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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73화
PAYLUA ORIGINAL · 제73화

73화. 일곱 번째 종의 만찬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816자

오프라인 책장
일곱 번째 종은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니었다. 백도현은 처음에 자신의 심장이 멎은 줄 알았다. 방의 벽이 멀어지고, 입 안의 침이 마르며, 손가락의 뼈마디가 한꺼번에 차가워졌다. 소리라기보다 다른 사람의 시간 속에 던져지는 감각이었다. 식탁 위의 접시 일곱 개가 동시에 뒤집혔다. 금속 가면을 쓴 집행관은 두 팔을 벌린 채 눈을 감았다. 벽에 붙어 있던 증언의 얼굴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아이도 노인도, 젖은 옷을 입은 여자도 모두 같은 방향을 보았다. 그들의 시선 끝에는 빈 의자 하나가 생겨나 있었다. 의자는 식탁에 바짝 붙어 있었고, 등받이에는 도현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착석하면 안 됩니다!” 루카스가 소리쳤다. “누가 앉는다고 했습니까!” 브론이 도현 앞에 몸을 던졌다. 도현의 무릎이 의자 쪽으로 저절로 꺾였다. 누군가 그의 종아리를 당기는 것 같았다. 손목의 석화 저주가 번쩍이며 팔꿈치까지 얼어붙는 통증을 만들었다. 저주를 스스로 더 떠안는다면 당장은 의자의 힘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 방식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보았다. 사라진 요리사들의 장부는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브론, 의자를 밀지 마세요. 제가 먼저 확인할 게 있어요.” “뭘 확인합니까? 지금 의자가 주방장님을 먹으려고 하는데요!” “의자에 누가 앉기로 약속했는지요.” 도현은 버티면서 수첩을 펼쳤다. 붉은 글씨로 [착석 대상: 차기 대리 징수자]라고 적히는 순간, 그는 방금 전 자신이 쓴 거절 문장을 다시 읽었다. 거절이 지워졌는지 여부부터 확인했다. 접시의 깨진 조각에는 여전히 [거절]이라는 글자가 있었다. 의자가 뒤틀렸다. “심사 결과는 이미 확정됐습니다.” 집행관이 말했다. “두 사람의 저주를 몸에 받아들인 사실이 있으니 대리 징수 자격은 충분합니다.” “자격이 있다는 주장과 내가 그 자리를 맡겠다는 동의는 다릅니다!” 아일린이 왕실 인장을 내밀었다. “왕실을 빌린 새로운 인수를 승인하지 않습니다.” 인장의 금빛이 의자의 다리 하나에 닿았다.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그러나 곧 다른 검은 의자들이 벽에서 기어 나왔다. 아일린이 몸을 기울이며 숨을 고르자 루카스가 그녀를 부축했다. 에스텔은 주머니에서 작고 둥근 빵 한 개를 꺼냈다. 아까 왕실 주방에서 반죽하고 남은 보리빵이었다. 그녀는 빵을 반으로 갈랐고, 잘린 단면에서 실제 밀가루의 결이 드러났다. “나는 그날 사람들이 먹을 음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 지금도 그게 잘못된 고민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녀는 빵 반쪽을 도현에게 내밀다가 손을 멈췄다. “먹을래?” “지금은 아닙니다.” “그래. 그럼 안 먹으면 돼.” 에스텔은 빵을 자기 손으로 다시 싸서 가방에 넣었다. 그 사소한 행동에 한 의자의 표면이 갈라졌다. 강요된 제공이 실제 식사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눈앞에서 증명한 셈이었다. 종소리가 계속되는 동안, 회벽에 붙어 있던 얼굴들이 서로 다른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두 같은 음으로 ‘감사합니다’를 되풀이했지만 이제는 숨소리가 섞였다. 누군가는 기침했고, 누군가는 아이 이름을 불렀다. 집행관이 급하게 손바닥을 펼쳤으나 목소리는 한 번에 정돈되지 않았다. 도현은 그 틈에 실제 증인들과 기록의 환영을 구별하려 했다. 테르안이 남기고 간 찻잔에서는 보리차 향이 났다. 반면 벽의 얼굴 아래에 나타난 잔에서는 향기가 없었다. 루카스는 그 차이를 적었고 브론은 자신의 후각만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게 뭡니까?” 브론이 물었다. “같은 사람처럼 보인다고 같은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오래전 목소리라고 해서 모두 거짓인 것도 아니겠죠.” 어느 얼굴이 천천히 허리를 굽혔다. 비어 있던 입술에서 아주 작은 말이 흘렀다. ‘그때 나는 내 동생 몫을 먹지 않았어.’ 도현은 정확하게 들었지만 누가 말했는지 모르므로 확정 사실로 쓰지 않았다. 그는 루카스에게 그 말이 나타난 위치와 시각을 표시하라고 했다. 아일린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얼굴들을 오래 바라봤다. 왕실에서 배운 구호 역사에는 굶주린 사람들이 빵을 받아 든 장면만 그려져 있었다. 거절한 사람, 가족에게 양보한 사람, 그날 너무 아파서 한 숟갈도 넘기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같은 음식을 같은 마음으로 먹었다는 그림이 그들을 지우고 있었다. “제가 어려서부터 배운 역사는 끝난 식사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아직 끝내지 못했군요.”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두를 지금 당장 불러낼 수는 없겠죠.” 도현은 말을 고르며 답했다.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무릎 위에 얹은 오른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도현은 그 손을 보며 자신의 결심을 다시 확인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능력으로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영웅이 아니었다. 