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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70화
PAYLUA ORIGINAL · 제70화

70화. 일곱 번째 종이 울리기 전에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5,199자

오프라인 책장
다음 종이 울리기 전까지 왕궁 안에서는 아무도 새 식사를 시작하지 못하게 해야 했다. 백도현이 내린 결론은 소박했다. 왕국의 저주를 단번에 풀 수는 없지만, 거짓 제공 기록이 새로운 빚으로 이어지는 일을 잠시 멈출 수는 있었다. 다만 이것을 왕궁에서 명령한다고 왕국 전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눈앞의 주방과 원본 보관소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우리에게 남은 종이 두 번이라고 적혔습니다.” 루카스가 말했다. “한 번만 더 울리면 제7조리실로 가는 길이 닫힐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되는지는 모릅니다.” 도현이 답했다. “그 문구를 그대로 믿고 뛰어들면 저쪽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될 수도 있어요.” 세르빈은 그들을 노려봤다. “당신들은 이미 왕궁 식사를 방해했습니다. 책임을 질 각오가 있습니까?” 아일린이 앞으로 나섰다. “왕궁의 오늘 저녁은 제 이름으로 중지하겠습니다. 손님들이 배가 고프다면 다른 주방에서 원하는 만큼 식사할 수 있게 하세요. 누구에게도 먹지 않은 몫의 빚을 붙이지 말고요.” “전하께는 그렇게 명령할 권한이 없습니다. 구호위원회가—” “그 위원회의 승인 원본을 찾는 중입니다.” 공주가 말했다. “확인하기 전까지는 오늘 제 이름을 빌린 청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세르빈은 대꾸하지 못했다. 하지만 보관소의 식탁들은 저마다 작은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한 번 꺼진 마법을 다시 켜려는 것 같았다. 도현은 브론과 루카스를 바라봤다. “우선 주방으로 돌아갑시다. 실제 식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럼 이 보관소는요?” 브론이 물었다. “증거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확보한 다음 다시 들어와야죠. 저 안에서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까.” 아일린의 인장이 열쇠처럼 빛나자 문이 열렸다. 세르빈은 따라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식탁 끝의 빈 의자 하나를 바라봤다. 도현은 그 모습에서 승리도 패배도 읽을 수 없었다. 다만 기록관리관이 무언가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무엇을 지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관소에서 빠져나온 뒤 도현은 곧장 실외 복도로 향했다. 하늘은 이미 검붉어져 있었다. 왕궁의 높은 창문들 사이로 저녁 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문지기는 그들에게 해가 진 뒤 다른 문을 열지 말라고 경고했다. 종이 울리면 식탁의 규칙이 왕궁 전체에 우선 적용된다는 설명이었다. “그 규칙이 언제 만들어졌습니까?” 루카스가 물었다. 문지기는 대답 대신 낡은 장부를 펼쳤다. 날짜는 기근 직후였지만 그 아래에 새 인장이 찍혀 있었다. 원래의 규칙과 나중에 고쳐 쓴 규칙이 한 페이지에 뒤섞여 있었다. 루카스는 종이를 잡아 뜯지 않고 내용만 베꼈다. 백도현은 그가 기록을 마치기를 기다렸다. “한 가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도현이 문지기에게 물었다. “무엇입니까?” “오늘 저녁을 먹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주방으로 안내해 주세요. 대신 이미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해서 내쫓지 마시고, 먹지 않았다는 사람에게 이유를 강요하지도 마세요.” 문지기는 오래 생각하다 말했다. “그렇게 하면 명단에 없는 사람들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 실제 몇 사람이 왔는지 적으면 되죠. 