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9화
PAYLUA ORIGINAL · 제39화

39화. 밀밭이 종을 울릴 때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5,083자

오프라인 책장
정산 종은 세 번 울린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첫 번째 종이 울렸을 때는 마을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었다. 두 번째에는 공동 부엌에서 끓이던 감자 수프가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세 번째에는 제분소 화재 이후 겨우 세워 놓은 임시 창고의 문이 저절로 열렸다. 그다음부터는 아무도 종소리의 횟수를 세지 못했다. 검은 밀밭 전체가 잔잔한 바다처럼 흔들렸고, 먼 언덕의 허수아비들이 하나둘 고개를 돌렸다. “베르크가 시한을 앞당겼습니다!” 루카스가 외쳤다. 도현은 첫 화덕 입구에서 뛰어나왔다. 북부의 하늘은 아직 밝았지만 제분소의 시계는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 테오는 시계탑의 그림자를 확인했다. 바깥 시간으로는 아직 정오를 조금 넘긴 때였다. 사람들은 하늘과 시계를 번갈아 보며 당황했다. 계약이 스스로 시간을 바꾸는 것인지, 베르크가 시계 장치만 조작하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 불일치가 주민들의 공포를 키웠다. 테오가 회관 앞에서 장부를 붙잡고 있었고, 핀은 아이들을 실내로 들여보내고 있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베르크가 서 있었다. 그는 전날보다 더 말끔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 “사전 점검 과정에서 위험한 부정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감사관이 말했다. “따라서 행정상 시한을 단축합니다.” “당신이 정한 시한을 당신 마음대로 바꿉니까?” 도현이 물었다. “북부 긴급 구호 조항에 따라 가능합니다.” 베르크는 은색 열쇠를 들어 올렸다. 열쇠 끝에서 검은 선들이 뻗어 제분소의 허수아비와 공동 부엌을 연결했다. 지금까지 갇혀 있던 요리사들의 노동을 마을 전체에 다시 씌우려는 것이었다. 도현은 반사적으로 손목을 감쌌다. 석화의 자국과 기억의 저주가 동시에 뜨거워졌다. [긴급 정산 개시.] [미납 채무 회수 대상: 북부 등록 주민 전원.] [채무 인수 희망자 접수 중.] 주민들은 소리쳤다. 누군가는 도현에게 얼른 서명하라고 애원했고, 누군가는 베르크에게 돌을 던지려 했다. 노라가 사람들 사이에서 외쳤다. “아무도 서명하지 마세요! 어머니가 그렇게 갇혔어요!” 핀은 제분소의 통로를 알고 있었다. 그는 아이들을 뒤쪽 문으로 보내고 루카스에게 지붕을 가리켰다. “저기 위에서 종을 울리고 있어요! 제분소 시계에 연결돼요!” “너는 여기서 사람들을 도와.” 루카스가 말했다. “위쪽은 내가 가겠다.” 루카스가 감시병 둘과 부딪히며 계단을 올랐다.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지만 그는 누구를 베기보다 위로 올라갈 길을 여는 데 집중했다. 왕실 호위기사가 왕실 산하기관의 병사와 충돌하는 광경에 주민들이 숨을 죽였다. 그 전에 마을 사람들이 먼저 움직였다. 냄비를 들던 네린은 불 위에 뚜껑을 씌워 국물이 넘치지 않도록 했고, 노라는 부엌 문을 열어 노인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빠져나오게 했다. 핀은 회관 뒷문에 걸려 있던 낡은 종을 손으로 붙잡았다. 이 종까지 저주에 반응하면 사람들이 어느 소리를 따라야 할지 모를 것 같았다. “아이들은 학교 창고로!” 노라가 외쳤다. “거기는 돌벽이 두껍고 안쪽에 물통이 있어요!” 한 남자가 마을 밖으로 도망치려 하자 발 아래에 검은 선이 나타났다. 선은 그를 다시 광장 쪽으로 밀어냈다. 그는 비명을 질렀다. 루카스는 칼로 선을 베려 했지만 칼날은 공기만 갈랐다. 도현은 다가가 선의 문구를 읽었다. [미정산 수혜자는 구역 이탈 불가.] “그분은 오늘 식사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신분과 수령 사실을 대조해 주세요!” 