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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94화
PAYLUA ORIGINAL · 제194화

194화. 열네 개의 문에 달린 번호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572자

오프라인 책장
폐쇄 저장실은 왕궁 북쪽 성벽 너머, 오래전에 격리 병동으로 쓰였던 건물 지하에 있었다. 아침의 공기는 비에 젖은 돌 냄새로 가득했다. 마차 바퀴가 웅덩이를 지날 때마다 흙탕물이 튀었다. 입구에는 녹슨 철문이 둘, 나무문이 하나 있었다. 왕실 지도에는 세 문 모두 막힌 것으로 나왔지만 나무문 아래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일린은 경비병에게 문을 부수지 말라고 말했다. 구조자가 갇혀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강제 개방 장치가 작동할 위험도 있었다. 도현은 의원과 구호 담당자에게 먼저 길을 내주었다. 그 뒤에는 마르타와 이벨이 섰다. 타린은 회복 중이어서 안전한 곳에서 통신 기록을 확인하기로 했다. “내가 기억하는 건 복도 모양뿐이야.” 마르타가 말했다. “사람이 있든 없든 너무 기대하진 말자.” 이벨은 문틈에 귀를 대었다. 안에서 금속컵을 두 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번 타린의 방에서 들었던 신호와는 박자가 달랐다. 이벨은 즉시 누구라고 부르지 않았다. “안에 계십니까? 문밖에는 구조팀과 의원이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면 얼굴을 보이지 않아도 됩니다.” 아일린이 말했다. 잠시 뒤 쉰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지 마. 이름부터 적을 거잖아.” “이름은 적지 않겠습니다.” 도현이 답했다. “문을 열려는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이곳은 법적 수용소로 등록돼 있지 않아요. 나가고 싶으시면 나가실 수 있는지 확인하러 왔습니다.” 안에서 웃음인지 울음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났다. “또 그 말인가. 지난번에도 나가면 식량이 끊긴다고 했어.” “오늘 점심은 다른 주방에서 만듭니다. 이 문을 연다고 그분들 식사가 사라지지 않도록 준비하고 왔어요.” 에스텔이 뒤에 서서 그 말을 들었다. 오래전 자신도 비슷한 약속을 들었고 믿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장 창고에서 실제로 낸 보리의 수량과 운송로를 확인한 뒤 이곳에 왔다. 첫 문을 열자 어두운 복도가 나타났다. 벽마다 칠한 번호는 사람이 아니라 배급 구역을 뜻했다. 네 방에는 음식이 놓여 있었지만 대부분 굳어 먼지가 쌓여 있었다. 그릇 옆에는 마법 시계가 돌고 있었다. 시계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누군가의 이름이 장부에서 지워지는 구조였다. 오르델이 장치의 상태를 적었다. “방 번호가 사람 수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열네 명을 여기서 찾는다고 단정할 수 없어요.” 그때 세 번째 방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움직였다. 한 남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얼굴은 앙상했고 머리카락은 하얗게 셌다. 그는 자신을 베노라고 소개했다. 세른이 살아 있던 시대의 사람은 아니지만, 왕실 납품 장부를 검수하다 끌려왔다고 말했다. “제가 직접 만든 빵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명을 안 했습니다. 그날부터 오늘까지 며칠이나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의원은 먼저 물을 조금 건네고 몸 상태를 살폈다. 베노는 자기 이름을 기록해도 좋다고 했지만, 공개 게시판에는 올리지 말라고 부탁했다. 오르델은 그 두 조건을 나눠 적었다. 베노 뒤편에는 여성 둘과 남성 하나가 더 있었다. 자신들이 같은 조리 구역에서 일했다고 말했지만, 모두 실종 명부의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했다.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사람에게 신분 확인을 강요하지 않고, 일단 안전한 방으로 이동시켰다. “네 사람을 찾은 건가요?” 브론이 물었다. “살아 있는 네 사람을 발견한 겁니다.” 도현이 말했다. “명부의 누구인지 확인하는 건 그분들과 상의해야 해요.” 철문 깊숙한 곳에는 오래된 조리 기계가 있었다. 반죽을 넣으면 정확한 무게의 빵이 나오는 장치였지만, 반죽이 부족해도 멈추지 않았다. 기계는 사람 대신 목소리를 내며 '완료'라고 선언했다. 