예상 인원과 실제 인원이 달라도 괜찮습니다.” 문지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곧 동료들에게 말을 전하러 갔다. 도현은 그 뒷모습을 보며 몇 달 전 처음 만든 식당 메뉴판을 떠올렸다. 가격이 없는 가게는 오래 버틸 수 없었다. 그러나 누군가의 이름을 적지 않으면 아예 밥을 주지 않겠다는 가게도 오래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복도에는 사람들의 기척이 가득했다. 저녁 장사를 앞둔 주방의 풍경은 왕궁도 골목도 비슷했다. 식칼을 갈고, 채소를 씻고, 뜨거운 솥을 피하며 사람들이 서로 길을 비켜 줬다. 다만 오늘 이곳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위해 만드는 음식이 또다시 빚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도현은 손을 씻고 앞치마를 꺼냈다. 불을 켜기 전에 사람부터 안심시켜야 할 것 같았다. 왕궁 주방의 불은 꺼져 있었다. 베네딕트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방장들은 조리대 앞에 서 있었고, 시종들은 빈 그릇을 손에 쥔 채 눈치를 봤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베네딕트가 물었다. “식사 기록이 조리되기도 전부터 완성된 것으로 처리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순서를 바꿔야겠습니다.” “어떻게?” “만들고, 원하는 사람에게 내놓고, 그 뒤에 기록합니다. 먹지 않은 몫은 사람의 빚으로 남기지 않습니다.” 그는 어렵게 설명하지 않았다. 먼저 남은 보리를 씻어 냄비에 넣었다. 베네딕트는 감자와 당근을 썰었고, 브론은 양파를 볶았다. 에스텔은 평범한 불꽃으로 화덕에 불을 붙였다. 마법 재료를 넣지 않은 저녁이었다. 그 대신 사람마다 먹을 양을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작은 그릇부터 준비했다. 도현의 손목이 아파 오자 베네딕트가 국자를 가져갔다. “여긴 내 주방이네. 오늘은 내가 끓이지.” 도현은 자리를 비켰다. 요리사는 혼자 마지막 한 숟갈을 삼키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주방 문이 열리자 시종들과 호위병들이 차례로 들어왔다. 아일린이 먼저 빈 그릇을 들었다. 그녀가 얼마만큼 먹겠느냐는 질문에 아주 조금이라고 답하자 베네딕트는 작은 국자로 한 번만 퍼 주었다. “더 원하시면 말씀하십시오.” 공주가 수프를 떠먹었다. 검은 문양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을 보고 도현은 오히려 안도했다. 이 식사를 기적으로 과장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주는 한 숟갈 더 먹고 그릇을 내려놓았다. “여기까지요.” “알겠습니다.” 베네딕트는 그릇을 치웠다. 누군가 남긴 수프가 있다고 해서 사람의 이름을 추가하지도 않았다. 잠시 뒤 주방 벽의 검은 선 하나가 가늘어졌다. 기록의 작은 불일치가 바로잡힌 효과일지도 몰랐지만, 왕국의 저주가 줄어들었다는 증거는 아니었다. 한 사람씩 식사를 받기 시작하자 주방 안에는 낯선 평화가 찾아왔다. 아이 같은 얼굴의 하인은 적은 양의 수프를 받아 화덕 옆에 앉았고, 무거운 갑옷을 입은 호위병은 큰 그릇을 골랐다. 한쪽에 있던 노파는 음식을 다 먹지 못하겠다며 남은 절반을 돌려주었다. 베네딕트는 그릇을 받아 냄비에 되붓지 않고 폐기용 그릇에 따로 담았다.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을 다시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맞습니다. 기록도 분리해 주세요.” 도현이 답했다. 주방의 젊은 조리사 하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먹다 남긴 양은 손실로 적습니까?” “네. 식당을 운영하면 손실이 생깁니다. 그 손실을 어떤 손님 한 사람의 미래로 메우면 안 되는 거죠.” 조리사는 그 말을 듣고 잠깐 생각하더니 새로운 장부를 꺼냈다. 제공한 양, 실제 먹은 양, 남은 양을 서로 다른 칸에 적었다. 오래된 왕실 장부에는 없던 항목이었다. 브론은 그 칸을 보자 눈을 반짝였다. “그럼 제가 먹은 게 두 그릇이면 두 그릇이라고 적습니까?” “네. 실제로 먹었다면요.” “세 그릇도 됩니까?” “배가 고프면요. 