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제7문 광장의 구름은 모두 네모나게 잘려 있었다.
구름은 원래 마음대로 떠다니는 법이었다. 토비는 뭉게구름을 보면 갓 구운 빵을, 길쭉한 구름을 보면 토끼 귀를 떠올렸다. 그런데 제7문의 하늘에는 네모난 구름만 일렬로 서 있었다. 누군가 구름을 통째로 창고에 넣었다가 필요한 만큼 잘라 내보내는 것 같았다.
그 아래에서 빗자루처럼 마른 콧수염의 관리가 기다렸다. 머리에 쓴 챙 넓은 모자에는 작은 저울 열 개가 달려 있었다. 관리가 고개를 끄덕일 때마다 짤랑짤랑 소리가 났다.
“정산국 특별 수금관 핀티입니다. 여러분에게는 미수 채권 집행 방해 혐의가 있으니 이의 신청을 하시려면 먼저 접수비를 내셔야 합니다.”
“이의 신청하려면 돈을 내야 합니까?” 토비가 물었다.
“미래의 돈도 가능합니다. 수수료의 수수료는 무료로 계산해 드리죠.”
“무료라면서 수수료가 붙는 건 뭔가요?”
핀티는 당당하게 웃었다. “그래서 복잡한 계산을 제가 대신합니다.”
벤이 천천히 박수를 쳤다. “재능 있군. 사기꾼인데 말투가 아주 정중해.”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징수 권한이 있는 집행자입니다.”
“그 둘이 양립할 수 없다는 규정이라도 있나?”
핀티의 모자에서 저울 하나가 떨어졌다. 그는 황급히 주워 끼웠다.
피엘이 앞으로 나섰다. “제6문에서 발생한 이름 복원 비용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수신인에게 청구한 근거와, 어제 꽃집에서 봄을 징수한 집행 기록을 확인하겠습니다.”
“집행의 세부 방식은 영업 비밀입니다.”
“사람의 계절이 사라졌습니다. 영업 비밀로 피해 사실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핀티는 잠시 웃음을 거뒀다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담보물: 미래의 맑은 날 90일.]
[우선 수금 사유: 예상 행복 수익 감소.]
[현재 보호자에게 통지 완료.]
“통지 완료?” 세아가 물었다. “누가 받았죠?”
핀티가 턱을 들어 보였다. 공중에는 작은 유리 새가 날아다녔다. 새는 사람들의 창문을 톡톡 두드리며 종이를 떨어뜨렸다. 창문을 열지 않으면 종이는 처마에 끼었고, 유리 새는 곧장 접수 완료 도장을 찍었다.
피엘은 수첩을 꺼냈다. “전달 완료와 수령 확인은 다릅니다.”
“그런 사소한 구분 때문에 업무가 늦어집니다.” 핀티가 말했다.
핀티는 발신 완료 처리 목록을 자랑스럽게 보여 주었다. 목록에는 다리가 놓인 마을, 겨울 난방을 받은 집, 이름 복원 임시 보호를 신청한 사람의 수가 빠짐없이 적혀 있었다. 모두 장래에 감사할 거라는 추정치가 오른쪽 칸에 붙어 있었다.
“감사할 가능성은 내가 압니다.” 핀티가 말했다. “수혜자는 언젠가 반드시 혜택을 이해합니다.”
토비는 목록 한가운데에 있는 다리 그림을 발견했다. “이건 저희가 지났던 강의 다리 같네요. 거긴 장마 때 마을 사람들이 직접 고쳤는데.”
“그것도 장래의 혜택입니다.”
“맞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장작을 가져오고 하루 일을 쉬면서 도왔어요. 그분들은 이미 자기 몫을 냈는데요.”
핀티는 잠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공사 내역에는 '자원봉사 노동'이라는 항목이 있었지만, 그 위에 '무상 인력 조달을 통한 순편익'이라고 적혀 있었다. 일한 사람의 비용을 줄이는 대신 채권 가치를 높인 것이다.
“봉사한 사람이 많을수록 빚도 늘어요?” 토비가 물었다.
핀티는 애써 웃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가치가 올라가니까요.”
“이상한데요. 우리 마을에서는 이웃을 도우면 다음에 또 돕고 싶어지는데, 여기선 도와줄수록 갚을 게 늘어나잖아요.”
벤이 핀티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계약, 내가 가져가서 악마들에게 보여줘도 되겠나? 아주 훌륭한 반면교사라서.”
핀티는 못 들은 척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러나 구슬이 세 번째 자릿수에서 걸렸다. '누가 이미 비용을 냈는가'라는 칸은 원래 없었다.
그 말이 끝나자 네모난 구름들이 순식간에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광장의 시계들이 동시에 서른 번 울렸다. 한낮인데도 작은 골목에 밤이 깔렸다.
토비가 뒤돌아보았다. 마르야가 진료소 앞에서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거리 끝에서는 나엘과 베리가 덜 마른 천을 들고 뛰어왔다.
