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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4화
PAYLUA ORIGINAL · 제4화

4화. 거짓말하면 개구리가 운다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5,501자

오프라인 책장
저주받은 식당에도 세무 조사는 찾아온다. 백도현이 이세계 생활에서 가장 빨리 배운 진리였다. 점심 무렵, 주황색 망토를 걸친 관리가 '마지막 한 숟갈'의 문을 밀고 들어왔다. 그는 음식 냄새를 맡기도 전에 두꺼운 장부를 계산대에 내리쳤다. “영업 허가증.” 브론이 반사적으로 주방을 가리켰다. “주방장님! 누가 또 돈 달래요!” 도현은 볶던 버섯을 뒤집으며 대꾸했다. “오늘은 무엇 때문에요?” “왕도 위생국 특별감사다. 식당에 저주가 출몰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부터 식당에는 이상한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문을 조금 열어 안을 살핀 뒤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고 사라지는 사람들, 지나가면서 간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람들, 메뉴판의 가격을 확인하고는 누군가에게 급히 알려 주는 사람들이었다. 도현은 처음에는 공주의 방문이 소문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왕궁 사람은 작은 식당에 한 번만 다녀가도 열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법이었다. 그러나 오전에 채소를 배달해 준 상인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요즘 왕도에서 저주 치료사를 쫓아내는 일이 잦아. 왕실이 직접 허락한 마법사들 외에는 함부로 손님을 받지 말래.” “왜죠?” “어떤 치료사가 귀족 한 사람을 고치고 다음 날 시체로 발견됐다더군. 위험한 주문을 쓴 탓이라는 소문도 있고.” “정말 그 치료사 잘못이라는 증거는 있습니까?” 상인은 어깨를 으쓱했다. “왕국에선 증거가 필요한 이야기는 별로 돈이 안 돼. 누가 무서운지, 누가 힘이 센지 알면 장사는 되니까.” 도현은 야채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작은 배추를 만지며 시장 풍경을 떠올렸다. 자기 음식 때문에 손님이 회복될 때마다 위험한 사람으로 취급된다면, 언젠가 이 식당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브론은 장부를 꺼내 앞장에 굵은 글씨로 적었다. [우리는 음식점을 운영합니다.] 그 아래 작은 글씨로 덧붙였다. [가능한 한 안전하게.] 도현은 브론의 글씨를 보고 피식 웃었다. “'가능한 한'이 가장 중요하네요.” “주방장님이 불확실하면 확실하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잘 배웠네요.” 그렇게 위생 감사관이 등장했을 때 도현은 예상보다 덜 놀랐다. 다만 그 관리의 목 안에서 작은 개구리 소리가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 도현은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식당 이름이 '마지막 한 숟갈'이고, 주인이 마녀이며, 종업원이 늑대인간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늦은 신고였다. “손님이 다친 적은 없습니다.” “식당에서 저주를 옮겨 받는 요리사가 있다는 소문이 있더군.” “그건 위생 문제가 아니라 노동 문제 아닙니까?” 관리는 말문이 막혔다. 브론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들 마녀님을 노동청에—” “브론.” 계산대 뒤에서 에스텔이 불렀다. “네, 사장님. 저는 직장이 너무 좋습니다.” 관리가 헛기침을 하더니 잉크 묻은 깃펜을 꺼냈다. 도현은 그가 장부를 펴는 순간 손등의 문장을 보았다. 검은 개구리 모양의 점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손등에 있는 건 무엇입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뿌욱. 어디선가 개구리 울음소리가 났다. 브론이 창밖을 내다봤다. “못이 없는데?” 관리의 귀가 빨개졌다. “나는 왕도 위생국의 정식 감사관이다!” 뿌욱, 뿌욱. 이번에는 소리가 분명히 관리의 목에서 나왔다. 그는 급히 입을 막았다. 