하지만 나중에 배가 아프다고 저한테 따지지 마세요.” 사람들이 웃었다. 웃음소리는 짧았지만 주방이 조금 덜 무서운 장소가 되는 것 같았다. 에스텔은 문가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레온이 오래전에 주장했던 일을 이제 이름 없는 조리사들이 실천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그들을 대신 책임지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다만 빈 그릇을 나르고 장작을 더하고, 거짓 장부가 다시 올라오면 발견할 수 있도록 종이에 작은 표시를 남겼다. 루카스는 주방의 서로 다른 두 기록을 복사했다. 하나는 조리사가 적은 실제 양, 다른 하나는 원본 보관소가 스스로 표시한 양이었다. 두 수치가 달랐다. 그 차이가 내일 어떤 저주로 변할지 아직 몰랐지만, 최소한 어느 쪽이 실제 식사였는지 확인할 길은 생겼다. 그는 아일린에게 결과를 보여 주었다. 공주는 자기 그릇 옆에 작은 선을 그었다. [한 그릇 제공, 일부 섭취, 추가 청구에 동의하지 않음.] 도현이 그 아래에 조리사의 확인을 받았다. 서로 다른 세 사람의 손으로 남긴 짧은 기록이었다. 왕궁의 식사 한 끼가 처음으로 개인의 내일을 빚지지 않고 끝날 수 있을지, 모두 긴장한 채 기다렸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왕실 회계 담당자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큰일입니다! 원본 보관소가 오늘 저녁의 미수령분을 자동 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건 좋은 소식 아닌가요?” 브론이 물었다. “그 대신 그 몫의 청구가 모두 대리인 장부에 쌓이고 있습니다!” 도현은 손목을 붙잡았다. 주방 천장 위에서 식사 종이 울렸다. 여섯 번째였다. 멀리 제7조리실의 검은 돌솥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종소리 뒤에 사람의 웃음소리도 섞여 있었다. 오래전 제7조리실에 갇힌 레온의 목소리와 닮았다. '드디어 음식이 먼저 나왔군.' 도현은 밖으로 뛰어나가려는 브론을 멈췄다. “성급하게 문을 열지 마세요. 저 안에 누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해요.” 그때 루카스가 공주의 전령에게서 봉투를 받아 왔다. 왕실 인장이 찍혀 있었고, 오늘 날짜로 발급되어 있었다. [왕실 구호위원회 특별 공개 심리.] [심리 대상: 최초 제공 계약과 대리 징수 권한.] [증인 출석 요구: 에스텔, 백도현, 아일린.] [장소: 제7조리실 앞 만찬실.] [개정 시각: 일곱 번째 종이 울릴 때.] “누가 심리를 소집했습니까?” 도현이 물었다. 루카스가 봉투 뒷면을 보여 주었다. 인장 옆에는 처음 보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서명은 없고 직책만 있었다. [최초 제공자의 대리인.] 도현은 어둠 속 회랑을 바라봤다. 공주도, 레온도, 에스텔도 자신들이 최초 제공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는 여전히 그 이름으로 왕국 전체의 밥값을 거두고 있었다. 그는 주방으로 돌아와 손을 씻었다. 굳은 손가락 사이에 따뜻한 물이 흘렀다. 에스텔이 곁에서 말했다. “무섭지 않아?” “무섭습니다.” “그럼 가지 않아도 돼.” 도현은 깨끗한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이번에는 가야죠. 누가 식사를 제공했는지 모르는 계약을 왜 모두가 지켜야 하는지 직접 듣고 싶거든요.” 브론이 앞치마를 정리하며 물었다. “주방장님, 내일도 수프 팔 거죠?” “네. 하지만 내일 얘기는 내일 합시다.” 여섯 번째 종의 진동이 벽을 타고 흘렀다. 도현은 아직 오지 않은 일곱 번째 종을 기다리지 않았다. 레온의 쇠숟가락과 자기 장부를 챙겨 만찬실 쪽으로 걸어갔다. 이번에는 누군가 준비해 둔 음식 앞에 손님으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었다. 묻고 싶은 질문을 가지고 직접 식탁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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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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