“수금 장치가 날씨를 가져가면서 남은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와요!” 루코가 소리쳤다. “북쪽 구름창고가 터지면 이 도시는 폭우를 맞을 겁니다!”
“그렇게 될 일은 없습니다.” 핀티가 말했다. “위험 확률은 영점영삼 퍼센트이니까요.”
“여기선 영점영삼도 사람이 젖을 만큼 큰 비예요!” 토비가 외쳤다.
바람이 불었다. 광장의 간판 하나가 날아가고 금빛 봉투들이 폭죽처럼 터졌다.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낡은 가로등이 기울자 토비가 성검을 뽑아 받쳤다. 검이 바닥에 부딪혀 불꽃을 튀겼지만 간신히 가로등을 지탱했다.
“이럴 때만 용사 신탁이 쓸모 있네요!”
“원래 너한테 온 신탁도 아니었어!” 벤이 웃으며 소리쳤다.
“그건 이제 좀 그만 말해요!”
세아는 사람들을 아치형 시장으로 안내했다. 오스벨은 저울 기둥의 연결부를 조사했다. 구름창고에서 광장으로 이어지는 황금 배수관이 과부하로 부풀어 있었다.
“바로 잘라 내면 창고 안의 압력이 거리로 쏟아집니다.” 오스벨이 말했다. “이 판은 비를 저장할 때 쓰는 물길이 아니라, 징수한 맑은 날을 잡아두는 통로입니다.”
“그럼 왜 비가 나오지?” 토비가 물었다.
“맑음만 보관하고 남긴 날씨가 모였으니까요.”
피엘은 핀티를 똑바로 바라봤다. “정산국에서 배수 절차를 담당하는 사람을 불러 주십시오.”
핀티는 어색하게 모자를 고쳐 썼다. “미수 채권을 지키기 위한 특별 방호 규정 때문에 현재 접근이 제한됩니다.”
“사람들이 다치고 있습니다.”
“그건 제 소관이 아닙니다.”
벤은 한 번도 쓰지 않은 듯한 검은 종이를 펼쳤다. “그럼 사고가 나서 발생한 손해는 누구 소관이지?”
그는 마계식 책임 귀속 규칙을 읊었다. 계약을 집행한 사람이 예견할 수 있는 피해를 막을 최소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계약 상대의 잘못만으로 모든 손해를 돌릴 수 없다는 조항이었다. 핀티는 '마계 관례'라며 비웃었지만, 옆에 있던 루코는 자기 주판의 경고등을 확인했다.
“천계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지 삼백 년이나 됐을 뿐이에요.”
루코는 문서 번호를 읽었다. 정산국 건립 초기의 '기상 담보 안전 확보 지침'. 사라진 규정이 아니었다. 최신 규정집 뒤에 종이 한 장으로 붙어 있었다.
오스벨이 말했다. “원래의 분산구를 열면 폭우를 도심 대신 외곽 저류지로 보낼 수 있어요. 다만 사람이 직접 세 군데 조작을 해야 합니다.”
토비는 검을 든 채 웃었다. “저는 여기서 지탱할게요.”
나엘은 마르야와 함께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옮겼다. 세아와 루코는 분산구로 달려갔다. 피엘은 핀티에게 손을 내밀었다.
“수금관님도 안전 지침에 따른 조작 권한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하지만 제 직무는 수금이고…”
“오늘은 수금보다 사람을 지키는 일이 먼저입니다. 권한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핀티는 모자에 달린 저울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 가운데 가장 작은 저울은 기울어진 채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그는 결국 모자를 벗었다.
“분산구 세 번째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열쇠를 꺼내자 벤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자네 계산에는 왜 그 열쇠가 없었지?”
핀티가 씁쓸하게 답했다. “열쇠를 사용하면 수금 실적이 떨어집니다.”
세 번째 배수문이 열리자 비가 광장을 비켜 갔다. 외곽 저류지 위로 거대한 회색 물기둥이 솟았고, 잠시 뒤 하늘에 무지개가 걸렸다. 아이들이 고개를 들었다. 토비는 마지막까지 가로등을 붙잡고 있다가 느닷없이 재채기를 했다.
“성검이… 제 코를 간지럽히네요.”
베리가 웃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웃었다.
그러나 피엘은 핀티가 내놓은 열쇠의 손잡이에 새겨진 번호를 보았다.
[담보물 관할: 0000.]
[압류 장소: 제7문 외부, 원본 보관고.]
핀티가 그 눈길을 알아차렸다. “제가 모르는 금고가 하나 있습니다. 장부상으로는 가장 큰 자산이 있는 곳인데, 직접 들어갔다 나온 직원이 아무도 없어요.”
“어디입니까?”
핀티는 입술을 적셨다.
“금고는 저울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안에 물건이 들어온 기록만 있고 나간 기록은 없다는 겁니다.”
벤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런 금고는 나도 하나 알아.”
제103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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