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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88화
PAYLUA ORIGINAL · 제188화

188화. 손잡이를 잡지 않은 밤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649자

오프라인 책장
문은 분명 한국의 주방에서 보던 모양이었다. 손잡이에는 오래된 기름때가 끼어 있었고, 문 아래에는 바퀴 자국처럼 얕은 홈이 있었다. 도현은 문틈에 코를 가까이 댔다. 아주 희미하게 비 오는 아스팔트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이 세계에 처음 떨어졌던 날, 버려진 골동품 주방 문을 열었을 때 맡았던 냄새였다. “정말 돌아갈 수 있습니까?” 에스텔이 대답을 망설였다. “확신할 수 없어. 이 문은 양쪽의 장소를 그대로 잇는 마법이 아니거든. 지나간 사람에게 붙은 기록을 되돌리는 방식이야.” “그러면 제 몸에 붙은 저주는요?” “어쩌면 남겠지. 어쩌면 그곳의 누군가에게 옮겨질 수도 있어.” 도현은 문에서 손을 뗐다. 왼손은 손잡이까지 제대로 닿지 않았다. 오른손으로 조금만 힘을 주면 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는 끝내 잡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열지 않겠습니다.” 에스텔이 고개를 숙였다. “네가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건 알아.” “돌아가고 싶습니다.” 도현은 즉시 말했다. “어머니가 끓여 준 미역국 맛도 다시 기억하고 싶고요. 그런데 제가 돌아가는 대신 다른 사람 이름이 지워지면, 그곳에 가서도 요리는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날 밤 도현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꿈속에서는 어머니가 주방에 서 있었다. 물이 끓는 소리와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는 선명했지만,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꿈에서 깨어나자 그는 자기 이름도 잠깐 낯설게 느꼈다. 잠결에 도현은 손을 뻗었다가 침대 옆 물잔을 떨어뜨렸다. 깨지는 소리에 브론이 달려왔고, 에스텔도 계단을 올라왔다. 도현은 바닥의 물을 치우려고 몸을 숙였지만 이번에도 왼손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제가 치울게요.” 브론이 말했다. “유리 조각에 손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주방장님, 지금은 주방장님 손부터요.” 브론의 말투가 평소와 달랐다. 무언가를 깨뜨렸다고 월급에서 공제하겠다는 농담도 하지 않았다. 도현은 오히려 그 침묵이 불편했다. “예전에는 제가 그릇값을 청구한다고 투덜대셨잖아요.” “그릇이야 다시 사면 되죠.” 브론이 답했다. “주방장님 손은…… 그런 식으로 계산하고 싶지 않습니다.” 도현은 잠시 말을 잃었다. 자신이 동료들에게 얼마나 걱정을 끼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빨리 저주를 풀고 싶었다. 하지만 조급함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대신 쓰는 이유가 될 수는 없었다. 부엌 아래층에서는 에스텔이 물을 끓이고 있었다. 그는 계단 난간을 잡고 천천히 내려왔다. 에스텔은 그의 걸음걸이를 보더니 말을 꺼내려다 멈췄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주세요.” 도현이 말했다. “나는 네가 어제 그 문을 열 줄 알았어.” “돌아가는 방법을 알고 계십니까?” “완전히는 몰라. 하지만 문이 다시 나타났다는 건 그 길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어.” “그런데 언제까지 열릴지는 모르겠군요.” 에스텔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리사들을 구하지 못했던 과거와 도현을 붙잡고 싶은 지금의 마음이 충돌하고 있었다. 도현은 냄비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봤다. 오래전에 한국에서 먹었던 국의 향이 떠오를 듯 말 듯했다. 미역을 볶는 소리였던가, 참기름이 데워지는 소리였던가. 그는 머릿속에서 재료의 이름은 찾았지만 향이 떠오르지 않았다. “에스텔 씨, 요리가 끝난 뒤에는 제가 직접 맛을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때 다른 분들에게 물어봐 주세요.” “넌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알아요.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미리 나눠 두자는 거예요.” 