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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2화
PAYLUA ORIGINAL · 제42화

42화. 소금이 먼저 도착한 길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5,181자

오프라인 책장
서쪽으로 가는 길에서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바람의 냄새였다. 루덴을 벗어난 첫날은 젖은 흙과 볏짚 냄새가 났다. 둘째 날에는 숲을 지날 때 송진 향이 묻어 왔다. 셋째 날 오후, 낮은 구릉을 하나 넘자 바람에 날것의 금속 같은 냄새가 섞였다. 도현은 마차 창문을 열고 한참 코를 킁킁거렸다. “바다입니다.” 브론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니요. 소금에 절인 생선이 상하기 직전의 냄새인데요.” “주방장님, 그렇게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면 제가 민망하잖습니까.” 루카스가 손잡이를 잡고 웃음을 참았다. 말을 몰던 마부는 두 사람이 항구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그는 길가의 낮은 건물을 가리켰다. 길 옆에 지붕이 없는 돌집 하나가 서 있었고, 문 위에는 커다란 접시가 새겨져 있었다. “서부 음식 통행소입니다. 이 길로는 곡물도 생선도 못 지나갑니다. 종이를 보여 줘야 해요.” “세금 내는 곳입니까?” 도현이 물었다. “세금보다 먼저 먹은 걸 묻는 곳이죠.” 수수께끼 같은 답이었다. 마차가 가까워지자 접시 문양 아래 글씨가 드러났다. '금일 통행자 중 부재 중인 사람은 운송물로 등록할 것.' 도현은 마부에게 말을 잠시 세우라고 했다. 건물 앞에는 세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짐수레에 낡은 사발 몇 개를 실은 할머니, 젖은 나무통을 멘 소년, 뚜껑 없는 냄비를 가진 상인이었다. 통행소 관리인은 여권이나 신분증보다 식사 영수증을 먼저 요구했다. “어제 저녁을 누가 먹었습니까?” “저요.” 할머니가 대답했다. “함께 산다는 아들은?” “배를 타러 나갔어요. 일주일째 못 봤어요.” 관리인은 곧바로 장부를 펴더니 말했다. “그럼 아드님 몫은 물품으로 등록하겠습니다. 연락이 닿을 때까지 보관료가 붙습니다.” 할머니는 무엇이 잘못된지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이려 했다. 도현이 마차에서 내렸다. “잠깐만요. 그분 아들이 사람인데 왜 물품입니까?” 관리인이 그를 위아래로 훑었다. “서부의 관행입니다. 가족 중 부재자는 운송 중 식사로 간주하고—” “운송 중 식사가 뭡니까? 사람은 음식이 아니잖아요.” “서식에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에스텔이 옆에서 낡은 수첩을 폈다. “운송물은 당사자가 인수한다는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부재한 사람이 동의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죠?” 관리인의 눈이 좁아졌다. “왕도에서 오셨습니까?” 루카스가 공주의 인장이 있는 통행 허가서를 내밀었다. 관리인은 입을 다물었다. 도현은 그 틈에 할머니에게 물었다. 아들의 이름은 게른, 서쪽 부두에서 배를 고치는 수부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생사를 아십니까?” “모릅니다. 그래서 살아서 돌아오길 기다리는 거죠.” 도현은 그 말을 그대로 적었다. 관리인은 투덜거리며 부재자의 물품 등록을 보류했다. 다만 아들의 실종 자체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통행소를 지나려는데 소년이 도현의 소매를 잡았다. 젖은 나무통을 멘 아이였다. 그는 통을 열어 보여 줬다. 안에는 손바닥만 한 소금 덩어리들이 가득했다. “이거 두면 통행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집에 가져가면 안 된대요.” “네가 캔 소금이야?” “아버지랑 새벽에 갯벌에서 긁었어요. 이름이 안 적혀 있어서 나라 거라네요.” 