베노는 그 소리를 듣자 벽에 몸을 붙였다. 수없이 반복해서 들어 온 말이라고 했다. “이 기계가 멈추지 않으면 우리 방 문도 열리지 않았소. 반죽이 모자라면 밤새 다음 반죽을 준비해야 했지.” 도현은 장치를 살피다 열받이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부에는 빵 대신 석회 가루만 쌓여 있었다. 기계가 생산량을 표시할 때마다 먼지를 배출해 따뜻한 빵 냄새처럼 꾸미도록 만들어 둔 것이었다. “이걸 증거로 남겨야 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러나 이 기계를 먼저 끄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베노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종이를 다 보존하려고 기계를 계속 돌려 두면 나중에 또 누가 갇힐 거요. 잠깐 멈추고 다른 방법으로 기록하면 안 되겠소?” 아일린은 작업 기록을 비활성화된 장치에서 읽을 수 있도록 외부 기관의 검수인에게 증거 복제 작업을 요청했다. 그가 도착하자 오르델은 기계의 현재 수치와 마모 상태를 남겼다. 베노가 원할 때 전원을 끄게 해 주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손잡이를 내렸다. 수십 년 동안 강제로 울리던 종소리가 멈췄다. “내가 직접 끈 거요.” 베노가 말했다. “오늘은 그 사실만 남겨 주시오.” 그들은 그 문장부터 기록했다. 오후에는 작은 기록실을 조사했다. 벽 속에서 긴 철상자 하나가 나왔다. 그 안에는 날짜가 다른 조리사 등록증과 수료증이 있었다. 베노의 이름과 다른 세 사람의 옛 사진이 일치했고, 그들이 실종된 요리사 네 명임을 상당한 자료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서 한 장이 사람의 정체를 전부 말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열네 명 중 네 명이 생존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도현에게 전해지자 그는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벽 한편에는 이름이 지워진 짧은 추도문이 걸려 있었다. 빈 관 모양의 상자도 두 개 있었다. 이벨이 손을 떨었다. “저게 누군지 아는 사람이 있어?” 베노는 추도문을 보고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름을 기억해요. 하지만 제가 말한 걸 바로 장부에 옮기진 마세요. 확인할 수 있는 물건도 있습니다.” 일행은 상자에 손대지 않았다. 의원과 기록원이 유해와 유품의 상태를 확인한 뒤, 필요하면 가족과 생존자들의 동의를 받아 신원을 대조하기로 했다. 이벨은 그 과정에 참석할지 직접 결정하겠다고 했다. 한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마르타는 벽에 새겨진 흐릿한 손글씨를 읽었다. '빵은 한 번 탔다고 다시 사람이 되지 않는다.' 글씨 옆에는 여러 손이 겹쳐 만든 작은 꽃이 있었다. “우리가 못 돌아온 이유를 누가 이렇게라도 남겼군.” 그녀가 중얼거렸다. 도현은 베노가 나가겠다고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입구를 벗어나자 그가 갑자기 발을 멈췄다. 문밖에는 비가 그치고 햇빛이 들고 있었다. “해가 이렇게 밝았나.” 베노는 한참 하늘을 바라봤다. 누구도 감동적인 말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얇은 담요를 어깨에 둘러 주었다. 그날 저녁 구조팀은 나머지 저장실의 외부 표식을 확인했다. 실종 요리사 열네 명을 찾는 중 네 명의 생존과 두 명의 사망 가능성이 드러났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신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출입구의 마지막 철문에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표시가 있었다. [조리 노동 대체 등록: 잔여 열 명.] [정산일까지 미인도 시 단체 대리 계약 발동.] 아일린이 그 문구를 읽고 숨을 들이켰다. 사람을 구하러 왔는데, 누군가는 아직도 그들을 '인도할 물량'으로 세고 있었다. “오늘부로 이런 용어를 쓰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러나 명령서를 내릴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왕궁의 시계는 어느새 정산까지 나흘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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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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