기록이 만들어 둔 침묵을 조금씩 걷어 내고, 서로의 선택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이 필요했다. 집행관은 검은 가면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원한다, 원하지 않는다는 말 몇 개로 기근을 끝낸 기적을 부정할 수 있습니까?” “기적이 있었는지는 따로 따지겠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하지만 오늘 저녁 실제로 먹은 사람들과 먹지 않은 사람들을 섞지 않을 겁니다.” 벽에 있던 환영 중 한 아이가 의자를 바라봤다. 아이의 양손에는 빵 부스러기가 묻어 있었다. 입술이 벌어졌다. ‘그날 내 엄마는 자기 몫을 나한테 줬어요.’ 집행관이 즉시 접시를 덮었다. 환영은 사라졌다. 하지만 루카스가 이미 발언의 정확한 내용을 옮겨 적고 있었다. 도현은 아이가 실제 증언자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표기도 추가했다. 진실과 확실하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일은 이런 순간일수록 중요했다. 일곱 번째 종이 끝나자 도현의 이름이 새겨진 의자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식탁에서 한 뼘 떨어진 곳에 멈췄다. 접시 바닥에 새로운 문장이 생겼다. [대리 징수 자동 착석: 임시 정지.] [정지 사유: 승계 대상자의 명시적 거절 및 실제 조리 기록 불일치.] [과거 계약의 유효성: 미판정.] 브론이 기쁨에 겨워 꼬리를 흔들었다가 곧 진지하게 물었다. “그럼 저주가 풀린 겁니까?” “아니요.” 도현은 손목을 가리켰다. “제 손도 아직 아픕니다. 저 의자가 잠깐 멈췄다는 뜻이죠.” 집행관은 그 답을 듣고 처음으로 동요한 듯했다. 가면 아래의 눈동자가 탁하게 변했다. 그는 벽에 길게 난 균열을 훑어본 뒤 손을 모았다. “중지된 심리는 재개됩니다. 여전히 당신이 증명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누가 내 이름을 대리 징수 명단에 올렸는지부터 밝혀 주십시오.” “그 답은 제7조리실에 있습니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다만 안에 있는 사람을 데리고 나올 권한이 제게 있는지는 확인하죠.” 집행관은 대답 대신 바닥을 가리켰다. 둥근 식탁 아래에 작은 화덕 문이 생겼다. 문틈에는 검은 연기가 가득했지만 진짜 음식이 타는 냄새가 났다. 오랫동안 끓여 두었다가 물이 모두 졸아버린 냄비 같은 향이었다. 도현이 한 발 다가서자 레온의 쇠숟가락이 그의 손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거기서 멈춰.’ 목소리는 또렷했다. 앞선 몇 번의 기계적인 알림과 달리 숨이 섞인 말이었다. “레온 씨입니까?” ‘이름만으로 믿지 마. 안에서 내 이름으로 요리하는 게 또 있어.’ 도현은 숨을 삼켰다. 에스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레온은 오래전부터 갇혀 있는 요리사였지만, 기록을 훔쳐 말할 수 있는 존재도 이미 확인한 바 있었다. 도현은 먼저 질문을 골랐다. “예전에 당신이 실수로 소금을 두 번 넣은 음식이 뭔지 말해 주실 수 있습니까?” 에스텔이 놀라 도현을 쳐다봤다. 그런 일을 방금까지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그녀는 어린 날의 레온이 소금을 두 번 넣고도 끝까지 완성했다고 우기던 호박 수프를 기억했다. 문틈 안에서 잠시 웃음소리가 났다. ‘내가 실수로 두 번 넣은 게 아니야. 에스텔이 내 손을 쳤지. 그래도 그날 호박 수프는 못 먹을 물건이었어.’ 에스텔은 웃지 못했다. 대신 눈가를 훔쳤다. “맞아. 내가 장난쳤지.” 도현은 그 말이 레온 본인이라는 확정적인 증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과거를 아는 다른 존재도 똑같이 대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계속 대화할 이유는 생겼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확인할 조건이 있습니다. 저희가 나올 수 있는 문을 열어 두십시오.” ‘나는 문을 만들 수 없어. 다만 식사가 끝나기 전까지 열려 있는 틈은 알려 줄 수 있지.’ “얼마나 됩니까?” ‘따뜻한 국물이 식을 때까지.’ 브론이 어이없다는 듯 귀를 세웠다. “여긴 냄비도 없는데요.” 레온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렇지. 그래서 너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식탁 아래로 작은 화덕 하나가 드러났다. 앞에는 찌그러진 냄비와 마른 보리 한 줌이 놓여 있었다. 도현은 그것을 잠시 바라보았다. 누군가 내놓은 재료를 그대로 받는 것만으로 새로운 빚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는 손을 뻗기 전에 냄비 밑에 붙은 가격표부터 확인했다. [재료 제공자: 불명.] [식사 수령자: 미정.] [값: 입장자의 내일.] “이 재료는 쓰지 않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집행관이 가면 아래에서 웃었다. “그러면 국을 끓일 수 없을 텐데요.” 도현은 고개를 들어 브론을 봤다. “왕궁 주방으로 돌아가서 우리 장부에 적힌 재료를 가져올 수 있죠?” 브론은 벌써 문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값을 치른 재료로 끓이면 되는군요!” 화덕의 검은 불꽃이 잠시 옅어졌다. 도현은 방 안에 남은 아일린과 에스텔을 살폈다. 긴 싸움의 첫 판정을 얻었지만 아직 아무도 이겨서 웃을 단계는 아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요리사 레온을 직접 만나는 일이었다. 단지 그가 갇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사람의 남은 시간을 바쳐서는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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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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