에스텔이 재미있다는 듯 팔짱을 꼈다. “이런.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개구리 소리가 나는 저주잖아?” “말도 안 되는 소리!” 뿌우우욱! 관리의 머리 위로 짧은 초록빛 연기가 피어올랐다. 브론은 배를 붙잡고 웃기 시작했다. 도현도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손등의 검은 점은 웃고 넘어갈 만큼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점 주변 피부가 얇은 비늘처럼 일어나고 있었다. “손님, 앉으세요.” “나는 감사관이다!” 뿌욱. “감사관님도 손님이 될 수 있죠. 다만 진실을 말해야겠습니다.” 관리는 한참 버티다가 결국 의자에 주저앉았다. “나를 백작이라고 불러.” “백작이세요?” “아직은 아니야. 다음 달에 작위를 받을 예정이지.” 울음소리는 나지 않았다. 도현은 그가 일부러 모호한 말을 쓰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벨리온은 자신이 왜 식당에 왔는지 자꾸 잊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장부를 열었다 닫고, 허리춤의 봉인을 만지작거리고,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왕도 위생국에는 엄격한 규정이 많다고 강조했다. 도현은 손님에게 물잔을 밀어 주며 말했다. “감사관님. 저희 가게를 폐쇄하면 무슨 상을 받으십니까?” “상? 그런 건 없다.” 뿌욱. 브론이 부리나케 입을 틀어막았다. 벨리온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럼 높은 분에게 점수를 따는 일인가요?” “어디서 그런 추측을 하지!” 뿌욱, 뿌욱. 이번에는 벨리온도 지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도현은 질문을 잠시 멈췄다. 거짓말하면 개구리 소리가 난다는 건 웃기지만, 상대에게는 매 순간 공개적으로 속마음을 들키는 형벌일 수도 있었다. “사실대로 말씀하면 소리가 나지 않습니까?” “대체로.” “그러면 사람들과 대화하기 싫으시겠네요.” 벨리온은 잠시 그를 쳐다봤다. “말 한마디 때문에 웃음거리가 되는 기분을 자네는 몰라.” 이번에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도현은 그에게 자신이 처음 이세계에 왔을 때 했던 실수를 말해 주었다. 왕도 식재료 가게에서 '생선 뼈를 발라 달라'고 했다가 사람들이 '생선 뼈를 살려 달라'로 알아들은 적이 있었다. 그날은 새벽까지 주방 바닥에서 펄떡거리는 생선 뼈를 잡아야 했다. 브론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 사장님이 뼈한테 월세 받으라고 하셨죠.” “그 얘기는 하지 말아요.” 벨리온의 입가가 처음으로 조금 올라갔다. “그런 일을 겪고도 여기에 남았나?” “지금도 돌아갈 문을 못 찾았으니까요.” “세상이 자네 마음대로만 되지는 않는군.” “당연하죠. 그래서 요리할 때는 할 수 있는 일부터 합니다.” 도현은 벨리온의 손등에서 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폈다. 거짓말을 할 때만 개구리 소리가 나는 게 아니었다. 신분을 감추려 할 때는 비늘이 커졌고, 특정 이름을 떠올릴 때는 손가락이 움찔했다. 저주가 말을 판별하는 게 아니라 공포와 비밀을 동시에 붙잡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부끄러운 일은 굳이 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증상이 시작된 날에 대해선 알려 주셔야 합니다.” 벨리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 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조금 누그러뜨린 듯했다. 그의 이름은 벨리온. 어느 귀족가의 방계로 태어나 출세를 꿈꿨지만, 남을 속이는 데 지나치게 익숙했다. 최근 비밀 연회에서 왕실의 금고지기가 내민 붉은 술을 마신 뒤, 거짓말을 할 때마다 목구멍에서 개구리 울음이 나기 시작했다. “그 술을 왜 마셨습니까?” “내가 원해서.” 뿌욱. “그럼 누가 권했어요?” 벨리온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내가 맡은 일을 조용히 처리하면 출세시켜 주겠다고 했지.” “무슨 일인데요?” 그는 입을 꾹 다물었다. 손등의 비늘이 하나씩 돋아났다. 이 저주는 거짓말뿐 아니라 감추려는 말에도 반응하는 모양이었다. 도현은 에스텔을 쳐다봤다. “제가 지금 손님을 치료하면 어떻게 되죠?” “세 번째 저주를 받아들이게 될 거야. 