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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81화
PAYLUA ORIGINAL · 제181화

181화. 천칭 부엌에는 빈 접시가 무겁다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701자

오프라인 책장
왕궁의 지하에서 문이 열리는 동안, 왕도 시장에서는 빵값이 먼저 올랐다. 사흘 전 한 닢이던 보리빵이 두 닢이 되었다. 아직 왕실 창고가 닫힌 것도 아닌데 상인들은 마지막 정산이 시작되면 물자가 묶일 거라며 물건을 내놓지 않았다. 브론이 계산대 앞에서 지갑을 뒤집어 보였다. “주방장님, 동전 한 닢으로 빵 반 개만 살 수 있대요. 정확히 가운데를 잘라 달라고 했더니 자른 값도 받겠답니다.” “그럼 통째로 사서 나눠 먹죠.” “돈이 없다고요.” “그러니까 제가 돈을 보탠다고요.” 브론은 돈을 받자마자 뛰어갔다. 마차에서 내린 이벨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 기가 막힌다는 듯 웃었다. 사람의 이름을 지우는 기관을 찾아가면서도 이 일행은 여전히 저녁 빵값으로 티격태격했다. 일행은 온실의 하나에게 식량 배급을 맡긴 뒤 왕도로 돌아왔다. 마르타는 북부에서 보내온 실제 창고 수량과 주민들이 서명한 식사 기록을 모아 주었다. 왕실 명부와 대조할 자료가 있어야 천칭 부엌 안에서 무슨 숫자를 내밀든 반박할 수 있었다. 아일린이 왕궁 경비대장 앞에 섰다. “지하 출입을 허가해 주세요. 왕위의 이름으로가 아니라 기록의 이해당사자로 신청합니다.” “전하께서 왕위 계승권을 갖고 계신 이상 둘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어렵다는 말과 불가능하다는 말은 다릅니다.” 그녀는 독립 증인 두 사람의 이름을 적은 서류를 내밀었다. 오르델과 항구 노동조합의 기록원이었다. 경비대장은 한참 서류를 읽고 나서야 봉인을 풀었다. 문을 여는 권한은 왕실에 있었지만, 문 안에서 본 것이 왕실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조항까지 확인받았다. 복도 아래로 내려갈수록 빵 굽는 냄새가 짙어졌다. 냄새를 맡은 도현의 입에 침이 고였다. 따뜻한 버터 냄새, 갓 익은 밀가루의 고소함. 하지만 그것은 실제 음식의 향이 아니었다. 벽 안의 얇은 관들이 오래전 조리 기록을 향으로 되풀이하고 있었다. “이상하네요.” 그가 말했다. “버터를 녹이면 이런 냄새가 나죠. 그런데 여기선 식었을 때 나는 냄새가 없어요.” 브론이 코를 찡그렸다. “고기가 구워지는 냄새도 있는데, 배고픈 사람 냄새는 안 나요.” 이벨은 걸음을 멈췄다. “맞아. 저곳은 조리를 했다고 기록하기 위해 냄새까지 남겼어. 우리가 실제로 먹었는지는 묻지 않았지.” 첫 번째 철문 앞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도마가 놓여 있었다. 도현이 도마 한쪽의 흠집을 보자 오래된 일의 흔적이 보였다. 똑같은 자리에 칼끝이 수백 번 부딪힌 자국이었다. 조리하는 사람이 같은 자세로 긴 세월 일을 하면 생기는 흠집이었다. “이건 장식이 아니네요.” 도현이 말했다. “실제로 사람이 여기서 채소를 썰었습니다.” 브론은 도마 옆의 나무통을 들여다보았다. 통 안에는 검은 재와 오래된 뿌리채소 껍질이 남아 있었다. 그는 냄새를 맡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썩은 음식 냄새보다는 차가운 쇠 냄새가 납니다.” 에스텔은 벽면에 새겨진 작은 글씨를 읽었다. 첫 겨울의 부엌과 같은 옛 글자였다. [가장 늦게 온 사람의 몫은 가장 먼저 남겨 놓는다.] 도현은 그 문장을 보고 한참 생각했다. 나중에 온 사람에게 배급을 거절하지 말라는 뜻일 수도 있고,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의 식사를 누군가 먹었다고 꾸미지 말라는 뜻일 수도 있었다. “문장이 따뜻하다고 만든 사람까지 선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죠.” 오르델이 말했다. “네. 그래서 어떻게 쓰였는지 보려는 겁니다.” 도현은 벽 옆에 걸린 낡은 국자를 들지 않았다. 손잡이 안쪽에 작은 이름들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중 두 글자는 부러진 금속 틈에 끼어 알아볼 수 없었다. 하나의 도구를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 썼다는 뜻이었다. 또는 이름이 지워질 때마다 다시 새겨 넣었을 수도 있었다. 그때 복도 끝에서 아이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브론이 귀를 세웠다. 