그 말이 에스텔에게는 잔인하게 들렸을 것이다. 누구를 구할지보다 누구와 계속 함께할지를 말해야 하는 순간에도 도현은 조리 계획부터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말을 받아 적었다. 앞으로의 식당에는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떠맡는 방식이 어울리지 않았다. 아침에 의원이 확인한 결과 손의 석화는 어제보다 조금 더 진행되어 있었다. 그동안 저주를 한꺼번에 옮겨 받지 않아도 증상은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도현은 지친 목소리로 물었다. “좋아질 방법이 없다면 요리를 계속해야 할까요?” “저는 의사로서 쉬라고 말씀드려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을 할지는 당신이 결정할 일이지요. 다만 여기서 손을 잃으면, 앞으로의 선택이 더 좁아질 수 있습니다.” 도현은 왼손 보호대를 더 단단히 고정했다. 오늘은 자신이 냄비를 들지 않기로 했다. 브론과 이벨, 에스텔이 손발을 맡고 그는 조리 계획만 세웠다. 한편 왕도에는 새로운 소문이 돌았다. 아일린 공주가 왕궁의 식량 공급을 거절했다는 소문이었다. 가게 앞에는 손가락으로 공주를 가리키는 사람이 있었고, 왕실 게시판에는 그날 저울이 흔들리는 장면을 과장한 그림까지 붙었다. 아일린은 직접 시장에 나갔다. 시민들 중 누구도 왕실의 말만 믿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저울에 올린 문서와 확인하지 않은 수량을 공개했다. 그러나 물건 가격이 오른 이유를 모두 왕실의 조작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실제 운송 차질과 마차 운임도 함께 설명했다. “공주님이 거절해서 겨울 창고가 닫힌다는데요.” 빵집 주인이 물었다. “제가 거절한 것은 창고에서 나가지도 않은 음식을 제공했다고 적는 일입니다. 창고 문은 열려 있어야 해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러니 오늘 저녁까지 실제 들어오는 마차의 수량을 확인하겠습니다. 공개할 수 있는 것은 공개하겠습니다.” 그녀는 약속을 적고 기한을 정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해했지만, 적어도 무엇을 확인할지는 알 수 있었다. 그날 밤 천칭 부엌의 숫자가 갑자기 세 번 바뀌었다. 183,442에서 183,441, 다시 183,442로 돌아왔다. 오르델이 눈을 부릅떴다. 수많은 사람의 기록이 눈앞에서 지워졌다가 복구되었다. “단순한 오류인가요?” 브론이 물었다. “이 숫자는 원래 실측치가 아니라 자동 대리 수령 후보의 총량일 수 있습니다.” 도현은 수십 장의 대조 기록을 펼쳤다. 실제로 오늘 새로 음식을 받은 사람 수는 이 변화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벨이 손바닥을 내밀었다. 열네 표식 중 하나가 붉게 타올랐다. “저들이 숫자를 보정할 때마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다시 가져가고 있어.” 이벨은 통증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도현은 그 표식을 없애려고 자신의 손목을 내밀지 않았다. 치료하려다 더 큰 저주를 만들어 내는 실수를 반복할 수 없었다. 대신 의원을 불러 통증을 줄이고,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표식 변화의 시각과 위치만 기록했다. 마침내 오르델은 숫자가 바뀐 시각과 왕실 종소리의 패턴을 비교했다. 종은 매일 같은 시각에 울리지 않았다. 누군가 명부를 임의로 변경한 직후에 울렸다. “정산 기한까지 남은 날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날이 갈수록 장치가 거짓 기록을 스스로 복구하고 있습니다. 그 복구를 누군가 사람의 목소리로 승인시키고 있어요.” “어디서?” 아일린이 물었다. 이벨은 손을 가슴에 대고 힘겹게 말했다. “왕궁 종탑 아래…… 아니. 그 밑에 더 작은 방이 있어. 거기서 우리가 아무리 거절해도 누군가 ‘예’라고 읽어.” 그때 문밖에서 다섯 번의 가느다란 숟가락 소리가 들렸다. 리데아가 홀로 서 있었다. 의전국의 은 숟가락을 손에 들고 있었지만 오늘은 옷깃의 왕실 문장을 떼어 낸 상태였다. “그 방을 열 수 있는 사람은 제가 압니다.” 도현이 물었다. “누굽니까?” 리데아는 한참 침묵하다 답했다. “저입니다. 지금까지 그 방을 닫아 두라고 명령한 사람도 저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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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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