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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98화
PAYLUA ORIGINAL · 제198화

198화. 대리인은 마지막까지 거절한다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527자

오프라인 책장
최종 정산 전날 밤, 베이른은 도현을 왕궁으로 혼자 불렀다. 도현은 혼자 가지 않았다. 편지에는 단독 면담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그가 이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브론에게 같이 와 달라고 부탁하고, 오르델에게는 면담 장소와 시간을 알려 두었다. 에스텔도 따라나서려 했지만 도현은 식당에 남아 저녁 장부를 지켜 달라고 했다. “위험한 곳에 왜 가?” 에스텔이 물었다. “저를 대리인으로 지정하려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어서요. 대신 무슨 제안이 와도 제 목숨을 거래할 생각은 없습니다.” 왕궁의 면담실에는 커다란 난로가 타고 있었다. 차가운 돌벽과 어울리지 않는 향긋한 차 냄새가 났다. 베이른은 가운을 벗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못 잤는지 얼굴이 핼쑥했다. “저는 이 나라가 굶어 죽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첫 겨울만큼 오래전 일은 아니에요. 제가 젊었을 때도 북문 밖에서 아이들이 쓰러졌어요. 공급이 멈추는 걸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현은 의자에 앉았다. “그 두려움은 이해합니다.” “그럼 왜 제도를 해체하려는 겁니까?” “제도가 공급해야 할 음식을 공급하지 못했으니까요. 그 실적을 지키려고 사람을 장부에 묶기까지 했고요.” 베이른이 찻잔을 쥔 손을 떨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선의로 움직인다고 생각합니까? 내일부터 창고 담당자들이 곡식을 감추면 어떡하죠? 지역마다 자기 식량부터 챙기면?” “그래서 공개 재고와 독립 검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충분하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거짓 증명서를 계속 쓰는 건 더 이상 해답이 아닙니다.” 베이른은 한참 도현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책상 아래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상자 안에는 도현의 저주와 닮은 회색 반점 두 개가 떠 있었다. 하나는 돌처럼 갈라져 있었고, 다른 하나는 흐려진 사진처럼 보였다. “최종 정산을 받아들여 주십시오. 원래 계약에 따라 왕위와 제7자리 대리인이 모든 미지급 몫을 함께 떠안으면, 당신의 두 저주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도현의 심장이 빨라졌다. 검은 시럽이 기억을 미끼로 삼던 날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사라진 어머니의 미역국 맛이 다시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혀끝에 남았다. 굳은 손으로 다시 칼을 잡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상자 안을 오래 바라보지 않았다. “어떻게 제거합니까?” “기존 대리 체계가 징수한 저주를 모두 정산하면—” “누군가에게 다시 옮겨 가겠군요.” 베이른은 대답하지 않았다. 도현이 말했다. “제 손이 펴지는 대신 다른 요리사가 돌이 된다면, 그건 치료가 아닙니다.” “국가를 위해 한 사람이 희생하는 길도 있습니다.” “그 한 사람에게 물어보셨습니까?” 침묵이 길어졌다. 베이른은 도현이 전부터 해 오던 말을 이제야 다른 뜻으로 들은 듯했다. 그는 국가를 살리려고 희생을 말했지만, 자신이 고른 희생자가 누군지 질문하지 않았다. 도현은 면담 기록을 따로 작성했다. 제안받은 조건과 자신이 거절한 이유를 적고, 베이른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베이른은 끝내 서명하지 않았지만 도현은 그것을 동의로 간주하지 않았다. 복도에서 브론이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이 하얗습니다. 괜찮으세요?” “손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브론의 귀가 쫑긋 섰다. “정말요?” “남의 손을 망가뜨리는 방식이었죠.” 브론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럼 저도 안 합니다. 손이야 제가 대신 그릇 들어 드리면 되지만, 다른 주방장 손까지 빼앗는 건 싫어요.” 두 사람은 식당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양파와 버터 볶는 냄새가 쏟아졌다. 도현은 자신이 요리한 게 아니어도 누군가 잘 볶은 양파의 달콤함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순간 베이른의 상자보다 이 주방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브론은 식당으로 돌아오자 가장 먼저 음식을 나눠 주었다. 도현이 면담실에서 들었던 제안을 곱씹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챈 탓이었다. 따뜻한 감자수프를 한 그릇 비우고 나서야 도현은 왼손을 식탁 위에 올렸다. “무섭습니다.” 그가 말했다. 브론의 귀가 기울었다. “정산 말입니까?” “그것도요. 근데 이 손이 영원히 이대로면 어떻게 하죠. 제가 배운 요리의 절반은 두 손을 써야 하는데.” 브론은 잠깐 그릇을 내려놓았다. 예전 같았다면 괜찮을 거라고 장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모르는 일을 모른다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주방장님. 저도 모르겠어요.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요리라면 같이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설거지를 전부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요.” 도현은 피식 웃었다. “그건 당연하죠. 노동 계약서부터 새로 쓰시죠.” “급여 인상도 가능합니까?” “그릇을 깨뜨리는 횟수에 따라 협상하죠.” 브론이 억울하다는 듯 울부짖었다. 옆방에서 에스텔이 작게 웃었다. 도현은 다시 수프를 떠먹었다. 맛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했지만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주는 안정감은 분명했다. 그는 자기 몸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약속도 다른 사람의 선택을 지키겠다는 약속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려 애썼다. 그러나 자정 무렵 왕궁 경보가 울렸다. 위원회는 최종 정산을 앞당겨 자동 집행하려 했다. 명목은 긴급 식량 공급이었다. 국왕의 직인이 찍힌 명령이 게시되었지만 왕은 이미 오래전부터 병상에 있었고, 의식이 흐린 날이 많았다. 아일린이 국왕의 침실로 달려갔다. 임종을 앞둔 왕은 딸을 알아보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는 한참 뒤 쇠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이 나라를 지키지 못했구나.” 아일린은 침대 곁에 앉았다. “아버지가 모든 일의 원인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왕실에 책임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어요.” “내 이름으로 무엇을 했지?” 그녀는 숨기지 않고 설명했다. 왕은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손가락을 움직여 침대 옆에 있던 오래된 왕실 식량 인장을 가리켰다. “그걸 가져가거라. 제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쓰지 마라.” 아일린은 인장을 받았지만 그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왕도 자신이 하지 않은 식사를 했다고 적을 권리는 없었다. 최종 집행 시각이 다가왔다. 종탑에서는 여섯 번째 종이 다시 울렸다. 일곱 번째 종을 준비하는 발테르의 손이 떨렸다. 그는 여전히 의전국의 최종 집행관이었다. 명령이 떨어지면 종을 울려야 한다. 리데아가 그의 옆에 섰다. “당신은 계속 그 숟가락을 잡고 있을 겁니까?” 발테르는 부러진 숟가락을 바라봤다. 젊은 날 자신이 첫 배급 현장에서 아이에게 국을 먹여 주던 숟가락이었다. 아이가 숟가락을 세게 물어 자국이 남았다. 그 아이는 식량을 받았지만, 다음 날 그의 가족은 기록에서 사라졌다. “나는 그 후로 내 의무가 질서를 지키는 거라고 믿었네.” “그 질서가 거짓을 말하라는 거라면요?” 발테르는 종줄 앞에 섰다. 일곱 번째 종을 울리면 모든 대리 수령이 확정되고, 울리지 않으면 자신이 평생 지킨 기관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는 종줄을 잡지 않았다. [최종 정산: 자동 집행 대기.] [의전 확인 지연.] [보조 집행 절차 개시까지 한 시간.] 아일린과 도현에게 남은 시간은 단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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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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