웃음은 한 번, 두 번, 세 번 들리다가 사라졌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람이 웃은 소리인지 관 속에서 소리가 울린 건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도현은 브론의 어깨를 두드렸다. “모른다는 게 지금은 가장 정확한 답입니다.” 일행은 들어가기 전에 돌아오는 길을 표시했다. 오르델은 벽에 붉은 실을 묶는 대신 돌 바닥의 금을 따라 걸어온 거리만 적었다. 이벨은 실을 묶는 행동에도 몸을 움찔했기 때문이다. 작은 배려가 끝난 뒤에야 모두 문을 향했다. 철문을 넘자 거대한 저울이 있었다. 양쪽 접시의 지름이 작은 방만 했다. 왼쪽에는 음식 모양으로 깎은 검은 돌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오른쪽은 텅 비었다. 그런데 오른쪽 접시가 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브론이 입을 벌렸다. “저울이 고장 난 거 아닙니까?” 도현이 가장자리의 명문을 읽었다. [왼쪽: 제공을 선언한 양.] [오른쪽: 아직 받지 못한 양.] “받지 못한 사람의 허기를 무게로 센 거군요.” “그런데 오른쪽에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래서 무거운 거겠죠.” 도현은 함부로 접시에 오르지 않았다. 이벨이 앞을 막았다. “옛날 요리사들은 빈 접시를 채우면 계약이 끝난다고 믿었어. 그래서 매번 새 음식을 만들었지. 그때마다 왼쪽에 돌이 하나씩 늘어났어.” “실제 먹은 사람이 없는데요?” “그래. 누군가 만들었다고 선언할 때마다 장부에만 한 끼가 생겼어.” 저울 뒤편에는 수천 개의 작은 추를 거는 쇠사슬이 이어져 있었다. 각 추에는 이름 대신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018, 203, 744. 오르델이 손에 들고 있던 오래된 명부를 대조했다. 숫자들은 식사량이 아니라 왕국 여러 지역의 구호 배식 회차였다. 없는 식사를 제공했다고 선포한 횟수였다. 아일린이 검은 왕관 무늬가 새겨진 손을 뒤로 숨겼다. “이걸 만든 사람은 배고픔을 끝내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끝나지 않는 빚을 만들고 싶었던 걸까요?” “처음 만든 사람과 나중에 이용한 사람이 다를 수 있어요.” 도현이 말했다. 저울 아래 좁은 홈에서 구리 쟁반이 밀려 나왔다. 거기에는 마른 빵 한 조각과 물 한 잔이 있었다. 장부의 글씨가 빛났다. [시범 식사 제공. 검사자는 수령 여부를 선언하시오.] 브론이 물컵을 들려 하자 도현이 손을 뻗었다. 왼손이었다. 손가락이 늦게 움직이는 바람에 컵 대신 쟁반 모서리를 건드렸다. 잔이 흔들리고 물이 몇 방울 떨어졌다. “안 마셨잖아요!” 브론이 재빨리 말했다. 바로 그때 벽의 글씨가 바뀌었다. [검사자 발언: 수령 관련 진술 감지.] [수령 판정 대기.] 한순간 모두 입을 다물었다. 부정하는 말조차 판정의 재료로 삼는 장치였다. 도현은 차분히 물컵을 내려놓고 증인에게 말했다. “제가 본 사실만 기록해 주세요. 물은 쏟아졌고, 누구도 먹거나 마시지 않았습니다. 판단은 저 장치에 맡기지 않겠습니다.” 오르델이 종이에 적었다. 왕실 마법이 아닌 평범한 먹으로. 구리 쟁반이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다 멈췄다. 오른쪽 저울접시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장치가 틀린 문장을 정정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저울 아래로 아주 오래된 유지보수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에는 나무 손잡이가 달린 작은 저울 하나가 놓여 있었다. 흔한 제빵사의 반죽 저울이었다. 눈금 한쪽에는 손때가 타 있었다. [검수인: 사람의 손으로 다시 잴 것.] 도현은 그제야 눈을 들었다. “이 부엌에는 사람의 손으로 측정하는 방법도 남아 있군요.” 이벨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저울을 아는 사람이 있어.” “누구죠?” “열다섯 명 중 하나야. 하지만 그 아이가 아직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 멀리 천장의 종이 한 번 울렸다. 왕국이 공고한 열여섯 날 중 첫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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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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