테오가 장부를 펼치자 선이 순간 느슨해졌다. 남자는 그 틈에 노라가 안내한 돌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개별 사실을 확인해도 원본 계약의 일부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브론은 길목에서 사람들이 몰리지 않게 서 있었다. 그의 귀는 종소리에 아팠지만 계속 움직였다. 오늘만큼은 미처 후각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핑계로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주방장님!” 브론이 외쳤다. “저희가 시간을 벌게요. 기록을 보여 주세요. 아까 마녀님이 가져오신 종이 있잖습니까!” 도현은 잠시 멈췄다. 자기가 혼자 해결하려 들었다면 지금쯤 무너졌을 것이다. 그는 동료들이 확보한 길을 따라 감사관 앞으로 걸어갔다. 도현은 베르크에게 다가갔다. “당신이 가진 대리 수령권은 카르도에게서 넘어온 것입니다. 그런데 카르도는 최초 계약을 변경할 최종 승인권이 없었습니다.” 베르크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서요?” “당신은 원본을 확인하지 않은 채 후손에게 빚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장부는 세월이 흐르면 수정됩니다. 거기엔 행정 편의라는 것이 있지요.” “편의 때문에 사람이 사라지면 그건 편의가 아닙니다.” 도현은 가방에서 세 종류의 증빙을 꺼냈다. 첫째는 제분소에서 확보한 허위 지급 장부, 둘째는 에스텔의 증언과 최초 약속의 사본, 셋째는 미완성 첫 빵에 남은 수령 거부 기록이었다. 세 서류는 같은 식사의 서로 다른 측면을 보여 주었다. 한쪽에는 제공했다고 적혔고 다른 쪽에는 받지 않았다고 적혔다. 또 한쪽에는 그 대금을 왕실이 내겠다고 쓰여 있었다. 베르크는 빛나는 열쇠를 쥔 채 웃었다. “증빙이 많다고 정산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시스템은 현재 등록된 장부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장부에 정식으로 이의를 넣겠습니다.” “이의는 접수 기간이 지났습니다.” “당신이 기간을 앞당기기 전에 이미 접수했습니다. 북부 제분소에서 서류를 봉인한 날입니다.” 도현은 말끝을 고쳐 잡았다. 머릿속에서 잠깐 이상한 숫자가 떠오른 것이다. 그는 손목을 눌렀다. 에스텔이 그 변화를 놓치지 않고 가까이 왔다. “괜찮아?” “잠깐 헷갈렸습니다. 기록은 날짜대로 남아 있어요.” 그는 마르타의 이름표를 들어 올렸다. 허위 지급 증빙에 대한 첫 이의가 접수되었고, 시간 압류가 일시 정지되었다는 표시가 아직 남아 있었다. 베르크가 열쇠를 흔들었지만 그 표시만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 한 사람의 이의를 전체 채무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감사관의 눈썹이 떨렸다.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열쇠를 위로 들었다. 검은 선들이 광장의 주민들에게 향했다. 사람들 머리 위에 작고 어두운 식탁 그림이 떠오르더니 빈 접시가 하나씩 나타났다. 도현은 그 순간 깨달았다. 베르크는 사람들을 강제로 배급받은 자로 등록하려 했다. 빈 접시가 떠오른 것만으로도 다음 세대에 빚을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지금 당장 모두 자기 이름을 확인하세요!” 도현이 외쳤다. “접시에 누가 음식을 받았다고 적혀 있는지 보세요!” 그러자 테오가 목소리를 높였다. “제분소 기록 담당 테오입니다! 오늘 이 광장에서는 아무 음식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배부 장부를 열어서 확인하겠습니다!” 베르크가 소리쳤다. “그 장부는 동결되었다!” “동결된 건 변경 권한이지 사실이 아닙니다.” 테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라는 노인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네린은 공동 부엌의 실제 식사표를 들어 주민들에게 보여 주었다. 