네 수용 한도는 둘이야. 세 번째부터는 어느 저주가 몸을 차지할지 예측할 수 없어.” “그럼 치료는 안 합니다.” “그렇게 쉽게?” 벨리온이 물었다. “저도 살고 싶거든요. 대신 증상을 누그러뜨릴 음식은 드릴 수 있습니다.” 벨리온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도현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이 자기 생명을 값싼 물건처럼 내놓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방에서 삶은 감자와 버터, 잘게 다진 파슬리를 준비했다. 숯불에 구운 소금과 시큼한 식초 한 방울을 더해 따뜻한 감자 크림을 만들었다. 그리고 얇게 구운 작은 빵을 곁들였다. “왜 하필 감자지?” 벨리온이 투덜거렸다. “거짓말할 때마다 목이 아프시잖아요. 부드럽게 넘어가고 따뜻한 음식부터 드세요.” “귀족에게 감자를 내놓는다는 건가?” “백작이 되신 다음에 항의하시죠.” 브론이 다시 웃었다. 벨리온은 못마땅해하면서도 접시를 깨끗이 비웠다. 목에서 나오던 개구리 소리가 잠시 멈추었다. 도현의 손목에는 새로운 저주가 생기지 않았다. 감자 크림이 저주를 지운 게 아니라 거칠어진 목을 달래고 두려움을 가라앉힌 덕분이었다. “자, 이제 말씀하시죠.” 도현이 말했다. “무엇을 숨기고 계십니까?” 벨리온은 한참 그릇을 바라봤다. 식당 밖에서는 마차가 돌길을 지나가며 덜컹거렸다. 그는 마침내 작은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내게 맡긴 일은 오래된 곡물 창고의 문서를 옮기는 거였어. 사람들이 처음으로 구호 식량을 받았던 날의 명부였지.” 에스텔의 눈빛이 변했다. “어디로 옮겼는데?” “모르겠어. 상자에 넣어 수로 끝 선착장으로 보내라는 명령뿐이었어.” “명령한 사람은?” 벨리온은 입을 열려다가 굳었다. 그의 목에서 개구리 소리 대신 낮은 비명이 새어 나왔다. 손등의 비늘이 어깨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에스텔!” 도현이 외쳤다. 마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어두운 마법진이 벨리온의 의자 아래 생겼다. 비늘의 번짐이 느려졌다. “질문하지 마! 저주에 발설 금지 조건이 걸려 있어!” “그런 건 왜 미리 말 안 했어요?” “나도 지금 알았어!” 벨리온은 탁자 모서리를 움켜쥐었다.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도현은 서둘러 식수와 젖은 천을 가져왔다. 입안이 부풀어 숨이 막히는 것을 막으려고 그의 몸을 옆으로 돌렸다. 에스텔은 복잡한 주술을 읊으며 변형되는 피부를 진정시켰다. 한참 뒤, 벨리온의 비늘이 손등까지 물러났다. 그는 기운 없이 의자에 기대었다. “나는 당신들 가게를 폐쇄하려고 왔어.” 이번에는 개구리 소리가 나지 않았다. “누구 명령으로요?” 도현이 물었다. “말할 수 없어. 진짜로 죽을지도 모르거든.” “알겠습니다. 그럼 말하지 마세요.” 벨리온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도현은 그의 앞에 따뜻한 물잔을 밀어 놓았다. “저한테 필요한 건 당신이 살아서 나가는 겁니다. 그래야 언젠가 다시 물어볼 수도 있겠죠.” 잠시 뒤 벨리온은 위생 감사 장부를 닫았다. 퇴거 명령 칸은 비워 둔 채였다. 그는 문턱에서 돌아보았다. “지금은 말할 수 없는 이름이 있어. 하지만 그 이름을 듣고 싶다면 곡물 창고의 붉은 돛을 찾아가.” “붉은 돛이요?” “선착장에 가면 알게 될 거야.” 벨리온은 서둘러 떠났다. 브론이 뒤늦게 외쳤다. “감사관님! 음식값은요?” 문이 닫히기 직전 작은 은화 하나가 바닥에 굴러왔다. 도현이 은화를 주워 장부에 적었다. 매출 하나, 실마리 하나. 그 정도면 나쁜 하루는 아니었다. 그날 밤, 위생국 공문이 식당에 도착했다. [특별감사 결과: 영업 지속 허가.] 그 아래 누군가 다른 잉크로 적어 둔 문장이 있었다. [왕국의 식탁을 조사하는 자는 다음 만찬에 반드시 초대한다.] 에스텔은 공문을 읽더니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저 문장을 쓴 사람이 누군지 알아.” “누굽니까?” “이 식당의 첫 번째 요리사를 데려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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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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