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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172화
PAYLUA ORIGINAL · 제172화

172화. 세 번 두드리는 화덕

저주받은 식당의 요리사가 되었다 · 3,800자

오프라인 책장
세 번의 두드림이 끝났는데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에스텔은 종이에 적힌 자신의 이름을 보았다. 검은 잉크는 갓 쓴 것처럼 짙었다. 그녀가 손을 뻗자 도현이 조용히 말했다. “잠시만요. 누가 보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나를 경계하라는 말이잖아.” “그럴 수도 있고, 당신인 척하는 장치에 보내지 말라는 뜻일 수도 있죠.” 에스텔은 손을 거두었다. 화가 난 얼굴이었지만 물러났다. 그녀가 물러날 때 제4화덕 안쪽에서도 발소리 같은 울림이 한 번 뒤로 밀렸다. 하나는 오래된 화덕이 서리 때문에 갈라지는 소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론은 귀를 기울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나무가 수축하며 내는 소리와 달랐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멈추었고, 그들이 말을 하는 동안에는 울리지 않았다. “대답을 기다리는 것처럼 들립니다.” “기다린다고 해서 대답해야 하는 건 아니죠.” 도현이 말했다. 그들은 화덕 문 앞에 흰 실을 팽팽하게 매고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누군가 열면 실이 끊어지게 하되 실 자체에는 마법을 걸지 않았다. 오르델은 네 사람과 하나의 이름을 각각 써 두었다. 누구도 현장에 들어가서 저절로 계약 당사자가 되지 않도록, 들어갈 사람과 들어가지 않을 사람의 동의도 확인했다. 그날 밤 도현 일행은 마을 공동 숙소를 빌렸다. 온실 사람들이 새 겨울을 준비하며 저장한 감자와 콩이 식탁에 나왔다. 하나는 음식을 받기 전에 누구 몫인지 묻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전에는 온실이 언제나 음식을 만들어 줬어요. 그래서 누가 씨앗을 심었는지 몰랐죠.” 도현은 감자에 버터를 조금 발라 먹었다. 달지 않았다. 오히려 겨울을 견딘 감자의 단단한 향이 났다. 요리를 하지 않아도 음식을 함께 먹는 동안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사연을 천천히 꺼냈다. 그날 밤 경비를 맡은 것은 온실 관리인 둘과 오르델이었다. 도현은 왼손을 보호대에 넣고 쉬라는 말을 따랐다. 새벽에 작은 소란이 일어났을 때도 그는 바로 달려가지 않았다. 먼저 창밖으로 누가 움직이는지 확인했다. 화덕 앞에 설치한 실은 끊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출입 명부의 빈 줄이 하나 늘어 있었다. [출입 인원: 0.] [식사 거절 접수: 2.] 두 번째 거절은 첫 번째와 같은 필체였다. 손글씨라기보다 빵 반죽을 일정한 틀로 찍어 낸 모양처럼 글자의 획이 같았다. 오르델은 “오늘”이라는 단어가 기록이 만들어진 날짜에 따라 자동으로 바뀌는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누군가 지금 살아 있다는 증거는 아니겠군요.” 하나가 말했다. “아직은요.” 아일린은 왕실에 보내는 보고서에서 ‘생존자 구조’라는 제목을 지웠다. ‘제4화덕의 신규 기록 발생’이라고 고쳤다. 단어를 바꾸는 일만으로 희망이 줄어드는 것 같아 괴로웠지만, 잘못된 기대 때문에 사람을 위험한 곳으로 보내는 것보다는 나았다. 밤을 지키던 오르델은 처음으로 마법 펜 대신 목탄을 썼다. 장부의 글씨가 저절로 바뀌는 세상에서 손에 검은 가루가 묻는 일이 이상하게 안심이 됐다. 그는 화덕의 두드림을 세로줄로 표시하고, 실제로 들은 사람 이름을 옆에 적었다. 같은 소리가 서로 다른 사람에게 다르게 들리면 그것도 숨기지 않았다. “저는 아까 네 번 들었어요.” 젊은 관리인이 말했다. “저는 세 번이었습니다.” 오르델이 대답했다. “제가 잘못 들었을까요?” “어느 쪽이든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남기는 겁니다.” 관리인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집 이야기를 했다. 할머니가 귀가 어두워지기 전에는 식탁에 앉은 가족들을 목소리로 알아보았는데, 나중에는 아들이 하는 말을 손자라고 착각하곤 했다는 것이다. 가족은 처음에 서운해했지만 결국 이름을 크게 말하는 대신 손바닥에 두 번 두드려 주는 인사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고는 할머니가 더 잘 웃으셨어요. 누군지 몰라도 왔다는 건 아니까요.” 오르델은 목탄을 내려놓았다. 