도현은 관리인에게 다시 물었다. “소금을 생산한 사람의 이름은 어딨습니까?” “구호용 공공 재료라서 개인 이름은 없습니다.” “그럼 생산한 사람의 임금도 없겠군요.” 관리인은 처음으로 성질을 냈다. “당신 대체 누구요?” “밥하는 사람입니다.” “요리사면 당신 부엌으로 돌아가시오!” 도현은 나무통에 붙은 표지를 가리켰다. '무명 생산품.' 그 아래 아주 작은 글씨가 있었다. '보관 후 미수령 시 하얀 식탁에 귀속.' “이런 식으로 모든 이름을 없애면 나중에는 밥값을 누구에게 청구합니까?” 관리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뒤편 창고 문을 잠갔다. 도현은 굳이 문을 부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선 아이와 할머니, 상인에게 통행소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각각 물어 적었다. 루카스가 이름을 확인하고 동의받아 공문 뒷면에 기록했다. “증언은 받아 줄 수 있지만 당장 제도를 없앨 수는 없소.” 마부가 말했다. “알아요. 그래서 서쪽으로 가는 겁니다.” 마차에 올라탄 뒤에도 통행소 풍경은 머릿속에 남았다. 할머니의 아들이 ‘보관 물품’이 될 뻔한 장면이 특히 그랬다. 브론은 마차 바닥에 앉아 적은 글씨를 훑었다. 늑대인간의 굵은 손가락으로 작은 장부를 넘기는 모습이 우스웠지만, 읽는 내용은 웃기지 않았다. “이 길은 왜 소금 나르는 사람한테는 무료예요?” 브론이 물었다. 마부가 대답했다. “하얀 식탁 소속이면 통행료를 나중에 내요. 그래서 이름만 빌려서 지나는 사람도 있죠.” “이름을 빌린다는 게 뭔가요?” “일을 그쪽에서 안 하면서도 종이에는 거기 직원으로 적히는 거요. 그러면 오늘은 통과해도 나중에 뭐가 날아오죠. 우리 동생도 그랬어요.” 도현은 마부의 동생이 실제로 얼마를 청구받았는지 물었다. 마부는 수량은 모른다고 했다. 통행료인지 식사 대금인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도현은 그 답을 그대로 적었다. 항구까지 가는 동안 자신이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문서를 얻는 것보다 누군가의 설명을 들을 준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해가 낮아지자 마차는 바람막이 돌담 옆에 멈췄다. 말에게 물을 먹일 시간이 필요했다. 도현은 짐칸에서 마르타가 나눠 준 빵을 꺼냈다. 사흘 된 빵은 가장자리가 단단해져 있었다. 그는 물을 조금 묻혀 천으로 싸고, 휴대용 작은 팬에서 약한 열을 주어 안쪽을 데웠다. 바싹 마른 부분에는 버터를 얇게 발랐다. “신기합니다. 이렇게 하면 다시 부드러워지는군요.” 루카스가 말했다. “새것처럼 되진 않아요. 시간이 지나면 맛도 바뀌죠. 다만 먹기 편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습니다.” 에스텔이 빵을 한 조각 받아 입에 넣었다. 그녀는 오래 씹으며 북부에서 헤어진 마르타를 떠올리는 듯했다. “저 사람은 열두 번 천 번 같은 날을 살아도 결국 자신의 빵을 굽고 싶어 했구나.” “열두 번이 아니라 만 이천 번 넘게요.” 브론이 정정했다. “알아. 그래서 더 이상한 거야. 오래 빼앗겨도 자기가 고른 식사 하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빵은 넷에게 같은 크기로 나눠 주지 않았다. 모두에게 얼마큼 먹고 싶은지 물었다. 도현은 마지막 조각을 남겼다가 저녁에 말에게 줄까 고민했지만 말은 빵보다 마른 곡물을 더 잘 먹는다고 마부가 알려 주었다. 결국 그는 그 조각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저녁까지 배고픔을 견디는 데 쓸 생각이었다. 그 선택에 특별한 마법은 없었다. 일행은 길가의 여관에서 저녁을 먹었다. 벽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그림 대신 가늘고 긴 소금 결정이 매달려 있었다. 여관 주인은 따뜻한 생선 스튜를 내왔고, 그릇 가장자리는 짙은 갈색이었다. 도현은 한 숟갈을 먹어 보고 눈썹을 들었다. “후추 대신 말린 해초를 넣으셨네요.” “이 동네에서는 소금보다 해초가 비싸지.” 주인이 말했다. “소금은 사방에 널렸는데 어쩐지 입에 넣으면 맛이 안 나거든.” “무슨 말씀이죠?” 