “종료가 실제로 도착하면 저는 무엇을 합니까?” “끝난 일을 끝났다고 기록하면 됩니다.” 누벨이 말했다. “그럼 쓸모가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피엘은 잠깐 생각한 뒤 답했다. “만료를 확인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다만 만료시킬 권한과 연장할 권한은 다릅니다.” 미루는 시계 사이의 작은 서랍을 열었다. 오래전부터 자신이 사용해 온 작업 절차에는 한 쪽지가 붙어 있었다. ‘인장이 돌아오지 않아도 긴급 구조는 멈추지 않게 하라. 그러나 도장이 다른 일을 명령할 수 없도록 종료를 증명하라.’ 그 아래에는 누벨이 잃어버렸다는 종료 장부의 일부가 붙어 있었다. 날짜가 아니라 세 명의 확인자가 적힌 표였다. ‘현장 수신인’, ‘전달인’, ‘보관인’. 원래 한 사람이 종료를 독점하지 않도록 만든 절차였다. “이 조항을 누가 찢었습니까?” 피엘이 물었다. “찢지 않았습니다.” 미루가 대답했다. “원본은 만료 관리실 이관 후 아래 서랍에 보관하라고 지시받았어요.” 누벨은 말없이 쪽지를 들여다봤다. 그는 종료 장부를 자기 손으로 떼어 냈다. 그러나 그 뒤 누가 가져갔는지는 몰랐다. 지금 발견한 종이는 원본 일부에 불과했다. 이 기록만으로 모든 인장의 무효를 선언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무기한 연장'이 원래 규칙이 아니었다는 증거는 됐다. “누가 처음 그렇게 변경했는지 남아 있습니까?” 벤이 물었다. 미루는 시계 하나를 가리켰다. 가장 오래된 시계였고, 초침 아래에 검은 점 네 개가 붙어 있었다. [변경 요청자: 0000.] [변경 승인자: 0000.] [변경 근거: 긴급 업무 중단 방지.] “승인자가 자기 자신이군.” 벤이 말했다. “계약서에 사기 냄새가 아주 짙어.” 미루는 당황했다. “그렇다면 제 첫 업무부터 잘못된 건가요?” “잘못 설계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당신이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도 있었을 겁니다.” 피엘이 답했다. 미루는 원본 종료 장부의 한 귀퉁이에 남은 연필 글씨를 읽었다. '계약 만료 통지는 받는 사람에게 보내되, 수신인이 아프거나 멀리 있어 당장 확인할 수 없을 때에는 원본 기록을 보전한다.' 보관실은 이 문장을 빼고 '답장이 없으면 연장한다'는 규칙만 남겼다. “누군가 연락받기 어려우면 어떻게 합니까?” 미루가 물었다. 세아는 제6문에서 이름을 잃었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주소가 없다고 우편이 아예 배달되지 않던 때였다. “아무나 대신 대답하게 할 수는 없겠죠. 그렇다고 도움을 끊어도 안 되고요.” “그럼 임시 보전과 실제 업무를 나눠야 합니다.” 피엘이 말했다. 벤은 오래된 의료 계약서 한 장을 꺼내 보여 줬다. 수신인에게 의식이 없을 때 의료진이 긴급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는 조항이었다. 하지만 그 조항이 수신인의 집을 팔거나 인생 전체의 선택을 바꾸도록 허락하지는 않았다. “목숨이 위험할 때 허락이 필요한 모든 일을 멈추라는 뜻도 아니야.” 벤이 말했다. “그런데 그 짧은 예외로 평생의 권리를 가져가려 하면 문제지.” 미루는 조심스럽게 새 양식을 만들었다. 임시 보전으로 남길 수 있는 항목은 세 가지였다. 실제 위험 확인, 최소 범위의 즉시 조치, 사후 통지와 검토 방법. 나머지는 정식 당사자 확인을 기다려야 했다. “이 양식이면 제가 앞으로 모든 것을 연장하지 않아도 됩니까?” “보전 절차로 검토할 근거가 생긴 겁니다. 정식 변경은 심리회의 결정이 필요합니다.” 미루는 조금 실망했지만, 곧 종이 위에 제목을 썼다. '내일로 넘기지 않아도 되는 일.' 피엘은 그 제목을 보고 작게 미소 지었다. 정원 바깥에서 붉은 발송 종이 울렸을 때 그는 처음으로 끝난 일을 끝났다고 쓸 날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장부 위에 새로운 승인이 시도됐다. 제6문에서 이름을 되찾던 주민들의 확인서 수천 장이 종료일 관리실로 밀려왔다. 기존 0000은 각 문서의 이의 기간을 '내일'로 연장한 뒤, 영구 위임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었다. [서명권한 이전 기한: 즉시.] [대리 수령인: 서명 보관실.] 처음 계획은 간단해 보였다. 중앙 장부의 이관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막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스벨의 통신이 도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제6문에서 복원 절차가 진행 중인 한 사람은 오늘 저녁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의료진은 오래된 대리 동의서에 의존하고 있었다. 모든 대리 서명을 한꺼번에 끊으면 치료 자체가 지연될 수도 있었다. “그럼 일부 문서는 그대로 사용해야 할 수 있다는 거군요.” 세아가 말했다. “절차에 따라 실제 긴급 치료 필요성과 당사자의 현재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피엘이 답했다. 서온은 의료 관련 복제 서류를 먼저 분리해 원본 열람 요청을 보냈다. 누벨은 긴급 사유가 확인되면 현장 권한으로 필요한 최소 조치를 진행할 수 있다고 병원에 안내했다. 누군가의 과거 서명을 영원히 유지시키지 않더라도 오늘 필요한 도움은 받을 길을 열어 둔 것이다. 벤이 통신을 끊었다. “이거 참, 도둑을 잡으려다가 문을 닫으면 안 되는 곳까지 닫아 버릴 뻔했군.” 피엘은 수첩 맨 위에 적었다. '신규 위임 중지와 기존 응급 조치의 지속 여부는 각각 별도 확인.' 같은 서명 장부 속에 묶인 두 문제를 나누자 선택 가능한 길이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 누벨은 손등의 잉크를 드러냈다. “막을 시간이 적군.” 피엘은 원본에서 확인된 세 사람의 역할을 떠올렸다. 수신인, 전달인, 보관인. 지금은 셋이 모두 같은 문서 앞에 서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서명을 일괄 취소할 권한까지 얻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현재 이관 집행을 멈추고, 개별 당사자가 자기 서명을 돌려받을 절차를 여는 것뿐입니다.” “그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세아가 물었다.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가 생깁니다.” 누벨이 장부를 두드렸다. 만료 관리실의 시계 하나가 마침내 '오늘'을 가리켰다. 이어서 다른 시계들도 가늘게 울기 시작했다. 정원 바깥에서 수천 장의 복제 위임장이 동시에 날아올랐다. 한 장마다 금빛 글씨가 번졌다. ‘당신이 아직 답하지 않았으므로, 우리가 답합니다.’ 피엘은 누벨과 서온, 토비를 돌아보았다. “그 문장을 멈춥시다. 그 뒤에 각자의 답장을 받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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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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