음성 표식과 실제 사람의 관계를 조사하면서도 자신은 언제나 글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과 목소리가 같아야만 사람을 확인할 수 있다는 법은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손바닥의 두드림을 식사 동의로 바꾸어도 된다는 뜻은 더욱 아니었다.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도현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다. 도현은 묵묵히 듣다가 말했다. “내일 누구든 신호를 보내면, 우리가 먼저 그 신호를 어디에 쓰려는지 말해 줍시다.” “들려줄 수 없으면요?” “그럼 다른 방법을 찾죠. 상대가 모르는 계약을 성립시키는 건 답이 아니니까.” 오르델은 기록지 아래 작은 칸을 하나 추가했다. [신호의 뜻: 발신자가 정함. 수신자가 임의로 변경하지 않음.] 그는 그 문장을 한참 바라봤다. 아주 단순한 문장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다시 배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름이 지워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편 브론은 다른 단서를 발견했다. 화덕 옆 배수구에서 나는 냄새였다. 오래된 밀가루와 젖은 돌의 냄새 사이로 누군가 방금 껍질을 벗긴 배 향이 섞여 있었다. “과일 냄새가 왜 이상합니까?” 도현이 물었다. “제4화덕은 백 년 동안 닫혀 있었어요. 배도 없고, 껍질을 버릴 사람도 없었습니다.” 브론은 코끝을 문지르며 덧붙였다. “그런데 향이 위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 올라옵니다.” 도현은 제2저장고에서 보았던 음성 이송관을 떠올렸다. 이 왕국에서는 한 장소에서 말한 목소리가 다른 부엌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냄새도, 음식도 그런 통로로 이동할 수 있을까. 그들이 무엇을 발견해도 곧바로 저주 해제라고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배수관을 열어 보되, 화덕에는 손대지 말죠.” 하나가 온실 관리도를 꺼냈다. 오래된 지도에는 제4화덕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좁은 관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 지도 가장자리에는 ‘겨울철 저장 음식의 열기와 수분을 빼내는 통풍관’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도면에는 그 관이 없었다. “철거된 건가요?” 아일린이 물었다. “기록상으로는요.” 하나가 대답했다. “다만 철거된 날짜가 수확일보다 앞서 있어요.” 오르델이 두 장의 도면을 겹쳤다. 표시가 사라진 자리에는 새로 그려진 벽이 하나 있었다. 벽 뒤는 온실의 저장 공간이 아니라 평범한 과수원으로 이어졌다. 누군가 화덕과 과수원을 연결하는 통로를 문서에서만 지웠다는 뜻이었다. 에스텔은 두 도면을 오래 바라보았다. “나는 이 관을 알아.” “가 본 적 있습니까?” 도현이 물었다. “아니. 하지만 비슷한 구조를 첫 겨울의 부엌에서 보았어. 사람의 이름을 이동시키는 관이 아니라 음식과 숨을 보내는 관이었지.” “그렇다면 화덕 안의 목소리가 여기서 만들어진 게 아닐 수도 있겠네요.” “그래.” 그때 화덕 안쪽에서 다시 두드림이 들렸다. 이번에는 세 번이 아니라 두 번이었다. 잠시 뒤 한번 더 울렸다. 마치 세 번을 한꺼번에 칠 힘이 없는 사람처럼. 브론은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 소리, 멀리서 오는데요.” “화덕 너머에서요?” “더 멀리요. 관을 타고 오는 것 같습니다.” 오르델이 소리의 간격과 시간을 적었다. 두 번, 그리고 한 번. 하나는 옛 온실 일꾼들이 쓰던 신호를 기억해 냈다. 두 번은 ‘물’, 한 번은 ‘문’이었다. 겨울에 손이 얼어 말을 못할 때 배수관을 두드려 서로를 부르던 방식이었다. “그럼 누군가 물이 차오르는 문 뒤에 있다는 뜻일까요?” 아일린이 물었다. “그건 아직 몰라요.” 도현은 보호대에 갇힌 손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이건 확인할 방법이 있겠군요.” 그는 하나에게 물었다. “저 관 끝으로 가려면 사람이 걸어갈 수 있습니까?” 하나는 지도 뒤에 손가락을 댔다. 온실과 과수원 사이, 아무 표시도 없는 빈 땅 한 곳을 가리켰다. “갈 수는 있어요. 문제는 그곳에 길이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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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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