주인은 혀를 내밀어 보이며 웃었다. “요즘 항구 사람들 가운데 짠맛을 못 느끼는 사람이 늘었어요. 병이라는 사람도 있고 세월 탓이라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모두 제3창고 근처에서 일했더군.” 에스텔이 스푼을 내려놓았다. 도현은 벽에 매달린 소금 결정 하나를 살폈다. 결정은 빛에 비추면 투명했지만, 안쪽에 검은 실 같은 것이 지나가는 듯했다. “주인장. 저 소금은 어디서 났습니까?” “하얀 식탁이 공짜로 나눠 줬지. 국물에 넣으면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고.” 무료로 받은 재료. 나중에 대가가 붙을지도 모르는 음식. 도현은 국그릇을 내려놓고 정확히 물었다. “스튜에도 그 소금 넣으셨습니까?” “아니. 저건 장식이야. 우리 어머니가 바다 소금은 직접 볶아서 쓰라고 하셨어. 그래서 난 모래 묻은 원래 소금을 사지.” 도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먹은 음식을 두고 남에게 저주를 넘길까 걱정했던 것이다. 저녁 뒤 그는 여관 주인에게 허락받고 작은 부엌을 빌렸다. 해초와 남은 흰살생선을 볶아 짧은 국물을 냈다. 바다 향과 버터의 고소함이 좁은 방을 채웠다. 그는 짠맛을 못 느낀다는 일꾼에게 국물을 건네려다가 먼저 말했다. “이건 치료가 아닙니다. 저주도 모릅니다. 그냥 저녁에 먹을 음식이에요. 드시겠습니까?” 일꾼은 웃으며 스푼을 들었다. “치료가 아니어도 좋지. 우리 부두엔 그런 말을 먼저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먹은 사람은 맛있다고 했다. 그러나 짠맛은 돌아오지 않았다. 도현은 그 결과도 적었다. 아무것도 고쳐지지 않은 식사였지만, 그들은 잠깐 웃으며 내일 아침의 파도를 이야기할 수 있었다. 밤을 앞두고 도현은 여관의 부엌에 남은 식재료를 손질했다. 주인은 서쪽 항구에 도착하면 좋은 생선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며 오늘은 감자를 아끼라고 했다. 그러나 도현은 손님이 남긴 감자를 다음 날까지 쓸 수 있는 상태인지 살폈다. 껍질에 파란 부분이 생긴 것은 버리고, 멀쩡한 것은 껍질을 벗겨 물에 담갔다. “낯선 곳에서도 이렇게 꼼꼼히 하십니까?” 주인이 물었다. “제가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요.” 도현은 웃었다. “저주나 왕실 계약은 모르는 게 많지만, 감자가 상했는지는 조금 알거든요.” 주인은 처음으로 편하게 웃었다. 에스텔은 주방 한편에서 가만히 그 광경을 바라봤다. 도현이 특별한 재료 없이 만드는 작은 수프가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오래전 그녀가 믿었던 것은 수백 명의 허기를 한 번에 해결할 거대한 주문이었다. 지금 눈앞에서는 한 사람의 저녁이 먼저 준비되고 있었다. 늦은 밤 여관 뒤뜰의 종이 울렸다. 동네 배달꾼이 봉투 하나를 가져온 것이다. 봉투의 주소는 도현이 아닌 '하얀 식탁의 첫 수령자'였다. 배달꾼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서부 항구의 모든 여관에 이 편지가 돌아다녔대요. 당신들 마차가 통행소에 들어오자 주소가 여기로 바뀌었다고요.” 도현은 봉투를 손에 올렸다. 빈 곳에 아주 작은 문장이 나타났다. [배송 대상 확인 절차 시작.] [하얀 식탁에 도착하기 전 개봉 시, 운반인이 수령자로 등록됨.] 브론이 손을 뻗다가 멈췄다. “그럼 열지 말라는 거군요.” “그런데 누군가는 우리가 열길 바라겠죠.” 도현은 봉투를 이중 천에 싸고 끈으로 묶었다. 수신자가 누군지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도 받지 않은 편지를 대신 열지 않기로 했다. 그 순간 봉투에서 희미하게 물결 소리가 났다. 마치 얇은 종이 안에 작은 바다가 접혀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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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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