누군가 자신이 먹지 않은 음식을 받았다고 떠오르는 순간, 옆에 있던 사람이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모든 사람이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도현은 ‘불명’이라는 말을 허락했다. 모르겠다면 모른다고 말해야 했다. 검은 접시 몇 개가 허공에서 갈라졌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대로 남았다. 왕국 전체의 저주가 마을 주민들의 목소리 몇 개로 사라질 만큼 약하지는 않았다. 베르크는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보십시오. 겨우 열두 건이 흔들렸습니다. 나머지는 그대로예요.” 도현은 대답 대신 화덕의 돌문 앞에 확보한 서류를 놓았다. 그곳에는 원본 계약의 첫 줄이 남아 있었다. [이름을 확인하지 못하면 굽지 않는다.] 그는 누구든 임의로 이름을 올릴 권한이 없다는 점을 또렷하게 말했다. 이어서 왕실이 최초 대금을 부담하기로 했다는 입회인의 증언과, 카르도에게 최종 변경 승인권이 없다는 기록을 함께 제시했다. 그 순간 에스텔의 손바닥에서 붉은 빛이 솟았다. 그녀는 고통으로 휘청거렸지만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날 나는 왕실이 값을 내겠다는 문장을 읽었다. 지금 등록된 후손의 식사 시간이라는 문장은 보지 못했다. 바뀐 문서를 보고도 침묵했다. 그 책임은 나에게 있다. 하지만 내가 읽지 않은 약속에 사람들 이름을 넣었다고 증언할 수는 없다.” [입회인 이의 진술 접수.] [변경 승인 권한 검증 요청.] [대리 수령권 임시 정지 여부 판정 중.] 베르크가 미친 듯이 열쇠를 돌렸다. 은색 표면에 금이 생기더니 파도 문양의 일부가 떨어졌다. 광장에 떠 있던 접시들이 일제히 아래로 기울었다. 그중 몇 개는 사라졌고 몇 개는 여전히 주민의 머리 위에 남았다. 위쪽에서 제분소 종이 멎었다. 루카스가 낡은 시계 장치에서 은색 핀을 뽑아 들고 있었다. 그는 팔에 상처를 입었지만 계단 아래로 무사히 내려왔다. 종이 멎자 검은 밀밭의 허수아비들도 움직임을 멈췄다. “이제 끝난 겁니까?” 브론이 물었다. “아니요.” 도현이 대답했다. “긴급 회수를 멈춘 것뿐입니다.” 베르크가 열쇠 조각을 움켜쥐었다. 그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그런 서류로 왕국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굶주림은 돌아올 겁니다. 그때 당신들이 책임질 수 있겠어요?” 도현은 공동 부엌의 굴뚝을 가리켰다. 거기서는 여전히 옅은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당장 내일 먹을 것은 부족합니다. 그래서 곡물을 구하고 요리를 해야죠. 누군가의 미래를 몰래 잡아먹는 방법 말고요.” 베르크는 뒤로 물러났다. 감시병들이 그를 둘러싸자 그는 잠시 상처 난 열쇠를 바라봤다. 열쇠의 금에서는 검은 시럽 같은 액체가 흘렀다. 도현은 그 모습을 보았다. 감사관도 계약에 묶여 있다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가 무슨 선택을 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피해자로 선언할 수는 없었다. 그때 마르타의 이름표가 작은 소리를 냈다. [북부 긴급 정산: 집행 정지.] [마르타 미지급 노동 대가 심사 재개 가능.] [미지급 대가 원천: 허위 징수 보관금.] 도현은 이름표를 쥔 채 숨을 내쉬었다. 이 문장을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기 식사를 직접 증언해야 했던가. 드디어 마르타를 묶은 빚과, 그녀에게 지급하지 않은 노동의 대가를 같은 장부에서 비교할 길이 열린 것이다. 그는 동료들을 둘러봤다. “이제 마르타 씨 차례입니다. 남의 돈으로 빚을 갚는 게 아니라, 원래 그분이 받아야 했던 것을 확인하러 갑시다.”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39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39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